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튼 미스터리 탐정사무소 스티커 색칠놀이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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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크면서 단계가 있는 것 같다. 한 명 한 명 모두 다른 것 같지만 사실 그때의 개월수마다, 성별에 따라 아이들은 비슷한 노선을 따라간다. 물론 무척 개성적인 아이들도 존재하지만~^^


우리 아이는 2, 3살에 특이하게도 공룡을 좋아했다. 보통 남자아이들이 빠져든다는 공룡을 좋아하는 것이 신기해서 한동안 공룡 책, 공룡 피규어를 잔뜩 사다주었던 생각이 난다. 그러더니 뿡뿡이와 뽀로로를 건너뛰고 4, 5살에는 쥬쥬와 소피루비에 빠져들었는데 이게 참, 이르다고 해야 하는 건지 아닌지 친한 친구들이 함께 빠져들었으니 요즘 아이들은 다 그런가? 하는 생각도~. 한창 장난감도, 책도, 애니도, 그림이나 색칠공부도 쥬쥬에 빠져 지내더니 6살인 요즘은 다~ 시시하단다. 자기는 큰 언니인데 이런 시시한 것들을 하고 있을 수가 없나? 엄마 입장에선 이건 또 뭔가~ 드디어 제 1 사춘기 시기가 온 건가~ 싶더라는. 그럼 한 번 더 올려서 맞춰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손에 든 책이 <레이튼 미스터리 탐정사무소 스티커 색칠놀이>이다. 


우선 한 번도 보지 못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점~! 지금까지 보던 애니들과는 조금 다른 그림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단순히 여자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마법이나 공주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전체적으로 알록달록한 화려한 색감보다는 갈색톤의 차분한 색채이지만 특유의 귀여운 그림체가 그 자리를 메우는 것 같다. 




"스티커 색칠놀이" 책이지만 구성이 매우 다양하다. 맨 앞 페이지는 애니에 나오는 캐릭터 소개를 하고 있는데 등장인물 소개와 특기 등의 간단한 주변 관계도 소개하면서 따라 색칠하는 페이지와 칭찬 스티커까지 붙일 수 있다. 


각 등장인물 소개가 끝나면 "레이튼 미스터리 탐정사무소에서 카트리에일이 수수께끼를 푸는 데 꼭 필요한 "규칙"을 설명해주는 페이지가 나온다. 애니를 본다면 도움이 될 만한 단서, 놓치지 않고 챙겨서 보아야 하는 장면 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그 후 주요 장면을 보여주고 틀린 곳 찾기, 주요 장면을 통해 색칠하고 스티커 붙이기, 미로찾기 등의 다양한 페이지가 준비된다. 




패션 파일을 통해서는 카트리에일이 평소 애니를 통해 나온 다양한 패션을 감상하고 색칠해볼 수 있게 한다. 




흠~~ 6살에게 좁은 면적 색칠하기는 좀 무리인가 싶다. 아니면 꼼꼼하게만 색칠했으면 하는 엄마의 욕심이 과하던지...^^; 그래도 사인펜으로 거칠게 표현한 땋기 머리나 곱슬 머리는 개성있고 좋아보여서 함께 즐겁게 색칠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시시한 색칠놀이는 싫다던 아이는 "레이튼 미스터리 탐정 사무소"는 통과할 수 있었을까?ㅋㅋ 이것도 시시하다고 하는 걸 보니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단지 색칠이 싫었을 수 있는 6살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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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빌려드립니다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0
알렉스 쉬어러 지음, 이혜선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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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가 5학년이던 어느 날, 아이가 학교를 다녀와서 흥분하며 말했다. 학교 도서관에서 어떤 책을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고. 끝까지 읽고 싶으니 꼭 사달라고 말이다. 그렇게 구입하게 된 책이 <쫓기는 아이>였다. 그리고 난 그때부터 "알렉스 쉬어러"의 광팬이 되었다. 작가의 책은 매번 분위기가 다르다. 때론 가볍게, 때론 무겁기도 하고 때론 그저 재미로만, 때론 감동적으로 때론 교훈적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벌써 5년이 흐른 것 같다. <아이를 빌려드립니다>라는 책을 보았을 때, 단지 작가의 이름만 보고 꼭 읽고 싶었다. 물론 책 제목에서 <쫓기는 아이>랑 비슷한 느낌의 책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막상 읽기 시작해보니 <쫓기는 아이>였다. 출판사가 바뀌면서 제목도, 표지도 바뀐 듯. 오랫만에 읽는 책은, 또다시 새롭게 생각하게 했다. 


