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 먹는 고래 - 글쓰기가 쉽고 즐거워지는 그림동화 초등 저학년을 위한 그림동화 4
조이아 마르케자니 글.그림, 주효숙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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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한창 말을 배워갈 때에는 일어나면 새로운 어휘를 말하는 즐거움에 부모들이 푹~ 빠지게 되죠. 하지만 말을 잘 하게 되면 아이들의 어휘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제 소통이 가능하니 말을 잘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부모들이 쓰는 어휘의 종류와 수준에 따라, 아이들이 접하는 환경에 따라 아이들의 어휘는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한 단어마다 어떤 다양한 뜻을 가지는지, 그냥 막 쓰는 은어나 인터넷 언어 등이 아니라 좋은 어휘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대화가 통한다고 말 가르치는 재미를 놓지 말고 꾸준히 좋은 어휘, 올바른 사용법을 가르쳐줘야 하지요.

 

<낱말 먹는 고래>는 아이들에게 단어들로 얼마나 재미있는 놀이를 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에요. 이런 놀이들을 통해 아이들은 올바른 "말"을 배워나가게 되겠지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비밀스러운 바닷속에 말하는 고래 이올레가 살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바다 위에는 매일 배를 타고 와 시를 읊는 시인이 있었지요. 이올레는 그 시를 듣기 위해 시인을 기다리고 시인이 읊어주는 시를 들으며 그 시 속 낱말 하나하나가 바닷속으로 천천히 가라앉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이올레는 그 낱말들을 꿀꺽 삼켜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요. 이올레는 그렇게 먹은 낱말들을 나누거나 다시 이어 붙여 바닷속 작은 친구들에게 멋진 이야기를 들려준답니다. 하지만 어느 날인가부터 시인이 오지 않고 이올레는 슬픔에 빠져 아주 깊고 어두운 바닥으로 내려가지요. 이올레는 다시 이야기 들려주는 고래가 될 수 있을까요?

 

 

이올레를 보면 막 말을 배워나가는 우리 아가들 같습니다. 말을 할 수 없어도 주변의 말들을 모두 듣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어느 순간 마치 자신의 것이었다는 양 뱉어내지요. 그리고 그 말들은 들었던 말들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음을 알 수 있어요. 때론 엉뚱한 단어를 문장 안에 넣기도 하고 잘 모르는 단어를 사용하여 시험해보기도 해요. 말을 배울 땐 그렇게 연습을 거치게 되지요.

 

하지만 어느 정도 아이들이 자라고 나면 사용하는 어휘는 한정되어 있어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들만 사용하기 때문이겠지요. 낱말을 이용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보면 그 단어가 가지는 진짜 뜻과 다양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거에요. <낱말 먹는 고래>에는 부록이 하나 있는데요. <교과서 낱말로 시작하는 글쓰기>에요.

 

 

다섯 개, 여섯 개의 단어들로 이야기를 만들어보게 하는 거지요. 아이들은 이 단어들을 한꺼번에 사용해 한 문장으로 만드려고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것보다는 긴 이야기를 만들어 보게 한다면 훨씬 풍부한 사고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는 와중에 아이들은 단어를 가지고 노는 즐거움을 알게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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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해서 그랬어! 푸른숲 어린이 문학 3
정연철 지음, 조미자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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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고, 실망하고, 화가 나서 더이상 어찌하지 못할 때, 사람마다 대처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다. 나는 주로 침대에 누워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인 양 여기면서 한바탕 운 다음에 잠들어 버리는 편인데 깨고 나면 주로 왜 그랬는지 잊어버리는 편이라서 사실 좀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이유에 대해서는 잊어버리지만 그 감정만은 고스란히 남아서 제대로 그 감정들을 마주하지 못하고 그냥 속에 재워두기 때문이다.

 

<<속상해서 그랬어!>>를 읽으며 나에게도 진수의 개울물 같은 장소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 그보다 지금 한창 고민 많고 조금만 일에도 신경질이 나고 삐치고, 감정 상하는 우리 큰딸에게 이런 장소나 매개체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한창 최고조의 감정일 때 그냥 울고 잠들어버려 그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마주하며 감정은 흘려보내고 자신의 문제에 대해 침착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책은 크게 3파트로 나위어서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 스토리는 진수네 가족 이야기와 진수가 이끌어나가지만 다른 파트로 넘어가면 주인공이 바뀌지만 모두 진수와 어떤 식으로든 연결이 된 이들이다. 하지만 진수나 진수의 이야기에 등장했던 두호, 또다른 이야기 속 주인공인 기열이와 미숙이 모두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아픔을 모두 품어주는 존재가 바로 느티말의 개울물이다. "마음을 치유해 주는 약방"이라고 진수는 표현했다.

