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시대 /알랭 드 보통/ ★★☆☆☆



 프롤로그를 읽는데, 벌써 이 책을 다 읽은 것 같은 느낌이 솔솔~~~ 설마 그러기야 하겠어 라고 나를 다독이긴 했지만 알고보니 진짜로 거의 그런 셈이었다. 알랭 드 보통에 대해선 이젠 식상하다는 말을 달고 살면서도 혹시나 하여 들여다 보긴 했는데, 이 책 역시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진 못했다. 하루종일 시시각각으로 전해지는 뉴스가 사실은 우리 삶에 그다지 필요한건 아니라는 것, 우린 (쓸데 없는, 내진 상관없는 )뉴스를 (과도하게) 소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을 좀 늘여서 한 모양인데, 뭐, 짧게 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책 한 권 분량으로 길게 늘릴 수 있다는 건 아무나 하는게 아니니까, 그것만은 인정. 하지만 특별하게 음미하고픈 신선한 문장은 만날 수 없었다는 점은 실망이었다. 어찌보면 그런 톡쏘는 듯한 냉소적이고 통찰력있는 문장들이 본인의 트레이드 마크인데...이젠 왠만한 소재는 다 건드려서, 더이상 흥미로운 이야기꺼리가 나올만한 소재를 찾긴 힘든가보다 싶으면서도, 과연 다음에 또 책을 내신다고 하면 들여다 볼지는 의문이다. 어쩜 내가 찾으려 하는건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그의 찬란한 시절의 그림자가 아닐런지, 그리고 어찌 보면 당신의 책 역시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와 독자 입장에선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닥터 슬립/ 스티븐 킹/★★★☆☆


초반 읽는데 글이 하도 상스러워서 때려 치려고 했다. 아무리 스티븐 킹이라지만, 끝까지 읽어야 할지 믿음이 없어서...언젠가 스티븐의 열렬한 팬을 자처하는 이웃이 종종 그의 책을 읽다보면 저속한 말들이 나와서 당황한다고, 꼭 그런 말을 써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하던데,  나 역시도 그의 견해에 동의한다. 품격을 따지자는게 아니라, 때론 읽기 곤혹스러워서 그렇다. 팬심에 열심히 읽어주고는 싶으나, 망막에 저속한 말과 표현이 걸리는게 그다지 유쾌할 일일리는 없으니까. 아마도 스티븐 킹은 표현의 적확함이 상황을 설명하는데는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하는 듯하지만서도. 하긴 악령이니 좀비니 하는걸 묘사해야 하는 작가가 고상한 말에만 갇혀 있는 다는 것도 문제긴 하겠다 싶다.


하여간 오랫동안 기다려온--내진 절대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않고 있던--<샤이닝>의 후속작이다. 전편이 워낙 출중한 작품이라서 과연 그보다 나은 책이 나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전편의 카리스마를 넘어서는 작품은 아니었다. 뭐, 그렇다고 실망했다고 보긴 어려운 것이, 과연 지금 그가 전작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겠는가 라는 점에서 회의적이긴 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샤이닝>을 그가 과거에 썼다는 자체만으로도 그는 더이상 자신의 재능을 증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해서 기대를 내려놓고, 과연 그가 자신의 대표작의 후속작을 얼마나 신명나게 써 내려갔을까 라는 것에 주목하면서 보게 된 책이라고 보심 되겠다. 그가 걸작을 써야 겠다는 사명감이 아닌, 가족같이 느껴지는 샤이닝의 생존자 대니가 과거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리고 그의 샤이닝 능력은 어떻게 되었을지 하는 궁금증을  풀어주셨음 하는 바람을 가졌었던 것이다. 다행히도 작가 역시 그런 마음으로 책을 쓰신 것 같더라. 그리하여 이 작품에선 우리의 꼬마 히어로인 대니가 오버룩 호텔에서의 악몽을 이겨내고 어른으로써의 삶을 시작하는걸 보게 된다. 극복이라고 하긴 그런게, 그 역시도 과거의 악령에 사로잡혀서 그다지 썩 잘 살고 있었던건 아니었으니 말이다. 알콜 중독에 빠져서 섬세하고 친절한 마음마저 잃어버린 어른이 되었던 그는 마침내 자신이 서 있어야 하는 곳에 자리를 잡아 안정을 찾게 된다. 죽어가는 자의 손을 잡아주는 닥터 슬립이 된 그는 자신과 샤이닝이 통하는 한소녀의 메시지를 받고 당황한다. 자신보다 파워가 강한 그녀와의 소통을 통해 그는 그녀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의미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더라...라는걸 생각하게 하던 작품. 처음 읽기를 주저하긴 했지만서도 그래도 다 읽은 보람은 있었지 싶다 .왜냐면 내가 궁금해하고 있던 것들을 풀어주셔서 말이다.  대니가 올곧은 품성으로 성장했고,  남들이 보기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사실은 가장 외롭고 두려운 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쓰고 있다는 점도 맘에 들었다. 무엇보다 외톨이로 쓸쓸하게 떠돌던 그에게 가족이 생겨서 좋더라. 뭐랄까. 오버룩 생긴 일 때문에 한없이 미안해졌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졌다고나 할까? 하여간 대니의 어른이 된 시절을 보게 해주어서 감사하게 생각되던 책.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던 것이 아닐런지...


