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 탐정 레베카 3 : 의문의 마젤란 실종 사건 ㅣ 아홉 살 탐정 레베카 3
PJ 라이언 지음, 토리아트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최근 초등생 아이들, 특히 저학년 책들을 보면 교훈이나 감동을 주는 순수 창작 동화보다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미스테리, 추리, 사건 등을 다룬 책들이 많아 보인다. 융통성 없는 엄마이자 독서 논술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흥미만 유발하는 책은 좀 아니지 않나...하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 왔다. 하지만 아이들은 점점 더 책을 읽지 않고 처음 지식 만화가 아이들을 장악했을 때처럼 새로 출간되는 책 대부분이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다 보니 이젠 그 속에서도 보석 같은 책을 골라 아이들에게 읽히게 된다. 영상과 온라인이 더 익숙한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책을 읽혀 올바른 사고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아홉 살 탐정 레베카>는 탐정 추리 동화로 시리즈물이다. 현재 "마젤란 실종 사건"인 3권까지 출간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나올 예정인 듯하다. 레베카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선명하고 예쁜 일러스트가 아닐까 싶다. 이런 책을 고를 때 최우선되는 것은 아이들 본인의 취향이다. 무서운 것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을 것이고 예쁘고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할 수도 있다. <아홉 살 탐정 레베카>는 딱 9살 수준의 여자 아이들 수준의 책이다. 과해서 너무 무섭거나 너무 큰 사건을 다루는 것도 아니고 9살 아이가 겪을 법한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추리해 나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원색적이고 귀염뽀짝한 일러스트도 한몫한다. 




엄마는 '스파이 활동'이라고 부르고, 아빠는 '남의 일 참견'이라고 부르는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일", "사건 발견"을 좋아하는 레베카는 9살이다. 증거를 수집하고 수수께끼를 풀기 좋아하는 레베카는 주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는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외롭고 서글픈...(81p) 기분이 들기도 하는 아이이다. 그런 레베카에게 단짝 친구 마우스에게 전화가 온다. 자신이 기르는 생쥐 한 마리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사건을 접수하고 마우스네 집으로 달려가는 레베카는 사건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글자만 씌여있는 것도 아니고 페이지 중간중간 만화 식으로 일러스트가 들어간 것도 좋은데, 레베카 시리즈에는 이렇게 중간 퀴즈 풀기 페이지도 함께 있다. 다른 그림 찾기나 미로 찾기,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우리가 어릴 때 한창 하고 놀았을 것 같은 퀴즈 페이지이다. 이런 페이지들이 책을 읽는 내내 방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흥미를 유발한다. 아마도 스토리와 잘 연결된 퀴즈이기 때문인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그래서 도대체 레베카가 뭘 해결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처음부터 다시 차근차근 읽어보면 레베카는 아주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고 하나씩 생각해 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은 되지 못했을지라도 우리가 아주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음으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처음 용의자였던 야옹군이 레베카의 따뜻한 마음으로 이제 함께 살게 되었다. 그저 불쌍해서가 아니라 서로 돕기 위해, 그리고 반려 동물로 받아들이기 전에 생각해 보아야 할 점들을 부모님께서 잘 지적해 주는 부분도 참 좋았다. 이렇게 한 가족이 된 레베카와 야옹군이 다음 편에선 어떤 활약을 펼칠지 무척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가로세로 낱말퍼즐 2-2 - 2학년이 꼭 알아야 할 ㅣ 가로세로 낱말퍼즐
그루터기 지음 / 스쿨존(굿인포메이션)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이 책을 봤을 때에는 직업적 호기심 때문에 관심이 갔다. 매일 수업하면서 점점 어휘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좀더 재미있게 어휘를 알려줄 수 있을까 싶어서. 하지만 이 책은 우리 둘째가 먼저 봤다. 이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둘째는, 언니만큼 책을 열심히 읽지는 않지만 하루 종일 거의 뉴스를 보는 엄마와 이야기만 시작하면 논쟁으로 이어지는 언니 덕분에 짱짱한 말발을 지니고 있다. 그러니 저절로 키워진 어휘력으로 2학년 언니들 것도 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엄마의 욕심으로. 


