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싫어하는 사람을 위한 도서실 안내
아오야 마미 지음, 천감재 옮김 / 모모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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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류의 표지는 아니지만, 책을 좋아하는 아이와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가 나오는 청소년 책은 평균 이상은 할 것 같아서, 오랜만에 청소년 소설을 읽어보았다. 사실 왠만큼 스토리가 이러저러할 것 같다...예상은 가지만 그래도 책 이야기는 항상 재미있으니까 읽는다. 그럼 우리 큰 딸은 도대체 그게 뭐냐고, 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사실이니까. 그런데 이번엔 좀 빗나갔다. 음~ 이 책, 진~짜.... 재미있었다. ㅋㅋ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스토리 전개가 다 엇나가서 그게 또 재밌었다. 첨부터 큭큭거리면서 이 캐릭터들에 푹~ 빠져서 대사 한 마디에 웃다가, 설정에 웃다가 딸한테 얘기해 주다가 엄청 웃었다. 중반 이후엔 또 얼마나 감동적이던지. 고개를 끄덕여가며 마치 내가 청소년인 듯 그렇게 읽게 된다. 


고등학생 2학년인 아라사카는 가장 할 일이 적을 것 같은 도서위원을 신청하여 도서실에 와 있다. 첫 시간, 이 학교에서 사서 2년차인 가와이는 돌아가며 가장 좋아하는 책과 왜 그 책을 좋아하는지 자기소개를 하라고 한다. 그런데 아라사카는 좋아하는 책이 없다. 대강 책 제목만 말하려고 했으나 다들 책 제목과 함께 그 이유를 정확히 대는 것을 보고 솔직하게 좋아하는 책이 없다고 말해버리고 만다. 그러자 가와이 사서는 그런 너에게 올해부터 내기로 한 도서 신문 편집장으로 임명한다며 골든위크까지 같은 반 후지오와 신문을 완성해 오라고 한다. 아라사카는 처음엔 항상 책만 보고 있는 후지오에게 떠넘길 생각이지만 조금씩 여러 사건에 얽히게 되며 도서 신문을 만들어 나간다. 


책만 보면 집중이 안되고 머리가 아프고 이해를 할 수 없는 남자 아이와 주변이라곤 신경쓰지 않고 책만 읽는 데다 왕따를 당하고 있는 것 같은 여자 아이의 만남이다. 어찌 보면 너무 뻔한 조합인데 책을 많이 읽은 아이가 책을 읽지 않은 아이를 이끌어 주는 듯하다가도 어느새 그렇지 않은 아이가 이끌고 있다. 게다가 독서감상문을 의뢰한 세 명의 캐릭터마다 하나씩의 문제를 안고 있고 그 문제를 풀어야 감상문을 받을 수 있어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인상도 받는다. 하나씩 문제를 클리어 해야 아이템을 받는? ㅋㅋㅋ 딱 아이들 취향이라고 해야 할까?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반을 넘어서면 전체를 아우르는 미스테리 요소까지 더해져서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까지 더해진다. 정말 숨 돌릴 새가 없다. 그런데다 가와이 사서가 얘기하는 것처럼 아라사카를 통해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의 심정을 누누이 대변한다. 또 왜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는 후지오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그야말로 교훈과 재미까지 잡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3편의 책 <무희>, <공작나비>, <붉은 누에고치>가 등장하는데 이 책들을 안 읽고 읽어도 무방하긴 하지만 만약 책 속의 책들을 읽고 이해한다면 훨씬 더 등장인물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도 아주 쉬운 책은 아니다. 심리 면에서 주인공들을 이해하기가 쉬운 소설들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후지오가 얘기했듯 책은 읽는 사람들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읽히고 상상에 따라 다르게 해석해도 무방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읽고난 후에는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정말 재미있게 책을 읽으면서도 요즘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하느냐고 묻는 학생 하나가 계속 떠올라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었다. 능동적으로 살고 싶지 않다고, 그냥 누가 살라고 하는대로 살면 안되느냐고 하는 친구인데, 이 책 속 히자키 선생님과 동일시하면서 읽으면 좋겠다 싶어서였다. 책은, 그래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이야기는, 예언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97p)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독서를싫어하는사람을위한도서실안내 #모모 #아오야마미 #천감재 #도서협찬 #완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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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벽지
샬럿 퍼킨스 길먼 지음 / 내로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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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책에 대한 설명을 하나도 알지 못한 채로 읽기 시작했다면.... 아마 공포 소설인 줄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중반 이후부터는 천천히 정독을 했음에도 어느 순간 헉! 하고 숨을 들이쉴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장면은 기괴하다고 할 수밖에. 그 시대에 처음 이 소설이 발표된 후 의사들로부터 충분히 항의 글을 받을 수 있었음이 이해되는 부분이다. 




