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 보물창고 47
루이스 캐럴 지음, 황윤영 옮김, 존 테니얼 그림 / 보물창고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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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예쁜 그림책에서부터 일러스트가 좋아 가지고 있는 소장용 책까지 모두 세 권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있다. 크기에서부터 일러스트와 두께까지 모두 다르다. 다른 책들이라면 이렇게 보기에 다르다고 그 안의 내용까지 다르지는 않을텐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만큼은 굉장히 다르게 느껴진다. 매번 손에 쥘 때마다 즐겁고 재미있게 읽지만 다음에 또 읽을 때에는 마치 전혀 다른 책을 읽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말이다. 그건 이 세 권의 책이 달라서가 아니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자체가 갖는 특징이 아닐까 싶다.

 

언니 옆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앨리스 앞에 나타난 토끼 한 마리. 우연히 쫓아가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신기하고 이상한 모험을 하게 되는 앨리스의 이야기는 단 한 순간도 쉴 틈을 주지 않고 우리를 그야말로 이상한, 나라로 안내한다. 어떤 음식을 먹을 때마다 몸이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고 그럴 때마다 두려움에 떨며 어쩔 줄을 몰라하기보다는 새로운 모험을 찾아 당당하게 행동하는 앨리스를 보면, 아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모험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앨리스가 만나는 모든 동물 혹은 무생물(카드들)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대화를 하는데 이 또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원어가 주는 말놀이의 재미를, 원서로 읽지 못하는 우리로서는 아무래도 그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번역자의 재치와 유머로 약간은 그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기들에서부터 틈만 나면 재미난 유행어를 만들어내어 마치 교가처럼 외치고 다니는 초등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말놀이는 아이들의 주요한 놀이감이고 그런 말놀이를 그저 "재미"만을 위해 만들었다는 이 동화책을 통해 맛볼 수 있다.

 

"애들이란! 찾기만 한다면 모든 것에는 교훈이 있기 마련이야."...127p

 

지금도 동화책은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더 많이 존재하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오직 "재미"만을 주기 위해 쓰여졌다고 한다. 공작부인의 저 대사는 오히려 공작부인을 비꼬는 역할을 하며 어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 앨리스의 언니는 자신의 어린 동생이 장차 자라서 어떤 여인이 될지 마음속으로 그려 보았다. 한결 성숙해진 자기 동생이 어린 시절의 순진하고 사랑스런 마음을 어떻게 계속 간직해 나갈지를 말이다. "...186p

 

어린 시절에 마음껏 상상하고 자신만의 세상을 마음껏 누리던 아이들도 조금씩 자라 어른이 되면 어느새 어린 시절의 그 순수성을 잃고는 한다. 오히려 그 순수성을 가지면 세상을 잘 버텨내지 못한다는 듯이 말이다. 아이들이 순수성을 간직한 채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램과 동시에 그 반대의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볼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는 이유는, 자신만의 세상을 구축하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그때에 더욱 더 날개를 달아주기 위함일 것이다. 그리고 위대한 고전은 언제나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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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6-17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앨리스 읽고 싶네요. 예전에 제 친구가 읽는 앨리스는 되게 두껍던데, 각주가 어마어마하더라구요. 원어 특유의 언어유희를 다 풀이한 완역본인가봐요 ㅎㅎ 다시 읽어보면 또 어떤 맛이 날지 궁금해지는 책이에요 :)

ilovebooks 2012-06-22 18:4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 책 갖고있어요.^^ 그래도 책은 그렇게 읽는 것보다는 그냥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왕자 융과 사라진 성 푸른숲 역사 동화 4
박효미 지음, 조승연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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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역사 동화 시리즈가 어느새 네 번째를 맞았네요. 읽을 때마다 역사 속에서 벌어지는 그 상황을 아이들 또래의 주인공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마다 정말 기쁩니다.

