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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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고전이라고 불려도 무방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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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고독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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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동안의 고독이야말로 독창적이고 마술적인 리얼리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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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 시리즈에서 악동겸 귀요미겸 브레인을 담당하던 펭귄 4총사가 이번에는 주연을 맡아 영화 한 편을 찍었다. 바로 이 영화 <마다가스카의 펭귄>이다.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드리자면,  위의 사진 가장 왼쪽에서부터 코왈스키, 스키퍼, 프라이빗, 리코가 되겠다. 아, 물론 이건 그들의 어릴적 사진이라서 현재의 모습과는 좀 차이가 있긴 하지만서도, 그래도 한번이라도 그들을 봤던 사람들이라면 누가 누군지 정도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키가 큰 코왈스키는 무리내에서 브레인을 담당하는 펭귄으로,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펭귄이라는 자부심으로 무장한 녀석이다. 팀내 서열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얼핏 생각하기에 똑똑하기 때문에 대장을 하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겠지만서도, 똑똑하기 때문에 자신이 대장을 하기엔 무모함도 대범함도 임기응력도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녀석이기도 하다. 허당에 로맨티스트에 못말리는 실험정신때문에 간혹 곤혹을 치르기는 하지만, 과학자로써의 냉소적인 마인드와 스키퍼에 대한 열정적인 충성이 묘하게 공존하고 있는 캐릭터다. 그다음 카리스마 넘치는 상남자 스키퍼....대장중의 대장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펭귄으로, 이 영화를 보심 알겠지만 떡잎부터 남달랐던 녀석이다. 지능보다는 직관이, 지식보단 잔머리가 월등하게 발달한 케이스로 리더쉽이란 무엇인가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탁월한 위기 대처 능력과 현실감각으로 좌충우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부하들을 적절히 컨트롤 하면서 팀의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하지만 대장으로써 그의 가장 큰 장점을 들라면 부하들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애정으로, 그가 왜 그렇게 팀에서 존경과 충성을 받는지 이해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다음 프라이빗, 서열 4위인 그는 아이 취급 하는 형들에게서 어른 대접을 받는 것이 소원인 펭귄이다. 치명적인 귀여움이 무기로, 정작 본인은 그것을 능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언제쯤 쓸모있는 펭귄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고민중이다. 그런 그의 고민이 이 영화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중 한 측으로, 이 영화는 한마디로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리버리한 프라이빗이 어떻게 밥값하는 어리버리한 펭귄으로 거듭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성장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막가파 행동대장 리코~~~누가봐도 팀내 서열 3위이지만, 자신외엔 2인자가 있을리 없다고 우기는 녀석으로 무식과 파괴본능을 담당하고 있다. 우주보다 넓은 뱃속에 무엇이건 저장했다 토해내는 능력이 특징인데, 종종 그의 뱃속이 사건을 해결하기도 한다는 것을 부인하긴 어려울 것이다. 저돌적인 성품에 물불 안 가리는 성격이지만 의외로 순정파이기도 한 그는 대장 스키퍼에 대한 충성심 하나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렇게 개성 넘치는 그들이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출연하게 된 이 영화...재미있겠어요? 없겠어요? 과연 어느쪽일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물론 마펭 광팬인 나로써야 궁금할밖에... 해서 보고난 결론은 기대한만큼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어른이 보기에 유치하면 어쩌나 약간 걱정했었는데, 기우더라. 오히려 기대보다 더 흥미진진한 구석이 많아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내용은 마펭들이 주연인만큼 그들의 과거부터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남극에서 그들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쩌다 사총사가 되어 세계를 떠돌게 되었는지부터 말이다. 마펭에 관심이 없었던 분들에게는 별 흥미가 없었을 사항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들에게 무지 관심이 많았던 나로써는 그들의 첫 만남부터 보여준다는 것이 넘 마음에 들었다. 몇 분 안 되는 씬이지만, 각자 성격이 드러나는 등장에서 미래를 짐작하게 하는 것까지 도입부부터 신선했지 싶다. 그리고 그 다음 장면도 역시나 내 마음에 쏙 든다. 마다가스카의 서커스에 합류했던 그들이 서커스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광경 말이다. 무빗무빗 노래가 지겹다면서 빨리 탈출하자고 하는데, 그 냉소적인 면을 유난히 사랑하는 나로써는 박장대소할 수 밖엔 없었다.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전개였다. 해서 그렇게 서커스에서 탈출한 그들에게 기다리고 있던 것은 펭귄이라면 이를 가는 문어 데이빗. 난데없이 문어 일당의 포로가 되어 버린 마펭 4총사는 데이빗이 펭귄을 몰살시킬 것이라고 하자 전면전에 나서기로 한다. 문제는 마펭 4총사들의 전력을 알지 못하는 비밀 특수부대 <노스윈드>에서 마펭들에게 조용히 숨어 있을 것을 명령했다는 것. 과연 종족들의 말살이란 절체절명의 위기에 맞서 마펭들은 가만히 있을 수 있을 것인가? 스키퍼는 전투는 전문가에게 맡기라는 노스윈드 대장의 말에 반기를 들며 자신만의 작전에 나서게 되는데...