     심야 식당/ 아베 야로/ ★★★☆☆



보통 심야 식당을 보고서는 리뷰를 적지 않지만서도, 아니 안 적는게 아니라 적으려 애를 쓰는 사이 잊어 버리는 것이지만서도, 하여간 이 책만은 꼭 리뷰를 남기고 싶어 한 자 적는다.


11권이나 봤으면 식상해질만도 한데, 물론 간간히 아~~~이젠 좀 식상한데 라고 말한 권도 있긴 했지만서도, 그럼에도 이 책은 다시금 심야 식당에 대한 아스라한 애정을 다시금 느끼게 해줬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곳, 밤 12시에 문을 연다고 하는, 별로 돈 벌고 싶은 생각은 없는 듯한 식당 주인이 오너인 곳에서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밤마다 모여든다. 천일 야화가 부럽지 않은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곳에서, 이젠 단골 손님들마저 쥔장처럼 낯이 익어 간다는 점도 흥미롭다. 이 시리즈가 계속된다면 아마도 단골들의 자손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흥미로우려나, 하~~그들의 엄마 아빠는 그런 저런 사연을 가지고 있었는데 하면서 즐거워 하겠지.  그나저나 11권이나 찍으셨는데도, 단골들이 뱉어내는 이야기가 여전히 새롭다는건 참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맛있는 음식을 간만에 먹어도 여전히 맛있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나? 11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등장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 주고 퇴장한다. 연상녀 연하남의 사랑, 짠돌이 사장의 마지막 로맨스, 레즈비언 커플이 초미역무침을 먹게 된 사연, 닭다리와 닭튤립으로 인해 처음으로 이부 남매란걸 알게 된 두 남녀,  두번씩이나 배신한 남자 친구에게 얼굴에 두부를 메다 꽂아준 여인네 하며, 맹인 검객의 사랑법이나 마마보이가 엄마의 게살 튀김의 향수에서 벗어나게 된 사연등 흥미롭고 감동적인 사연들이 많았다. 사람 냄새 나는 사연들에 ,이 만화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이런 식당이 주변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보게 된다. 왠지 그곳에 가면 편안하면서도 새로운 기운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아마도 일본에 간다면 어딘가에 있을 듯한 심야 식당을 찾게 될지도...이번 시즌에 일본 드라마 심야 식당 시즌 3가 순조로운 스타트를 했다고 하던데,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드라마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들어있을지, 그들은 또 나를 얼마나 침 흘리게 할지 말이다.


