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의 새 옷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1
엘사 베스코브 글.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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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의 느낌에서부터 본문의 일러스트가 무척 고전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작가 소개를 보니 잘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아마도 유럽에선 꽤나 유명한 분인 것 같습니다. 1899년 결혼한 첫 해부터 2년마다 한 권씩 그림책을 출판했다니 정말 대단하신 분인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 타샤 튜더도 생각나네요. 옛날 그림책의 그림들이 주는 자연과 사랑에 대한 포근한 느낌이 가득합니다. 속표지의 들꽃에서부터 인물들의 자상함, 강렬한 듯 부드러운 색감까지 말이에요.

 

 

펠레는 시골 마을 어린이래요. 아기 양 한 마리를 기르면서 정성껏 돌보았죠. 아기 양도, 펠레도 자라면서 아기 양의 털이 자라는 만큼 펠레의 옷은 점점 작아졌죠. 어느 날, 펠레는 아기 양의 털을 가위로 몽딸 깎았죠.

 

 

펠레는 이 양털을 들고 할머니에게 갔어요. 양털을 빗겨 달라고 말이에요. 할머니는 그동안 당근 밭에서 풀을 매달라고 부탁하죠. 펠레는 부드럽게 부푼 양털을 다시 옆집 할머니에게 가져가 물레로 자아 실을 뽑아 달라고 합니다. 펠레는 그동안 암소를 돌봐드려요.

 

그렇게 펠레는 양털에 물들일 물감을 얻고, 옷감을 짜고 옷을 짓는 과정을 마을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하나씩 완성해 갑니다. 그동안 펠레는 그 이웃 어른들이 필요하신 일들을 하나씩 도와드리죠. 마침내 완성된 새 옷을 입고 아기 양 앞에 섰을 때, 아기 양 또한 기쁘게 웃는 듯 "애매-애-애-"하고 대답하죠.

 

정말 가슴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펠레가 처음부터 어른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스스로 하고(양털을 깎고 실에 물들이는 작업) 할 수 없는 일들은 어른들 대신 다른 잡일들을 도와드리며 도움을 받습니다. 그 과정이 참 아름답습니다. 펠레가 무척 대견하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얻을 수 있는 건 없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죠. 어른들 또한 아이의 부탁에 한 명도 귀찮아하지 않고 펠레의 부탁을 들어줍니다. 이 일련의 과정이 너무나 부드러워서 당연한 듯 보입니다. 마을 어른들의 얼굴도 잘 모르는 우리들로서는 무척 낯선 장면이지만요.

 

동네로 산책나갈 때면 조금이라도 안면을 튼 어른들께는 부지런히 인사를 합니다. 제가 먼저 큰 목소리로 인사해야 아이도 보고 배울테니까요. 그래서 둘째는 아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참 많습니다. 먼저 반기고 마구 달려가는 고양이 할머니도 계시죠. 펠레처럼 자립심도, 부탁도 잘 하고 도와드릴 줄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책의 뒤편에는 원서가 각 장의 일러스트와 함께 나와 있어요. 그림책을 읽는 아이가 좀 더 크면 이 영어 원서를 읽어주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어로 여러 번 읽어 내용을 완전히 숙지한 아이들은 이 원서를 읽으며 자연스럼게 표현들을 익힐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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