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으로 행복을 만지다 - 김기현의 재활일기
김기현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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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한 젊은이가 장애를 딛고 일어선, 이 책의 소제목처럼 말그대로 "재활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읽다보니 종교적인 색채가 아주 짙네요.

지은이가 절망의 늪에서 나올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종교로의 귀의이기 때문이지요.

비죵교인인 제게는 조금의 거부감도 살짝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모든 이에게 용기와 희망을 줍니다.

 

저자 김기현은 1975년생입니다.

수능 첫세대에 뛰어난 성적으로 연세대학교 불문학과를 특차로 입학하고 빛나고 희망찬 대학 생활을 한 학기 보낸 후, 여름 방학동안 고질병이었던 턱 부정합 수술을 받던 중 의료사고로 전신마비와 실명을 하게 됩니다.

사력을 다한 재활치료로 전신마비는 회복되었지만 끝내 시각장애인 판정을 받게 되죠.

몇 년을 좌절과 절망, 우울 속에 살다가 다시 태어나기로 결심하고 새로운 그녀의 삶을 찾게 됩니다.

 

저는 그녀보다 나이가 한 살 많습니다.

그런데도 그녀는 이미 인생의 모든 것을 아는 것 같습니다.

끝없는 절망도 이미 경험했고, 그 후 다시 세상에 나와 자신의 노력과 용기로 누구라도 부러워할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를 읽으며 전 제 자신이 너무나 한심합니다.

"난 지금까지 도대체 뭘 하고 살았나?"라는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네요.

전 지금까지 "긍정적인 태도"를 가장한 게으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진짜 긍정적인 태도는 행동으로 옮기는 것일텐데 말이죠.

 

그녀가 종교를 갖게 된 후, 그녀는 모든 자신의 노력을 하나님이 돌봐주신 덕분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이런 말들이 수도 없이 반복되어서 그런 부분에 거부감이 조금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녀가 굳게 믿고 있는 하나님의 은총과 사랑이 정말로 그렇게 그녀가 원하는대로 이끈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그녀가 그렇게 믿으면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거죠.

저로선 하나하나를 다 믿을 수는 없지만(믿음이 없기 때문이겠죠.^^), 종교에 대해 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된 건 틀림없습니다.

 

또 하나, 어쨌든 그녀는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서 경제적으로 그나마 안정된 위치에 계셨기에 그녀를 끝까지 지원해주신거죠.

그렇지 못하고 살아가는 많은 장애인들이 있다는 게 정말 가슴 아픕니다.

저자도 그렇기에 현재 장애복지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크리스천인들은 깊은 감명을 받으실 것 같고, 저처럼 종교를 가질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께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원래 이런 류를 너무 싫어하시는 분들께는 그다지 권하고 싶지는 않네요.^^

제 경험상 전혀 생각이 없을 때 이런 책을 읽으면 거부감만 더 심하게 들더라구요.

그럼에도... 중도 시각장애인이라는 절망에서 어쨌든 스스로의 길을 찾은 저자의 용기와 노력에 깊은 감명을 받으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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