              아이가 태어난 뒤 모든게 달라졌다/앰버 더 시크/★★☆☆☆


제목 그대로 아이가 태어난 뒤 자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그림으로 간략하게 그리고 열심히 설명하고 있던 작품. 다른 육아서적에 비하면 적어도 나쁜 정보가 없긴 하다. 그냥 아이가 생긴 뒤로 얼마나 본인의 삶이 달라졌는지 푸념겸 한탄겸, 하지만 자랑겸, 놀라움 겸해서 쓰게 된 육아 일지 비스르름한 거라고 보심 된다. 블러그에 형편없지만 그런대로 포인트는 제대로 짚고 있는 그림과 더불어 일지를 썼더니만 단박에 스타가 되서 이 책까지 내어놓은 것이라고 한다. 장점이라면 일단 웃긴다. 공감이 가는 대목도 많다. 육아를 적어도 눈살이 찌프려질 정도로 과장을 하진 않았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편하게 낄낄대면서 볼 수 있는 육아일지 정도라고 생각하심 되겠다. 가장 좋은 점은 왜 우리가 그렇게 힘들다고 불평을 해대면서도 아이를 키우는가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흘리고 있다는 것때문...그건 바로 아이들이 사랑스럽기 때문이라는 것!!! 그런 점을 충분히 공감하고 공유하기 때문에 우린 오늘도 불평하고 내일 죽을 것 같이 엄살을 떨어대면서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안절부절 못하면서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있는게 아닐런지...이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사랑스러운 우리 모두들의 아가들에게 ...우리의 기쁨조는 너희들이라는걸 언제나 잊지 말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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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74남북 공동성명을 계기로 남북화해 무드가 조성될 무렵,  삼류 배우 지망생 김성근은 모종의 오디션에 합격해 김일성을 연기하게 된다. 무엇을 위한 오디션이었는가 하면,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에 대비해 대통령과 사전 모의 회담을 가져 보자는 중앙정보부의 기획에 의한 것. 보통 오디션에 합격하면 뛸듯이 기뻐하는 것이 보통이겠으나, 성근은 자신 앞에 떨어진 미션과 분위기에 주눅이 든다. 그럼에도 혼신의 연기를 한번 펼쳐 보자 하고 결심을 하는 그를 도와주는 두 사람이 있었으니,  연기를 지도하는 대학교 교수와 김일성 주체 사상을 전파한다는 이유로 중정에 끌려온 대학생이다. 중정의 명령 하에 팀을 이룬 셋은 완벽한 시나리오와 흠잡을데 없는 연기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하게 된다. 김일성과 비슷한 체격을 만들어 내기 위해 몸무게를 늘리는 것도 포함해서...결국 메소드에 메자도 모르던 성근은 김일성처럼 말하고, 생각하고 , 걷고, 손을 흔들고, 악수를 하게 되기에 이른다. 철저하게 준비한 김일성을 자랑스럽게 연기할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성근은 유신으로 말미암은 정권의 돌변으로 프로젝트가 무산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에 난생처음 연기다운 연기를 해보고 싶어했던 성근은 정신줄을 놓아버리게 되고...그로부터 20년이 지난 난 뒤 성근의 아들 태식은 자신이 김정일인줄 아는 아버지 때문에 돌아버릴 지경이다. 어떻게 해서든 아버지에게서 멀어지고픈 태식이나, 빚때문에 결국 아버지를 찾아가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 만다. 과연 이 꼬여도 한참을 꼬여버린 두 부자의 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아버지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한 태식은 이제 자신이 아버지를 버릴 거라고 다짐하지만, 것마저도 쉽지 않아 보이는데...

도무지 이 영화는 어디에 넣어야 하는 것인지 아리송한 작품이었다. 코미디라고 하기엔 몇몇 끔찍한 장면들이 눈에 거슬리고, 진지한 사회 드라마를 표방한건가 싶으면 웃기려고 작정한--하지만 웃음은 거의 나지 않는--장면들이 눈에 밟히고, 그렇다면 블랙 코미디? 라고 보기엔 풍자라고 할만한게 없고, 부자간의 감동 스토리를 보여 주려 한건가? 라는 것이 가장 그럴듯한데, 이것마저 사실 강하게 와닿지는 않았다. 왜 아버지의 정을 그리면서 아버지를 이렇게 학대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으면서, 거기에 정권의 잘못된 강압에 의해 정신이 나가버린, 한마디로 미친 사람을 보면서 웃으라고 강요하는 듯한 이 영화가 보는 내내 불편했다. 한없이 갑갑하고 답답한 설정에 간간히 웃음을 유발할만한 상황을 던져 넣으므로써, 조금이나마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한 것 같은데, 이것이 결국은 이도 저도 아닌 것이 되버렸다고나 할까. 거기에 정신줄 나가버린 사람을 20년이나 돌봐야 했을 처절한 가족들의 심정에 나는 가슴이 서늘하더구만, 감독은 그게 굉장히 신선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는것 같아 어이가 없더라. 도무지 얼마나 악취미면 미친 사람을 보면서 웃으라는 것인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어디 그것뿐인가. 미쳐 버릴 정도로 연기에 몰두했으니 예술이라고 해줘야 한단다.  뭐 ,이런...예술은 뭔 개뿔, 인간이 그렇게 하찮다는 것이냐 싶어 욕이 나오는걸 간신히 참았다.

