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와 피터 팬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 나를 변화시키는 독후행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2
이남석 지음 / 자음과모음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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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언제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심심할 때, 무언가 지식을 얻기 위해서, 카타르시스를 통해 정서, 감정을 순화시키고 싶을 때 등등 거의 모든 문제를 책으로 해결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며 "책을 읽힌다"라는 건 참 어려운 문제로 다가왔다. 나에겐 자연스러운 것이 아이들에겐 스트레스이고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떻게 하면 책을 재미있도록 만들 수 있을까?는 계속해서 고민거리다.

 

<해리 포터와 피터 팬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는 청소년들을 위한 "책을 읽는 방법"을 소개해 주고 있는 책이다. 그냥 눈으로 훑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제대로 읽고 어떤 변화를 겪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그 예로 든 책들을 보면 청소년들이 읽도록 출간된 청소년용 책 보다는 어릴 적 읽었던 그림책에서부터 고전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책들을 아우르고 있다. 책은 나이에 따라 골라 읽는 것이 아니라 자기 수준에 맞춰, 상황에 맞춰 읽는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그림책이라고 무조건 쉽고 유치하기만 할까. 오히려 글자 하나 없고 그림으로만 된 그림책도 성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는 경우가 있으니 청소년들에겐 적절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모두가 알 만한 책을 소개하며 직접 어떤 식으로 읽어야 하는지, 그렇게 읽었을 때 이 책이 어떻게 읽힐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방법도 다양하다. 질문법으로 깊이 읽기,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바꿔 읽기, 배경지식으로 넓게 읽기, 탐정처럼 분석적으로 읽기, 작품 비교로 가치를 발견하는 읽기와 이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읽어내는 방법이다.

 

몇 년간 집중해서 책을 읽다 보니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선 스스로 터득한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기는 정말 힘들다. 사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한쪽으로 치워버린다. 또 다른 책을 들고 읽고 치우고. 그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꽤 됐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정말 어렵다. 작가는 독서의 마지막 과정을 독후행에 두고 있다. 행동으로 옮겨야 진정한 독서가 된다는 것이다.

 

"주인공을 칭찬하고 자신이 새롭게 뭘 느꼈는지 열심히 이야기하는 독후감만 쓴다면 많은 책을 읽어도 정작 자신의 삶이 나아지기는 힘들다. 반면 가슴을 움직이고 새롭게 머리를 채운 것들을 직접 발을 움직여 행동할 때, 많은 책을 읽지 않아도 삶은 달라진다. 독후감이 아닌 독후행을 위한 읽기를 해야 한다. 독후행이야말로 진짜 독서의 완성이다. "...44p

 

아이들에게 몇 년에 한 번씩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책들이 있다. 많은 정신적 성숙을 겪는 아이들이 지금과 2년 후, 또 성인이 된 후에 읽는 그 책이 읽을 때마다 다른 감동과 의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내 경험을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고전과 아이들 책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의미, 내 상황에 특히 더 와닿는 책들이 아이들에게, 그리고 내게도 행동의 변화를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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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의 미스터리한 이방인
마크 트웨인 지음, 오경희 옮김 / 책읽는귀족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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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일 것이다. 동화이지만 그 당시 미국 문화를 잘 보여주면서 아이들의 시선에 담긴 사회 비판을 잘 보여주고 있어 지금까지도 많이 읽히는 고전이다. 동시에 이 작품들의 허점이지만 마크 트웨인의 시선(인디언이나 흑인들에 대한 시선)도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두 작품을 통해 우울함이나 진지함은 크지 않다. 경쾌하면서 "모험"을 통한 공감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접한 <마크 트웨인의 미스터리한 이방인>은 좀 달랐다.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작품인 것은 같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사탄의 조카 사탄으로 인해 진지해지면서 인간에 대한 실망감에 우울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마크 트웨인의 미스터리한 이방인>은 총 네 편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스터리한 이방인>은 중편이기 때문에 책 페이지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우화>, <기만적인 칠면조 사냥>과 <맥귈리엄스 씨 댁의 도난 경보기>는 아주 짧은 단편이다.

 

<미스터리한 이방인>을 읽으며 처음 떠오른 것은 <톨스토이 단편집>이었다. 천사나 예수님, 하느님의 등장을 통해 주인공 자신을 돌아보게 하거나 도깨비, 작은 악마 등의 등장으로 인간 혹은 그들의 어리석음을 비판하는 이야기들 말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훨씬 더 심오하고 철학적이다. 사탄을 통해 인간이 소중히 해 온 가치들이 여지없이 무너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신의 가치관을 돌아보아야 한다.

