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서재에서 - 대한민국 대표 리더 34인의 책과 인생 이야기
윤승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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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전부터 인문학이 매우 중요시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물질만능주의에 매달려 오던 사회가 이제 조금씩 인간 본연에 대하여 생각해 보려고 하나 보다. 재미나 실용성, 자기계발에 머물러 있던 독서도 조금씩 확장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하루에 출간되는 도서 수도 어마어마한 현실 속에서 얼마나 좋은 책을 얼마나 골라서 읽을 수 있느냐 또한 능력으로 인정되는 세상이다. '나는 그냥 내가 원하는 것만 볼테다'라면 자신이 원하는 아무 책이나 읽어도 상관 없다. 그나마 안 읽는 것 보다야 훨씬 나을 테니까. 하지만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독서를 하기 원한다면 한정된 시간에 양질의 책을 잘 골라서 읽어야 할 것이다.

 

<리더의 서재에서>는 우리 사회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이 시대의 리더들의 삶과 독서에 대해 기획적으로 인터뷰를 하여 편집한 책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리더들의 이야기이므로 그들의 짤막한 인생 이야기에서도 배울 것이 있고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꼭 시간을 내어 책을 읽었다는 이야기에 다시금 나 스스로를 반성해 보게 된다. 그들이 추천하는 책을 들여다 보면 분야에 상관 없이 얼마나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영향을 끼쳤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물론 우리가 고전이라고 부르는 책이나 필독서로 알고 있던 책들이 이들의 도서와 겹치는 경우도 있어 역시 좋은 책은 영원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소개되는 인물은 모두 34명의 리더들이다.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이나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처럼 우리가 흔히 독서광이라고 알고 있던 리더들도 있지만 그 외 금윤주 군포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이호순 허브나라 원장 등 우리에게 좀 가깝지 않아서 잘 모르던 분들의 이야기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다양한 리더들이 곳곳에서 다양한 책읽기 활동을 하고 계시다는 내용은 무척이나 감동적이었다.

 

책은 위의 사진처럼 한 쪽에 리더의 간단한 소개가 되어있고, 저자가 리더를 간단히 다시 소개해 준다. 사실 이 부분이 많이 겹쳐 있어 조금 성가셨는데, 비슷한 내용임을 알고 있어도 책은 맨 앞장서부터 맨 뒤장까지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요약 이외에 다시 설명하는 글은 없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인터뷰는 보통 리더가 하는 일에 대하여, 어떻게 책을 읽는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통은 리더들의 삶과 책읽기가 잘 연견되어 있어 깊은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너무 동떨어진 질문이나 대답이 계속해서 자신의 책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어 조금은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인터뷰 내용에 통일성이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수연 작은도서관 만드는 사람들 대표는 독서를 "읽는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아있는 한 책을 읽어야 한다."...(75p)라고 했다. 바쁘다고, 힘들다고 책을 놓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유태우 닥터U와 함께 몸맘삶훈련 원장의 인터뷰도 인상적이었다. 젊은 시절엔 책을 읽으며 자신을 키웠지만 마흔이 넘은 이후론 "사람"이라는 책을 읽으며 자신을 키운다는 것이다.

 

"사람이라는 형태의 책은 어디에나 널려 있다. 책은 책대로 보고, 누굴 만나든 더 많은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한테 배우는 것이 진정한 책이지 않을까 싶다."...236p

 

사실 많은 책을 읽고 책에서 그냥 끝내버린다면 책을 읽는다는 것이 제대로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쨌든 책은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 읽는다고 보면 결국 책 속에서 얻은 것을 내가 실행해 보지 않으면 진정 깨달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리더들이 추천한 책들은 무엇 하나 놓치고 싶은 책이 없다. 이미 잘 알려진 책이든 처음 들어본 책이든 지금까지 내가 가까이 하지 않았던 책임에는 분명해서다. 조금 진지한 책들은 자꾸 미뤄놓고 너무나 쉽고 편한 독서만 해온 것은 아닌지. 책을 소개하는 책을 읽을 때마다 리스트에는 자꾸만 책이 쌓여가는데 좀 더 느긋이 곱씹어 보는 정독을 하려면 시간이 많아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미뤄두었던 것 같다. 리더들이 소개한 책읽는 방법을 한 번 시도해 보아야겠다. 조금 일찍 일어나기, 내 생각을 그때 그때 적으며 확장하며 읽기. 이번 기회로 좀 더 깊은 독서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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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낮잠을 잘 때 이순원 그림책 시리즈 3
이순원 글, 문지나 그림 / 북극곰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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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처음 접할 때 눈에 띄는 부분은 아무래도 표지의 색감과 예쁜 그림인 것 같아요. 그림이 예쁘면 왠지 오래오래 소장하고 싶은 생각이 들거든요. 눈길을 확~ 잡아끄는 표지에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순원님 글에 문지나님 그림이네요. 그럼 내용도 이쁘겠다~ 생각했지요.