그렇게 내내 감독의 이 놀랍도록 끔찍한 전제를 불편한 심정으로 봐줘야 한다는 것을 눈감아 준다면, 영화는 지루하지도 그렇다고 엄청나게 재밌지도 않게 흘러간다. 연출은 잘 했다는 뜻일게다. 이야기 전개는 비교적 무리없이 흘러가니까. 하지만 이 영화의 백미는 단연컨데 설경구다. 설경구와 다른 배우들이 살린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이기에 이런 시나리오임에도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좋아했는가라면 그건 아니지만서도...오히려 보면서 얼마나 설경구가 가엾던지 말이다. 왜 그에겐 이런 배역밖엔 들어오지 않는 것인지, 시대의 아픈 아버지 상은 다 그가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인지, 싶어 안스럽기 짝이 없었다. 왜냐면 혼신을 다해 연기하는 것이 역력한데, 그 역이 그다지 매력있는 배역이 아니라서 말이다. 어떤 인상이었는가 하면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것을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당사자가 그걸 죽도록 열심히 붓고 있는걸 보면 보는 사람 입장에선 미안해 진다는 것이지. 이 영화속에선 가장 매력적이고 그나마 인간적이라고 생각되는 배역이 사채꾼업자랑 밉살맞은 연기학과 교수였으니 말 다한거 아니겠는가. 주연보다 조역들이 매력있으면 도무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답이 없어 보인다.

결국은 성근이 미친 것도 다 아들을 위해서였다는 말을 하려는 것 같던데, 그건 나를 설득하기엔 많이 부족했다. 해서 마지막 태식이 오열하는 장면도 난 심드렁했다. 감동은 커녕 머리속에선 이 감독은 미친사람에 대한 연구를 좀 더 해야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 결론적으로, 장르를 확실하게 정했으면 오히려 보기가 낫지 않았으려나 싶다. 호불호가 나뉘기는 했겠지만 적어도 이도저도 아닌 것을 보는 것 같지는 않았을테니 말이다. 욕심이 지나쳐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것을 보는 듯한 느낌이던데, 물론 설경구가 얼마나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인가라는것 하나만큼은 이 영화를 통해서 증명되었지만서도 말이다. 바라건데, 다음에는 그에게 가만 서 있어도 매력이 넘치는 그런 배역이 들어와주길...왠지 설경구란 배우를 혹사한 기분이라서 영 기분이 안 좋더라. 그처럼 연기를 진정성 있게 하시는 분에게 다음번엔 조금은 더 배역 운이 좋기를 바라는게 과한건 아니겠지. 이상 설경구가 살리려 애썼으나 심폐소생엔 실패한 듯 보이는 <나의 독재자>에 대한 리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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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만으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던 작품이지만, 오래도록 볼까 말까를 망서리면서 간만 보고 말던 영화를 드디어 보게 됐다. 2001년에 나왔다고 하니, 거반 13년 동안이나 망서리다 보게 된 영화지 싶다. 내용은 빚에 몰려 인생이 파탄나기 일보직전인 12명의 사람들이 한 해의 마지막 날에 모여 자살 관광 여행을 떠나는데, 마지막에 그 사연을 전혀 모르는 아가씨가 버스에 올라타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 이야기. 그렇게 오랫동안 망설이다 이제서야 보게 된 이유는 그동안 일본 드라마와 영화를 꽤나 많이 본 탓에, 일본 문화와 배우들에게 낯이 익었다고나 할까? 맨처음 일본 영화를 봤을때는( 제목을 말해보자면 <안경>) 어디서 아마추어 배우들을 참 잘 썼네, 일반인이 연기를 하는데도 어쩜 저리도 연기를 잘 한다냐? 물론 약간은 어색한 점이 있긴 하지만서도, 것도 귀엽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거기 나오는 배우들이 대부분 일본에서는 알아주는 연기자들인 것이렸다. 얼마나 무안하던지 말이야. 난 정말로 일부러 섬 사람들을 캐스팅해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한 모양인데 했더니만, 알고보니 그게 일본풍의 연기 방식었던 모양이더라. 하여간 그런 저런 시행착오들을 몇 년 거치다 보니, 이젠 일본 배우들에게도 낯이 익어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게 되면 이 배우 저 배우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 이유로 제목이 다소 자극적이라 기억하고 있던 일본 영화를 다시 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여기엔 내가 아는 어떤 배우가 나오려나 싶은 호기심과 어떤 재미가 숨어 있을까 궁금했던 것이다. 거기에 자살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사람들을 모아서 어떤 이야기가 뻗어나갈 수 있겠는가, 그게 가장 궁금했다. 그래서 보게 된 결과는...

