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프리카 소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저 역사로 이해하고 뉴스로 접하는 아프리카와는 전혀 다른, 조금 더 마음으로 느껴지는 글들이다. 내가 직접 겪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것들이 많기에 소설은 마치 내가 그들인 것처럼 느낄 수 있게 해주어서 좋다. 그저 자신들의 터전에서 잘 살던 그들이 느닷없이 나타난 백인들에게 땅을 빼앗기고 삶의 터전을 빼앗긴 채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는 역사를 접하는 것과 그곳에서 처절하게 살았을 사람들 개개인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한 번이라도 뜨거웠을까?>>는 두 소년의 이야기이다. 표지 그림에서처럼 케냐에서 아주 오랫동안 살아온 원주민 키쿠유족의 소년과 할아버지가 그들의 땅을 헐값에 사들여 이제는 한 농장의 어엿한 도련님으로 자라고 있는 한 음준구(백인 한 사람) 소년의 이야기. 두 사람은 어려서부터 함께 자라와서 모든 것을 함께 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이이지만 하인과 주인이라는 벽이 존재한다. 그래도 그들 나름의 틀 안에서 나눌 수 있는 "우정"은 있었을 것이다. 그들의 사이에 "정치"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소설은 1950년대의 케냐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직 영국의 식민지였던 때. 이제 서서히 독립하려고 움직이는 그때, 자연스러운 흐름이 아닌 폭력과 폭력이 난무하던 때이다. 몇 몇의 백인들을 위해 움직이는 사회를 견디지 못한 폭력 단체인 마우마우들을 막기 위해 말도 안되는 더 큰 난폭한 수색작전이 일어나던 그 때... 소년과 소년은 더이상 우정을 나눌 수 없게 된다. "모든 일이 혼란스러웠다."...145p (무고의 이야기 중) "다른 어떤 일꾼보다도 아빠가 믿었던 충실한 카마우...... 언제나 나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 쓰고...... 돌봐 줬던 무고...... 어제만 해도 엄청난 재앙으로부터 나를 구해 주려고 무척이나 애썼던 그 무고에게 죄가 있다니!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188p 무고의 혼란과 매슈의 혼란은 다를 수밖에 없다. 무고는 빼앗긴 자로서 이유도 없이 계속되는 억울함에 대한 혼란이며 매슈의 혼란은 왜 그들이 헤어질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할 수 없는 데서 생기는 혼란이다. 그것은 빼앗긴 자와 빼앗은 자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혼란이다. 작가는 그 어느 쪽도 편들지 않고 객관성을 지니기 위해 두 소년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때문에 그때 당시의 정치적인 상황보다는 진한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두 소년이 각자의 위치에서 행할 수밖에 없었던 행동에 대한 이해와 그렇게 멀어져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게 전해져 온다. 정말 슬픈 역사이다. 무고의 가슴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누가 잠재울 수 있을까.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이해되지 않는 그 상황에서 도대체 누가 뜨거워지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 분노가 내게까지 전해진다.
예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전국민 책읽기 운동을 한 적이 있었다. 어린아이서부터 어른들까지 읽을만한 좋은 책들을 소개했었다. 그 중의 한 권이었던 <<톨스토이 단편선>>은 최고의 작가인 톨스토이의 다소 무겁고 진중한 주제들을 지닌 장편소설보다 가볍고 인간으로서 살아가며 한 번쯤은 꼭 생각해보아야 할 주제를 우화처럼 담은 단편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그야말로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두루 읽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작은 활자에 빽빽하고 두꺼운 책은 아이들에겐 역시 조금 무리이다. <<BEST 톨스토이 명작>>은 아이들만을 위한 톨스토이 단편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 톨스토이의 가장 유명하고 의미있는 단편 5편을 모아 묶었다. <바보 이반>과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 <작은 악마와 농부의 빵 조각>, <세 그루의 사과나무> 그리고 이 모든 단편들을 아우르는 주제를 담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바보 이반>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여서 톨스토이라는 작가를 몰라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이야기이다. 형들과 주위 사람들에겐 바보라고 손가락질 받지만 그 어떤 욕심이나 꾀를 부리지 않고 순수하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행복을 찾는 이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욕심 많은 형들과 대비시켜 악마의 꾀임에도 넘어가지 않는 이반이 다소 바보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일한 만큼 거두어 일상의 행복"을 얻을 수 있음을 배울 수 있다. <작은 악마와 농부의 빵 조각>은 넉넉하고 풍족한 물질이 어떤 식으로 사람의 욕심을 부추기는지를, <세 그루의 사과나무>는 죄와 벌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는 다소 기독교적인 내용을 담는다. 하느님과 천사가 등장하고 그에 따라 살아가야 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는 이야기. "나는 사람을 지탱하는 것이 자신을 보살피는 마음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중략) ... 내가 사람이 되어서도 무사히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나를 걱정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연히 나를 지나가던 사람과 그 아내에게 사랑이 깃들어 있어, 그들이 나를 가없게 여기고 사랑을 베풀어 주었기 때문이다. "...1020p 다섯 편 모두를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타인에 대한 사랑"이다. 나 자신도 사랑해야 하지만 나 홀로서는 살아갈 수 없는 우리들에게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보살필 수 있는 마음이 모여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살아가게끔 돕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남"보다는 "나"가 중요하고 내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아이들에게 아주 큰 교훈이 되지 않을까!
