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세설 상.하 세트 - 전2권 열린책들 세계문학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송태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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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쭉쭉~ 읽히는데, 워낙 페이지가 많다 보니 읽는 데 꽤 오래 걸렸다.

읽는 내내 좋기도 하고, 짜증나기도 하고, 재수없(...^^;;)기도 하고 그럼에도 다시, 역시 좋았다.

워낙 풍속 소설을 좋아하기에 이런 류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즐거워하며 읽었는데,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셋째 유키코의 행동은 너무 답답해서 짜증이 나고

읽다 보니 분명 이 시대가 2차 세계대전 전후인데 침략 상황이나 이런 것들을 싸그리 무시하고

이렇게나 평온하게 지내는 이들의 이야기가 정말 ~....ㅎㅎㅎ 대략난감이다.

사실 마무리한 지 열흘 정도 지난 듯 한데 너무 많은 생각이 왔다 간지라 한 번에 정리할 수가 없어

책상 위에 놓고 묵혔다.

대부분은 그렇게 하면 며칠 후 정리되고 서평 쓸 마음이 생기는데

<세설>은.... 많은 감정들이 어디 갔는지 사라져버려서 미루다, 미루다 겨우 읽었음 정도만 적어놓는다.


이야기는 오사카의 몰락한 상류 계층의 네 자매 이야기.

한때 잘 나가던 집안의 딸들(첫째와 둘째, 셋째까지)로 자란 이 자매는 방탕한 아버지의 호사로 몰락한 후 어렵게 데릴사위 형식으로 첫째와 둘째의 남편감을 들이고 삶을 이어간다. 자매이지만 각자 개성이 뚜렷한 이 자매는 때론 각자에게 마음을 졸이며, 때론 그럼에도 끈끈한 우애를 엮어간다.


이야기의 가장 중심축은 셋째 유키코의 혼담인데 처음엔 어쨌든 상류 계층이었다는 형식화에, 후에는 이런저런 이유들로 어느새 유키코는 이 집안의 애물단지처럼 되어버리지만 사실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은 자유분방하고 제멋대로 살고 있는 넷째 다에코이다.

이런 이야기축을 중심으로 오사카의 풍습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봄이 되면 이 가족이 떠나는 꽃놀이 여행이나 반딧불이 잡이, 그저 마당에서 느끼는 가을이나 겨울의 쓸쓸함 등은 이 두꺼운 책을 읽는 데 가장 큰 기쁨을 준 것들이다.

가장 답답해서 짜증까지 나게 했던 유키코라는 인물은 사실 간사이 문화, 여성 문화의 상징처럼 생생하게 그려냈다고 한다. 오사카 여자의 한 전형이라고.

이런 세상에~!


"부끄러움을 잘 타는 사람으로 다른 사람 앞에서는 말도 잘 못 하"지만 "겉보기와는 다른 데가 있어서 꾹 참기만 하는"것은 아니다. "뭐든지 아무 말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이며 "보기와 다르게 외출을 좋아하"고 "내성적인 것 같지만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여자, 그리고 전화를 싫어해서 맞선 상대와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는 주제에 다른 사람의 수고에 미안하다든가 감사하다는 말, 위로의 말도 하지 않는다. ...914p


뭐,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


너무 늦게 읽느라 북클럽 참여도 못하고~ ㅋㅋ

결국 나 혼자만의 성취감으로 끝낸 책.


#세설 #다니자키준이치로 #열린책들 #송태욱 #오사카문화 #장편소설 #풍속소설 #김영하북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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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니와 악몽 가게 1 - 끔찍한 간지럼 가루의 비밀 닌니와 악몽 가게 1
막달라네 하이 지음, 테무 주하니 그림, 정보람 옮김 / 길벗스쿨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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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둘재는 유난히 겁이 많다. 처음엔 어려서 그러려니~ 했는데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다. 미디어를 통해 무서운 장면을 자주 본 것도 아니고 평소 무서운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도 아닌데 그런다. 모든 면에 겁이 많은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사람을 사귀고 새로운 환경을 접하거나 남 앞에서 이야기할 때는 신기할 정도로 용기백배이지만 귀신, 유령, 좀비 등의 초자연적 존재는 현실적이지도 않지만 너무너무 무서워한다.


<닌니와 악몽가게> 는 표지에서부터 유령이 등장하는데 이 유령, 뭔가 비실비실하게 생긴 것이 하나도 무서워 보이지 않는다. ㅋㅋ 전체적으로 어두운 배경이지만 너무나 귀여운 일러스트가 중심을 잡고 있어 너무나 겁이 많은 우리집 아이도 관심을 갖는다.




