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천재들의 감성수업
탄춘홍 지음, 전왕록 옮김 / 리오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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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부러워하는 학교에 진학하고, 아무나 할 수 없다는 취업을 하고도 행복하지 않은 이들이 많다. 그들은 자신이 선 자리에서 다시 자신을 위한 재계획을 세우기보단 생을 마감하기로 하거나 인생을 포기하고 불행한 상태로 점점 병들어가기도 한다. 그들을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도대체 뭐가 모자라서...라며 비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행복의 기준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같은 조건인데도 누군가는 행복하기도, 불행하기도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머리가 좋으면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한다는 것의 기준은 도대체 무엇일까. 최근엔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성공 기준을 세우며 다양한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좋은 학교에 들어가 남들이 모두 말하는 좋은 직장에 취직하여 부자가 된다고 모두 행복하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이다. 내 아이가 자라 활동하는 사회는 그 다양한 삶을 모두가 인정해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하버드 천재들의 감성수업>은 하버드 천재들이 듣는다는 '감성수업'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하버드"가 아니라 "감성 수업"이다. 이미 세계 최고라고 인정받는 그들이 받는다는 감성수업의 중요성 말이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모두가 사회에 나가 성공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을 이해하고 통찰하는 법, 그로부터 비롯된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곧 그들을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점이다.

 

"간단하게 말해 감성 지능은 스스로 감정을 관리하는 능력이다....(중략)... 골먼은 자신의 저서에서 감성 지수는 지능 지수와 달리 천성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섯 가지의 학습 가능한 능력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48p

 

이 다섯 가지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 자신을 격려하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 그리고 그것 위에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 능력들은 인생의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 조차 사실은 쉽지가 않다. 자신을 이해하려면 끊임없이 자신을 관찰하며 자신의 못난 점도 끌어안고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을 이해할 수 있어야 타인을 이해하고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으므로 그만큼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책에는 1장에서는 "감성" 자체에 대한 설명을 했다면 2장에서는 자기 이해에 관하여, 3장에서는 자기 관리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4장에서는 자기 격려, 그 후에 5장에 이르러 타인의 정서를 읽는 방법을 설명한다.

 

책이 다양한 예시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음에도 사실 책을 읽어내는 것이 쉽지는 않았음을 밝힌다. 처음 내가 이 책에 기대했던 내용들과 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래서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분야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분명 중요한 내용이지만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을 반복해서 설명하는 서술 방식 때문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감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제일 마지막 장인 7장에 조금 설명하고 있어 아쉬웠다. 그마저도 구체적으로 감성을 어떻게 키워야 한다는 것인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감성이 무척 중요하다는 내용만 반복 강조된 듯하다.

 

현실적인 방법 제시가 확실히 되어있지 않아서 나 스스로의 감성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저 아이를 둔 엄마로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나도 모르는새 아이의 감정을 억눌러오지는 않았는지,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충분히 흡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지 말이다. 제목을 읽고 처음 생각했던 내용과는 많이 달랐지만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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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시인의 귀촌 특강 - 누구나 한 번은 꿈꾸는 귀촌에 관한 모든 것
남이영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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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귀촌을 희망한다."...5p

 

사실이다. 실제로 귀촌 인구도 많이 늘어났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귀촌을 꿈꾼다. 하지만 실행에 이르기까지는 쉽지 않다. 내가 살던 곳을 버리고 새로운 터전에 자리 잡는다는 사실도 쉽지 않고 일이며 아이들 교육까지 걱정거리가 또다시 한아름이니 아무리 오랫동안 귀촌이 꿈이었다고 해도 그 꿈을 이루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러다 이것저것 골머리 썩기 싫어지거나 자신이 없어지면 꿈은 꿈으로 남고 마는 것이다.