 

" 미숙은 쪼그려 앉은 채 허리를 굽혀 개울에 얼굴을 담갔다.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얼굴에 아니 머릿속과 가슴속에 묻어 있던 때가 말끔하게 씻기는 기분이었다. 늘 흙탕물만 흐르던 마음속 개울물이 맑게 개는 느낌이었다. 몸이 투명해지는 것 같았다."...176p

 

더이상 어디 갈 데도 없고 머무를 수도 없어 미숙이가 택한 곳이 자신의 고향이었던 느티말이었다. 그곳에서 찾은 개울물은 삶의 무게에 더럽혀진 여러가지 것들을 말끔히 씻어내 주었다. 미숙은 개울물에 얼굴을 담고서야 "아, 살 것 같다."라고 말한다. 미숙은 아이들이 잔뜩 등장하는 동화책의 유일한 주인공이다. 아이들과 어른들의 고민이 같냐고, 어른들은 말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진수도, 두호도, 기열이도 모두 나름대로 자신들의 삶의 무게에 억눌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런 무게는 모두 어른들이 준 것이다. 어쩌면 마지막에 미숙이 등장한 것은 이 아이들에게 아픔과 슬픔과 외로움을 준 아이들의 부모 대신 사과하기 위해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답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지켜주어야 하는 어른인데 오히려 피하고 도망쳐서 미안하다고. 그런 미숙에게 오히려 아이들이 위로를 한다. 기열이가 미숙에게 전하는 뚱뚱하고 못생긴 나무 새는 아마도 "화해"이자 "용서"이며 "희망"일 것이다.

 

딸이 자신도 모르게 짜증내고 언성을 높이고 신경질을 부릴 때, 난 예전의 나를 떠올리며 많이 참는 편이다. 그래도 도를 넘어설까 언제나 불안하다. 그보다 이 혼돈의 시기를 그저 그렇게 흘려보내지 않고 자신의 마음 속에 에너지를 쌓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나쁜 감정을 씻어줄 느티말의 개울물 같은 무언가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무언가를 포함해 자신을 찬찬히 돌아볼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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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아치 2 : 잠이 안 와! - 잠 안 자는 아이를 위한 책 개구쟁이 아치 시리즈 2
기요노 사치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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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첫째가 아기였을 때는 정말 알아주는 잠보였다. 밤잠을 풀로 12시간, 그것도 모자라 낮잠을 몰아서 4시간씩 잤으니... 주위에서 모두 부러워했고 나도 그나마 힘든 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통로가 됐었다. 그리고 그 잠보는 지금도 여전하다.ㅋㅋ 둘째가 태어났을 때 주위에서 둘째는 모든 면에서 첫째와 다를 거라고, 그래서 첫째가 엄청 순둥이였다면 이번엔 좀 힘들 거라고 했다. 음~ 둘째는... 비교적 순하다. 하지만 확실히 모든 면에서 첫째와 다름을 느낀다. ^^ 12년이라는 세월이 주는 나의 체력 차이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둘째는 잠이 많지 않고, 자는 걸 싫어하며 어떻게든 엄마 옆에서 자고 싶어한다는 점. 분명 나는 똑같이 대했는데도~^^;

 

우리 첫째가 신기하다고 여겨질 만큼 요즘 아이들은 잠을 잘 자지 않는다. 특히 밤에는. 자신이 잠들고 난 뒤에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같을 수도 있고, 알 수 없는 어둠이 싫고 무서울 수도 있겠다. 아이마다 이런저런 변명을 하고 깨어있으려고 하겠지만 잠은, 정말 중요하다. 비단 성장호르몬 때문일 뿐 아니라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도 잘, 푹~ 잘 수 있도록 하는 건 엄마가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개구쟁이 아치2> "잠이 안 와"는 그렇게, 잠 자기 싫어하는 아기들에게 읽어주면 정말 좋을 책이다. 왜 늦게 자면 안되는지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서 더 좋다. 설명은, 아이들에게 왠지 반항을 일으키기 때문에~ㅋㅋ

 

 

아치는 잠이 안 온다. 아직 8시 반밖에 되지 않아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놀러가기로 한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너무 졸려서 못 놀겠다고도 하고, 이미 자는 친구들도 있어 아치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다 밤에 자지 않는 부엉이를 만나게 되고 둘이 함께 놀기로 하지만, 밤에 잘 보이는 부엉이에 비해 돌도, 물웅덩이도 잘 보이지 않는 아치는 놀고있어도 하나도 즐겁지가 않다.