첫번째로는, 그간 왠만한 배우들은 다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대부분이 낯설었다. 여기 나오는 배우들은 이 한편만 찍고 마신 건지, 아니면 10여년의 세월동안 10여명의 배우들이 다 은퇴를 하신건지 모르겠으나, 하여간 아는 배우들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단 실망이었다. 두번째로는 내 생각이 맞았더라. 정말로 자살을 단호하게 결정한 사람들을 모아 놓아보니 더이상 뻗어나갈 이야기가 없다는 것 말이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그들이 조금이라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자살과는 전혀 상관없는 아가씨가 등장하긴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영향을 미칠 수가 없었다. 왜냐면 자살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상황이 너무도 절망적이었기 다른 수를 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다수의 힘에 밀려 사는 것이 좋은 것이다를 줄곧 외치던 아가씨의 목소리는 바람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그렇담 이제 남은 것은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 11명과 그들때문에 죽어야 하는 운명에 처한 한 처자의 죽음뿐인데...이건 살해가 아닌가. 자살까지는 그럭저럭 봐준다고 해도, 살해는 아니다. 그건 타인의 생명권을 짓밟는 일이니 말이다. 그런 거북한 상황에 처해지다보니, 빠져 나갈 구멍이 조금도 보이지 않는 시점에서 감독이 이걸 어떻게 설득해 나가시려나 저의기 걱정이 되더니만, 알고보니 내가 걱정할 것이 아니더라. 결말에 대해 감독은 그닥 진지하게 고민한 것 같아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그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나아간 것 뿐...해서 이야기 자체로서도 그다지 좋은 점수를 얻을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세번째로는, 이 작품 정말로 지루하다. 처음엔 그래도 괜찮은 작품인가 보네 하면서 별 셋 정도를 헤아리고 있었는데, 보면 볼수록 별점이 깍여져 내려간다. 13년간의 기다림이 아니었다면, 그래서 반드시! 결말을 알아야 한다는 의지가 없었더라면 나 이 영화 끝까지 보지 못했다. 심각할 정도로 재미없어서. DVD표지를 보니, 부산 영화제에서 평론가 상인가 뭔가를 받았다고 하던데, 실소하고 말았다. 줄 영화가 그렇게도 없었단 말인가 싶고, 다시 말하자면 부산 영화제가 그 당시론 그렇게 절박했었는가 싶어서 말이다. 지금은 그나마 명망있는 영화제로 거듭나서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더이상은 이런 영화에 상을 줘야 할 필요가 없을테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해서 결론은 이 영화 재미 없어요. 삶이나 죽음에 대해 별다르게 알려 주는 것도 없답니다. 그저 조금은 고약한 취향의 시나리오 작가가 기발한 생각 하나를 가지로 이야기를 꾸며낸 모양인데, 안타깝게도 남은 것은 고약하단 인상 뿐이네요. 더 좋은 영화를 발견하기를 기다려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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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5주년을 맞은 닉 던은 집에 들어가보니 아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을 알고는 당황합니다. 단지 에밀리가 사라진 것뿐만이 아니라, 집 곳곳에 남아 있는 침입자의 흔적, 닉은 큰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닌가 싶어 마음을 졸이죠. 