일단 재밌다. 기껏해야 뒤뚱뒤뚱 걷는 것이 다일듯한  귀엽고 사랑스러운 펭귄들이 특수부대 요원들보다 더 신출귀몰하게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이 반전의 묘미다. 거기에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향연이라는 점은 또 어떤가. 기존 마펭 캐릭터들의 성격 확실한 개성도 만만찮은데 그외 이 영화에 새롭게 등장한 등장인물들의 개성도 부족함이 없다. 영국식 발음 하나만으로 깐깐하고 거만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던 늑대 비밀 요원, 어깨를 담당하고 있지만 귀여운 것이라면 사죽을 못쓰는 북극곰, 코왈스키가 첫눈에 반할 정도로 매력적인 올빼미 에바와 귀여운건지 끔찍한건지 헷갈리게 만들던 미니 폭탄등 정예부대 노스윈드의 면면도 흥미로웠고, 악당으로 새롭게 등장한 문어의 음흉함도 설득력 있었다. 악당이 어설프면 아무래도 긴장감이 덜하기 마련인데, 다행히도 이번 악당은 악당으로써 제몫을 해냈지 싶다. 특히나 존 말코비치의 목소리 연기가 역의 감칠맛을 더하지 않았는가 싶던데, 진짜로 그는 전생에 문어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흐느적댄다.


해서 결론은 굉장히 재밌는 시리즈 한 편이 나왔다는 점. 개그 집단으로써 마펭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데다가 , 이야기도 그럭저럭 무리없이 흘러갔었으니 말이다. 쉼없이 웃게 해준다는 점도 좋았고, 개그가 유치하지 않다는 점도 좋았다. 조카와 함께 봤는데 조카가 가장 마음에 든 장면은 맨 마지막 쥘리앙과 모트가 등장했을 때라고 한다.(조카가 물어봐 달라고 해서 알게 된 것임.) 이유는 딱 기대했던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미소가 나왔다고 말이다. 펭귄들도 조연 아닌 주연으로 한 작품 넉근하게 찍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이 작품, 바라건대 영화 관계자들이 이 캐릭터들을 앞으로도 계속 발전시켜 주셨음 한다. 이런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한번 보고 만다는 것은 낭비이니 말이다. 하여간 내 사랑 마펭 사총사여~~~부디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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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1-13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간 귀여워서 진저리를 쳤네요..과잉 감정
이다..하겠지만..저 들이 쓰러지는 걸 보며펑펑 우는 제가..있고보니..그다지..과잉은..아니고..늘
그런 상태인 모양 이라고...ㅎㅎㅎ
암튼 귀욤귀욤

이네사 2015-01-13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잉은요. 진짜로 귀여워서 진저리를 치게 만드는 녀석들인걸요.
거기에 영리한 개그감까지 있다는 것이 이들의 장점이자 특기점이라고 할 수 있죠.
하긴 광팬인 제 눈에는 그들이 뭐를 하건간에 눈에 하트가 그려지겠지만서도요.

