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그림부터 눈에 띈다. 기존 그림책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예쁘고 화려한, 그림은 없다. 대신 그림자 그림이 아주 우아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신데렐라"라고 하면 무조건 화려하고 예쁜 그림을 상상했던 아이에겐 조금 실망스러웠는지 몰라도 적어도 내겐 너무나 소장하고 싶은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신데렐라"는 대부분 3~6살 정도의 아이들이 읽는다. 그 이후는 이미 다 아는 이야기라고 유치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다른 읽어야 할 책들이 수두룩 해서 엄마도, 아이도 그다지 찾아 읽지는 않는다. 그래서인지 "신데렐라" 책은 대부분 편집본이고 많은 내용이 삭둑 잘릴 채 주요 골자만 유지한 그림책이 많다. 그러다보니 사실 "도대체 왜?" 싶은 부분도 있지만 이 또한 너무 어린 아이들이기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그냥 받아들여진다.
<해방자 신데렐라>는 그림책이라기보다는 동화책이다. 40여 페이지 정도 되지만 그림보다 글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작도 원작을 잘 살린 그대로 신데렐라의 이름이 어쩌다 붙었는지, 신데렐라는 어떤 아이인지 자세히 설명된다.
왕자의 무도회 초대장이 도착하고 자신을 열심히 꾸미는 새엄마의 자매들이 나오는 장면에선 작가가 직접 개입한다.
"사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란 있을 수가 없어. 왜냐하면 아름다움에는 여러 종류가 있거든. 어떤 사람은 둥글고 부드러운 선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날카로운 선과 단단한 근육을 좋아하니까. ...(중략) ... 또 어떤 사람들은..... 사람은 많고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도 저마다 달라서 다 이야기하기도 힘드네."
9p-1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