곧바로 출동한 경찰은 에밀리가 모종의 범죄에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이런 저런 조사를 시작합니다. 에밀리의 신상 정보를 캐던 형사들은 5주년을 맞이하는 부부임에도 닉이 에밀리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수상하게 여깁니다. 시간이 지나도 에밀리의 자취를 찾을 수 없게 되자 경찰은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수색을 하기로 하죠. 장인 장모와 함께 에밀리를 돌려 달라는, 혹은 에밀리의 실종에 뭔가 아시는 분들은 정보를 달라는 기자회견을 여는 것을 포함해서요. 경찰과 에밀리의 부모님들은 아내가 사라졌음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여전히 친절하고, 더군다나 기자회견장에선 희미하게 웃고 있는 닉을 보고는 의심의 강도를 높이게 됩니다. 실종된 아내를 필사적으로 찾아다니는 남편에서 결백을 필사적으로 주장해야 하는 남편이 되어버린 닉은 집안에 남겨진 아내의 수수께끼 카드를 보고는 식겁합니다. 해마다 결혼 기념일에 그녀가 선물로 주곤 하던 수수께끼 카드에 이상한 말이 쓰여져 있었거든요. 결정적으로 ' 아무래도 닉이 나를 죽일 것 같다' 고 쓴 에밀리의 일기를 발견하게 된 경찰은 본격젹으로 닉을 불러다놓고 시체는 어디있냐고 다그치게 되는데요, 자신은 결코 아내 살인범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닉, 과연 그의 말을 우리는 믿을 수 있을까요? 닉이 아내를 죽인게 아니라면 에밀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그녀에겐 과연 무슨 일이? 아니 그보단 이 완벽의 표상 같던 이 부부에겐 그간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대체로 리뷰를 쓸때 안 본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고 되는대로 떠드는 편이지만, 이번 영화 만큼은 최대한 스포일러를 자제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왜냐면 나는 이 영화의 원작을 이미 본 상태로 영화를 봐서인가 작품이 조금은 심심했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잘 쓴 시나리온데 말이지, 전혀 모른채 봤다면 과연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될까 하면서 흥미진진했을텐데...이미 반전을 알고 보니 그런 긴장감이 생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는 것이, 아내가 사라지는 그날로 돌아가 에밀리가 등장해 사건을 설명하는데 나 역시도 소름이 돋더라. 거기에 2시간 반이라는 긴 시간 내내 지루한 줄은 모르고 봤으니 , 줄거리를 알고 봐도 지루하지 않더라는건 칭찬중의 칭찬이렸다. 오히려 좀더 길게 늘였더라고 상관없었을텐데 싶을 정도로 마지막엔 급작스럽게 끝을 맺는 듯한 기분이었다. 해서, 보고 난 결론은 굉장히 잘 만든 스릴러 물이라는 것, 아무런 정보 없이 그냥 잘 만들었다고 하니 한번 가서 보자는 심정으로 가 보시라는 것. 일단 믿고 말이다. 연기자들의 연기는 모두 흠잡을 일 없이 출중하고, 설득력은 빵빵하데다, 연출 역시 깔끔하게 넘어가고, 간간히 웃기기까지 한다. 스릴러 물을 보면서 웃을 일이 어디 있겠는가 싶으실텐데, 정말로 그런다. 특히 닉의 변호사 역을 맡은 테일러 페리가 마지막에 하는 말엔 박장대소 할 수밖엔 없었는데, 주로 코미디 영화에서 활약하시던 분이 어째 진지한 스릴러 물에 출연하셨는가 했던니만, 결국엔 한 웃음 주시고 가시더라. 그렇다고 연기가 어정쩡했다는 뜻은 아니니 오해는 마시길. 어찌나 변호사 역이 어울리시던지, 연기자는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말이 사실이군 했다. 하여간 주연 조연을 포함, 배우들의 연기 능력을 한 수 업그레이드 시켜준 듯했던 영화, 역시나 배우가 성공하려면 시나리오를 잘 만나야 하는가보다.  하니, 그저 믿고 보시라고, 그 말 한마디만 알고 계심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더불어 영화를 보실 분들은 원작을 읽지 말고 가시길...책은 나중에 읽어도 되니 말이다.


