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위의 포뇨 - Ponyo On The Cliff By The 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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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이 지루해진 물고기 소녀 포뇨는 마법사인 아빠 몰래 가출을 감행한다.해파리를 타고 느긋하게 가출 10분째의 해방감을 즐기고 있던 그녀는 난데없이 출연한 쓰레기 수거 그물을 피하려다 유리병속에 갇히고 만다.바다에 놀러 나왔다 기절한 채 떠있는 포뇨를 우연히 발견한 소스케는 그녀가 금붕어라고 생각하고 구해준다.죽은 줄 알았던 포뇨가 펄펄 살아나자 기쁜 소스케는 그녀를 녹색 버킷에 담아 유치원에 데리고 간다.자신의 다친 손을 포뇨가 핥아주자 다 나았다면서 소스케는 그녀에게 먹을 것을 내민다.빵을 잘라주자 어이가 없다는 듯 처다 보지도 않는 포뇨,알고보니 도도한 그녀는 햄을 좋아한단다.게다가 놀라운 것은 이 금붕어(?)가 말도 한다는 것! 소스케,포뇨! 라고 한마디씩 배우던 포뇨는 순식간에 문장으로 한마디를 내뱉고는 너무 좋아한다."포뇨,소스케 좋아!" 
 포뇨의 가출에 노심초사하던 아빠에 의해 다시 잡혀 온 포뇨,인간의 위해성에 대해 일장 연설을 듣는다.하지만 그 말이 포뇨에게 먹힐 리 만무,포뇨는 자신은 인간이 좋다면서 인간이 될거라고 선언한다.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포뇨에게 다리와 팔이 생기고,놀란 아빠는 마법을 써서 그녀를 잠재운다.동생들에 의해 탈출하게된 포뇨는 아빠가 그동안 모아온 강력한 바다의 마법약을 몽땅 들이키고는 육지로 향한다. 

바다에 강력한 마법의 주문이 풀리자 바다는 광포하게 날뛰고,마법의 약을 다 들이마신 이 괴력의 소녀는 신이 나서 파도를 타고 달린다.(시사점--아무거나 주워 먹으면 큰일난다.)소스케를 발견한 포뇨는 그를 향해 열심히 내 달리고,그걸 본 소스케는 바다에 소녀가 빠졌다고 소리친다.깜짝 놀라 바다를 살펴보던 엄마 앞에 파도를 헤치고 나타난 이 빨간 머리의 소녀는 소스케를 향해 반갑게 뛰어 가서는 거칠게 안긴다."소스케야,넌 게가 누군지 아니?"라는 엄마의 물음에 어리둥절한 소스케는 그녀를 찬찬히 바라보는데...그 둘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까?
 
주로 하늘을 무대로 하는 만화영화를 만들던 마야자키 하야오가 드디어 바다를 배경으로 만화영화를 만들었다.드디어 어릴적부터 간직해 왔다는 하늘에 대한 동경을 일단락 지은 모양이다.덕분에 이번엔 바다에 대한 볼거리로 화면이 그지없이 풍성했는데,다양하고 신선한 소재를 쓴다는 점에서 두말할 것도 없이 환영이었다.데본기서부터 시작된 다양한 바다 물고기들의 총출동,인간을 혐오하지만 딸네미만은 무척이나 사랑하는 아빠 마법사,언니가 하는 일이라면 단체로 출동해서 도와주는 포뇨의 동생 물고기들,엉뚱하지만 순수한 포뇨와 착한 소스케,그리고 사려깊고 우아한 바다의 여신 포뇨의 엄마...굳이 관객들을 설득해야 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섬세하고 자연스런 이야기 전개에 탄탄한 구성,풍부한 배경 그림과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깜찍한 주인공들,그리고 사려 깊은 어른들로 보는 것이 너무도 즐거웠던 만화였다.역시 마야자키는 여전히 건재하구나 싶었던,나이를 불문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영화와는 별 상관없는 감상을 늘어놓자면...
1.바닷가 산 정상에 있는 소스케의 집...환상이었다.조금 위험해보인다는 점만 빼면 살고 싶은 집 1순위로 당장 등극해버린 집이 되겠다.소스케의 집만 그런게 아니라 이 영화 속 마을 전체가 어쩜 그렇게 예쁘던지...일본이란 나라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기에 딱 알맞았다.그들의 문화저력에 약간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2.소스케와 포뇨의 인물묘사를 보면서 극본을 쓴 사람이 누군지 모르지만 아이들을 꽤 유심히 관찰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왜냐면 그들의 행동이 딱 2~~5살짜리 아이들의 것이었기 때문이다.만약 이 영화를 보면서 유난히 포뇨가 귀엽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그것이 아가들의 전형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란걸 알아주시길...아마 그래서 더 진짜같이 느껴진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3.바다를 주관하는 신을 여자로 설정한 점이 아주 맘에 들었다.역시 이 미야자키라는 사람,뭔가를 아는 사람이란 말야...큭큭큭.
4.아주 재밌게 봤다.하지만 그래도,올해 본 만화영화중에서는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깜찍한 <월-E>다.아이들과 같이 보기는 포뇨가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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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가시 2009-03-09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스케집.^^ 소스케 엄마처럼의 운전실력만 가지고 있다면(..) 당장에 살고 싶어요!! ㅎㅎ 앗. 월-E아직도 못 본.ㅠ.ㅠ 꼭 봐야겠네요!!