...하고 페이지를 펼쳤다가 깜놀~! 2학년 용인데 꽤...아니 엄청 어렵다. 원래 어휘란 것이 정의로 풀어놓으면 더 어렵긴 하지만... 원래 2학년 수준이 이렇게 어려웠나? <일러두기>를 찬찬히 읽어보니 여기 나오는 단어들은 모두 2학년 2학기 교과서 속 단어들을 선별했다고 한다. 또 일상 생활에서 알아둬야 할 생활 낱말도 담았다고. 아마 내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낱말들은 교과서 속 단어들이었나보다. 이러니 교과서를 꼼꼼히 공부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엄청 쌓여서 그때서야 어휘력을 늘리려고 해봤자 아이만 너무 힘들다.공부는 그때 그때 바로 해야 한다는 교훈을 이렇게 또 얻는다. 




제목 그대로 책은 가로세로 낱말 퍼즐을 담고 있다. 총 8주로 나뉘어져 있고 1주에 5일 한 장씩 풀도록 되어있다. 매일 풀지 못하더라도 1학기 동안 충분히 끝낼 수 있는 분량이다. 우선 많지 않아서 아이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양이 아니라 좋다. 




또 이렇게 5일치가 끝나면 <놀이터>라는 페이지가 나오고 복습처럼 재미있게 한 번 더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7살 둘째에게 직접 푸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아서 읽어서 문제를 내 본다. 좀더 깊은 지식이 있어야 하는 낱말(학교에서 배우거나 지식 책을 읽어서 알아야 하는)을 제외하곤 곧잘 맞춘다. 진짜 잘한다고 칭찬해주니 으쓱~~! 신나서 또 내보라고 난리다. 물론 가끔 모르는 낱말도 나오지만 그땐 다양한 예시를 들어서 힌트를 준다. 그렇게 알았던 낱말은 한 번 더 확인하고 몰랐던 낱말들은 알아간다. 


매일 꾸준히 하고 복습도 하면 효과가 클 것 같다. 어휘력이라는 것은 어느 한순간에 느는 것이 아니기에 꾸준히 책을 읽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쌓아야 한다. 일상 생활에선 한정된 단어로만 대화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교과서 속 단어를 기본으로 하고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하는 낱말들도 추가했기 때문에 이 한 권만 꼼꼼하게 공부하면 정말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
김선지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겉표지부터 눈을 사로잡는다. 강렬한 푸른색의 초상화와 빨강 띠지 같은 강렬한 속지에 그만큼 강렬한 문구가 씌어져 있고 마지막으로 노란 속지가 살짝 비친다. 그야말로 강렬하다. 의도적으로 속지와 표지 길이 차이를 둔 것도 무척 아름답게 느껴진다. 책은 제목 그대로 그동안의 미술사에서 능력과 재능이 충분함을 이미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잊혀지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 미술사들을 소개한다. 1부는 "가부장 수레바퀴 아래에서 예술혼을 불태우다.", 2부는 "편견과 억압을 담대한 희망으로 바꾸다.", 3부는 "경계를 넘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다"로 구성되어 있지만 3부를 제외하곤 특별히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 책 속 여성 화가들은 모두 힘든 역사 속에서 홀로 싸우며 맞선이들이기 때문이다. 


"여성 화가들은 미술사에서 오랫동안 배제되고 소외되어 왔다. 린다 노클린이 지적했듯 오랜 가부장 사회가 만든 성차별적 가치관 때문이다."...10p


사실 생각해 보면 이 성차별적 가치관은 어쩌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아주 옛날인 중세에는 얼마나 더했을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자신을 굽히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온 여성 화가들의 이야기 한 편 한 편이 정말이지 감동적이다. 