 

<명랑시인의 귀촌 특강>은 그런 수많은 사람들의 꿈을 대신 이룬 작가가 그 노하우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낸 책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작가의 경험과 생각이 가득하다. 자신이 직접 귀촌을 결정하고 행동에 옮기게 되며 겪은 시행착오와 불편한 점, 바라는 점과 대안까지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왜 귀촌을 결정하게 되었는지, 귀촌을 결정할 때 불안해 하는 요소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대안, 집을 구할 때의 불편한 점과 방법, tip과 직접 시골생활을 하며 생길지도 모르는 여러가지 문제점 등과 해결방안까지 귀촌을 준비한다면 한 번쯤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가득하다.

 

사실 난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꿈꾸는 시골 라이프의 행복함 만을 바랬었다. 나 또한 귀촌을 꿈꾸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 매일같이 귀촌 라이프를 상상한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자면 불안한 점이나 고민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보아야 할텐데 아직까지는 그냥 꿈으로만 받아들이고 있나보다. 그리고 내 생각을 지지하기 위해 내가 꿈꾸던 그런 생활이 가득하다는 이야기만 읽고 싶었다. 하지만 이 책은 좀 더 현실적이다. 작가 또한 시골 라이프가 얼마나 행복한지 누누히 이야기하고 있지만 준비하는 과정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역시 준비 과정은 녹록치 않음을 확인하게 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완전한 적응을 위해 도시 생활에서의 생활방식을 버려야 한다는 점이었다. 지천에 먹을 것이 깔려 있어 특별히 식비가 덜 드는 즐거움에서부터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누릴 수 있다는 행복이 있는가 하면 '기브 앤 테이크'식의 서울방식이나 나 혼자 만의 삶을 꿈꾸는 귀촌을 한다면 시골 생활이 전혀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진실을 알려준다. 때문에 귀촌에 실패했다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다. 나 또한 내 맘대로의 귀촌을 꿈꾸지 않았난 반성해 보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귀촌을 해야겠다는 결심보다는 다시 한 번 찬찬히 생각해 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누구나 자연과 함께 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귀촌을 결정하기 전에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 필요가 있다. 미진하게 결정을 못하는 우유부단함도 문제이지만 성급하게 결정하고 후회하는 것도 옳지 않다. 모든 것에는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나와 가족,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대화를 통해서 무엇이 진정으로 행복한 길이 될 것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 책이 현실적인 충고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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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을 지키는 용기 꿈공작소 27
인그리드 샤베르 글, 다니 토랑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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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집에 혼자 있어도 괜찮았는지 잘 생각이 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혼자 있어도 괜찮고 또 그것을 즐기게까지 된 것은 사춘기가 된 이후였던 것 같아요. 그 전까지는 혼자 집을 지킨다는 것은 언제나, 늘 무섭고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심지어 바깥 날씨가 우중충해지면서 비라도 내리고 천둥 번개가 치는 날이면 이불을 꼭 뒤집어 쓰고 꼼짝않고 있었던 생각이 납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는 용기>는 그런 날씨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집들도 푹 주저앉아 버릴 것만 같은 날씨 말이죠. 너무나 세찬 바람에 귀가 멍멍해질 정도였죠. 이런 날이면, 가축과 배를 안전한 곳에 놓아두러 나가신 아빠와 엄마 때문에 늘 혼자 집에 있게 되었죠. 너무나 무섭지만 지금까지는 괜찮았어요. 늙은 개 해링턴이 곁을 지켜주었거든요. 하지만 그날, 해링턴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해링턴을 목놓아 부르고 또 부르다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세찬 바람이 늙은 개 해링턴을 빼앗아 가버렸을까봐요. 그리고 아이느 곧 망설임 없이 덜컹거리는 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갑니다. 바람 때문에 한 발짝도 떼기 힘들지만 해링턴을 계속해서 부르며 해링턴을 찾아 달려나가죠.

 

 

"해링턴을 찾아 달리고 또 달렸어요.