책은 시작 부분에 "누런 벽지를 쓴 이유"로 시작하여 <누런 벽지> 본문은 일기 형식으로 첫 번째 일기부터 열 한 번째 일기까지가 본문이다. 그 뒤로는 작가인 샬럿 퍼킨스 길먼에 대한 설명이 두 장 정도, 휴머니즘에 대한 설명과 작가와 소설 속 주인공이 처방받았던 "휴식 치료법"에 대한 설명이 있다. 그렇게 이 짧지만 깊은 소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사실 이 소설은 단편이다. 그래서 길지 않다. 한 손에 쏙 들어올 정도의 크기로 125페이지밖에 되지 않고 그나마 왼쪽 페이지는 영어로, 오른 페이지는 한글로 된 영한 편집판이다. 영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대체로 오른 페이지만 읽어서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는데 잠깐씩 왼쪽 페이지로 눈길이 가도 그리 어려운 영어가 아닌 걸로 보면 영어 공부를 하시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자, 본문으로 들어가 볼까?


'나'는 의사인 남편 존과 자신의 집을 고치는 동안 여름 한철 동안 유서 깊은 대저택을 얻어 지내게 된다. 이 집은 굉장히 크고 아름답지만 비워진 지 오래된 집이라 어딘가 이상한 점이 있다.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느껴지는 집. 나는 그런 느낌에 대해 남편에게 이야기하지만 무척이나 현실적인 남편은 한마디로 무시해 버린다. 




처음에 나의 상태는 그저 조금 예민해서 불안하고 우울했다. 남편은 그저 자꾸 쉬라고, 신선한 공기를 쐬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며 동생에게 집안일을 맡기고 아기도 '나'에게서 분리시킨 채 "완전히 건강해질 때까지 모든 '일'을 절대 금지"(...27p)시킨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지내게 된 방의 누런 벽지가 신경쓰이게 되고 그것에 대해 여러 번 남편에게 이야기하지만 그때마다 남편은 일을 쉬라고만, 낮잠을 자라고만 이야기한다. 급기야 '나'는 남편과 시누이, 다른 이들의 눈을 피해 벽지를 하루종일 관찰하고 함께 행동하기 시작한다. 




벽지가 공포가 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어릴 적 우울하거나 다소 침울했을 때의 내겐 오히려 같은 무늬가 반복된 벽지가 장난감 같은 거였기 때문이다. 뱅글뱅글 돌아가는 것 같은 최면 상태가 느껴지기도 했고 그러면서 위로가 되기도 했고 그러다 잠들고 일어나면 한결 나아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정신적 묘사가 정말 뛰어나다. 처음엔 빛바랜 누런 벽지의 관찰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윽고 그 안에 비친 무언가에게로 옮겨가고 그 무언가로부터 자신의 행동으로까지(스포가 될까 조심스럽다...ㅠㅠ) 이어지는 과정이 정말로 탁월해서 정신분석학에 대해 잘 모르는 나조차도 오싹해지는 기분이다. 


앞부분 "누런 벽지를 쓴 이유"에서 작가는 분명 <누런 벽지>는 자신의 완전한 경험담은 아님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분명 자신의 산후우울증에서 비롯된 경험을, "파멸의 문턱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것을 기뻐하며 그 주장을 생생히 그려 내기 위해 장식을 달고 첨가제를 섞었다"(...17p)고 말이다. 그러니 이 소설은 분명 자전적 소설이라 할 것이다. 휴식 치료법은 말 잘 듣는 여성, 아내로 만들기 위해 그 시대 의사들이 만들어 낸 치료법으로 이 소설로부터 그 치료법이 사라지게 되었다니 그야말로 다행이 아닐 수가 없다. 


#월간내로라 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무척 인상적이다. 다른 작품들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누런벽지 #샬롯퍼킨스길먼 #자전적소설 #산후우울증 #신경쇠약 #휴식치료법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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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5-11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관해 여성학 책에서 본 것 같아요! 아마 <200년간의 거짓말> 아아..무셥지만 찜입니다ㅋㅋㅋㅋ

ilovebooks 2021-05-11 12:03   좋아요 1 | URL
재밌게 읽었어요
중간에 휙! 헉! 다시 읽어야겠다, 했어요~^^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이소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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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눈길을 끌었던 그림이 있었다. 주제가 감추어지지도, 한참 생각해야 알 수 있는 그림이 아닌 그냥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고 행복해지는, 그런 그림이다. 글 그림엔 아름다운 집이 있고 가족이 있다. 그래서 사랑이 느껴진다. 이 그림을 그린 화가가 바로 칼 라르손이다. 