[그장소] 2015-01-13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네사..라는 닉넴은 ..이네사 갈란테를..말하시는 건지..?했어요ㅡ^^
갈란테 팬!영화는 제..딸과 봐야지..하면서(^-^)v

이네사 2015-01-13 19:54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이네사 갈란테에서 따온 이름이여요. 팬은 아니고, 그냥 아는 정도...
팬도 아닌데 왜 이름을 따서 썼냐고 물으신다면 닉네임을 지으려고 고심하던 찰나에
그녀의 음악을 듣고 있었거든요. 순전히 우연이긴 한데, 어느정도는 제 이미지하고 맞더라구요.
해서 그 이후로 쭉 쓰고 있죠. 순간 당황했네요. 하도 오래전이라서 어떻게 그 이름이 되었었는지 까맣게
까먹고 있었거든요. 하여간 그렇게 된 것이었답니다.
나중에 꼭 보셔요. 파일이 돌길래 집에서 볼까 하다가, 영화관에서 봤는데 잘 했다 싶더라구요.
영화관에서 보니 더 재밌었거든요.^^

[그장소] 2015-01-13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네사 갈란테를 아는 분. 제 주위에 예전에 한분..그 분도 닉네임 때문에 ...
신기합니다..갈란테..좋아요..~!
아는 분! 드물어서 더 반갑네요.
요 4총사 와 꼭 만남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좋은밤 되세요.^^

이네사 2015-01-14 09:25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요.^^
덕분에 이네사 갈란테의 노래가 땡겨서 아침부터 아베마리아 듣고 있어요.
오랜만에 들으니 좋군요.

[그장소] 2015-01-14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위기있는 오전을 시작..음... 그럼 저도..갈란테 포레버 걸어놔야겠어요.그럼 좋은하루되세요~
 



 식량이 떨어진 머나먼 외계행성에서 대체 식품을 조달하기 위해 지구로 노동자를 대거 파견한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식량의 원료는 바로 인간. 지구에 널리고 널린게 인간이라는걸 감안하면 굳이 사육 하지 않고 사냥만으로도 채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능률적인 식략 조달방법이라고 할만하다. 문제는 인간을 어떻게 쥐도 새도 모르게 조용히 채집 또는 사냥하는가 라는 것일뿐...해서 여기 외계인 로라가 등장한다. 자신의 몸을 매력적이고 싱싱한 젊은 여성의 것으로 탈바꿈한 그녀는 그것을 무기로 밤마다 사냥에 나선다. 차를 몰고 거리를 어슬렁대면서 그녀가 주목하는 것은 혼자라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성. 길을 잃었다는 핑계로 그들에게 접근한 로라는 차에 태워 이것저것 호구 조사를 시작한다. 혼자 사는지, 그가 사라지면 슬퍼할만한 가족이나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만한 친구는 없는지 등등... 조사 끝에 적당한 후보자라고 판명이 되면 그들을 유혹해 공장으로 넘겨 버리는 것이 그녀의 일. 유혹에 넘어간 남성들에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로라의 싱싱한 육체가 아니라 껍데기만 남긴 채 압축이 되어 식량으로 제조되는 공정 뿐이었던 것이다. 날이면 날마다 거리를 배회하며 사냥감을 물색하던 로라는 연차가 늘어나면서 인간이란 사냥감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외계인이라는 특성상 인간이란 존재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던 로라는 인간들이 자신을 동등한 존재로 대접한다는 것에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어느날 충동적으로 다 잡은 사냥감을 살려준 로라는 그길로 동료들로부터 쫓김을 당하게 되는데...


섬뜩하지만 아름답다는 표현이 적당한 듯한 영화다. 공포 영화로 분류할 수 없음에도, 어쩜 그래서 더 괴기스럽고 끔찍했는지 모르겠다. 지극히 현실적이여 보여서 말이다. 그러니까, 우리 주변에 인간을 식량으로 사용하는 외계인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상상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설령 그런 외계인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런 암시만으로도 섬뜩했던 것이, 인간이 식량이라는 전제로 영화를 보려니, 우리가 식량으로 삼고 있는 다른 동물에 대해 생각이 미쳐셔 말이다. 그 영화를 보면서 과연 그 외계인과 우리가 얼마나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싶어 아찔한 기분이었다.  감히 더이상 생각을 전개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발상이었다. 그렇게 톡특하다고도, 참신하다고도, 그리고 개성이 넘친다고도 할 수 있는 이 영화의 장점을 들라면...