 

 

 

집에 돌아와 피곤해진 아치는 깨끗하게 목욕하고 나니 이제 정말 자고 싶다. 그리고 잠자리에 드는 아치~!^^

 

앞에도 언급했지만 왜 밤에 안자고 놀면 안되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아치를 통해 밤에 놀아도 하나도 재미가 없음을, 그보다는 잠 잘 준비를 통한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마지막 페이지의 "밤에는 쿨쿨 자는 거야."라는 말이 마치 이 책을 읽는 아기들에게 직접 해주는 말 같아서 정말 좋다.

 

책은 아주 간단하지만 깨알같은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아치가 처음 자기 싫어해서 밖으로 돌아다니다 돌아와 다시 침대에 눕는 사진 뒤에는 "시계"가 보여지고 그 시간을 통해 마지막 아치가 잠드는 시간이 9시 30분임을 보여준다. "10시엔 자야지~!" 라고 매일같이 엄마들이 부르짖는 잔소리를 저렇게 간단히, 예쁘게 보여주다니~!!! 또한 밤에 잠자지 않고 돌아다니는 부엉이를 통해 야행성 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줄 수 있겠다. 그냥 잠자기를 유도하는 책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여러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그야말로 진짜 동화책! 아직은 어린 우리 둘째에게 세뇌시키듯 읽어주고 있다. 9시 반엔 자야해~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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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두 파산 : 염상섭 단편전집 한국문학을 권하다 11
염상섭 지음, 임정진 추천 / 애플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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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고등학교 시절 국어 공부를 위해 "염상섭"이라는 이름과 <표본실의 청개구리>를 안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좀 더 성의가 있다면 읽어봤을 것이지만 대부분은 들어만 봤을, 하지만 내용은 전혀 몰라도 그 이름과 제목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외웠던 작가와 문학 작품이다. 나 또한 <삼대>를 자못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에 비하면 단편이지만 <표본실의 청개구리>는 내용이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 표본실의 청개구리가 모든 내장을 내놓고도 펄떡펄떡 근육 경련을 일으키더라는 장면 밖에는....

 

 

몇달 전 김동인의 <감자> 수업을 하다가 염상섭 이야기를 했었다. <발가락이 닮았다> 이야기를 하며 김동인과 염상섭과의 관계를 통해 조금 더 확정 독서를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는데, 마침 얼마전 학교에서 염상섭의 <두 파산>이 시험범위였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 또한 오랫만에 염상섭의 책을 들었다.

 

애플북스의 <<두 파산>>은 염상섭의 작품들 중 그의 데뷔 작품인 <표본실의 청개구리>부터 <만세전> 등의 1910년부터 20년대의 이야기, 해방 전후의 이야기를 담은 <양과 지갑>, <두 파산>에 이르기까지 그의 생애에 걸친 다양한 작품들 중 그의 작품 속 성격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로 엮여 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책을 펼쳐 처음 접하는 작품이 염상섭의 그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임정진 작가의 <낯선 아버지의 일기를 읽다>는 <만세전>을 읽고 이 작품을 추억하며 쓴 소설이라고 한다. 왜, 이 작품이 책의 맨 앞을 차지하고 있을까. <만세전>을 먼저 읽고 이 작품을 읽었다면 <만세전>의 제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을까 싶다. 독자가 <만세전>을 읽으며 그 의미를 미처 찾아내기 전에 갖게 되는 이인화에 대한 반감을 <낯선 아버지의 일기를 읽다> 속 중기를 통해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는 <만세전> 속 이인화에 한숨을 쉬지 않고(아마도 이 한숨은 여자로서 느끼는 감정이 아닐지!) 그가 한 여행을 통해 만나는 군상들, 겪게 되는 절망 등을 온전히 느끼게 된다.

 

<만세전>의 원 제목이 <묘지>였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 제목이 <만세전>을 이해하는데 더 좋은 제목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도쿄에 있을 때는 잘 느끼지 못하던 일제의 압박과 학대를  부인의 죽음을 앞두고 조선으로 향하는 길 내내에선 그가 조선사람임을, 조선사람들이 사는 삶이 얼마나 절망적인지를, 죽음에 이르는 이인화의 부인의 모습이 마치 조선의 모습인 것인 양 생각하게끔 한다. 어떤 약을 써도 듣지 않고, 약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이 사람, 저 사람 말대로 쓴 약에 점점 쇠약해지고 급기야 눈물을 흘리며 아들 걱정만 하는 부인은, 일제의 압박과 학대에 스러져가는 조선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생활이라는 것인가? 모두 뒈져버려라!"