 

"너는 도덕관념이 뭔지 아니? 그것은 물론 선악을 구별하는 개념이야. 하지만 우엇이 선악인지 선택하는 자유는 모든 개인에게 있어. 그렇다면 도덕관념은 인간에게 대체 무슨 득이 될까? 인간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열에 아홉은 항상 죄를 택하지. 진정으로 모든 죄를 남김없이 없애고 싶다면, 도덕관념을 없애면 깨끗이 해결될 거야. 도덕관념이 없으면 죄는 존재할 수가 없거든. "...82p

 

사탄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는 인간이기에, 너의 말은 괘변이라고,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 뒤에 따르는 사탄의 행동으로 바뀌는 결과와 인간의 운명은 그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나 또한 책 속 주인공 테오도르처럼 어떻게든 인간을 지지하고 변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그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모든 생활이 종교(기독교)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마녀 사냥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 1500년대임에도 불구하고 그때의 인간들이 행하는 짓과 지금이 그렇게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좌절하게 된다. 분명 문명은 발전했고 지금 이 순간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을텐데 말이다. 인간에게 희망이란 없는 걸까?

 

마크 트웨인은 이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떴다. 그가 이 소설을 쓸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면(아내와 딸이 죽고나서) 이렇게나 염세주의적인 작품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그가 사탄을 통해 하고 싶었던 것이 이 모든 게 꿈이라는 것이라면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 몇몇은 선한 마음으로, 아무 사심 없이 착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 몇몇으로 인해 아직은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원컨데, 나 또한 그런 사람이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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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좋아!
프란 프레스톤 개논 글.그림, 이영란 옮김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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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의 고양이가 상반된 표정을 하고 바라보고 있네요. 이 두 마리 고양이는 작가가 키우는 털북숭이 형제 페퍼와 포라고 한대요. 집에서 유일한 고양이였던 페퍼를, 나중에 집으로 오게 된 포가 친하고 싶어한대요. 첫 장에 작가의 등장인물 소개 만으로도 이 책이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가시죠?

 

 

아주 편안한 자세로 잠든 페퍼가 보이네요~ 페퍼는 일요일을 사랑한대요. 아마도 주인이 집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월요일도 장난감 공과 쥐, 털실을 가지고 놀다보면 하루가 가죠.

 

 

 

화요일은 함께 사는 강아지 꼬리를 가지고 장난치며 그럭저럭 보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수요일은, 뭔가 달라졌대요. 집에 변화가 생긴 거죠.

 

 

 

이런~! 혼자 지내는데 익숙해 있던(비록 일주일 중 주인이 없어 혼자 외로운 요일이 있기는 해도요.) 페퍼에겐 날벼락 같은 일이에요.  

 

목요일이 되자 새로 온 포가 페퍼를 쫓아다니며 귀찮게 해요. 하루는 페퍼의 소중한 장난감을 막 가져가는 거에요.

하는 일마다 방해하고 귀찮게 하고, 자꾸 말썽을 일으키는 포를, 페퍼는 참을 수가 없어요.

 

 

그러다 쿵쾅! 물건들이 쏟아지고 포가 놀라죠. 페퍼는 "겁먹지 마"라고 위로하네요. 게다가 이젠 우린 한편이에요~

 

너무나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가 아기자기 움직이는 모습이 참 잘 표현되어 있어요. 바라만 봐도 표정에 감정이 마음으로 쏘옥~! 들어와서 공감이 되는 거에요. 그리고 같이 일요일이 좋아지지요.

 

페퍼와 포의 이야기는 꼭 저희집 아이들 같아요. 오랫동안 외동으로 지내던 큰아이에게 갑자기 동생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큰아이의 반응은, "헐~!"이었어요.ㅋㅋㅋ 정말 오랫동안 혼자였거든요. 그동안 커오면서 동생을 낳아달라거나 어른들이 동생 필요 없냐고 물었을 때에도 당당히 "아니요"라고 대답하던 아이라 조금 걱정이었죠. 동생이 태어나서도 한동안은 사랑을 빼앗겼다고 느꼈는지 다 큰 애가 아기처럼 굴더라고요.(정말이지 12살짜리도 퇴행을 할 줄은 몰랐어요.ㅋㅋ)

 

하지만 1년이 지나고 이제 동생이 말을 좀 알아듣고 자기 의사표현을 할 줄 알게 되자 상황이 좀 바뀌었죠.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랑"이 생긴 거에요. 귀찮기만 하고 말썽만 부리는, 내 부모님의 사랑을 빼앗아간 존재가 아니라 내가 보살펴 주고 함께 나누며 더 줄거울 수 있는 존재가 생겼다는 것을 안 거죠.