이네사 2009-03-10 23:43   좋아요 0 | URL
운전실력 없어도 걸어서라고 살고 싶지 않던가요?
정말 부럽죠?아...그런 집만 있으면 전기 가끔 나가도 불평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실제로 살다보면 안 그럴까요?
 
레이첼 결혼하다 - Rachel Getting Married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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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 중독자으로 9개월전 재활센터에 끌려갔던 킴이 언니의결혼식에 맞춰 돌아오자 집안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오자마자 결혼식 준비로 소란한 집안 분위기가 싫다면서 분위기 팍팍 깨고다니는 킴, 행여나 가족들이 잊었을까봐 집안의 " 검은 양" 으로써의 위상을 확인시키고 다니는 킴, 그녀 역시 가족들이 자신을 부담스러워 할거란 사실을 잘 알면서도 개의치 않겠다는듯 무시한다. 주눅들지 않으려는 듯 밉살맞은 입을 부지런히 놀리고 다니면서 가뜩이나 예민해신 가족들의 화를 돋우는 킴에게 레이첼은 이번만큼은 별탈없이 지내보자면서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라는걸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돌아온 탕자 대하듯 킴에게 절절대는 아빠는 화를 펄펄 내는 두 딸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한다. 결혼식이 가까워지면서 점점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점차 이 가족에게 드리우고 있었던 그늘의 실체가 벗겨지자 이젠 정신 차려 잘 살아보고 싶다고, 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고 울먹이는 킴의 마음이 실은 진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여지껏 당한 것이 많아 동생 말이라면 믿고 싶지 않은 레이첼과 더 이상 자식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무조건 킴을 감싸기만 하던 아빠는 결국 서로에게 쌓였던 원망을 한꺼번에 쏟아내게 된다. 과연 레이첼은 본인의 결혼식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 해묵은 고통이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버텨왔던 그들의 관계에도 새로운 정립이 필요하다는걸 깨닫게 되는데... 

 

모두가 들뜬 결혼식에서 혼자 겉도는 티가 역력한 킴 역을 잘 해낸 앤 해서웨이나 이번만큼은 자신이 인생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은 레이첼 역의 로즈마리 드윗의 우아함 덕분에 지루할 새 없이 볼 수 있었던 ,요즘 본 영화중 다우트 이후 가장 괜찮았던 영화다. 물론 후반부 결혼식 장면들이 너무 늘어지던 것은 지루했지만서도. 왜 그걸 매끄럽게 (다른 말로 하면 간단하게) 편집하지 않았는지, 아마도 찍는데 돈을 많이 들여서 버리려니 아까웠기때문일까? 하여간 제목대로 레이첼이 어떻게 결혼식을 하게 되는지 전 과정들을 꼼짝없이 지켜 봤는데, 내 말하지만 타인의 결혼식의 전과정을 지켜 본다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다. 어쨌거나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작품으로 아직도 한 미모를 자랑하던  데보라 윙거가 엄마 역으로 출연하는 것도 반가웠다. 언제 저렇게 늙으셨대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걸 보니 과거 그녀의 미모가 어땠을지 가히 짐작 되고도 남는다. 데보라 윙거 자신은 톰보이처럼 말괄량이라 젊은 시절 자신을 섹스심벌로 보는 타인의 시선이 무척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이젠 어느정도 자신의 미모에 적응하셨으려나 궁금하다.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봐선 그런것도 같던데...