 

<<왕자 융과 사라진 성>>은 백제의 전성기를 지나 고구려가 전성기를 이룰 때의 한복판이 배경입니다. 고구려 장수왕의 남진 정책으로 백제의 수도였던 위례성에서 웅진으로 쫓겨가게 되는 때이죠. 이 때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백제의 개로왕이 고구려에서 보낸 첩자 도림 스님에 의해 공사를 많이 벌이는 사이 고구려의 침입으로 한강 유역을 빼앗기고 수도를 옮기게 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사실일까요? 역사는 언제나 이긴 자의 서술에 의하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을 우리가 알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역사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이 필요하고 그러한 상상력을 통해 우리는 한 발 더 나아가 역사를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왕자 융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됩니다. 위례성에서 웅진으로 천도하게 되는 시기의 이야기를, 한강 유역을 빼앗는 장수왕의 입장도 아닌, 직접 나라의 수도를 잃고 죽임을 당하게 되는 개로왕의 입장도 아닌, 그 후에 다시 백제를 일으키려 했던 무령왕의 어린 시절을 통해 이야기합니다.

 

 

후비의 아들로 태어나 왕자들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인 왕자 융은, 성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때문에 왕이 계시는 북성이 아닌, 외숙부와 함께 남성에 기거합니다. 조금은 자유로운 생활을 하는 융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보냈던 백아리의 아버지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친구를 위해 그 죽음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죽음에 대해 더 많이 조사하고 궁금해할수록 융은 알 수 없는 두려움과 의구심에 어쩔 줄을 몰라합니다.

 

"무엇이 먼저인지, 요즘은 도무지 판단이 안 섭니다. 어디서부터인지 엉켜 버렸어요. 돌이킬 수 있나, 때늦은 건 아닌가. 왕자님은 좀 더 나중에, 좀 더 깊고 넓은 눈을 가진 이후에 세상을 보았으면 했습니다. "...92p

 

 

그냥 <삼국사기>에 있었던 이야기 그대로를 재연한 동화가 아니지요. 왕자 융을 통해, 그리고 백아리의 아버지인 백도라가 죽은 철기방 살인 사건을 통해 그 시대의 정치적 상황과 삼국의 절묘한 대치 상황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직접적인 시대적 설명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역사에 더욱 더 많은 호기심을 갖고 찾아보게 되지 않을까요? 그저 "장수왕의 남진 정책으로 백제는 한강 유역을 빼앗기고 수도를 웅진으로 옮겼다"라는 한 문장의 표현이 아니라 조금 더 현실적으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왕자 융은 훗날 무령왕이 됩니다. 무령왕보다는 무령왕릉으로 우리에게 더욱 익숙하죠? 많은 유물을 간직한 채 발견된 무령왕릉은 멸망했기 때문에 철저하게 파괴되어 많은 유적과 유물을 남기지 못했던 백제를 이해하고 연구할 수 있게 해 준 릉입니다. 그런 릉의 주인공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라고 이해하게 되면 백제가 더욱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죠.

 

역사는 그저 외워야 하는 귀찮은 과목이 아닙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남아 존재할 수 있도록 해 준 우리의 발자취이며 꼭 이해하고 되새겨야 할 우리의 존재 그 자체입니다. 단답형의 암기가 아닌 이야기로 이해하고 흐름을 이해하는 것, 그것이 바로 역사 공부의 첫걸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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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덩 덩 둥덩 가야금 소리 들어 볼래? - 가야금 명인 황병기 우리 인물 이야기 28
송재찬 지음, 이윤희 그림 / 우리교육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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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물 이야기" 시리즈는 근대에 우리나라를 지탱해준 우리의 가까운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시대를 이해하고 자신들을 있게 해 준 세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아주 멀지도 그렇다고 자신들이 잘 아는 이야기도 아니기 때문일까요? 아이들은 이 시리즈를 읽고 더욱 큰 감동과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28번째 이야기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 할아버지의 이야기네요. 그 옛날 연맹왕국의 시대에서 중앙집권국가가 되지 못하고 신라에 정복당했던 가야의 가실왕이 하나로 통합되지 못하는 가야의 현실을 한탄하며 큰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우륵을 시켜 만든 악기가 바로 가야금이지요. 때문에 다른 그 어떤 우리 악기보다 더 큰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가야금이 황병기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에는 지금처럼 많이 보급되지는 않았나봅니다.