 

13살 큰 아이도 동생을 받아들이는데 무려 1년이 넘게 걸렸으니 이제 막 두 살, 세 살 터울로 동생을 보게 되는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그래서 동생에 관한 책들이 참 많겠죠. 페퍼와 포의 이야기는 귀여운 고양이들의 행동을 통해 간접적이면서도 마음에 와닿게 형제의 우애를 그리고 있습니다. 동생에 대해, 엄마가 잘 설명해 주며 함께 책을 읽는다면 동생 받아들일 준비를 잘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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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 빈티지 : 디지털을 버리다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23
린지 레빗 지음, 유수아 옮김 / 내인생의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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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쁜 그림의 표지가 흥미롭다. 딸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자기가 읽어도 되느냐고 묻는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한 것은 한창 핸드폰에 빠져 지내는 딸을 위해서였다. 손에서 좀 내려놓으라는 암묵적인 요구랄까.^^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딸이 이 책을 그런 의도로 받아들일까 싶다. 깊은 주제에 닿기 이전에 연애 이야기에 집중할 것 같아서. 그럼 책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하고 꼭 짚어줘야지. 흠~ 그럼 너무 꼰대 같은 엄마가 되는 걸까나. ㅋ

 

맬러리는 16살이다. 첫 남자친구가 생긴 지 1년이 넘었다. 학교에서나 하교 후에도 거의 붙어지낸다. 함께 숙제를 하고 데이트도 하고. 물론 그 중간중간엔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키스 타임까지. 하지만 맬러리는 학생으로서 지키고 싶은 것들이 있다. 때문에 자꾸 들러붙는 남자친구 제러미의 키스를 피할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이런 나날이 계속 되었다면 맬러리는 그저 그렇고 그런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연히 남친의 인터넷 게임 계정에 접속하게 되고 그 속의 사이버 아내와 제러미의 관계에 충격을 받는다.

 

"한 가지 물음이 귓가에 맴돌았다. 도대체 제러미한테 왜 이런 게 필요했을까? 뒤이어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거센 속삭임이 들려왔다. 나로는 부족한가? 왜지?"...21p

 

사이버 상의 아내와 사랑을 속삭인다는 것이 별 것 아닐 수도 있지만 맬러리는 자신에게는 털어놓지 않는 여러 고민들도 그녀에겐 털어놓았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1년 넘게 사귄 남자친구와의 사랑이 모두 허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자신은 제러미의 허상, 겉모습만 붙잡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래서 결정한다. 이 모든 일이 디지털 세상에서부터 시작되었으니 이제 더이상 디지털에 의지한 삶을 살지 않겠다고. 그녀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90년대 초만 해도 주변에 이렇게 많은 디지털 기기들이 있었던 것 같지 않다. 이제 막 컴퓨터가 보급되기 시작한 때였고 삐삐 정도. 약속이 어긋나면 어긋나는 대로. 오히려 그렇게 기다릴 사람을 배려해 어떻게 해서든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흔적들이 있었다. 지금은 아이들도 핸드폰을 들고 다닌다. 아이팟이나 MP3까지 한 명이 몇 개의 디지털을 사용하는지 모른다. 핸드폰을 하면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운전을 하고, 게임을 하느라 숙제가, 꼭 해야 하는 일들이 자꾸 뒤로 밀린다. 디지털 기기가 없다면 하늘을 바라보고 주변을 바라볼 수 있었을텐데 디지털 기기에 의지하고 의존하느라 그렇게 소중한 것들을 바라보지 못하고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맬러리는 할머니가 자신의 나이와 같았던 1962년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무언가 낭만적이고 훨씬 인간적이며 아무 걱정 없이 신나는 학창시절을 보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할머니가 그 시절 남긴 리스트를 대신 이룸으로서 실연의 상처를, 새로운 자신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결국 내가 리스트로부터 얻길 원하는 건 이해와 공감이었다. 제러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나는 진짜 어떤 사람인지, 할머니가 삶을 어떻게 살아 오셨는지 이 질문 가운데 하나만이라도 답을 얻게 된다면 리스트에 매달릴 이유로는 충분했다."...150p

 

엄청난 고통을 이겨나가는 맬러리를 통해 우리와 참 많이 다른 문화들이 의식되었다. 나 스스로 독립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주는 가족, 친구들의 위로가 말이다. 내 딸이 이런 16살을 통과하고 있다면 난 조금 뒤에서 든든히 의지가 되어줄 수 있을까.