사실, 이 화가의 그림은 여러 장소에서 접했고 어디선가 많이 보았지만 화가의 이름을 안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아마도 이 책,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가 출간되었을 때와 비슷한 때였던 것 같은데 그때 즈음 출간된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를 통해 카린 라르손을 먼저 알았다. 그리고 그 그림 속 그렇게 아름다웠던 집 인테리어의 주인공이 바로 카린이라는 사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유명해진 건 집을 그려낸 남편 칼 라르손이라는 안타까운 사실을.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지만 칼 라르손이 더 유명했기 때문인지"싸우는"이라는 제목 때문인지 책은 이쪽이 더 잘 된 듯한데,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어린 시절 굉장히 불우하게 컸던 칼의 운명이 바뀌기 시작한 건, 삶의 중심을 잡고 꿋꿋이 살아냈던 어머니와 카린을 만나서였다. 중상류층의 집안에서 자란 카린 집안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결단력 있는 카린의 사랑으로 칼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는 정반대의 아름다운 어린 시절을 자기 아이들에게 남겨주려 노력했다. 화가로서 잘 안 풀릴 때에도 카린의 조언(그냥 수채화로 집안의 모습을 그리면 어떻겠냐는)으로 잘 풀릴 수 있었다. 


카린의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집을 이들 부부는 아이들을 위한 집으로 개조해 가며 카린의 정원사 기질과 직조 기술을 마음껏 뽐내며 모던하고 아름다운 집으로 재탄생시킨다. 칼은 그런 아름다운 집을 배경으로 자신의 많은 아이들과 사랑하는 아내의 시시각각의 행복한 모습들을 모두 화폭에 담았다. 


많은 사람들이 칼의 그림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있었다. 즉 칼 라르손 개인의 삶은 끝났지만, 그의 그림의 미래는 끝이 없었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칼 라르손의 그림을 보고 가정의 행복을 느낀다. 지금 내 가정이 불행하면 이 행복을 유지하고 싶어서 또 행복을 꿈꾼다. 행복이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르지만, 칼 라르손의 그림을 보면 행복의 형태가 구체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39p




뒤쪽 부록에 "카린"의 이야기가 없었으면 섭섭할 뻔했다. 그래도 분량이 적은 편이다. 똑같이 화가였던 카린이 결혼과 동시에 육아를 전담하며 자신은 붓을 놓고 직조와 인테리어에 자신의 재능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생각하면 카린의 역할이 좀더 조명을 받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이케아의 사장은 칼 라르손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건 아마도 편안함과 행복감이 아닐까. 쉬고 싶은 집, 살고 싶은 집. 그리고 그 뒤에는 분명 누군가의 손길이 있음이 분명하다. 


#칼라르손 #카린라르손 #RHK #이소영  #행복한집 #스웨덴국민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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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별곡 - 정선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설화 채록집
손진익 엮음, 한용욱 그림 / 북산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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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에서 정원을 가꾸며 살고 있다는 저자가 정선에 살면서 알게 된 정선의 이야기들을 채집하고 그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맞게 각색한 책이 <정선별곡>이다. 그러니 부제 "정선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설화 채록집"이 딱 맞는다는 느낌이다.


이야기는 모두 13가지로 되어 있다. 차례를 보면 그 13가지 이야기 제목에 나오는 지명이나 고유명사들이 낯설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들,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들이다.


특히 첫 번째 이야기에 나온 도담삼봉은 정말 의외이다. 충청북도 단양에 있는 도담삼봉이 왜 정선 이야기에 나오는 걸까, 하고 말이다. 이야기인 즉 이렇다. 원래는 정선읍 봉양 7리 적거리라는 마을에 삼봉산과 조양강이 있었고 마을 사람들은 이 삼봉산을 보물처럼 여겼으나 어느 해 큰 홍수가 나서 삼봉산이 사라진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수호신인 삼봉산을 찾아나섰고 결국 단양군 매포면까지 와서야 흙을 잃고 봉우리 3개만 남은 도담삼봉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자신들의 수호신이라 매년 산세를 받으러 단양까지 왔지만 단양 사람들과 싸움이 나자 결국 권리를 주장하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