 

낮잠들 많이 주무시나요? 큰애 엄마들 만나 이야기해 보면 운동이나 모임이나 가서 활발히 부지런히 보내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보통 대부분은 한두시간씩 낮잠을 주무신다고들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렇지 않아요. 이제야 겨우 육아에서 벗어난 시간을 자는 데 쓰기가 너~무 아까운 거죠. ㅋㅋ 그래서 제가 낮잠을 잘 때에는 정말 그 전날 잠을 너무 못잤다거나 진짜진짜 아플 때지요. 그러다보니 제가 좀 자고 나온다고 하면 남편은 심각성을 깨닫고 가능한 잘 도와주는 편이에요.

 

<엄마가 낮잠을 잘 때>는 엄마가 잘 때 벌어지는 집의 상황을 아주 잘 그려내고 있는 그림책이에요. 하루종일 집에 있는데 뭐가 피곤하냐고 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가끔 너무 화가 나는데, 엄마들도 하루종일 집에서 가사와 육아로 너무 피곤하잖아요. 그림책의 엄마도 그런가봐요.

 

 

빨래에, 청소에 바쁘던 엄마는 "낮잠 한 시간만 잘게요."... 라는 말을 남기고 침실로 들어가시죠.

하지만 그렇게 엄마가 낮잠을 자려 하면 왜 자꾸 엄마를 찾는 전화가 오고, 묻고 싶은 게 많아지는 걸까요?

 

 

 

가능하면 엄마를 괴롭히고 싶은 건 아니지만 엄마가 아니면 물어볼 대상도 없고 아무도 모르는 것인데도 왠지 엄마는 알고 있을 것 같아 어쩌다 보니 자꾸 엄마의 낮잠을 방해하게 되죠. 그건 아빠 또한 마찬가지고요~.

 

 

자면서도 우리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척척 해결해주는 엄마는 정말 대단하죠?

 

 

"엄마는 우리 집이라는 우주의 중심이랍니다."

 

마지막 장면이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몇년 전 일을 시작하며 정신없이 보내던 때가 있었어요. 그때 다시 한 번 깨달은 건데 일과 가사, 육아를 모두 잘하기는 정말 어렵다는 것이었죠.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했는데 지금도 후회는 안하지만 그렇게 일에 매달리며 가정이 얼마나 엉망이 되는지를 지켜봤어야 했죠. 역시 엄마는 가정에 좀 더 충실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많은 엄마들이 일을 하며 슈퍼우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사실은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얼만큼 도와주느냐에 따라 엄마의 만족감이 채워지는 것 같아요. 그럼 훨씬 쉽게 여러 일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 둘째는 아직 어려서 이 책의 내용대로만 읽으면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 그림을 구석구석 들여다보았죠. 색감이 워낙 예쁜 그림이어서 들여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져요. 또, 집 안의 현실적인 모습과 판타지스러운 상상의 모습이 함께 해서 책 이야기 뿐만 아니라 다른 이야기로도 끌어낼 수 있어 좋았어요. 페이지마다 숨어있는 기구 찾기 놀이도 재미있고요~^^ 그럼에도 맨 마지막 장면은 세뇌시키듯 꼭 읽어준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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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먹여야 할 12-36개월 밥상
정현미(모모맘) 지음 / 인사이트윙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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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월까지의 기간이 육아를 하는 전체 기간 중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뇌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이고 이 때 엄마와의 애착 관계에 따라 아이의 성격이 결정된다고 하니까. 아이를 키우는 건 정말 힘든 것 같다. 만 3년만 꾹~ 참고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 된다... 생각해도 그 3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지 않기 때문에 중간중간 좌절감에 빠지기도 하고 방관이나 무관심으로 빠지거나 오히려 집착하느라 아이에게 더욱 문제화하기도 한다.

 

큰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새로운 마음으로 둘째를 키우며 이번엔 실수하지 않고 잘 해봐야지~ 해도 어느 순간 예전의 나로 다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문득문득 들곤 한다. 그나마 늦둥이라 조금 더 예뻐보이고 나이가 들어 느긋함이 조금 더 생겼다는 것이 다르달까. 우리 둘째가 나를 힘들게 하는 건 바로 먹는 것이다. 잘 안 먹는 아이는 아니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하루종일 뭔가를 계속 달라고 한다. 다만... 밥만 안 먹는다. 첫째도, 둘째도 4개월 때부터 직접 이유식을 골고루 해 먹인 나로서는, 첫째는 돌 지나서 국에 밥만 말아줘도 한그릇씩 뚝딱! 수저 들고 열심히 먹었던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참으로 당황스럽다.

