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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가 고양이와 생쥐의 우정
라스무스 브렌호이 지음, 한소영 옮김 / 시원주니어 / 2020년 7월
평점 :
처음 이 그림책을 봤을 때만 해도 아주 뻔하게 짐작되는 내용일 거라고 생각했다. 다소 긴 제목에서부터 책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나면 뭐 사실 흔히 보던 그런 그림책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사실 겉표지에서부터 이 책의 범상치 않음을 알아볼 수 있어야 했다. 책 속 내용의 한 장면인 겉표지에는 뻔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주요 장면 뒤로 보이는 건물들 창문 속 숨은 그림들이 이 책의 특징을 아주 잘 보여준다.

뜨개질을 좋아하는 생쥐는 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자신의 취미를 알아주는 누군가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외로워한다. 장사가 잘 되는 편은 아니었지만 뜨개질한 물건을 시장에 내다 팔기도 한 생쥐는 어느 날, 너무 배가 고파 골목을 어슬렁거리며 쓰레기통 주변을 살펴보다 운명같은 날을 맞이한다.

고양이 한 마리가 다가와 잡아먹으려고 했던 것. 그때 이상한 기계를 허리에 동여맨 야옹이가 등장하고 이 위기에서 생쥐를 구해준다. 그 후 먹을 걸 나눠먹고 발명가와 뜨개질을 좋아하는 생쥐는 함께 하기로 한다. 그때부터 함께 하게 된 야옹이와 생쥐는 함께 살 집도 손보고 다시 찾아 온 고양이에 맞선다.

뻔하다고 생각한 내용도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지만 이 그림책은 한 장 한 장 그림을 허투루 보아선 안 된다. 깨알같은 이야기들이 가득해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맨 처음 이 그림의 진가를 발견한 건 두번째 페이지 시장에서 지우와 피카츄를 발견하고 나서였다.
"잉? 여기 피카츄가 왜 있어?" "으하하하!!"
그 이후 딸과 함께 우리가 아는 다른 그림 찾기가 시작됐다. 사실 많이 찾지는 못했다. 우리가 아는 내용이 많지 않아서 그럴 테지만 꼭 아는 그림을 찾는 것보다 그저 그려진 신기한 그림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체형, 다양한 동물, 다양한 모습의 다양한 인물들이 정말 깨알같이 그려져 있다.
그러고 나면 이 책의 주제와 연결이 된다. 서로 적이 될 수도 있을 두 인물이 서로의 취미를 인정해주며 친구가 된다. 나이나 종, 다른 취미와 적성 등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고 그저 서로를 위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그 따뜻함에 위로받고 든든함을 느낀다면 된 것이다. 우린 겉모습으로 많은 것들을 판단하고 미리 차단한다. 하지만 진정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그런 겉모습과는 상관이 없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편견없이 바라보는 것, 진정으로 위해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