10년 전인가 단양에 관광을 가서 제일 처음 갔던 곳이 도담삼봉이었는데 사실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였는데도 뭔가 눈에 팍 박힌 것처럼 오래 기억에 남아있었다. 단양 여행 전체가 그랬다. 단양적성비도 그랬고 도담상봉을 일직선으로 바라보고 오랫동안 계단을 올라 전망대에서 바라본 경관도 그랬고 단양 8경도 그랬고 유람선을 타고 바라 본 다른 풍경들도 그랬다. 그래서인지 이 첫 이야기가 다른 이야기들보다 더 많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우리 옛 선조들은 이런 기운 같은 것을 굉장히 중요시했을 텐데, 이렇게 천재지변에 놓치게 되고 얼마나 애석해 했을까, 하고 말이다. 대신 "알면 더 재미있는 '정선 이야기'에 보면 정선 사람들이 매년 단양에 와서 세금을 거두어 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하니 그만큼 이 삼봉산이 중요했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지금도 정선에 가면 아우라지가 제일 유명한 것 같다. 정선을 검색하니 아우라지가 제일 먼저 뜨니 말이다. "정선 아이랑 아우라지 처녀 이야기"는 정선아리랑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리랑은 우리나라 민요 중 가장 유명한 민요이니까 당연히 알고있는 줄 알았는데 찾아서 들어보니 정선아리랑만큼은 모르는 민요였다. 익히 잘 아는 경기 아리랑과 좀 더 경쾌한 밀양 아리랑보다 훨씬 더 구슬프게 들렸다. 전해지는 설화가 버전이 여러가지인 만큼 정선아리랑 가사도 수백 가지나 된다고 하니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지고 이야기되었나 보다.




뒤쪽 이야기에는 교훈적인 이야기들이 많다. 게으르고 자신의 위치에서 제대로 일하지 않는 이들이 깨달음을 얻거나 죄를 받는 이야기들을 통해 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이야기들이다. 남의 것을 탐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가도록 하는 교훈을 담는다.


한 지방에서 이토록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옛날에 "전설의 고향"을 보면 참 다양한 지방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하는 구나~하며 즐겨보곤 했는데 한 지방에서도 이렇게 구석구석 다양한 이야기들이 여기저기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우리가 너무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닐지 돌아보게 된다. 정선뿐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다른 우리 땅 모든 곳에 우리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을텐데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닐지.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정선별곡 #손진익 #북산 #설화채록집 #옛날이야기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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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유산 대교북스캔 클래식 5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오현수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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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중고 서점을 어슬렁거리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무조건 데려 온 책이다. 국내에서는 <빨강머리 앤>만 보았기 때문에 얼마나 반가왔던지~ 다른 책도 당연히 쓰셨겠지~하는 마음이었다. 어릴 적부터 앤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강렬해서 비슷한 류의 책이지 않을까 했는데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와장창! ㅋㅋㅋ 이 예스러운 어휘들과 말도 안되는 등장인물들과 다소 불편한 가치관에 혼란스러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우선 조사가 좀 필요했다. 접견하례니, 단지니, 일족이니...하는 단어들 때문에 이 작품이 마치 1700년대나 1800년대 작품처럼 느껴졌기 때문인데 우선 루시 모드 몽고메리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서 찾기가 쉽지 않았으나 <사랑의 유산> 원작 제목이 "A Tangled Web"이고 그렇게 조사해 보니 1931년이었다. 번역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작품 자체의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 


소설에는 두 집안이 등장한다. 다크 집안과 펜할로우 집안. 이 두 집안은 본토와는 조금 떨어진 섬에서 삼대에 걸쳐 60쌍이나 결혼을 하다보니 거의 모두가 친척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 두 집안을 이끄는 양가의 수장 베키 아주머니는 별 것 아니었던 단지를 마치 대단한 것인 양 가보로 만들어 자신이 죽으며 상속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 상속자는 몇 가지 기준에 부합되어야만 한다며 베일에 가려져 유언장 속에 감추고 그 유언장은 시일이 지난 후에 열어보도록 한다.


이제 일 년여의 시간 동안 두 집안, 이 일족들이 이 단지를 차지하기 위해 움직인다. 욕을 하던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노처녀, 노총각들은 사랑을 찾아 헤매고, 싸우던 이들, 하던 일을 미루었던 이들도 단지를 차지하기 위해 부지런히, 적어도 남들이 보기에는 점잖게 행동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본심을 숨기기 위해 거짓된 삶을 살수록 그 본심은 더욱 드러나기 마련이다. 젊은 혈기로 외모로만 사랑을 하던 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의 마음을 보게 되고 자신의 짝이 아님을, 자신이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외모보다 더 중요한 데 있음을 각자 깨닫게 된다. 때론 실수를 저지르고 호되게 고통을 겪게 되지만 그런 고통 또한 성장의 한 걸음이었다. 


사실 앞부분엔 모든 등장인물들이 너무나 외적으로만 짝을 찾으려고만 해서 이게 도대체 무슨 책인가... 이 책을 쓴 사람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맞나~ 싶었다. 좌절해서 중간에 책을 덮을 뻔...ㅋㅋ 그나마 유쾌하지 않았다면 끝까지 못 읽을 뻔 했다. 책은 마지막에 정리가 된다. 어쩌면 이 마지막 부분을 어이없어 하는 독자도 있을 수 있겠지만 중요한 건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랑의유산 #루시모드몽고메리 #북스캔 #진정한사랑 #다소허탈 #유쾌한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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