매년 7만 5천여 종이 출간되나 성인 60%의 1년 평균독서량이 1권도 안되는 상황에서 그 많은 책이 다 어디로 가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없다, 라고 서울리뷰오브북스 서문에서 말했다. 아마 20:80법칙을 따를 것이다. 표지독서라도 하는 소수가 있을 것이다. 100부 밖에 발행안된 책을 열심히 보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아마 미술전시도 그럴 거다. 월간 서울아트가이드 뒤에 등재된 갤러리만 500여군데다. 모든 전시를 다 가야 미술을 하는 것도, 미술사를 다 알아야만 작품을 만드는게 아니니 미술가만 전시를 다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전공자라도 관심있는 아트러버는 전시를 다닐테다.

월초에 계획을 가지런히 세워 부지런히 다니고 월말이 되면 리스트를 놓고 찬찬히 검토해본다. 간 곳보다 못 간 곳이 더 눈에 밟힌다. 본디 예술은 눈에 보여지기 위해서 존재하니 작품은 누군가가 봐주길 바라며 한없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기억나는 첫 전시는 로댕미술관이다. 플라토로 바뀌었다가 없어진 삼성미술관이다.
네이버에 500군데 핀했다. 아직도 진주, 영암, 창원을 못 갔다. 갈 곳이 옆나라는 더 많다.


소수의 전시탐험가들이 있다. 그중엔 과학도와 기업인도 있는 모양이다
작년에서야 엑셀로 방문기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올해 쓰레드를 하면서 전시회 다니는 전문가들을 알게 되었다. 많이 배웠다. 그들의 방문과 인상은 나의 시각을 확장해주었다. 어차피 개인이 모든 곳을 다 갈 수는 없다. 전공은 겹치면 경쟁이 되지만 애호는 겹치면 상호보완적이다. 당신의 방문은 나의 방문을 방해하지 않으며 당신의 관람 공유는 오히려 나의 이해도를 더 높여준다.

일본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무명의 애호가들의 존재를 알게됐다. 생업을 따로 가지면서 취미로 예술을 좋아하고 작품평을 꼼꼼하게 글로 써서 남기는 사람들. 눈빛이 다르다. 원래 교회, 성당, 절도 순환근무하는 성직자보다는 한군데 몇 십년 다닌 어르신의 신앙이 더 깊다하였다
20:80의 법칙을 되새김질해보면, 모든 사람이 발매되는 모든 음악을 들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다 찾아듣고 음악사를 꿰뚫는 소수의 아피시오나도가 클래식, 랩, 락 등 각 분야마다 있다. 진정한 전문가는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인정받는 이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