 

"얘야, 십 대로 살아가는 건 언제나 힘들단다."...153p

"뭔가 적극적인 행동을 하란 말이지. 배움은 위임이 아니라 참여를 통해 이뤄지는 법이야."...154p

 

어른이 되기 위해 거쳐가야 하는 과정이 있다. 이 과정을 어떻게 지나느냐는 중요하다. 맬러리는 스스로 정한 원칙과 주변의 도움으로 하나씩 성장해 나아간다. 하나의 목표를 정하고 그것들을 수행해 나아가며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기들을 완전히 배제하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디지털 사이에서 중심 잃지 않기. 내가 먼저 바로 서면 디지털 기기들은 나를 도와주는 것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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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섬 이야기 - 세계화는 지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ㅣ 내인생의책 그림책 61
오진희 글, 엄정원 그림 / 내인생의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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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섬"이라는 예쁜 섬 이름과는 달리 표지는 폐허 잔해를 연상시키는 어두침침하고 우울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제목 위 소제목이 "세계화는 지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라고 속 깊은 뜻을 가지고 있네요. 아마도 이 그림책은 유아들을 위한 그림책이 아니라 좀 더 큰 저학년부터 어른들까지 읽어야 하는 그림책인 것 같습니다.

 

시작은 바다 저 멀리 하나의 섬을 어렴풋이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우리 모두가 사랑했던 아름다운 섬에 대한 이야기야."라는 글귀로부터요.

 

 

이 섬은 "작은 동물들이 모두 함께 나누며 사는 모두섬"입니다. 여기저기 새들이 지저귀고 열매는 익어 또르르 떨어지며 시냇물은 졸졸졸 흐르는, 어쩌면 우리 모두가 휴식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 그대로의 섬인 것 같아요.

 

 

사계절 내내 여기저기서 아름다운 꽃이 피고 작은 동물들이 평화롭게 오고가는, 정말 아름답고 모두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섬이죠.

 

 

어느 날, "모두섬이 생긴 뒤로 가장 많은 손님들이 한꺼번에" 섬에 내립니다. 이들은 내리자마자 이곳저곳을 살펴보고 연구했죠. 모두섬 사람들은 이 낯선 손님들에게 식사를 대접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의논을 했어요. 하지만 이 낯선 이들은 자신들이 가져온 문명식품이라는 것만 먹었죠. 그리고 어느날, 이들은 모두섬 어른들을 초대합니다. 자신들이 먹는 노랑보숭이는 전세계 모두가 먹는 문명식품으로 만들 수 있으니 이 노랑보숭이를 심고 부자가 되라고요.

 

"도대체 왜 숲과 풀밭을 없애고 노랑보숭인지 노랑보퉁인지를 힘들게 심어야 하지요? 우리는 지금도 충분히 행복한데요."

 

 

하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기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해 노랑보숭이가 조금 심겨졌어요. 이 노랑보숭이는 모두섬의 풍부한 영양분을 먹고 탐스러운 열매로 자랐답니다. 열매를 베어 물자 달큰한 물이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갔어요.

 

 

낯선 이들은 이 노랑보숭이를 비싼 값에 사주고 아주 친절하게 대해 주었지요. 그리고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문명식품이나 한겨울 눈이 올 때도 발이 젖지 않는 뒷다리장화나 부드럽고 달콤한 얼음죽이나 한 모금 마시면 신기루가 보이는 랄랄라물 같은 것을 잔뜩 주고" 갔지요. 모두섬에는 노랑보숭이 재배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모두섬 주민들은 노랑보숭이를 팔아 문명식품에 빠지기 시작했어요. 모두섬은 숲과 풀밭이 점점 사라지고 노랑보숭이 밭으로 가득하게 되었어요.

 

 

모두섬은 괜찮을까요? 모두섬을 평화롭게 지켜주던 숲과 풀밭 없이 말이에요. 숲 속 생태계를 유지하던 작은 곤충들도, 작은 동물들도 떠나버리면 모두섬 주민들도 살기 힘들텐데 말이죠.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장면이 몇몇 있었어요. 산업혁명 후 인간들이 편해지기 위해 베어낸 나무들, 공장을 짓기 위해서, 철도를 깔기 위해서 베어낸 수많은 숲이 있지요. 어느 정도 개발된 선진국들은 좀 더 비옥한 땅을 찾아,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더 많은 숲을 자기네 땅으로 만들고 또 베어냈죠. 과거의 일 뿐일까요? 지금도 후진국에선 잘 사는 나라를 위해 나무를 베어내고 있을지도 모르죠.

 

 

책의 마지막 말에 참 마음이 아팠어요.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서요. 잘못된 선택에 모두섬의 행복은 모두 사라졌죠. 당장 눈 앞의 이익을 위해서, 편안함을 위해서 선택한 결정이었기 때문이에요.

 

다시 한 번 소제목에 눈이 갑니다.

 

"세계화는 지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세계화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나만 잘 살지 않고 저 먼 곳에 사는 다른 사람들까지 생각하며 미래로 나아간다면 훌륭한 세계화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두 다 같이 숲을 없애고 풀밭을 없애면서 망해가는 세계화라면 옳지 못하겠지요. 봄이 되면 황사가 불고, 미세먼지의 공격에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가 되어버린 지금, <모두섬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큰 울림이 되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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