우선, 주인공 스칼렛 요한슨을 다시 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녀가 매력적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지는 몰랐다. 그녀의 외계인 연기는 그야말로 악소리 난다. 분명 표현하기 굉장히 어려운 씬인데도, 얼굴을 보면 전혀 힘들어보이지 않는다. 진짜 외계인인듯, 지구에 처음 와서 인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하는데 무표정한 연기 조차도 어찌나 자연스러운지...그녀의 몰입도 높은 연기에 감탄하고 말았다. 이 정도의 연기라면 아카데미상 여우 주연상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것 같은데, 각종 상후보에 이름조차 거론이 되지 않는걸 보면 의아스럽다. 뭐, 아직 젊은 나이니 언젠가는 타겠지만서도, 그녀의 몸 사리지 않는 연기에 감명을 받은 것만은 분명하다.

둘째는 도대체 이걸 어떻게 찍었지 싶은 장면이 이 영화속에는 많았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진짜 힘들게 찍었겠다 싶은 장면이 종종 등장하는데, 여기 이 작품에는 댈 것이 아니다. 진짜로 촬영하기 힘들었겠다 내지는 저런 장면을 어떻게 찍었지 싶게 경악스러운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걸 흔연스럽게 찍어낸 이 감독 진짜 지독하다 싶더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한 장면들을 잘도 찍어낸다. 외계인의 시선에서 인간을 바라보니 생길 수 밖에 없는 마찰음이 그렇게 클 줄이야. 우리에게 소중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외계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일때 , 예를 들자면 목숨이나 아름다움, 아기의 울음소리, 사랑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런 것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짓밟혀지고 유린당하는 광경을 보려니 그 차가움에 소름이 돋는다. 먹히는 자와 먹는 자 사이의 넘을 수 없는 간극 속에서도, 인간과 외계인에게 공통으로 소통하는 감정이 사랑이 아니라, 친절과 폭력이라는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하던지.그 둘이야말로 유니버설한 공통어라는 뜻일텐데, 어느정도는 일리있는 통찰이지 않는가 한다.

세째는 화면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스코트랜드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간결하면서도 섬뜩한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던데. 황량하면 황량한데로, 지독하게 쓸쓸하면 쓸쓸한데로, 서정적인 아름다움이면 또 그런대로.. 내용을 잘 살릴만한 배경지로 탁월했지 싶다. 어찌나 아름답던지 끔찍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가고 싶은 충동이 일더라. 거거에 육체로 유혹을 하고, 산채로 발가 벗겨져 식량이 되어야 하는 내용이 있다보니, 다양한 누드가 등장하는데, 그게 그리 선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성의 대상이 아니라 식량의 대상으로 육체를 바라봐서 그런 듯한데, 우리가 대상을 어떤 심정으로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상대가 달라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더라. 외계인의 시각에서 인간을 바라보려니, 과연 우리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가 라는 것도.

네째, 가장 특이한 점이 이 부분인데,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난 지인들에게 이 영화는 추천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질 것이라서 그렇다. 나 역시도 그랬으니까. 분명 매력적인 구석이 있고 , 잘 찍은 영화라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지만서도, 좋아하는 영화가 되긴 힘들다. 어쩌면 그래서 스칼렛 요한슨이 더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장면마다 고난이도 연기를 보여줘야 하는데다 엄동설한에 알몸으로 진흙탕을 뒹굴기까지 하던데, 그것이 연기에 대한 집념이 아니라면 가능했을 것 같지 않아서 말이다. 돈이나 인기만을 생각하는 배우였다면 결코 이런 역에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여간 결론은 생각할 거릴 안겨주는 충격적인 영화로는 그만이지만, 생각하기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비위에 안 맞는 영화가 되기 쉽상이라는 것. 하니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가 따져 보시고 보실지 마실지를 결정하시면 되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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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이 일어나기 2초전/ 아녜스 리디그