대부분의 여성 화가들은 어쩌면 지금의 여성들처럼 결혼과 동시에 가정에 충실함을 요구하는 사회로 인해 자신의 재능과 정체성을 숨겨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가 하면 몇몇은 아버지의 재능을 대신하기 위해 이용되고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일생을 끝내기도 했다. 훌륭한 아버지들도 있다. 어릴 때부터 딸의 재능을 알아채고 적극적으로 미술 교육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거나 직접 가르치기도 하는 등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은 또다른 남성 중심의 미술 사회에서 아무리 자신을 내보여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험을 할 수밖에 없었다. 여성은 진실로 훌륭한 작품을 창작할 수 없다고, 회화와 조각은 남성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때문에 여성은 자수나 공예, 수채화에 적합하다는 고정관념에 말이다. 


일찍부터 곤충에 집중하고 그 곤충을 과학자와 화가로서 적절한 눈으로 그려낸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의 이야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재능을 알아본 친아버지와 인정해준 의붓아버지의 도움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숙주와 변태 등이 모두 담긴 그녀만의 걸작을 만들어낸다. 3부를 장식한 여성 화가들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단지 회화에 머물지 않고 종이 오리기나 직물 디자인, 패션 디자인과 실내 디자인, 정원 디자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해 버리는 사회 속에서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낸 이들이 정말 대단해 보인다.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한 권에 담겼기에 이 인물들의 인름이나 이야기가 모두 기억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읽는 내내 감동했고 이 책 한 권 자체로 가슴에 와닿았다. 이 많은 인물들 중 내가 아는 이름이 단 하나였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지 모른다. 앞으론 제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껴지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오즈의 마법사 ㅣ Art & Classic 시리즈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제딧 그림, 김난령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쁜 일러스트의 표지를 처음 본 건, 드라마 "더 킹"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다. 예전에 인디고 시리즈가 나올 때 열광하며 한 권 한 권 모으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시리즈라는 걸 <오즈의 마법사>도 출간되며 알았다. RHK 출판사의 Art & Classic 시리즈.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고전을 엮은 아름다운 시리즈이다. <오즈의 마법사>는 몽환적인 감성을 잘 살려낸 제딧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으로 등장인물들의 감성과 사랑스러움이 잘 드러난다. 




아름다운 책을 읽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특히 <오즈의 마법사>는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수준 정도의 책만 읽었기에 뭔가 더 많이 채워지는 듯한 느낌으로 아주 즐겁게 읽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동안 내가 읽었던 짧은 편집본 책과 내용이 어떻게 다른지, 어느 부분이 더 채워지는지 비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짧은 책도 나쁘지 않았지만 확실히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내면을 잘 알 수 있어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누구나 다 기억하듯이 <오즈의 마법사>는 도로시가 사는 캔자스에 폭풍이 휘몰아치며 시작된다. 이 느닷없는 회오리로 인해 도로시는 집과 함께 멀리 날아가게 되고 낯선 곳에 떨어진다. 운이 좋게도 나쁜 동쪽 마녀 위로 집이 떨어지게 되고 도로시는 이 낯선 곳에서 더욱 낯선 먼치킨들의 환영을 받으며 조금은 위로받는다. 그리고 자신의 집이 있던 캔자스로 돌아가기 위해 멀고 먼 여행을 떠난다. 


그 여정 속에서 도로시는 허수아비를, 양철 나무꾼을, 겁쟁이 사자를 만나고 함께 위대한 마법사 오즈에게 각자의 소원을 빌기 위해 떠난다. 각자가 자신에게 있었으면 하는 것들이 모두 다르다. 허수아비는 자신의 몸이 짚으로 채워졌기에 지혜를 담을 수 있는 뇌를 원했고, 양철 나무꾼은 인간이었을 때 사랑을 했던 자신을 되찾기 위해 심장을 원한다. 사자는 동물의 왕이지만 모든 상황에서 용기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도로시 또한 주위 사람들이 좋아하고 함께 있어달라고 해도 자신의 집으로 가길 원한다. 하지만 이들이 함께 하는 여정 속에서 사실 이미 그들이 그것들을 갖췄음을 독자들은 알게 된다. 그럼에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과 각 상황에서 서로를 돕고 약한 자들을 돕는 이들을 보며 감동받는다. 






