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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로 간다 - 세상의 변화를 읽는 디테일 코드
팔란티리 2020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마이크로 소사이어티 (micro society) : 작고 사소한 힘이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사회. 네트워크 환경의 변화로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작은 신세계를 일컫는다.
"나"는 몇 개인가? 라는 질문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가족에게 보여지는 나, 사회 속에서 보여지는 나, 내가 보는 나, 친구들이 보는 나... 이런 "나"가 과연 모두 같을까?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온라인상에서는 어떨까?
닉네임과 아이디가 몇 개씩이나 되면 그 닉네임과 아이디의 수만큼 그 "나"는 모두 다른 걸까?
오프라인의 "나"와 온라인의 "나"는?
그 정체성을 찾기 위해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도 스몰토크로 상대방과의 교류를 통해 관계를 중요시하게 된다.
스몰토크란 친밀성을 형성하고 유지, 확대하기 위한 대화라고 한다.
이런 스몰토크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다.
온라인에서도 대인관계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어느정도 사생활의 노출은 불가피하고, 프라이버시의 침해도 따르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익명"을 사용하게 되고 그 익명성이라는 이유로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게 되는 경향도 있다.
이것이 인터넷의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 부분이다.
인터넷의 악영향이라면 또 '해피 슬래핑'을 들 수 있다.
폭력적인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보고 따라하여 저지르는 범죄들이 갈수록 늘어가는 것이 그러하다.
이 책은 내게 많이 어려웠던 책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처음 들어보는) 용어들도 많았고, 하루에 인터넷을 4~5시간씩 하면서도 별 생각없이 빠져있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에 대한 내용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적절한 예시로 이해하기 쉽게끔 설명해 놓아 전혀 이해하지 못해서 읽기 싫을 만큼은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소수의 전문가와 다수의 대중이 있을 때, 어느 쪽이 옳을 확률이 더 클까?에 대한 질문.
네 가지 조건만 충족된다면 일반 대중이 옳을 확률이 더 크다고 한다.
첫째, 다양성, 둘째 집단이 탈중앙화되어 있어야 할 것, 셋째, 구성원의 의견이 정리되고 모아져 하나의 결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론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넷째 다른 구성원의 의견에 영향받지 않도록 구성원이 상호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것.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로 7가지가 제시되는데, 그 각 장이 끝날 때마다 관련 전무가와의 인터뷰 구성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이 책은 인터넷에 빠져있는 내게 중요한 물음을 던져준다.
"나는 왜 컴퓨터 앞에 몇 시간이고 앉아있는가?"
"앞으로 난 어떤 목적으로 인터넷을 활용할 것인가?"
이런 물음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내겐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