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결혼하다 - Rachel Getting Marrie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알콜 중독자으로 9개월전 재활센터에 끌려갔던 킴이 언니의결혼식에 맞춰 돌아오자 집안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오자마자 결혼식 준비로 소란한 집안 분위기가 싫다면서 분위기 팍팍 깨고다니는 킴, 행여나 가족들이 잊었을까봐 집안의 " 검은 양" 으로써의 위상을 확인시키고 다니는 킴, 그녀 역시 가족들이 자신을 부담스러워 할거란 사실을 잘 알면서도 개의치 않겠다는듯 무시한다. 주눅들지 않으려는 듯 밉살맞은 입을 부지런히 놀리고 다니면서 가뜩이나 예민해신 가족들의 화를 돋우는 킴에게 레이첼은 이번만큼은 별탈없이 지내보자면서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라는걸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돌아온 탕자 대하듯 킴에게 절절대는 아빠는 화를 펄펄 내는 두 딸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한다. 결혼식이 가까워지면서 점점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점차 이 가족에게 드리우고 있었던 그늘의 실체가 벗겨지자 이젠 정신 차려 잘 살아보고 싶다고, 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고 울먹이는 킴의 마음이 실은 진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여지껏 당한 것이 많아 동생 말이라면 믿고 싶지 않은 레이첼과 더 이상 자식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무조건 킴을 감싸기만 하던 아빠는 결국 서로에게 쌓였던 원망을 한꺼번에 쏟아내게 된다. 과연 레이첼은 본인의 결혼식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 해묵은 고통이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버텨왔던 그들의 관계에도 새로운 정립이 필요하다는걸 깨닫게 되는데... 

 

모두가 들뜬 결혼식에서 혼자 겉도는 티가 역력한 킴 역을 잘 해낸 앤 해서웨이나 이번만큼은 자신이 인생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은 레이첼 역의 로즈마리 드윗의 우아함 덕분에 지루할 새 없이 볼 수 있었던 ,요즘 본 영화중 다우트 이후 가장 괜찮았던 영화다. 물론 후반부 결혼식 장면들이 너무 늘어지던 것은 지루했지만서도. 왜 그걸 매끄럽게 (다른 말로 하면 간단하게) 편집하지 않았는지, 아마도 찍는데 돈을 많이 들여서 버리려니 아까웠기때문일까? 하여간 제목대로 레이첼이 어떻게 결혼식을 하게 되는지 전 과정들을 꼼짝없이 지켜 봤는데, 내 말하지만 타인의 결혼식의 전과정을 지켜 본다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다. 어쨌거나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작품으로 아직도 한 미모를 자랑하던  데보라 윙거가 엄마 역으로 출연하는 것도 반가웠다. 언제 저렇게 늙으셨대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걸 보니 과거 그녀의 미모가 어땠을지 가히 짐작 되고도 남는다. 데보라 윙거 자신은 톰보이처럼 말괄량이라 젊은 시절 자신을 섹스심벌로 보는 타인의 시선이 무척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이젠 어느정도 자신의 미모에 적응하셨으려나 궁금하다.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봐선 그런것도 같던데...

 

영화 처음 시작에 신부 들러리를 안 시켜 준다고 삐치는 킴을 보면서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갈 무렵, 멍이 든 얼굴로 신부 들러리를 서고 있는 그녀를 보니 그건 이기적이었던게 아니라 가족으로써 그녀가 바랐던 최소한의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우린 타인의 말과 행동을 오해하기 쉽상인지라 항상 끝까지 그들의 선의를 헤아려 보는 편이 더 올바른 선택이 아닐까 싶다. 비록 처음엔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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