 

영화 처음 시작에 신부 들러리를 안 시켜 준다고 삐치는 킴을 보면서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갈 무렵, 멍이 든 얼굴로 신부 들러리를 서고 있는 그녀를 보니 그건 이기적이었던게 아니라 가족으로써 그녀가 바랐던 최소한의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우린 타인의 말과 행동을 오해하기 쉽상인지라 항상 끝까지 그들의 선의를 헤아려 보는 편이 더 올바른 선택이 아닐까 싶다. 비록 처음엔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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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트 - Dou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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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미국 브롱크스 교구의 활달한 성품의 신부 플린은 이제 교회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진보주의자다. 가족적이고 친밀한 교회를 만들고 싶어하는 그, 권위적이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서는 그를 사람들은 모두 환영한다. 사사건건 삐닥하게 보는 교장 수녀 알로이시스만 빼고.  어느날 학교의 유일한 흑인 학생인 밀러가 플린 신부를 만나고 와서 이상한 행동을 보이자 순진한 제임스 수녀는 의혹을 품는다. 1주일 가까이 끙끙 댄 제임스 수녀는 결국 교장 수녀를 찾아가 넌지시 말을 흘리고, 이에 알로이시스는 당장 그의 성추행을 기정 사실화한다. 떠보기 위해 교장실로 플린 신부를 부른 두 사람, 크리스마스 공연 일정을 의논하기 위해 오란 줄 알았던 플린은 뜻밖의 이야기 전개에 상당히 불쾌해한다. 플린 신부의 마지못한 해명에 남을 의심하는 것이 천성적으로 힘든 제임스 수녀는 오해가 풀렸다며 기뻐하나, 산전수전 다 겪은 알로이시스는 오히려 죄의 증거라며 심증을 굳힌다. 가십의 해악에 대해 설교를 하는 플린 신부, 밀러의 엄마까지 불러 들이며 사건을 크게 만드는 알로이시스 수녀, 둘 사이에서 갈피를 못잡는 제임스 수녀...플린신부와 알로이시스 수녀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나도는 가운데, 밀러의 엄마에게 협조를 거절당한 일로이시스가 다음 행동으로 나설거라 선언하자 결국 플린은 폭발하고 만다.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 알로이시스 수녀에게 당신은 자비도 없느냐고 되묻는 플린, 과연 플린에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플린 신부--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기다리는 사람>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교를 할 줄 아는 남자, 아이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보듬을 줄 아는 남자, 어른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뭔가 해보려 하는 남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확신하는 남자. 여자들에게 다 거절 당하면 어떻게 하냐는 소심한 소년의 질문에 그럼 ,신부가 되면 되지, 하고 제때 유머를 날릴 줄 아는 남자인 플린신부, 현실이라고 믿기엔 너무 완벽한 그는 복사소년을 성추행했다는 교장 수녀의 심증앞에 결국 자신의 뜻을 접고 교구를 떠나고 만다. 그가 신자들에게 이별을 고하는 장면을 보면서 나는 의문에 휩싸였다. 그는 왜  더 싸워보지도 않고 백기를 들은걸까? 교장 수녀의 짐작대로 뭔가 켕기는게 있었단 것일까. 속타게도 영화속에선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 주지 않는다. 단지 친절하지 않게 군데군데 흩어진 단서들을 그러 모아 추측만 할 수 있을 뿐... 그렇다면 가장 가능한 조합은 무엇일까? 그의 겉모습이 악마의 가면이 아니었다는 전제하에, 싸워 보지도 않은 채 힘 없이 물러난 플린 신부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이었는지 한번 생각해보기로 하자.
 
그 의문을 풀기위해선 간간히 등장하는 플린 신부의 면면들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잘 다듬은 긴 손톱을 자랑하는 신부, 말린 꽃잎을 성경 갈피에 넣는 신부, 넘어진 아이를 감싸안아 일으켜 세울줄 아는 신부, 농구를 가르치며 엉덩이를 흔들라고 조언하고, 꼬마 눈사람 캐럴을 좋아한다며 흥얼거리며,홍차에 설탕을 세 조각이나 넣는 신부, 무엇이 생각나시는가? 그는 게이가 아니였을까? 만약 그가 진짜 게이라면, 1960 년대 동성애자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쉬쉬하던 시절에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밝힐만한 성직자가 과연 있을까? 그건 용기의 문제가 아니었다. 일로이시스 수녀를 봐서 알겠지만 그 당시는 게이에 대한 논의가 가능한 시절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성추행 여부를 떠나 구설수에 올랐을 것이고, 죄인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모든 게이가 아동 성추행자는 아니라는 사실을 그 누가 이해하려 들겠는가? 어쩔 수 없이 시대가 변하기를 기다리는 쪽을 택할 수 밖엔 없었을 것이다. 난 그저 당신들과 성적 취향만 다를뿐, 당신들과 똑같이 선량한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것은 벽에 대고 이햐기 하는 것과 마찬가지 였을테니까 