더는 춥지도, 무섭지도 않았어요.".... (책 속 발췌)

 

어느덧 아이는 추위와 무서움에 떨던 약한 아이가 아닙니다. 자신을 언제나 지켜주던 늙은 개 해링턴을 지켜주기 위해서죠. 자신만큼이나 무거운 개를 안고 더이상 뛸 수는 없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개도, 아이도 무사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집으로 돌아온 부모가 위험하게 집 밖으로 나선 아이를 꾸짖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이가 왜 그렇게 했는지를 알게 된다면 무조건 혼만 내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아이가 개를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나 아름답고 예쁘기 때문이지요. 항상 도움을 받고 자신을 지켜주던 존재를 위해 자신도 자신을 내놓고 그 존재를 지켜주려 한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아이의 예쁜 눈망울이 커다랗게 클로즈업 된 얼굴 그림이 화면 가득합니다. 그래서 아이의 감정을 그림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두려움, 결연함, 안도감과 행복감까지요. 휘날리는 나뭇잎, 날아가는 우산, 그림책, 개집과 젖소, 아이의 흩날리는 머리카락은 이 세찬 바람이 얼마나 위험했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 밖으로 나아간 아이의 결정이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하게 했는지를 잘 느낄 수 있죠. 아이가 이렇게 행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저 사랑입니다. 내가 아끼는 소중한 존재를 위한 행동, 많은 용기가 필요한 행동은 바로 사랑에서부터 비롯되었죠. 아이와 애완견이 서로를 꼭 안고 행복한 듯 잠든 모습은 저절로 웃음이 베어나올 정도입니다.

 

일방적인 사랑은 없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존재를 위해 나 자신도 내어줄줄 알아야 진정한 사랑이죠. 휘몰아치듯 세찬 바람과 급박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결말까지 마치 짧지만 긴 드라마를 보는 듯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한숨과 함께 미소가 지어지죠. 아주 아름다운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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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언니 상담소 일공일삼 56
김혜정 지음, 김민준 그림 / 비룡소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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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그건 아이들도 마찬가지여서 크든 작든(물론 이 기준은 사람마다 달라서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 고민이 있어 힘들어하기도 하고 씩씩하게 맞서 해결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요즘 고민이 뭐야?"라고 물으면 "없는데요"라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다. 생각하기 싫어서, 고민해 봤자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정말로 고민이 없어서는 아니다. 어쩌면 이 고민은 자신의 속에 담아두어서 더 커진 것일 수도 있다. 때로 사람은 그저 그 고민을 입 밖으로 내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해소가 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포함해 어른들도,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할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고민이며 불행한 일일 것이다.

 

<맞아 언니 상담소>는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된다. 억울한 일, 속상한 일, 짜증나는 일 등 이 모든 일이 고민이 되는 아이들. 누가 100% 자신을 지지해주기만 해도 좀 해소될 것 같은데 내 주위 사람들은 객관적으로만 보거나 무족건 네가 잘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더 화가 나고 속상하고 억울하다. 그럴 때 누군가 옆에서 "맞아, 맞아"라고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래, 세나와 은별이는 그렇게 "맞아 언니"라는 고민 상담 카페를 만들게 된다.

 

"무조건 내가 맞는다고 해 주면 안 돼? 나도 안다고. 내 말이 다 옳지는 않다는 거. 그래도 그냥 그 순간만은 맞아, 라고 해 주면 얼마나 좋냐고! "...12p

 

처음엔 자신들처럼 고민이 있을 때 그렇게 지지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되어주고 싶어서 만든 고민 상담 카페이지만 세 친구와 선우는 같은 또래의 고민 글을 읽고 또 답을 달아주면서 그들 자신도 함께 고민이 해소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문제를 비슷한 고민의 또래 글을 읽으며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러면서 그들은 조금씩 성장해 나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글들에 무조건 "맞아 맞아"라고 답을 달아주다 보니 문제점이 생기기도 한다. 이 답글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여 자신의 감정을 우선시 하고 복수를 하게 된 아이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맞아 언니들은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그러면서 이 아이들은 문제아만 고민을 안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어떤 아이든 어떤 형식으로든 고민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맞아 언니는 무조건 '맞아'라고 하지는 않을 거야. 맞지 않을 때에는 맞지 않다고 할 거라고."...191p

 

누군가가 고민을 이야기해 올 때 어떤 사람은 그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무조건 동조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고 중요시 되는 것은 바로 "제대로 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 내 말에 귀 기울여 들어준다는 사실 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은 풀어지게 되니 말이다.