태린은 아이이다. 디트라는 삼촌과 함께 이 도시, 저 도시를 돌아다니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디트는 친삼촌도 아니고 태린을 이용해 돈을 벌어먹고 산다. "오전의 아이", 혹은 "오후의 아이"로 태린을 빌려주는 댓가를 받는다. 아이를 빌릴 정도로 이 시대는 아이가 없다. 사람들이 오래 살고 싶어했고 오래 살 방법을 연구하여 그 바람이 이루어지자 마치 세상이 복수라도 하듯 아이가 태어나지 않게 되었다. 아이가 귀해지자 진짜 아이를 훔치는 유괴범이, 그런 아이들을 사업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태린은 그 한가운데서 모든 위험성을 안은 채 살아간다. 그리고 그리워한다. 언젠가 맡았던 푸른 시골의 향기와 햇살, 부모가 불러주던 것 같은 노래를 기억하며. 태린은 영원히 아이로 남으라는 디트에게서 벗어나 부모를 찾을 수 있을까. 


처음 책을 읽게 된다면 숨도 못쉬고 책에 빨려들어가 책을 읽게 될 것이다. 태린이 너무 불쌍해서, 이 아이가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지가 너무 궁금해서 말이다. 우리는 동화책에서 권선징악을 나도모르게 바라게 되는데 아이가 주인공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때묻지 않고 순수한 아이들은 제발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니 어른들 세계에서 점점 불행해지는 것 같은 태린의 삶이 너무 숨이 막혀서 어서 도망가라고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은 남자애들도 무척이나 슬퍼하고 외로워한다는 걸 아무도 몰라요. 바로 이걸 사람들은 몰라요."...43p

"난 영원히 아이로 살아가는 게 싫어요. 어른이 되고 싶어요."...73p

"난 이 세상이 싫어요. 사람들이 이 세상에 한 일이 싫어요. 오래 살기만 바라고 절대 죽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싫어요. 다른 사람이 타고난 삶을 살지 못하게 하는 사람들이 싫어요. 왜 모든 사람이 그토록 오래 살아야 하는 거예요? 왜 다른 사람한테 기회를 주지 않는 거예요? 왜?"...132p

"그냥 나. 진짜 자기 자신이 되는 것,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다."...237p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병이 들고 아프면 어떻게든 삶을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그 과정이 아무리 고달프고 힘들다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그런 삶이 과연 행복한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존엄사나 안락사 문제가 논의되기도 했다. 


<아이를 빌려드립니다>는 과연 사람이 오래 산다고 행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함과 동시에 늙음을 늦추기 위한 미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나라면 젊음을 선택할 것인가 자연스러운 늙음을 선택할 것인가. 늙는다는 것이 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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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발도의 행복 여행 철학하는 아이 13
토마 바스 지음, 이정주 옮김, 황진희 해설 / 이마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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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발도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어요.

그에게는 특별한 일이 일어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책 발췌)


초록으로 가득한 이 예쁜 그림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 두 문장 만으로도 왠지 공감이 갈 것 같은 이 느낌은 왜일까요? 아마도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나는 평범하다. 어떻게 이렇게 특별한 일이 하나도 일어나지 않느냐고 말이에요. 흥미진진한 모험도, 멋진 여행 한 번 못하고 그냥 그렇게 나만 이렇게 살고 있는 것처럼. 그래서 나만 행복하지 않다고. 그렇기에 때론 원친 않는 누군가에게 의지하기도 하고 단 한 사람, 단 하나에 집착하기도 합니다. 




오스발도에게 그 대상은 작은 새 짹짹이에요. 둘은 둘만의 세상에 사는 것처럼 규칙적으로 살아가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짹짹이 지저귀지 않게 됩니다. 이런저런 궁리를 하고 좀더 넓은 새장으로 옮겨줘도 짹짹은 행복해보이지 않았어요. 




그리고 오스발도는 어느 한 가게 앞에서 작은 화분 하나를 발견하게 되고 짹짹을 위해 그 화분을 구입해 짹짹 옆에 두고 잠이 들지요. 다음 날... 오스발도의 방은 온통 정글이 되어버렸어요. 짹짹은 사라지고 말았죠. 