<교장 수녀--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내 뒤 뜰에서는 안 돼!> 

마침내 그를 몰아낸 수녀, 한치의 틈도 없을 것 같던 그녀가 내뱉는 소리에 우리는 어안이 벙벙해진다. " I have doubt..... I have such a doubt "이라니...그럼, 의심할 여지도 없다는 그녀의 말은 어떻게 된 것일까? 확증도 없이 그를 몰아붙였단 말인가? 인정사정없이 신부를 몰아붙이던 얄미운 수녀가 안스러워 지는 장면이었다. 세상에는 규율이 필요함을, 그리고 사람들이 싫어할지라도 기꺼이 악역을 맡을 준비가 되어 있던 그녀, 결벽적인 보수주의자인 그녀는 사실 심성이 고운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신부를 몰아냈어야만 했을까? 가장 그럴듯한 대답은 정말 그가 싫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가 뭘 떠들던지 간에, 그가 뭘 하려든지 간에, 그가 결백하건 아니건 간에 그저 자신의 영역에서 없어져 주기만을 바랐을지도 모른다. 감정이 이성을 이끈다는걸 혹 아시는지. 하지만 양심은 언제나 그자리에 남아 우리를 괴롭힌다. "아,난 생사람을 잡은 것이 아닐까, 그저 내가 싫다는 이유로?" 그래서 교장 수녀는 제임스 수녀를 잡고 울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제임스 수녀--오, 스윗 제임스> 

선량하면서도 순진한,그리고 또 걱정이 많은 제임스 수녀,플린 신부를 믿고 싶어하면서도 또 드러난 증거에 눈을 감지 못하던 그녀는 어쩜 우리네 보통 사람들과 많이 닮지 않았나 싶었다. 플린 신부와 교장 수녀 사이의 갈등에 어쩔 줄 몰라하던 그녀, 사람들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믿고 싶어하는 그녀, 고지식한 나머지 플린 신부의 사상을 다 이해하지 못해 주저하는 그녀는 가장 공감이 가는 인물이었다.
 
나의 완소남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이 출연한다길래 만사를 제치고 가서 본 영화. 신부역의 호프만은 물론 눈이 부실 정도로 멋졌고, 수녀 역을 맡은 메릴 스트립은 "소피의 선택"에서 봤던 모습들이 연상됐다. 흔들리는 연약한 내면을 필요에 의해 감추는 그녀의 냉정한 연기는 여전히 감탄스러웠다. 거기다 제임스 수녀 역을 맡은 에이미 아담스마저 딱 제격의 역을 맡은 듯 했으니... 교태를 떠는 역활보다 착한 역을 무리없이 소화하는걸 보면 성격이 그런게 아닐까 싶다. 아무리 연기자라 해도 자신에게 없는 성격을 만들어 내는 쪽이 더 어색할테니 말이다. 연기가 아니라 진짜 신부와 수녀들의 대결을 보는 듯 했던, 셋의 연기 조화가 무척이나 훌륭했던 작품으로 진지한 작품을 보고 싶으시다면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애인과 함께 보러갈 영화를 고르는 중이라면, 글쎄...참, 이 리뷰는 전적으로 내 견해에 따른 것이란 것을 염두에 두셨음 한다. 다른 해석이 얼마든지 가능한 영화이기 때문이다.노파심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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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3-05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거 봐야하는데 여긴 개봉하는 곳도 한군데밖에 없더니
그나마 그것도 끝난 것 같아요.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

이네사 2009-03-07 19:46   좋아요 0 | URL
그래,이제 보셧나요? 대본하고 연기가 탄탄한 점이 볼만했기 때문에 굳이 큰 영화관에서 보시지 않아도 될 것은 같거든요.놓치셨다면 DVD로 나온 것을 보셔도 괜찮을 듯...
 
스트레인저 댄 픽션
마크 포스터 감독, 매기 길렌할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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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직원< 해롤드>는 메뉴얼의 사나이다.칫솔질을 하는 숫자부터 넥타이를 매는 시간,아침 버스를 타기 위해 걸어가는 걸음까지 정확하게 세면서 살아가고 있는 그,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만과 동지처럼 보인다.그런 그에게 어느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그의 행동을  모니터하면서 그녀는 해설하고,정의를 내리며,조롱 하고,새로운 해석도 한다.하지만 더 경악할 만한 일은,바로 그녀가 "그가 곧 죽을 텐데도 그는 전혀 그것을 모르고 있다"고 언급을 한 것,그 말을 들은 그는 대로에서 소리친다.내가 죽는다구요? 이봐요?이보라구요?곧은 얼마나 곧이죠?라고....하지만 그녀가 대답할 리 만무,해롤드는 과연 자신이 언제 죽게 될 것인가 전전긍긍하면서 목소리의 임자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그래서 찾아간 더스틴 호프만,그는 역시 자신과 동질감이 느껴지는 해롤드를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 더스틴이 분한 문학 교수 힐버트에게  해롤드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소설가이며 그가 그 책의 주인공인 것 같다면서 도와달라고 한다.이제 그 작가가 누구냐,희극작가냐 비극작가냐,그것이 문제로다가  되 버린다