<다음에 쓸 추신은 스포일러성 단서가 숨겨져 있으니, 영화를 보실 생각이신 분들은 넘어 가시길...>


하여 추신--어떤 리뷰어가 이 영화를 한마디로 <나쁜 남자와 미친 여자의 만남>이라고 하던데, 일리있지 했다. 결론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공분을 사실지 모르는데, 내가 보기엔 어쩌면 모두에게 공평한 결론이 아니었을런지 싶다. 이 작품을 본 분들중 특히나 남성분들이 많이들 경악하시던데, 그 모습이 난 조금 통쾌하더라. 그러니까 ,우리 여자들이 영화속 싸이코패스를 보면서 얼마나 충격을 먹는지 이해가 되시겠지. 그래서 때론 이런 영화도 있어야 겠다 싶기도 하다. 경고용 정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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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 2014-10-16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으로 읽고 있어요. 아직 몇 장 읽지 않아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중간에 책을 놓지는 않을 것 같아요. ㅎㅎ
다 읽은 다음에 영화도 볼 생각이에요.

저 네이버이웃이에요. 호호

이네사 2014-10-16 19:2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한번 잡기 시작하셨음 마지막 페이지를 읽기 전까진 내려놓기 어려울 거여요.
궁금하잖아요? 그죠? 이 여잔 도대체 어디 있는 걸까? 진짜 남편은 결백한거야? 라면서 계속 보게 되니 말여요.
안타깝구만요.ㅋㅋㅋ 지금 읽고 계심 영화 보실때 정도되도 기억이 생생하실텐데...
전 작년엔가 읽어서 대충 반전만 알고 봤는데도, 재미가 반감되는 느낌이더라구요.
하~~몰랐으면 더 재밌었을텐데 하면서 아쉬워 했네요.
영화 책보다 재밌습니다. 물론 책도 재밌었지만서도, 잘 만든 영화이니 나중에 꼭 보셔요.

참, 지우님이라고 말씀 안 하셨음 누군가 한참 머릴 굴리고 있었을 거여요.
덧글 다시는 이웃님들은 이름을 말하지 않으셔도 알아차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네요.
하여간 반갑습니다. 반가워요~~~!
 





                                                                            ★★★★☆

헐리웃에서 성공적인 일가를 이뤄낸 바이스 가족들을 중심으로 이상한 나라의 헐리웃을 들여다 보고 있던 영화다. 카리스마 넘치는 심리 상담사이자 성공 카운셀러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아버지 샌포드, 출연한 시트콤의 성공으로 국민 남동생으로 불릴만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벤지,  아홉살때부터 약물 중독에 시달리고 있는 아들을 건사하는데 모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는 엄마 크리스틴, 그들의 성공은 일면 난공불락으로 보인다. 샌포드의 고객으로 어릴적 의부에게 당한 성추행을 상담받고 있는 여배우 하바나는 자신보다 더 아름답고 유명했던 죽은 엄마의 환영에 남모르게 시달린다. 거기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그녀를 찾는 감독이 줄어들자 그녀의 불안은 극에 달해 어떻게 해서든 돌파구를 마련해 보려 하지만 그것마저 쉽지 않다. 다들 확실하게 정상은 아니지만, 헐리웃이기 때문에, 헐리웃이라서 모든 것이 용서되는 이 곳에 <나는 나쁜 베이비 시터였다.> 는 후드 티를 입는 여자가 찾아온다. 어쩌다 여기에 오게 되었냐는 말에 가족을 찾으러 왔다고 말하는 그녀의 이름은 아가사,  예쁘장한 얼굴에 군데 군데 얽은 화상 자국으로 호기심과 두려움을 갖게 하는 그녀는 어쩌다 화상을 입었으며, 그녀가 찾아 간다는 가족은 어디 있는 것일까? 그들이 진짜로 존재하긴 하는 것일까?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작품답게 초반부터 정신없이 몰아치는데 당해낼 장사가 없어 보이던 영화다. 분명 칼이나 총이 메인으로 등장하지 않는 영화임에도, 그런 것들이 실제로 날라다니는 영화보다 살벌하다. 선하고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의 입에서 튀어 나오는 말들이 어찌나 과격하던지 공포물도 아니고 스릴러물도 아니며 피가 난자한 영화도 아닌데 보는 내내 쫄아서 봤다니까. (엄마야, 나 이사람들 무서워 하면서 하면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이 등장했을때가 떠오르면서, 어떻게 블랙 코미디를 보면서 관객을 벌벌 떨게 하는지 감탄스러울 지경이었다. 배우들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총알처럼 날라다니고, 칼날처럼 허공을 가르는데,  저리도 끔찍한 말을 눈썹 까딱하지 않고 흔연스럽게 해댈까 가히 궁금해지더라. 아름답고 착해 보이는 사람들 입에서 우리 주변에서는 흔하게 보기 힘든 , 아니 대부분의 드라마나 영화속에서도 목격하기 힘든,  격이 다른 대화를 보게 해준다는 것이 이 영화만의 강점이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이 이 시나리오를 누가 썼는가를 검색한 것이었으니, 그 파괴력과 통찰력에 대해선 짐작이 되실 것이라 본다.