 

 

전체적으로는 황병기 할아버지의 위인전 같은 느낌이지만 황병기 할아버지께서 가야금에 흥미를 보이고 주위의 그 어떤 시선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야금을 고집하는 장면에서부터는 가야금과 할아버지의 끈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왜 그렇게 가야금을 고집하셨을까요? 지금처럼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도 아니었고 더구나 남자로서 주위에서 거는 기대도 컸을테고 실제로 촉망받는 법대생이기까지 했는데 말이지요.

 

책을 읽으면서 할아버지가 새로 배우게 된 곡이나 관심을 갖게 된 곡 등을 찾아 듣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면이 그렇게 할아버지를 사로잡았나 싶어서요. 아이도 그렇고 저도 할아버지만큼 푹~ 빠져들지는 못했지만 책을 읽기 전에 생각했던 "가야금의 소리"와 책을 읽으면서 듣게 된 소리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다 비슷한 소리에서 조금씩 감정과 의미를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우리 조상들이 남긴 춤이며 그림들은 알게모르게 발전하며 현대화하고 있어. 그런데 유독 국악만은 예전 음악만을 고집하고 있어.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국악을 만들어야 해. 가야금도 옛날 곡만 고집할 게 아니라 현대인의 마음은 물론이고 세계인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게 발전해야 해."...90p

 

 

황병기 할아버지의 훌륭함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저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 음악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신 거죠. 이런 고민들은 가야금의 현대적인 악보화와 정통적인 음악에서 벗어난 현대적인 느낌을 가진 새로운 곡의 작곡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결국 어떠한 결과를 내놓았을까요? 바로 가야금의 대중화이겠지요.

 

오늘날 가야금은 그리 어렵게 보고 들을 수 있는 악기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도 고리타분한 옛날 악기가 아니라 지금도 잘 연주되고 있는 악기로 받아들이고 있죠. 관심만 있다면 어디서나 쉽게 배우고 접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전설 속에 묻히고 점점 잊혀져 버릴 뻔한 악기를 이렇게 우리에게 가까운 악기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 주신 황병기 할아버지의 업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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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내 맘을 몰라 - 앤서니 브라운이 그린 푸른숲 어린이 문학 27
재니 호커 지음, 앤서니 브라운 그림, 황세림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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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라면 한 번쯤 형제과, 혹은 남자와의 차별에 기가 막히고 억울했던 일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미 21세기이고 남녀 차별이 많이 없어진 세상이라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아들 선호 사상이나 남녀 차별이 은연 중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우리나라 혹은 동양에만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영국 작가의 책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읽으니 무척 신기하기만 하다.

 

리즈는 아빠와 오빠와 함께 산다. 엄마가 어릴 적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어릴 적엔 느끼지 못했을지도 몰랐을 것들이 리즈가 자라 사춘기가 되니 억울하고 화가 나는 일들이 자꾸만 생겨난다. 아빠와 오빠의 무심함 때문이다.

 

"불공평하다고요."

리즈는 이렇게 말하고는 베이컨을 들고 풀밭으로 나가버렸다. 앨런은 늘 여자들에 대해 멍청한 소리를 지껄여대지만 리즈 말고는 아무도 의식하지 못하는 듯하다."...34p

 

 

그래도 리즈에겐 가슴 속에 담겨있는 것들을 풀어놓을 수단이 있다. 바로 그림이다. 그리고 또 하나 아빠를 따라 온 오토바이 경주 대회가 열리는 칼튼 홀 정원에서 리즈는 독특한 한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듣게 되는 놀라운 이야기는 리즈에게 아주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물론 그때도 행복한 순간들이 있었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온전히 나 자신으로 살아갈 때가 훨씬 더 행복했어!"...93p