당황한 오스발도는 짹짹을 찾아나섭니다. 도시까지 덮어버린 정글을 통해 진짜 정글 속으로, 속으로. 오스발도는 과연 짹짹을 찾아 다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처음엔 이야기만 막 따라가느라 그림을 눈여겨보지 못했어요. 물론 이야기만으로도 깊은 감동과 교훈을 주는 이야기에요. 그 깨달음을 얻고 다시 살펴보니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작은 힌트들이 그림 속에 숨어있네요. 어쩌면 오스발도의 곁엔 그를 지켜보고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지요. 


사람들은 보통 지금 자신의 상황 속에서만 생각하고 힘들어합니다. 나보다 더 나은 무언가를 바라고 가지지 못함에 힘들어하죠. 왜 나만 이렇게 살고 있을까 한탄하고 말이지요. 하지만 어쩌면 진짜 나의 행복은 그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일상 속에 숨어있을지도 몰라요. 일상의 감사함을 잊은 채 내가 갖지 못한 것만 바란다면 그것이 진짜 불행이겠죠. 


아이를 낳고 조금은 철이 든 줄 알았던 저는 50이 몇 년 남지 않 요즘에서야 진짜 조금 철이 들고 있습니다. 언제나 내 곁에 계실 거라고 착각하고 있던 부모님의 소중함을 이제서야 깨닫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고나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행복했었는지를 뒤늦게 깨닫고 있네요. 아이에게도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언제나 가지고 싶은 게 많은, 남과 비교하는 아이에게 너는 이미 충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그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한 아이라고 말이죠. 오스발도가 진작 주위를 둘러봤더라면 짹짹과 진작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요? 오늘 내가 가진 것들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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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멤버
카슨 매컬러스 지음, 채숙향 옮김 / 창심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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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12살을 생각하면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통틀어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객관적으로 따지자면 단연 1위는 아니지만 정서적으로 감정적으론 그때가 1등이다. 뭐가 그렇게 힘들었을까. 반장이니까 당연히 발표를 잘해야 한다 매일 괴롭히고 말도 안되는 정육점 심부름을 시키던 담임이나 매일 밤 커다란 소리로 들으라는 듯 싸워대던 부모님의 목소리도 한몫 했겠지만 그보단 그런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나 자신을 어쩌지 못했던 감정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무엇이 옳은지 알 수가 없어서 그저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만 싶었다. 매일 밤 침대에 누우면 어떻게 하면 사라질 수 있을지 궁리하던 그때가, 떠오른다. 


처음 <결혼식 멤버>를 보았을 땐 그저 그런 성장소설인 줄 알았다. 다만 우리나라 청소년 소설의 뻔한 스토리가 아닌 미국에서 벌어지는 우리와는 다른 문화 속의 여자아이가 성장해 나가는, 그 와중에 아주 재미있는 결혼식 에피소드가 들어있는 이야기라고 말이다. 하지만 조금씩 읽어나가며 이 책이 그리 녹록치 않음을 깨닫는다. 자칫 잘못하면 프랭키의 의식을 따라잡을 수 없어 다시 뒤로 돌아간다. 프랭키라는 허무맹랑하고 당돌하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는 이상한 여자아이의 이야기라고 내 마음대로 결정해 버릴 즈음, 이야기는 2부 재스민의 이야기로 옮아간다. 그리고 그 재스민의 야이기는 내게 공통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고 어서 달아나라고 응원을 하게 하며 아무 일 없기를, 어머니의 마음으로 기도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3부 프랜시스로 옮아간다. 


끝도 없이 쨍쨍한, 너무나 지루한 여름 동안 프랭키는 키가 훌쩍 커버린다. 아이라고 할 수 없을만큼 키가 커버린 프랭키는 아빠의 침대에서 쫓겨났고 이제 더이상 이 세상의 일원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방황한다. 어떻게 하면 이 세상의 일원이 될 수 있을지. 그러다 오빠의 결혼식이라는 사건을 통해 그들과 함께 "우리"가 되고자 했다. 어느 클럽에도 속하지 못해 친구 하나 없고 자신은 이미 다 큰 것 같은데 아이 취급을 하면서도 너무나 커버린 키 때문에 진짜 아이들처럼 보호받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이 마을을 떠나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을 떠나는 오빠와 새언니를 따라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길 원했던 것이다. 그렇게 아이의 세상을 떠나 어른의 세상에 소속되고 싶었던 프랭키는 스스로를 재스민이라 부르며 오빠 결혼식의 멤버로서 생각을 부풀린다. 그리고 인정받기를 원한다. 프랜시스는 좌충우돌 속에서 겉만 여성인 척 했던 재스민을 버린, 진정한 프랭키의 자라 이름이다. 그 와중엔 많은 좌절과 사건들, 생각, 새로운 소속 등을 겪게 되지만 그렇게 아이는 조금씩 성장한다. 