십대때 엄마가 되는 바람에 대형마트에서 캐셔로 일하고 있는 줄리는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아들 룰루 때문에 버텨내고 있는 싱글마더다. 어느날 마트에서 울고 있는 그녀를 본 한 중년의 신사가 줄리에게 여행을 제안한다. 그의 이름은 폴, 처음엔 온갖 나쁜 상상을 하던 줄리는 폴의 거부하기 힘든 진지함에 넘어가 함께 여행에 따라 나서게 된다. 세살난 아들에게 바다를 보여줄 생각에 들뜬 줄리는 함께 여행할 사람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가 바로 폴의 아들 제롬으로, 그는 아버지가 난데없이 젊은 여자와 그녀의 어린 아들을 데리고 나타나자 경계심을 품게 된다. 줄리 역시 뚱한 채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제롬이 부담스럽기만 하고, 자신이 왜 이 여행을 온다고 했을까 후회하기 시작한다. 이 여행이 잘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모두를 아는 폴과 아무것도 모르는 룰루뿐...과연 이 여행은 잘 마무리 될 수 있을까. 여행 가기전까진 서로를 몰랐던 그들이 2주나 되는 시간동안 잘 지내는 것이 가능하기는 할까? 줄리와 제롬은 회의적인 가운데, 다만 폴만이 느긋하게 이 상황을 즐겨 보자고 하는데...


작가의 경험과 진심이 부표처럼 떠있는 덕에 진부한 트릭과 감상이 넘실대는 바다에서 용케 익사하지 않고 헤어나올 수 있었던 책이다. 작가가 조산사인 자신의 경험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백혈병으로 아들을 잃은 아픔을 진심으로 담아냈기에 가능했던 일. 그걸 보면 이 작가는 상상력보다는 자신이 아는 것을 잘 쓰는 타입인듯하다. 그래서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나머지가 좀 개연성이 떨어진다. 진부한데다 감상적이고 개연성마저 떨어지니 좋은 작품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그럼에도 이 책이 그럭저럭 읽히는 것은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오는 울림 때문이다. 떠나 보낸 아들을 잊지 않으면서도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슬픈 다짐 같은 것 말이다.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는 나로써는 작가에게 응원을 보내는 수밖엔 없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심정일 듯...



★★☆☆☆ 나의 세번째 가족/ 홀리 골드버그 스로운 


뉴욕 타임스 베스트 셀러, 아마존 올해 최고의 책이라는 문구에 속았다. 어쨌거나 최고라는 말이 붙은 것에는 약한 경향이 있어서 솔깃하고 말았던 것이다. 반드시, 꼭 좋은 작품일거라 라고 생각했었는데, 결론은 참 미국 사람들은 어린 천재를 좋아하는구나 라는 것. 이 책 속에서도 조숙하고 모르는 것이 없는 어린 천재가 등장한다. 그녀의 특징이라면 태어나자마자 입양이 된 입양아이자 백인이 아니라는 것. 자신을 친딸처럼 키워주고 있는 양부모에게서 전격적인 사랑을 받고 자라난 그녀지만 부모의 사랑도 그녀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너무도 머리가 좋은 탓에 학교에서 왕따 신세가 된 윌로우는 컨닝을 했다는 누명을 쓰고 행동상담을 받게 된다. 상담소에 들르게 된 윌로우는 그곳에 먼저 와 있던 남매를 보고 드디어 자신에게도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천재가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는 이제 진부하다. 그것이 12살밖에 안 된 7에 광적으로 집착한 천재일지라도 말이다. 위기에 처한 천재를 이웃들의 협력으로 구해주었더니 그녀가 그들을 도와준다는, 미국 버전 흥부 이야기라고나 할까? 이런 이야기에 감동을 받기엔 이젠 익숙하다 못해 식상하다는 것이지. 이젠 나 정말로 천재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싶다. 감동 받지 않아도 돼. 그냥 우리 주변에 있음직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싶다고...