난해하다. 주인공 "나"의 의식과 감정에 온전히 빠져들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나는 유대인도 아니고 그 전쟁을 겪은 세대도 아니며 무엇보다 그들의 역사에 폭넓은 지식을 갖고있지 못하다. 때문에 주인공이 겪는 이러한 심리적 착란 증세와 집착이 이해가 될 듯 하면서도 점점 멀리하고픈 생각만 가득하다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동안의 딜레마였다. 어쩌면 시간의 순서와 전혀 상관없이 주인공의 사유에 따라 진행되는 글의 순서도 한 몫을 한 듯하다. 원인과 결과를 유추하기 전에 또다른 원인이나 사건이 나타나고 때문에 결과를 추론해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 그렇다고 끝까지 의문투성이인 채로 끝나지는 않는다. 결국 독자는 그가 무엇을 고민하고 추구하려 하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이 열린 결말에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제 이야기가 막 시작된 듯한데 툭! 하고 끝내버린 느낌. 고등학교 역사 선생님인 파올은 한 가정을 책임진 가장이다. 하지만 전쟁 고아(홀로코스트 속에서 홀로 살아남은)로 자란 자신의 정체성에 자신이 없다. 파올은 이름조차 몰랐던 부모의 존재를 찾기도 하고 상상도 하면서 자신을 찾아가려 노력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타난 쌍둥이 형의 존재. 그럼에도 왜 지금 그는 홀로일 수밖에 없는 걸까. 편안한 가정도 그에게 위안이 되지 못하고 "역사"에 대해서는 전혀 배우고 싶어하지도 않는 학생들 사이에서 파올은 점점 염증을 느낀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일탈". 그렇게 시작된 그의 연구와 함께 프랑스에서 만난 폴린, 그리고 사진 속에 찍힌 자신과 같은 얼굴을 가진 한 남자. 이 모든 것들은 결국 파올의 정체성과 연결된다. "당신은 태어나서 부모님 얼굴조차 본 적이 없지요. 당신은 고아로 부모님이 수용소 가스실에서 학살당했다는 의식 속에서 성장해왔기에,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돌이키기를 원하고 있는 거예요. "...99p "만약..."이라는 단어는 항상 후회를 남긴다. 조금만 상황이 달랐다면 조금 더 나은 오늘이 있었을텐데... 라는 후회. 파올이 집착하는 루이 16세 가족의 탈출기는 바로 이런 만약이라는 가정 하에 무수히 바뀌게 될 역사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바로 파올 자신의 정체성과 직결된다. 만약 부모님이 살아계셨다면, 친척들이 존재했다면, 형 필립이 살아있다면.... 사진 속의 남자가 정말 필립이었을까. 그저 파올의 착각이었을까. 그 사람이 정말로 형이든 그렇지 않든... 평안과 안정을 줄 가정조차 버릴 정도로 파올에게 중요한 것이었을까. 역사는 이미 일어난 일들이 쌓인 결과이고 때문에 지금의 파올조차 역사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토록 우연을 부정하고 싶었던 한 남자의 처절한 여행이 하편으론 가슴 아프다.
5월 16일부터 22일까지...
이제야 조금 부담이 줄었다.
다른 책이 몰려오기 전에 나만의 책들을 좀 읽어볼까나~?^^
마법천자문 "과학원정대"의 행보가 어디까지 계속될지 정말 궁금하네요. 이번엔 18권 <<백신>>입니다. 과학 5학년 2학기 9단원의 작은 생물과 연계되네요. 최근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바이러스와 새로운 종류의 괴질 등 관심이 있었지만 자세히는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정보도 잔뜩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돼지섬에 이상한 괴질이 발생했어요. 갑자기 고열이 나고 쓰러진 후에 사람들이 좀비처럼 변하는 거죠. 치료(治療)마법도 듣지를 않고 어떻게 생겨나서 어떤 식으로 전염이 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어요. 돼지섬의 저팔계님까지 괴질에 걸리고 급기야 하늘 나라 여러 섬으로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보리선원에까지 방역을 나왔네요. 도대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 괴질을 일으킨 걸까요? 또 손오공과 그의 일당은 악당을 물리치고 사람들을 괴질에서부터 구해낼 수 있을까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아주 비슷하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쉽지 않죠. 이렇게 박스 안에 자세히 설명해주니 어디서든 잘 설명해줄 수 있을 정도로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생물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 부터가 쉽지 않아요. 그럼에도 조금씩 변화하는 환경을 보며 곰팡이라든가 이끼, 세균 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특히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독감을 일으켜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도 해요. 재작년 신종 플루나 오래 전의 스페인 독감 같은 무서운 병은 모두 이런 병원체로부터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책 속의 괴질은 바로 요제프 박사가 만든 이 인플루엔자 요괴와 바이러스 요괴에 의한 괴질이었어요. 요제프 박사가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만든 것들이죠. 그럼 이 바이러스들을 퇴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본문에서는 아직 괴질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면역력을 키우는 "백신"을 먼저 만들기 위해 소피아 박사를 찾아갑니다. 인플루엔자 요괴가 침투(浸透)시키고 바이러스 요괴가 주입(注入)시키는 바이러스를 예방할 백신이죠. 또 푸른곰팡이와의 결합으로 병원체가 죽는 것을 본 소피아 박사가 치료약까지 만들어냅니다. 병이 생기면 치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 때에 예방주사를 잘 맞고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한다면 전혀 문제가 없겠죠. 이 평소의 건강관리는 밖에서 놀다 왔을 때 손, 발을 잘 씻는 것, 날씨에 따라 옷을 잘 입는 것 등도 해당됩니다. 엄마가 하시는 잔소리라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이제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은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는 손오공을 보며 깨닫게 된 점이 있을 거에요.^^ 즐겁고 유익한 손오공의 이야기 19권은 "빙하기"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