<닌니와 악몽가게> 1. 끔찍한 간지럼 가루의 비밀은 시리즈의 첫 번째 권이다. 때문에 뭔가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거나 하지는 않지만 첫 번째 서막을 여는 역할을 아주 잘 해주고 있다. 예를 들면 등장인물이 모두 모여 시작을 알리고 어디서 이야기가 벌어지는지 공간을 설명하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아주 조금~ 힌트를 주는 식이다. 1권에서는 각 캐릭터의 성격을 조금씩 엿볼 수 있는데 주인공인 "닌니"의 성격이 아주 마음에 든다. 우선 우리 둘째와 동갑이라는 점! 우리 아이만큼 고집이 세지만 의지가 강하고 유령 따위 전혀 놀라지 않는 용감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 때문에 우리 아이처럼 겁이 많은 아이들도 닌니와 동질감을 느끼며 자신도 조금 용감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되지 않을까?




이제 9살이지만 자전거를 갖고 싶다는 원대한 꿈을 가진 닌니가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모험, 도전을 감행한다. 일을 하고 돈을 벌겠다는 것인데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9살짜리 아이를 고용하지는 않을 터. 그래서 찾아간 곳이 이상한 할아버지네의 악몽 가게였다. 겉에서부터 으스스하지만 닌니는 거뜬하게 "꽤 더러워 보이는 가게"라고 한다. 그리고 그 가게에서 몇몇의 이상한 존재들을 만나고 첫 번째 사건부터 클리어! 앞으로 어떤 사건들이 펼쳐지고 그 사건들을 닌니가 어떻게 해결할지가 정말 기대된다.


사실 어느 정도 자라면 이런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다. 그저 무서울 수도 있겠지만 그걸 조금만 극복하면 그 다음부턴 상상의 날개를 달 수도 있다. <닌니와 악몽 가게>는 즐거운 사건들과 함께 상상을 마구 자극할 만한 이야기이다. 너무 무섭지 않고 때론 장난 가득한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할 이야기말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닌니와악몽가게 #간지럼가루 #길벗스쿨 #저학년도서 #초등도서 #상상력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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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장마르크 로셰트 지음, 조민영 옮김 / 리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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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그래픽 노블이 아주 가까이 다가온 것 같다. 처음엔 만화처럼 가볍게 생각되던 그래픽 노블은 접할수록 놀랍다. 우선 일러스트의 아름다움, 그림과 함께 펼쳐지는 시공간 배경과 대사 사이를 메우는 등장인물의 표정, 행동이 어찌 보면 그대로 설명하는 소설보다 더 어렵다. 때문에 그림을 대충 넘기고 대사만 훌훌 읽어버리면 그래픽 노블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평소 그림을 대강 보는 버릇이 있는 나는 한 번에 이해하지 못해 여러 번 뒷장을 넘겨 다시 꼼꼼히 읽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늑대>는 장마르크 로셰트의 작품으로, 일찍이 우리에게 익숙한 "설국열차"의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한다. 사실 설국열차를 원서가 아닌 영화로만 보았으므로 이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나의 그림 읽는 습관과 작가의 그림 스타일로 인해 대사가 없어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이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가스파르는 양치기이다. 수많은 양떼를 데리고 넓은 초원을 오간다. 생필품이 필요해도 마을로 내려가는 대신 우편 배송으로 받아 생활한다. 이 남자의 사회는 단절되어 있는 셈이다. 그런 자신만의 세상을 위협하는 존재가 있었으니, 자신의 양떼를 노리는 늑대이다. 계속되는 습격으로 가스파르는 어느 날 어미 늑대를 죽인다. 그 곁에는 아직 덜 자란 아기 늑대가 있었다. 그 후 오랫동안 늑대의 습격은 없었고 가스파르 또한 지금까지와 다를 것 없는 생활을 이어간다. 그리고 작은 아기 늑대가 어미 늑대만큼 자란 어느 날, 늑대에게 놀란 양떼가 절벽에서 뛰어내려 전부 몰살한다. 가스파르는 복수의 칼날을 갈고, 늑대를 찾아나선다. 인간 양치기와 늑대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누구의 승리로 끝나게 될까.




스토리도 아름답지만 보다 보면 익숙해지는 일러스트에도 빠져든다. 추격전 속에서 드러나는 가스파르의 과거와 함께 양치기여서, 인간이기 때문에 오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게 되면 대자연 앞의 인간으로서 한순간 후회와 죄스러움, 깨달음을 얻는다.