...(중략)

"무덥이다! 구더기가 끓는 무덤이다!"...132p

 

이러한 분노와 절규들이 쌓여 그 다음해, 드디어 "만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만세전>, <표본실의 청개구리> 등은 이렇게 문제 의식을 드러내고 있으면서도 주인공들의 어떠한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인화는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도쿄로 돌아가버리고, X 또한 기대했던 김창억에게 실망한 채 그저 누워있을 뿐이다. 1920년대 작품의 특징으로 볼 수도 있을까. 일제강점기 하에서 어떻든 새로운 희망을 느껴보려 했을 독자들에겐 많이 안타까운 점이 아닐지.

 

 

해방 이후의 작품들은 훨씬 읽기가 수월하다. <표본실의 청개구리>처럼 주인공의 의식, 내면화를 따라가는 수법이 줄고 사건, 인물들 간의 감정, 갈등이 표면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론 그 표면 속에는 인물들의 갈등을 통해 그 시대를 대변하고 있다. 특히 <두 파산>은 이미 물질만능주의가 된 한국에서 고리대금으로 먹고 사는 이들의 억척같은 발버둥이, "성격 파산"으로 대변되며 그 시대를 무척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염상섭의 <<두 파산>>은 역사와 함께 읽는다. 우리 역사를 모르고서는 이 작품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또한 이 작품들을 통해 우리 역사 속으로 들어가 마치 그 주인공인 양 살아볼 수 있다. 그저 시험 범위로서 접하고 의미까지 달달 외워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현재의 우리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 푹 빠져 읽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때는 같은 시대, 다른 작가의 여러 작품을 함께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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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오리야!
카인 브람슨 지음, 김경연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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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쁜 책을 만났습니다. 파스텔 톤의 그림도 그렇지만, 아기자기 귀여운 오리와 고양이의 이야기가 더욱 마음을 기쁘게 하는 그런 책이에요.

 

 

 

아기 오리는 고양이를 자기와 같은 오리라고 생각해요. 친해지고 싶어서 졸졸졸~ 따라다니죠. 그런 아기 오리가 고양이는 영~ 귀찮아요. 난 고양인데 왜 자꾸 오리라고 하나~ 하고 말이에요.

 

 

 

하지만 아기 오리는 고양이가 아주~ 마음에 쏙! 들었나봐요.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도 같이 하자 조르죠.

결국 고양이는 버럭 화를 내게 되어요. 귀찮게 하지 말라고 말이죠.

 

내가 친해지고 싶은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듣는다면... 누구나 상처 받을 거에요~. 아기 오리도 마찬가지에요. 더이상 오리라 생각하는 고양이에게 함께 놀자 할 수가 없죠. 이때 돌아서는 아기 오리의 등이 어찌나 쓸쓸해 보이던지요~. 아기 오리는 친해지고 싶었던 고양이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서로 다른 가정 문화에서 자란 아이들은 처음 친구를 사귈 때, 나와 무척 다른 점을 많이 깨닫게 될 거에요. 물론 "나와 다르구나..." 라고 생각하는 아이가 어디 있겠어요. 그저 왜 그런지 몰라 상처 받고 슬퍼만 하겠지요. 하지만 <얘, 오리야>는 달라도 괜찮다고, 그까짓 좀 다르면 어떠냐고 이야기해 주고 있어요. 그냥... 함께 좋아하는 놀이를 공유하고 서로의 울음소리, 서로의 방법을 조금씩 인정해 주면서 함께 하면 되는 거라고요.

 

 

아마도 이 마지막장이 주는 감동은, 그런 "다름"을 드디어 인정한 아기 오리의 힘찬 울음소리 때문일 것입니다.

 

어쩌면 아이들에겐 더 쉬운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복잡한 것 따지지 않고 이렇게 서로를 흉내내며 자연스럽게 녹아드니 말이에요. 그래도 "다름"을 인정할 줄 알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건 아주 중요한 것이기에 아이들에게 꼭 한번씩 이야기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고양이와 아기 오리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들은 한 번 더 친구들을 생각할 거에요. 그리고 한 번쯤 친구들을 흉내내고 싶어지겠지요. 그러면 우리 아이는 한발짝 더 성장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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