 
10년동안 제대로 된 책을 내지 못한 소설가 캐론,<세금과 죽음>이란 작품을 집필 중이다.그녀는 책 속의 주인공 국세청 직원 해롤드를 그럴 듯하게 죽이는 방법을 찾고자 고심하고 있지만 쉽게 찾아지지 않아 별별 수단을 다 강구하고 있다.병원에 찾아가 금방 죽는 병에 대해 묻고 다니던 그녀는 과연 해롤드 죽이기에 성공할 것인가?

이대로 죽을 수 없다고 판단한 해롤드는 용기를 내서 빵집 주인 안나를 찾아간다.멋진 선물을 포장해서 어눌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그.진실된 맘을 보여 줌으로써 그녀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지만,사랑도 소설속에서 그가 죽기로 예정된 시간을 멈추게 하진 못한다.
 
올 한해 본 중 최고의 영화였다.줄거리의 참신성과 기발함,역에 딱 맞는 배우들의 연기,흥미를 유발하는 이야기 전개,개성있고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사랑스럽다.한결같이 괴짜였음에도 말이다.세금과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격언을 가지고 이렇게 근사한 영화를 만들어 내다니,인간의 상상력과 엉뚱함은 때론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니까.고립되어  살아가던 완벽주의자 해롤드가 마음을 열고 삶을 받아 들이는 과정들이 흥미롭던 영화,시간 나시면 한번 보시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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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앙겔로풀로스 박스세트 - 영원과 하루 + 안개속의 풍경 + 비키퍼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 / 엔터원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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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가고 있는 시인이 있다.
아내가 죽은 뒤 그의 인생은 빛을 잃었지만 그는 그것을 시인하지 않는다.
아내의 원망을 사면서까지  집착했던 책과 글자에의 열정이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죽은 시인의 미완성 시를 완성시킨다면서  "흩어진 시어"를 모으던 그는 그럼으로써 자신이 인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지만, 죽음 앞에서 그런 거짓과 거만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걸어 들어가 듯 죽은 아내가 "내 인생의 최고의 날"이라고 말했던 과거의 그 날로 돌아간 그는 비로서 그날이 자신에게도 최고의 날이었음을 보게 된다.
앎에의 동경, 책에의 집착,정신 세계에 몰두하느라 외면했던 아내의 사랑을 깨달으면서 그는 인생에서 남는 것은 사랑뿐이란 것을 알게 된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시어들이 정신 속에서가 아니라 사랑속에서 얻어진다는 것을 알게된 시인.
환희에 젖은 그에게 평생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아내가 말한다.
당신이 올 줄 알고 있었다고.
그리곤 " 내일이 뭐지?" 라고 묻는 남편의 말에 그녀가 대답한다.
내일은 영원과 하루 라고.
우리가 지나온 과거는 영원이며 내일은 그 하루일뿐이다.
그 시어를 대답으로 가져온 그는 아마도 편안히 죽음을 맞지 않을까.
그가 그렇게도 원하던 깨달음을 얻었으니 말이다.

 우리가 기다린 시간들은 진실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는 시인의 말에 동감한다.
영화는 느리고 ,감독이 하려는 말은 완곡하게 흘러 알아 듣기 힘들며,형이 상학적으로 철학적으로 풀어 나가려 한 흔적이 뚜렷하다.
늙은 시인을 둘러싼 외로움과 젊은 아내가 등장할 때의 따스함을 대비하면서 인생의 가장 좋은 때는 사랑할 때라고, 그것을 놓치지 말라고 말을 하는 듯 보였다.
글쎄. 그의 말에 귀 기울일 인간들이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이 든다.
우린 언제나 너무도 쉽게 사랑을 놓치고
사랑하며 살라는 말을 흘려 들으면서 줄창 내일만을 기약하니 말이다.
영화속의 시인은 말한다.
"난 그때 사랑하는 법을 몰랐어."라고.
우린 그렇게  뒤늦게 사랑하는 법을 깨닫게 되는 만년 늦깍이 사랑꾼들에 불과하지 않을까.

집에서 누워서 볼 수 있었던 것에 무한히 감사를 하며 본 영화다.
영화관에서 봤다면 평이 험악해졌을 것이 분명한 영화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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