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관람차 살림 펀픽션 2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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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조금은 어수룩한 야쿠자 똘마니 다이지로가 엉뚱한 상황에서 "니나"에게 관람차 데이트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이 책의 서장 <일주일 전>이다. 그렇게 시작한 제 1장 대관람차의 일러스트는 참으로 많은 것을 보여준다. 소설 책을 읽으며 이렇게 일러스트에 집착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 ㅋ  일러스트가 이 책의 개요를 참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책을 읽어가며 내 나름의 상상을 덧붙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일요일, 한낮... 편안한 휴일을 즐기던 관광객들이 탄 대관람차가 갑자기 멈춘다. 모두 예순 대의 캐빈이 있는 이 대관람차에는 가족 동반도 있었으니 잘하면 150여명의 사람들이 좁고 높은 공간에 갇혀 있는 것이다. 이 대관람차가 멈추게 된 이유는 다름아닌 몸값 6억엔을 요구하는 납치범의 소행! 이야기는 그림에서도 보여주듯이 이 대관람차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는 17호 가족과 18호 다이지로와 니나, 19호 소매치기 일당과 20호 이별 해결사를 통해 전개된다. 이들은 각각 자신들의 사정에 따라 반응하는데,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서로 얽혀있다. 20호 이별 해결사는 17호의 부부를 이별시키기 위해 미행했던 것이다. 그리고 19호에선 한 사람이 죽는다. 여기까지가 바로 제 1장의 이야기.

제 2장에서는 세 명의 회상을 통해 10년 전, 5년 전, 반년 전의 이야기까지가 전개된다. 이 관람차와 '니나'를 납치한 사람은 바로 다이지로. 이 장에서는 다이지로가 왜, 어떻게 이런 계획을 세웠는지가 밝혀진다. 사건은 10년 전부터... 꼬이고 꼬여 있다. 한 사건이 다른 사건을 일으키고, 그 사건이 다음 사건을 일으켰다. 마치 도미노처럼. 그당시 어린 형제였던 아이들은 복수를 다짐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것을 잊고 새출발하기"이겠지만...

"잊어버리기. 아사코의 말이 옳다. 증오를 품고 살면 사람은 행복해질 수 없다. 잊어버리기. 그것은 다시 말해서 모든 것을 용서한다는 뜻이다. 자신의 인생을 망친 인간까지도 용서할 수 있어야 비로소 사람은 성장할 수 있다."...233p

하지만 자신의 대부분을 어떤 한 사람때문에 잃었다면 어떻게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을까. 게다가 그 사람은 계속해서 악행을 거듭하고 있다면... 절대 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다이지로는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상황에서 그 사람에게 가장 크게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멋지게 복수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의 복수는 정말 멋들어진다!!!

전혀 불가능해 보이리라 생각되었던 이 백주대낮의 관람차 납치 사건은 마치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하나하나 맞물리며 멋진 결말을 맺는다. 조금은 애석하지만 정말로 통쾌한 복수극에 긴장되었던 내 몸도 확~ 풀리는 게 느껴진다. 끝까지 로맨티스트였던 다이지로가 그래서 멋지다. 

'어떤 순간이든 로맨틱하게 살아.' ....361p

한 인간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고, 얼마나 많은 이들이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도 보았다. 부자는 아니었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했던 한 가정이 다른 한 가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읽었다. 기노시타 한타의 작품은 처음이었는데 첫느낌이 참 좋다. 그의 다른 '악몽' 시리즈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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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바둑이 책귀신 3
이상배 지음,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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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귀신 시리즈 <책 읽는 도깨비>와 <책귀신 세종대왕>에 이어 제 3편 <<책 읽어주는 바둑이>>가 나왔다. 
그야말로... "밥보다 맛있는 책읽기의 재미와 마법을 알려주는" 시리즈이다. 
이번 <<책 읽어주는 바둑이>>에는 공부도 안 하고, 책 읽는 것은 싫어하면서 하루종일 게임만 하고 잠자는 것만 좋아하는 초등학교 3학년생 철수가 등장한다.
우리 주위의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잘 표현하고 있다.
제목에서부터 등장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바둑이’는 철수의 가장 친한 친구이며 그런 친구를 위해 직접 책을 읽어주기까지하는 기특한 강아지이다. 