 

<꼭 먹여야 할 12~36개월 밥상>이라는 제목을 참 잘 정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제목 "평생 단 한 번, 두뇌발달의 결정적 시기, 아이의 모든 것은 아이의 밥상에서 시작된다!"도 참으로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골고루 잘 먹여야 할 때에 밥을 잘 안먹어주니 엄마로서 어찌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그 때 이 책이 참으로 구세주처럼 느껴졌다.

 

 

모든 요리책이 그렇지만 맨 첫부분은 계량법과 건강하게 맛내는 방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12개월 이전의 이유식도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어서 매우 유용하다. 특히 아이 김치 만드는 다양한 방법들은 나중에 꼭 따라해 보고 싶어진다.

 

우리 아이는 지금 만 16개월이다. 책에선 12~15개월 이유식을 완료기 이유식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사실 우리 아이 같은 경우는 4개월부터 시작한 터라 12개월이 넘어서는 이미 완료기를 끝내고 일반 밥으로 들어갔다. 책에서는 15~18개월엔 밥과 반찬 한 가지, 18~21개월엔 영양밥과 반찬 두 가지로 소개하고 있는데 우리 아인 너무 일찍 간이 들어간 반찬을 해 먹인 게 아닌가 싶다. 굉장히 열심히 이유식을 해 먹인 노력이 끝나자마자 바로 편하고 싶었나보다.

 

 

 

개월수에 맞는 요리 두 가지를 골라 한 번 시도해 봤다. 결과는 솔직히 실패.ㅋㅋㅋ

 

  

 

우선, 양송이버섯구이는 아이가 좋아했지만... 내 실력으로 따라 만들기엔 너무나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나에겐 불가능한 요리였다는 사실.

 

 

또~ 된장소스주물럭은 큰아이, 나, 남편 모두 맛있어서 잘 먹었지만 우리 둘째가 거부.ㅠㅠ 아마도 된장과 케찹의 텁텁함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나 보다.

 

"기준은 항상 '우리 아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하지만 너무 아이 식성에 맞추면 편식이 생길 수 있으니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해 요리할 것을 권해요. "... 프롤로그 중

 

요리를 하다 보면 느끼는 것은 요리를 잘하려면 정말 상상력이 풍부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요리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귀찮아 하면 안된다는 것. 그러니 뭐든지 쉽게, 빠르게, 간단하게를 추구하는 내겐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난 가끔 요리책을 들춰본다. 그러다 보면 다양한 생각이 들고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거의 매일 계란 프라이를 해서 먹였는데 오랫만에 책 속 레시피를 보고 따라한 "치즈 달걀말이". 파프리카 외에 브로콜리까지 썰어 넣고 피자치즈 잔뜩 올려서 돌돌 말았는데 모양이 아주 예쁘게는 나오지 않았지만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모습 보니 역시 기분이 좋다! 아이를 위해 조금 더 노력을 해 봐야겠다. 우선은 책 속 요리를 하나씩 해보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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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31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세레나, 조금 달라도 괜찮아! 푸른숲 새싹 도서관 26
안나 제니 밀리오티 지음, 이승수 옮김, 친치아 길리아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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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는 잘 이해한다. 말로도 쉽다. 하지만 막상 내 앞에 우리와는 조금 다른 사람이 있다면 난 어떻게 행동해야 좋을지 몰라 조금 망설이다 그 자리를 피할 것이다. 내 아이들에겐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가르치면서 나 스스로 이런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니 무척 괴롭다. 그래도 아이들이라면 조금은 쉬운 것 같다. 모든 아이들은 천사이고 순수하니까 그나마 내 아이라면 이라는 생각으로 행동이 가능해지나보다. 그렇게 아직도 덜 성숙한 어른들에게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세레나의 이야기가 <세레나, 조금 달라도 괜찮아!>이다.

 

 

책 속 화자는 세레나가 아닌, 세레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다. 이 아이는 친구 세레나에 대해 이것 저것 자랑을 한다. 예쁘게 그린 나비 그림과 미술학원에 대해서, 세레나가 주말마다 가는 컵스카우트 캠핑에 대해. 함께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을 보고 쿠키도 만들면서 키아라와 세레나는 최고의 시간을 보낸다.

 

 

마지막 페이지 전까진 세레나의 생김새에 대해선 잘 나오지 않는다. 세레나에 대한 표현은 모두 세레나가 좋아하는 것, 잘 하는 것 위주로 되어있어 전혀 편견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에 와서야 세레나가 다운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감동은 배가 되는 것 같다. 키아라가 세레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책 속에는 또다른 이야기가 숨어있는데, 바로 세레나가 좋아하는 핑크 고래의 이야기이다.