자신의 생각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를 실험하거나 도대체 어찌해야할지를 모르는 것이 비단 청소년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인간은 많은 사건들을 겪으며 계속해서 성장한다. 여전히 나에겐 풀지 못할 많은 문제들이 쌓여있고 때로는 모른 척, 때로는 당당하게 헤쳐나가지만 매일 매 순간 끈임없이 고민하고 아파하고 생각한다. 그래서 <결혼식 멤버>가 일련의 성장소설처럼 읽히지는 않은 것 같다. 왠지 프랭키의 그 말도 안되던 상상이, 행동력이 그나마 나를 대신해 줄 것 같은 공감의 아픔과 고민의 흔적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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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린느 메디치의 딸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박미경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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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일요일 오전은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다. 지금처럼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나 프로그램이 많지 않던 시절 마음껏 재미있게 TV를 볼 수 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새로운 캐릭터나 이야기가 많지 않아서 일요일 오전에 하는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명작"이라고 부르는 고전 작품들이었다. 그 중에 가장 즐겁게 보던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삼총사>이다. 강아지 등장인물들로 분한 삼총사의 주인공들이 프랑스 왕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던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알렉상드르 뒤마"를 접했다. 사실 지금까지 <삼총사>를 제대로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애니메이션 기억이 아주 강렬해서 그 내용은 아직도 선명하다.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은 그 알렉상드르 뒤마라는 작가의 이름만으로 선택한 책이다. 프랑스 궁정의 세세한 묘사와 서사가 주는 긴장감과 액션, 로맨스, 서스펜스가 다양하게 어우러진 그의 작품은 그 이름만으로도 이미 인정받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의 또다른 걸작인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주는 인상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에 대한 기대도 컸다. 


어떤 편견도 갖지 않기 위해 "카트린느 메디치"에 대한 사전 조사 없이 읽기 시작했다. 아니 사실 "메디치"란 이름을 보면서 역사적 인물이라기 보다는 알렉상드르 뒤마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일 것이라고 추축했다. 하지만 소설을 모두 읽고 난 뒤에는 각 등장인물들을 역사 속에서 찾아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이라는 제목답게 소설은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 마르그리트와 나바르 공화국의 왕인 앙리 드 나바르의 결혼식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이 결혼식은 마르그리트의 어머니이자 현 프랑스 왕인 샤를 9세의 어머니 카트린느 메디치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루어졌다. 프랑스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구교도들을 대표하는 프랑스 왕위를 지키기 위해 카트린느는 자신의 딸을 신교도들의 수장인 나바르 왕 앙리에게 시집보내고 앙리를 가까이에서 감시한다. 그리고 그 며칠 후 앙리를 비롯한 신교도들을 위협하는 바르톨로메오 축일 대학살을 자행한다. 


온갖 위협과 계속되는 암살에도 불구하고 앙리 4세는 살아남는다. 그 뒤에는 정치적 수단으로 자신을 이용한 어머니의 뜻을 살피며 살아남기 위해 남편의 지위를 선택한 마르그리트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 정략 결혼이기에 남편에게서 그 어떤 사랑을 바라볼 수도 없던 마르그리트였지만 그의 든든한 정치적 동지가 되며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제목의 주인공인 것을 감안하면 그녀의 비중이 조금 아쉽다. 특히 마지막 에필로그에서의 설명까지 앙리 4세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제목에 주의하지 않는다면 이 책의 주인공이 앙리 4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카트린느 메디치의 딸>은 신,구교도의 대립이 극심했던 프랑스의 종교개혁 그 중간을 그리고 있다. 단순히 종교적인 대립뿐 아니라 메디치가의 마지막 적장자로서 발루아 왕조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카트린느의 모습(무척 악독하고 잔인하게 그려지긴 하지만)과 그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래서 책은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로 가독성이 좋다. 에필로그까지 왔으나 뭔가 끝나지 않은 것 같은 느낌도 들 것이다. 그럼에도 프랑수 궁정 속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데다 종교전쟁 속 그들의 이야기를 아주 자세히 알게되는 신기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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