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가게 3 - 가끔은 거절도 합니다 십 년 가게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아이들 책은 시리즈물이 많다. 서정적이고 감수성 풍부하거나 교훈이 가득한 단행본보다는 판타지나 미스터리, 탐정물로 구성된 시리즈물이 계속 나온다. 아무래도 영상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에게는 묘사가 가득하거나 행간의 의미를 읽어야 하는 책보다는 흥미진진하고 바로 이해 가능한 책들이 인기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는데 하루종일 책만 읽었던 언니와는 너무 다른 둘째를 키우다보니 슬슬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도대체 어떤 책을 읽혀야 할까. 

 

눈에 띄게 예쁜 일러스트를 자랑하는 몇몇 시리즈들이 보였다. 그 중 많은 인기를 차지하는 시리즈가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이었는데 제목에서부터 표지까지 일본색이 많이 묻어나서 아직 어린 아이에게는 접하게 해주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같은 작가의 <십 년 가게>는 여전히 예쁜 일러스트 표지를 자랑하지만 조금 다르지 않을까...하는 호기심에 직접 읽어보았다. 

 

<십 년 가게>는 버릴 수 없거나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물고, 잠시 떼어놓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십 년 동안 맡길 수 있는 마법의 가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작 동화 형식이라 굳이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 한 권 안에서는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어도 각 권이 이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니 어느 권이라도 읽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권 "가끔은 거절도 합니다"에는 총 6가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처음 읽으면서 떠오른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었다. 커다란 설정 속에 각각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각각의 독립된 이야기 자체가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정말 오랫만에 동화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만큼 등장인물의 감정 묘사나 상황 설정이 뛰어나다. 판타지인데도 현실 속의 각 인물들의 설정이 뛰어나다 보니 그저 판타지의 즐거움에서 멈추지 않고 진한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각 장마다 욕심, 사랑, 질투, 애정 등 다양한 감정이 대두된다. 사실 이 시리즈의 권장 연령이 3-4학년인데 3-4학년에겐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그저 줄거리로 받아들인다면 재미로 읽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 더 깊은 인간들의 감정에 공감해야 하고 다소 열린 결말까지도 상상하고 유추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색은 덜하지만 뒷골목 어둠의 세계 이야기나 물건을 맡기는 대신 수명 1년을 지불해야 하는 설정 등도 3-4학년들에겐 다소 부담스럽다. 

 

나는 책을 재미(이 재미엔 폭력성이나 편견, 잔인성 등도 포함될테니)로만 읽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아이들의 정서나 의식에 영향을 끼칠테고 자신도, 부모도 모르는 새 그것들이 아이의 고정관념으로 자리잡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별점을 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 차라리 이 시리즈가 소설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기에 어른인 나로서는 별 10점도 주고 싶지만 권장연령 3-4학년을 생각하면 그렇게 많이 줄 수가 없다. 때문에 별 넷!


*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