 

남들과 다르게 핑크색으로 태어난 아기 고래. 엄마와 있을 때에는 예쁘기만 했는데 다른 고래들과 함께 알래스카로 이동하면서 다른 고래들은 핑크 고래를 놀리기 시작했고 결국은 세상을 탐험하기로 결심하고 따뜻한 지중해로 떠난다. 그곳은 온통 핑크색 뿐.

 

세레나는 아마도 이 이야기가 자신의 이야기와 같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어떤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닌데, 그저 나를 나로 인정해 주지 않고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핑크 고래는 바로 세레나인 것이다. 그래도 세레나는 참 행복한 아이이다.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부모님이 계시고, 다른 친구들보다 더욱 좋아해주는 친구 키이라와 그 가족들이 있으니 말이다.

 

우리가 직접 실천하지는 못해도 우리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이런 책을 읽히고 이야기해 주어야 하는 이유는,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잘 접해보지 못해서 혹은 그렇게 배우지 못해서 우리가 우리와 조금 다른 사람들을 멀리 하는 것이라면 우리 아이들은 조금 더 접해보고 잘 배워서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인 것이다. 조금 달라도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라고. 오히려 조금 불편한 사람들을 서로 돕고 살아야 진정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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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위층엔 킹콩이 산다 라임 어린이 문학 7
심은경 지음, 권송이 그림 / 라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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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아이는 잠이 들고 부부가 나란히 앉아 TV를 보며 쉬고 있을 때였죠. 처음엔 그냥 조금 신경을 거스르는 듯한 소리였는데 점점 커지더니 쿵쾅쿵쾅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소리가 계속해서 나는 거에요. 그 소리는 마치 러닝머신을 타는 소리이거나 절구를 마루에 놓고 마늘을 찧는 듯한 소리였죠. 낮도 아니고 편안히 쉬어야 하는 밤이었기에 남편은 윗집에 인터폰을 했습니다. 혹시 운동하시냐고요. 굉장히 울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쉴 수가 없다고도 했죠. 윗집 할머니께선 운동할 만한 사람도 없다, 우린 아니다 하셨기에 그냥 끊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 후로도 지금까지 종종 들리곤 하는 소리에요. 그 소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는 걸까요?

 

 

최근 부쩍 층간소음으로 인한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조용히 좀 해라, 우린 안그랬다 하며 실랑이를 하다 보면 감정이 격해지고 그렇게 분노가 끓어오르면 누군가는 앙심을 품고 엄청난 사건을 일으키게 되는 거죠. 정말 무섭습니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선 더욱 걱정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가만히 있는 것이 이상한 건데 자꾸만 부모는 가만히 있으라고 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하지만 가끔 어른들이 그냥 걷는 소리도 울리는 것을 보면 단지 사람들 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우리 집 위층엔 킹콩이 산다>는 바로 그런 층간소음을 그린 동화책이에요. 조금만 움직여도 인터폰을 연락하는 아랫집 사람들 때문에 나용이네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갑니다. 하지만 그 윗집엔 쌍둥이 아이들이 살죠. 그러니 어마어마한 소리가 날 거에요. 그래도 나용이네는 전에 있었던 일들 때문에 위층 사람들을 이해하죠. 나용이가 잠깐 작은엄마네서 지내게 되었을 때 작은엄마는 임신중으로 위층의 어마어마한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계셨어요. 여기서도 층간소음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요?

 

 

자꾸자꾸 움직이고 뛰어다니고 소란을 피우고 싶게 만드는 내 마음 속 무언가를 "킹콩"으로 표현한 것이 정말 재미있어요.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던가 봅니다. 맞아요~ 일부러 쿵쿵쿵 아래집 사람들을 괴롭히고 싶은 사람들이 어디 있겠어요. 그냥 좀 움직이다 보니까, 아이들이다 보니 그렇게 된 거죠.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길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인 것 같아요. 더 미안한 마음, 더 생각해주는 마음을 가진다면 누가 이해를 못해주겠어요. 전에 한 CF에서 이사 온 아이가 엘리베이터에 포스트잇을 붙여 자신을 소개한 것이 있었죠. 요즘처럼 서로 모르고 지내다가 감정이 상한다면 문제는 사건이 될 수 있겠지만 서로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라면 서로를 배려해주려고 하겠죠. 그래서 그 CF가 참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아요. 요즘엔 이사해도 떡을 돌리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저희는 옆집 분들, 아래 위층 분들과 사이 좋게 지내려고 합니다. 요즘은... 어디선가 담배 냄새가 자꾸 올라와 걱정이긴 하지만요. 정말로 모두가 서로를 생각해주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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