 

자유로운 삶을 원했던 샐리 백이 소년으로 지냈던 순간들보다 모든 것을 털어놓고 자신만의 삶을 되찾았을 때가 훨씬 행복했다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리즈는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자신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은 아빠와 자기 좋을대로만 행동하는 오빠 사이에서 차라리 나도 남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아닌, 자기 자신의 모습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리즈의 다짐 부분이 확실하게 묘사되지 않고 조금의 여지를 남겨주었기 때문에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앤서니 브라운의 미로 같은 정원 그림들과 분위기가 샐리 백 이야기와 아주 잘 어울리며 오묘하게 긴장감을 높이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아빠는 내 맘을 몰라>는 그저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섬세한 마음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남성들 사이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소녀의 이야기이다. 그 정체성은 남성도 여성도 아닌 리즈 자신, 본연의 모습일 것이다. 극적인 사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짧은 이야기를 통해 소녀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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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메이 아줌마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1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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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큰 실의에 빠질 만큼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다. 그렇게 생각 하니 나름 행복한 나날을 보내왔나 보다. 그래도 전혀 그런 느낌을 겪어보지 못한 것은 아니므로 충분히 그 슬픔이 얼마나 큰 것일지는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런 상황이 되도록이면 늦게 찾아왔으면... 하고 바람과 동시에 잘 극복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기도 하다.

 

<그리운 메이 아줌마>는 "죽음"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 그리운 사람을 떠나보내고 난 후의 서머와 오브 아저씨를 통해 슬픔을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 좋은지를 보여주고 있다. 두 사람의 성장 소설이기도 하며 무척이나 서정적이고 삶의 가치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서머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친척 집을 전전하며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로 자랐다. 메이 아줌마와 오브 아저씨를 만나 안정된 사랑을 받고 행복을 느끼기 전까지 매우 불안한 생활을 했기 때문에 항상 바로 지금 옆에 있는 사람과의 행복을 중요시한다. 반면 메이 아줌마는 서머처럼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었지만 오브 아저씨를 만나 행복을 찾고 서머를 만나 더 큰 행복을 맞은 것처럼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다음 생에도 행복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큰 사랑을 지니고 있던 메이 아줌마에게 사랑받았던 오브 아저씨와 서머는 메이 아줌마가 돌아가시고나자 안정된 생활로 돌아갈 수가 없다.

 

이들 앞에 나타난 클리터스는 오브 아저씨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지지해주며 오브 아저씨가 다시 삶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다. 오브 아저씨가 이 삶에서의 서머 옆이 아닌, 메이 아줌마 곁으로 갈까봐 제대로 슬픔을 누리지도 못하고 불안한 매일을 보냈던 서머도 결국은 이들과의 짧은 여행을 통해 슬픔을 승화시키게 된다.

 

"오브 아저씨와 나는 마주 보며 웃었다. 큰 바람이 쏴아 불어 와 모든 것을 자유롭게 날려 보내 주었다."...127p

 

<그리운 메이 아줌마>는 누군가의 죽음을 자세히 묘사하여 눈물을 자극하지 않는다. 하지만 슬픔을 꾹꾹 눌러 참고 그저 자신의 곁에서 누군가와 함께 일상을 함께 하며 평범한 행복을 누리고 싶은 한 소녀를 통해 슬픔을 인식하는 차이와 삶의 가치관 등을 보여주며 사랑과 행복에 대해 보여준다. 그리고 그 슬픔은 소녀의 울음을 통해 극대화 된다. 소설을 잘 따라 읽었다면 이 부분에서 울컥 할지도 모르겠다. 이제야 아이답게 눈물을 흘리는 이 어린 소녀가 감당했을 그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과 더불어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 등 메이 아줌마의 굳은 사랑은 오래도록 오브 아저씨와 서머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은 같은 경험이 있는 친구들 외에는 노금 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또 한 번 읽고 다시 한 번 읽을 때마다 더 깊은 의미를 깨닫게 되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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