책과 공부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근거리고 깨어 있는 동안에는 ’게임’ 생각만 가득한 우리의 아이들을 대표하는 철수는 책을 베개로만 사용할 정도이다. 
바둑이와 산책할 때 만난 같은 반 친구 만복이가 손에 든 책이 궁금하기는 해도 읽고싶지는 않은 철수.
그러더니 결국, 망태 귀신에게 잡혀간다.
철수가 잡혀간 곳은 "책책책"으로 둘러싸인 온갖 것이 책으로 만들어진 집.
망태 귀신에게 잡혀 큰 벌을 받을 줄 알았던 아이들은 ’무엇을 하든 맘대로 놀거라.’라는 망태 할아버지의 말에 안심하고 마음껏 놀기 시작한다.
하지만 노는 것도 한계가 있다.
실컷 놀다 지친 아이들은 그 집에 지천으로 깔려있는 책들에게 조금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책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잠만 자는 우리의 철수!^^
계속되는 꿈에서 철수는 책을 많이 읽는 만복이가 아는 것도 무척 많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하고, 책 읽어주는 바둑이가 미처 끝내지 못한 책이 궁금해서 책을 조금씩 읽기 시작한다.

무섭기로 소문난 망태 할아버지의 태도도 눈여겨볼 만하다.
망태 할아버지는 책을 읽으라고 다그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책을 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놓고 실컷 놀다 지쳐 책을 들을 때까지 기다려 주시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게 적절한 보상을 걸기도 하고, 이야기를 듣는 대신 직접 읽어보라고 책 읽는 재미를 간접적으로 알려주시기도 한다.

책 속엔 다양한 지식이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다는 사실을... 직접 읽어보고 느껴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가 없다.
아이들은 읽어보지도 않고 지레 책이란 재미 없는 것이라고, 책 속에 어떤 지혜와 어떤 재미를 느껴야 하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책 읽어주는 바둑이>>는 그런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잘 대변하고 있다.
또한 책에 푹~ 빠져드는 과정을 철수를 통해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철수와 같은 아이들도 다양한 책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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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듣기능력이 평생성적을 좌우한다>을 리뷰해주세요.
초등 듣기능력이 평생성적을 좌우한다
김명미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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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독서"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간접 경험을 대신한다는 근원적인 장점을 제외하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라도 조금 더 어릴 때부터 시작한 독서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이제 모르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읽는다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만큼 좋은 내용을 얼마나 잘 읽히느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아이가 책을 많이 읽고 그만큼 말을 잘하는 것이 부모들 사이의 자랑거리가 될 만큼 말이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우리 아이가, 그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만큼 책을 많이 읽어주었고, 읽고 있고... 그만큼 뛰어난 어휘력을 자랑하며 말발을 세우고 있는 지금, 난 미래에 대해 안심하고 자랑스러워 하고 있었다.

그런데, "듣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생물학적으로 귀에 이상이 있어 못 듣는 아이가 아니라면 들리는 온갖 소리들을 듣지 못한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듣기는 엄밀히 말해 듣기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신체적인 듣기, 즉 '들리기'일 뿐 '듣기'는 아니다. "...125p

그렇다. 그냥 귀로 흘러들어오는 소리를 듣는 것은 정말로 듣고 이해했다는 것과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그 많은 정보를 담고 들려오는 소리들 중 정말로 이해하고 기억해야 할 것을 정리해 머리속으로 저장하는 것까지를 진짜 "듣는다"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 듣기 능력을 얼마나 소홀이 하고 있었단 말인가! 

"정확하게 말하면 '듣기능력'이란 배경 지식을 동원하여 받아들인 정보를 이해, 해석, 종합하여 자신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고도의 추상적 이해능력이다. 또한 올바른 듣기를 위해서는 충분한 어휘력과 배경 지식을 갖추어야 하며, 상대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마음가짐과 태도를 지녀야 한다."...37p

듣기는 들었는데 무슨 말이지 모르고, 집중하지 못해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며, 종종 딴소리를 하거나 분명히 말했음에도 들은 적이 없다고 우기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이 단순히 집중을 못하거나 예의가 없어서가 아닌... '듣기능력'이 떨어져서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아이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생겼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부모 마음대로 오해하지 않고 올바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부터가 아이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테니 말이다.

<<초등 듣기능력이 평생성적을 좌우한다>>는 듣기능력을 길러주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풍부한 배경 지식을 쌓아주고 미리 내용을 예측해보게 하는 등, 조금씩 아이의 듣기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대략적인 개요 외에도 과목별 듣는 법과 각 학년별 지도법, 아이 유형별 듣기 문제 해결법 등을 소개하고 있어 아이와 부모가 함께 문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게 한다. 