이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뭐라 해야 할까? 이상한 나라의 헐리웃을 고발했다고 할 수 있으려나?  아니면 광기와 약물과 가식과 불안에 절을대로 절은 헐리웃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야 하나? 어떤 것이든 헐리웃의 진면목이 이런 것이었나 라면서 눈이 튀어나오는 경험을 한 것은 틀림없다. 인기 스타라는 가면 뒤에 감추어진 제 정신 아닌 사람들의 모습을 통렬하게 보여주던데, 어찌나 기괴하던지 추악하다는 단어는 애교겠다 싶더라. 전작들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보여주던 감독은 과거의 작품은 이걸 찍기 위한 연습이었어! 라는 듯 군더더기 없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었고,  시나리오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인데다, 거기에 더해 배우들의 연기 역시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특히나 불안에 떠는 한물간 스타를 연기하던 줄리엣 무어는 이 영화로 칸느 영화제에서 여우 주연상을 탔다고 하던데, 당연하다 했다. 연기력이야 이미 논란의 여지가 없는 배우라, 연기를 떠나 말해 보자면, 이런 역을 해보겠다고 나섰다는 자체로 상을 주어야 한다. 역 자체가 어려운 역이라서 말이다. 신경질적이고, 이기적인데다 , 유아적이고 얄팍한 자아를 가진 여배우 하바나라는 역을 연기하면서 매 장면마다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하도 자연스러워서 그녀의 실제 성격을 의심하고플 정도였다. 그외 주목해야 할 배우는 미스테리한 소녀 역을 연기한 아가사 역의 미아 와시코브스카인데, 정말 헉소리 난다. 어쩜 그렇게 천진스런 얼굴을 가지고 천연덕스럽게 맛이 간 여자 역을 똑소리나게 하던지 말이다. 경악할만한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친구와 늘 떠들어 대는 수다와 다를바 없다는 듯 뱉어 내는데, 연기를 참 잘하지 싶더라. 영화속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고르라면, 여배우 하바나가 드디어 바라던 배역을 따내고 노래를 부르던 장면과 아가사가 샌포드의 성공학 테이프를 틀어놓고 춤을 추던 장면을 들 수 있는데,  두번째 경우는 그저 아가사가 자신의 방에서 열심히 춤을 추고 있었을 뿐인데 어찌나 기괴하고 섬뜩하던지 잔상이 오래도록 남았었다.  존재만으로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배우는 그리 많지 않은데, 이 배우는 그 점에서는 전매특허를 따놓은 듯 싶다.

해서 결론은 수작이란 것. <아메리칸 뷰티> 정도의 급이라고 하면 좋을 듯하다.두 작품 중 어느것이 더 좋냐고 물어본다면 작품성에서보면 아메리칸 뷰티가 완벽하지만, 타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이 영화가 한 수위란 생각이 들었다. 내년도 아카데미상에 작품상이나 각색상 정도는 기대해봐도 좋을 듯 싶던데, 그건 일단 지켜 봐야 겠지.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가능성도 있으니 말이다. 하여간 참신하고 독특한 영화를 보고 싶다시는 분들에게 추천. 장담하건데 지루하지 않다.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실거다. 막장도 정도를 넘어가면 예술일 수도 있고, 블랙 코미디도 도를 넘어가면 공포물보다 무섭다는걸 가르쳐 드리리니,  여러모로 정신 확 깨는 듯한 기분이 필요하신 분들에겐 안성맞춤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추신> 비슷한 영화로는 <트윈 픽스>+<아메리칸 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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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4-10-08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부산영화제 다녀오셨나요? 이거 정말 보고싶었는데 못봐서 정말 아쉬웠거든요. 이거 대신 본 영화가 너무 구려서 더욱 후회스러운 ㅠㅠ 리뷰 보니 개봉하면 꼭 보러가야 할 것 같네요 ㅎㅎ

이네사 2014-10-09 07:14   좋아요 0 | URL
전 이 영화 별로 기대 안 했었거든요. 그냥 줄리언 무어가 나온다길래 , 상을 받았다길래 ...해서 보게 된 영화인데,보니 알겠더라구요. 상받을만한 영화였다는 것을. 저도 다른 영화들 면면을 살펴 봤는데 제가 보기엔 이만한 영화는 없었지 않을까 싶더군요. 물론 다른 영화를 본게 아니라서 자신할 순 없지만서도요.

그런데 전 아주 흥미롭게, 그리고 신선하게 봤는데, 올해 본 영화들 중에서 최고라고 할 정도로요.
다른 분들은 안 그러신 모양이더라구요. 제가 원래 다른 사람들하고 취향이 같지 않아 평이 다른 것에 익숙하긴 한데,
그래도 이번에는 당혹스럽네요. 제 눈에는 분명 수작인데, 아니라는 분들이 더 많아서요. 그것도 자신있게...
하니 뽀님도 넘 기대하진 마시고 영화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요. 나중에 실망하시면 어쩌나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