<손도끼>의 주인공과 회색늑대, 큰 곰과의 대면 장면이나 <야성의 부름> 속 벅이 야생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떠오른다. 인간은 그 특유의 자만심으로 마치 자연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지만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분일 뿐이다. 때문에 어떤 상황 속에서라도 자연과의 공존을 생각해야 한다. 그 안에서야 비로소 행복한 인간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길지 않고, 대사도 많지 않은 책이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아름다운 그래픽 노블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늑대 #장마르크로셰트 #리리 #공존 #그래픽노블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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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상처받았나요? - 상처 입은 사람에게만 보이는 술 빼고 다 있는 스낵바가 문을 연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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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마스다 미리의 작품들을 도장깨기 중인 것 같다. ㅎㅎ

전에 사은품에 혹해서 책 주문을 대량 해놓고 비닐 채 있던 것을 이번에야 드디어 뜯었다.

기존에 읽었던 4컷짜리 만화가 아니어서 놀라고

전에 읽었던 것들은 작가 자신의 이야기인 듯 편안함이 돋보였는데


<오늘도 상처받았나요?>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우선 "스낵바 딱따구리"라는 곳은 상처 입은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스낵바...라는 설정이어서 마치 판타지 같은 느낌이 많이 난다.

하지만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마스다 미리, 그 특유의 편안함이 역시나 돋보이고

이번 책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위로"와 "웃음"이다.





나는 이 장면들이 왜 그렇게 웃긴지~ㅋㅋㅋ

뜬금없는 악기 연주와 노래라니!

게다가 알 수 없는 작사...ㅋㅋ

마치 우리 집 둘째 같다.


"오늘은~ 친구가 없어~

못놀았다네~

놀이터~ 놀이터~

다들 어디갔나 내 친구~"

초등 2학년의 생활이 담긴 노래...ㅋㅋㅋ





매 편 상처입은 사람들(다음 편엔 앞에 나왔던 인물이 등장)이 이 스낵바에 들르고

그곳에서 스낵바 주인의 권유에

작사, 작곡, 춤 등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그 상처가 조금은 치유가 된다...는 설정

별 것 아닌데 읽는 와중에 나도 치유되는 것 같다.

아쉬움 하나....


술이 없다니~~~ㅠㅠ

이건 아니야~~~


#내돈내산 #소장용 #오늘도상처받았나요? #마스다미리 #어서와요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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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한 책방 필로뮈토 1 : 첫 번째 고민 내 마음 - 김헌의 신화 인문학 동화 신통한 책방 필로뮈토 1
최우빈 그림, 서지원 글, 김헌 기획 / 아울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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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언제나 어려운 것 같이 느껴진다. 무언가 깊은 생각을 통해 나도 잘 모르는 결과를 이끌어내야 할 것 같은 느낌...ㅎㅎ 하지만 막상 철학이 무엇인지 알고 나면 내가 지금 고민하는 것, 생각하는 것에 대한 대답과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렵지 않게, 그저 지금의 내 상황을 천천히 고민해보는 것만으로도 철학 공부를 시작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초등학생 아이들을 위한 인문학 도서가 하나 둘 서점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조금이라도 지루하고 재미없으면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도서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저 만화가 아니라 재미를 놓치지 않으며 상식도 쌓고 내 상황 속 고민도 해결할 수 있는 진짜 인문학 도서들이다. 그런 도서들 중 그리스 로마 신화와 고민을 함께 엮은 인문학 동화책 시리즈를 만났다.


<신통한 책방 필로뮈토>는 지금 우리 아이들의 고민을 분야별로 나누어 필로뮈토라는 책방을 방문한 아이들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을 만나게 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고민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도록 하는 인문학 동화책이다. 그 첫 번째 책이 바로 "첫 번째 고민 : 내 마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몰라서 고민하는 아이들을 등장시켜 그리스 로마 신들과 짝지어 그 해결법을 찾도록 하고 있다.



책 속 등장인물들의 상황이 우리 아이들의 고민과 딱 맞아떨어지고 신통한 책방 필로뮈토 안의 한 의자에 앉으면 그리스 로마 시대로 빨려들어간다는 판타지에 그 신화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를 반추해볼 수 있는 설정까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구석구석 놓여있어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게다가 독특한 일러스트를 통한 이야기 전개는 덤이다. 이야기와 만화 같은 일러스트를 함께 읽어야 제대로 이해되기에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다.

뒷부분에는 책 속에 등장했던 그리스 로마 신들의 이야기가 다시 갈무리되어 있고 테스트나 가치 사전, 후기, 다음 권의 소개까지 알차게 들어있어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보고 읽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요즘은 초등학교 중학년만 되어도 아이들은 생각이 많아지고 고민이 많아진다. 친구들과 비교하게 되는가 하면 현재 모든 상황이 짜증나기도 하지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서 그저 우울하거나 짜증만 낸다. 하지만 자신을 좀더 돌아보고 자신의 좋은 점을 찾아내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낼 수 있다면 한층 더 즐겁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신통한책방 #필로뮈토 #그리스로마신화 #인문학동화 #초등도서 #초등전학년 #자아정체성 #자존감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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