듣는다는 것은 조금이라도 아는 것이 있어야 더 잘 관심을 갖고 듣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풍부한 배경 지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이 배경 지식에는 또다시 "독서"가 빠질 수 없다. 많은 체험과 함께 역시나 많은 독서를 할수록 기반이 되는 지식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려서부터 많은 책들을 읽어주며 목도 아프고, 귀찮아져서 언제쯤 혼자 책을 읽을까...하고 생각했던 적이 많았다. 최근에야 혼자서 열심히 책을 읽기 시작한 아이를 옆에 두고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조금 미안해졌다. 나는 아이의 말을 열심히 들어줬던가... 혹시 책을 읽어주며 귀찮은 티를 팍팍 내지는 않았나...하는 생각에 말이다. 아이의 듣는 습관도 부모의 습관을 닮으리란 건 물 보듯 뻔하다. 종종 아이가 딴소리를 하고, 제대로 대답하지 않은 것에 화를 내곤 했는데, 그것이 내 탓인 것만 같다. 잘 듣는 아이를 위해 잘 들어주는 부모가 먼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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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7일부터 2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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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 feed
M. T. 앤더슨 지음, 조현업 옮김 / 지양어린이 / 2009년 5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2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09년 08월 21일에 저장

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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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앙드레 지드 지음, 이충훈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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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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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집에 있을걸- 떠나본 자만이 만끽할 수 있는 멋진 후회
케르스틴 기어 지음, 서유리 옮김 / 예담 / 2009년 7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09년 08월 16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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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나라, 켈름>을 리뷰해주세요.
바보들의 나라, 켈름 -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아이작 싱어의 유쾌한 고전 동화
아이작 B. 싱어 지음, 강미경 옮김, 유리 슐레비츠 그림 / 두레아이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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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의 나라, 켈름>>은 이디시 어(헤브라이 어, 게르만 어, 슬라브 어가 버무려진 중세 이래 유대인 언어)로 소설과 평론을 써서 1978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아이작 B. 싱어의 작품이다. 
그냥... 가벼운 아이들 동화책 정도로 생각하고 읽었다가 깜짝! 놀랐다.
바보들의 나라... 정말 바보같은 인물들만 사는 그 나라 켈름은... 바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우리 모습과 너무나 닮아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켈름이라는 나라가 탄생하게 된 그 태초의 이야기부터 심상치가 않다.
"신앙심이 두터운 사람들은 하느님이 "켈름을 있게 하라."라고 말해서 켈름이 생겨났다고 믿었다. 하지만 학자들 대부분은 화산이 폭발한 결과로 마을이 생겨났다고 주장했다."...9p
동화책 처음 3페이지 정도는 우리의 고대 역사를 읽는 듯하다. 
그리고... 문명화 된 켈름 주민들은 "위기"라는 말이 생겨나자 자신들에게 위기가 닥쳤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켈름 최초의 현자이자 통치자인 황소 그로남이 다섯 명의 현자로 이루어진 위원회를 소집한다. 
얼뜨기, 얼간이, 바보, 빙충이, 멍청이... 라는 정말 바보스러운 이름들을 가진 이 현자들은 주민 대부분이 먹을 빵이 부족하고 헐벗은 데다 감기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이레 낮과 밤을 꼬박 생각했는데도 이들에겐 신통한 해결책이 없다.
정말 바보같은 이야기들 뿐... (그런데 이들이 내놓은 해결책들은... 마치 주먹구구식 우리의 국회 모습을 보는 듯하다.. 하...하...)
다시 며칠을 생각해보자는 현자들의 의견을 뒤로 하고 황소 그로남이 내놓은 해결책은 바로 ... 전쟁!이다.

전쟁에서 대패하고 반란 세력에 의해 쿠데타가 일어나고, 이들 또한 정책에 실패해 도둑들에게 정권을 빼앗기고... 다시 황소 그로남에게 돌아온 정권에 보다못한 그로남의 아내 옌테 페샤가 이끄는 여성당이 정부를 맡아 운영한다.
어떤 한 정권이 실패했을 때 반대되는 안을 내놓은 사람들이 정부를 차지하고, 계속해서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는 켈름이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정말 답답하다.
너무나.. 우리의 이야기와 똑같지 않은가.
온 세계 사람들이 얕보는 "바보들의 나라, 켈름"과 말이다.

마지막까지... 낙관주의자인 그로남의 마지막 말은 또한, 걸작이다.
"우리는 세상을 정복하길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의 지혜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길 바랄 뿐입니다. 미래는 밝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온 세상이 위대한 켈름의 기치 아래 하나로 통합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69p

정말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밝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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