 

어른도 실수를 한다. 아이들은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으니 당연히 실수를 한다. 하지만 그 실수를 하고 나서의 행동에 따라 결과는 많이 달라진다. <맞아 언니 상담소> 속 아이들은 똑같이 실수를 하고 잘못을 하지만 자기 자신에게 무척이나 솔직하다. 그래서 반성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의 순수함이 직접 전해지다 보니 책을 읽으며 저절로 미소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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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의 새 옷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1
엘사 베스코브 글.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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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의 느낌에서부터 본문의 일러스트가 무척 고전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작가 소개를 보니 잘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아마도 유럽에선 꽤나 유명한 분인 것 같습니다. 1899년 결혼한 첫 해부터 2년마다 한 권씩 그림책을 출판했다니 정말 대단하신 분인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 타샤 튜더도 생각나네요. 옛날 그림책의 그림들이 주는 자연과 사랑에 대한 포근한 느낌이 가득합니다. 속표지의 들꽃에서부터 인물들의 자상함, 강렬한 듯 부드러운 색감까지 말이에요.

 

 

펠레는 시골 마을 어린이래요. 아기 양 한 마리를 기르면서 정성껏 돌보았죠. 아기 양도, 펠레도 자라면서 아기 양의 털이 자라는 만큼 펠레의 옷은 점점 작아졌죠. 어느 날, 펠레는 아기 양의 털을 가위로 몽딸 깎았죠.

 

 

펠레는 이 양털을 들고 할머니에게 갔어요. 양털을 빗겨 달라고 말이에요. 할머니는 그동안 당근 밭에서 풀을 매달라고 부탁하죠. 펠레는 부드럽게 부푼 양털을 다시 옆집 할머니에게 가져가 물레로 자아 실을 뽑아 달라고 합니다. 펠레는 그동안 암소를 돌봐드려요.

 

그렇게 펠레는 양털에 물들일 물감을 얻고, 옷감을 짜고 옷을 짓는 과정을 마을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하나씩 완성해 갑니다. 그동안 펠레는 그 이웃 어른들이 필요하신 일들을 하나씩 도와드리죠. 마침내 완성된 새 옷을 입고 아기 양 앞에 섰을 때, 아기 양 또한 기쁘게 웃는 듯 "애매-애-애-"하고 대답하죠.

 

정말 가슴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펠레가 처음부터 어른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스스로 하고(양털을 깎고 실에 물들이는 작업) 할 수 없는 일들은 어른들 대신 다른 잡일들을 도와드리며 도움을 받습니다. 그 과정이 참 아름답습니다. 펠레가 무척 대견하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얻을 수 있는 건 없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죠. 어른들 또한 아이의 부탁에 한 명도 귀찮아하지 않고 펠레의 부탁을 들어줍니다. 이 일련의 과정이 너무나 부드러워서 당연한 듯 보입니다. 마을 어른들의 얼굴도 잘 모르는 우리들로서는 무척 낯선 장면이지만요.

 

동네로 산책나갈 때면 조금이라도 안면을 튼 어른들께는 부지런히 인사를 합니다. 제가 먼저 큰 목소리로 인사해야 아이도 보고 배울테니까요. 그래서 둘째는 아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참 많습니다. 먼저 반기고 마구 달려가는 고양이 할머니도 계시죠. 펠레처럼 자립심도, 부탁도 잘 하고 도와드릴 줄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책의 뒤편에는 원서가 각 장의 일러스트와 함께 나와 있어요. 그림책을 읽는 아이가 좀 더 크면 이 영어 원서를 읽어주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어로 여러 번 읽어 내용을 완전히 숙지한 아이들은 이 원서를 읽으며 자연스럼게 표현들을 익힐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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