"난 늘 내가 아주 크고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꽃처럼 작은 식물 때문에 죽을 뻔하고 들쥐처럼 작은 동물 덕분에 살아났네."...123p

"자넨 뇌가 따로 필요 없어. 날마다 새로운 걸 배우고 있으니까. ...(중략)... 지혜는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야."...226p




가장 최근에 본 <오즈의 마법사>는 둘째와 함께 봤던 애니메이션 "오즈의 마법사"였다. 지금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니 그 오즈의 마법사와 그 뒷이야기 모두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책과 거의 다를 바가 없어 아직은 어려서 긴 책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도 이 원래의 이야기를 기억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으로 느낄 수 있었던 건 재미와 함께 위험을 헤쳐나가는 협동 정도였다. 책을 한 줄 한 줄 읽다보니 <오즈의 마법사>에는 인생이 담겼다. 각자 원하는 것이 다르더라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어떤 상황에서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지혜와 마음과 용기. 때론 절대 이루지 못할 것 같은 일이라도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간 이룰 수 있다는 기다림과 노력까지. 


고전이 계속해서 읽히는 이유일 것이다. 거기에 아름다운 일러스트는 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윤동주의 문장
윤동주 지음, 임채성 엮음 / 홍재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학교 고학년, 다른 친구들이 "서시"를 외고,"별 헤는 밤"이 제일 좋다며 이야기를 할 때 나는 "길"을 외고 다녔다. 어쩌면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허세일 수도 있지만 그땐 그 시가 그저 내 마음에 콕 들어와 박혔다. 정확하게 왜 좋은지도 몰랐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왠지 눈물이 날 것도 같고 가슴이 울렁거렸다. 나중에 다시 그 시를 만나니 어쩌면 막 사춘기를 시작했을 나에게 "길"처럼, 나 자신처럼 보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내가 받아들인 "길"이다. 그 외 다른 시들이 내게 특별히 와닿거나 하진 않는다. 하지만 "윤동주"라는 인물에 대해선 항상 안타까움과 애정이 함께 생긴다. 


<마사코의 질문>이라는 동화집에는 윤동주를 암시하는 듯한 인물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그 작품을 읽다 보면 더욱 그렇다. 고향 땅, 고국을 그리워하는 젊은 시인은 차가운 감방에서 일제의 실험 대상이 되어 스러진다. 그 이미지가 워낙 강렬해서인지 내게 윤동주는 뭔가 안타까운, 애잔한 대상이다. 


<윤동주의 문장>은 아주 짧은 생을 살다 간 윤동주가 쓴 모든 문장을 담은 책이다. 우리는 당연하게 윤동주를 시인으로서만 알고 있는데, 이 책에는 그가 쓴 시가 시기순으로 실려있고, 전혀 의외일 것 같은 동시와 몇 편 되지 않은 수필, 윤동주를 사랑했던 주변인들의 글도 함께 실려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엮은 "임채성"작가의 설명이 곁들여져 아주 특별한 책이 되었다. 


내게도 윤동주의 책이 몇 권 있다. 대부분 거의 같은 내용을 담은 시집인데 그러다보니 거의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표지가 예뻐서, 시간이 흘러서 다시 구입했던 책이다. 그런데 <윤동주의 문장>은 다르다. 우선 육필 원고에 씌어져 있다는 날짜가 제목 아래 적혀있다. 엮은 이의 설명이 곁들여지다 보니 마치 윤동주의 생애를 함께 읽고 있는 듯하다. 


단점은 내가 "길"을 내 입장에서 해석했듯 자유롭게 읽는 이의 관점으로 감상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시인의 시간적, 공간적 배경에 따라 해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이 <윤동주의 문장>을 통해 제대로 한 번은 윤동주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은 최대 강점이다. 뒷편의 동시를 통해서도 윤동주의 순수함이나 감수성을 엿볼 수 있고 그의 수필을 통해서도 시인을 엿볼 수 있다. 그렇게 한 권을 읽고 나니 어쩌면 시인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인물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처럼 유명한 시들만 모아놓은 시집이 아닌, 온전히 윤동주의 모든 글이 담긴 책을 읽어 가득 채워진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