★★☆☆☆ 교장/나가오카 히로키 


경찰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묶어 놓은 것. 아, 물론 실화는 아니고 소설이다. 왜 이것에 정색을 하는가 하면 진짜로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면 이건 경찰학교가 아니라 범죄자 학교라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범죄자를 잡으라고 가르치는 곳인데, 이미 범죄자 못지 않은 마인드를 가진 학생들이 수두룩 하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원래 경찰학교가 이렇단 말인가 하면서 조금 의아해하며 보게 된 책. 난 경찰 학생들은 그래도 범죄자를 잡는 다는 사명감이나 정의 관념이 있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니 아니더라. 그냥 직업이 필요해서 학교에 등록하게 된 사람들은 부적응자도 있고, 새롭게 천직을 발견하게 된 자들도 있고.문제는 그들이 범죄자를 잡는 것뿐 아니라 범죄를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척하면 척, 부채가 떨어지기도 전에 점꽤를 맞춘다는 부채 도사의 재현을 보여주는 듯했던 가자마 선생님이다. 그의 눈을 통해 학생들이 벌이는 범죄를 간파하고 그를 해결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구성 거리인데, 가히 셜록 홈즈 수준의 수사력이라고 보면 되지 싶다. 물론 매력적인 면에서 보자면 셜록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이 이 책의 단점이지만서도...그럭저럭 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괜찮다. 남는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은 감안하시고 보심 되실듯.


★★★☆☆ 신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크리스토퍼 히친스


몇년 전 그가 사망했다는 뉴스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빨리 돌아가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기 때문에...영자 신문이라도 들여다 보았더라면 그가 투병중이었다는 사실 정도는 알 수 있었을텐데, 영자 신문을 끊은지 오래되다 보니, 어느날 갑자기 결론만 들려 오는데 충격이었다.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듣게 되었어서 말이다. 평소에 하도 짱짱하셔서 아주 아주 오래 사실 줄 알았는데, 아니 그런 카리스마를 누가 죽일 수 있겠는가라고 나는 당연하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 누가 달겨 들어도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할 말 다 하시던 불독 같은 분이시다보니, 그에게 죽음이란 가장 어울리지 않은 단어였지 않았는가 한다. 그 자신이 너무도 생명력이 충만한 분이었으므로.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 비단 나만은 아니었던 모양이더라. 가족들이나 본인 조차도 자신이 죽을 줄 예상하지 않았었다고 하니, 이해가 간다. 글에서 짐작이 되는 것과 그는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더 아쉽고 안타까웠다. 그의 깜찍한 매력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가 암으로 죽어가는 과정속에서 남긴 몇 편의 글을 모은 것이다.신없이 어떻게 죽을 것인가? 라는 물음에 어떻게긴? 잘이지...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할 듯한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자신이 식도암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과연 자신이 어떻게 달라지려나 궁금해진다. 그가 평소에 무신론을 과하게 주장하고 다녔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가 혹시라고 개종이나 개과천선을 하지 않을까 라면서 종교인들이 희망을 가졌다고 한들 그들의 잘못만은 아닐 것이다. 원래 그들의 천성이 그러한 것을 어쩌겠는가. 하여간 그렇게 불난 집에 부채질을 열심히 하면서, 혹시라도 지금에라도 생명을 구걸하면서 나에게 오면 광명이나 최소한 천국의 한 자리 정도는 내주겠다는 종교인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조금은 짜증을 내고, 조금은 유머로 받아치면서, 그는 끝까지 자신이 믿었던 것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 어찌나 속시원하고 후련하던지 말이다. 내가 왜 예전에 그를 그렇게도 좋아했는지 기억이 났다. 그렇다고 이 책이 종교를 경멸하기 위해 죽음의 두려움을 숨기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하심 안 된다. 그는 제정신으로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신체의 고통에 수반되는 모든 감정적인 변화들을 적어내려 가려 노력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다. 그는 끝까지 글쟁이였고, 그 자세만큼은 변화하지 않았다. 그는 말한다. " 나는 항상 스스로의 이성적인 사고능력과 엄격한 물질주의를 자랑스러워했다." 고...나 역시도 그렇다. 그의 이성적인 사고 능력이야말로 이 시대의 빛같은 것이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광명과 속시원함을 가져다 주었는지 나는 잘 안다. 늦었지만, 이렇게 그를 일찍 잃었던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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