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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Che, 회상 - 체 게바라의 부인이자 혁명동지 알레이다 마치 회고록
일레이다 마치 지음, 박채연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난 평전을 싫어한다. 위인전이나 전기도 아니고 평전...이라는 말 자체가 왜인지 더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학교를 입학하여 처음 숙제로 읽었던 <전태일 편전>은 참 좋았고 내가 존경하는, 조금 교양있어 보인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모두 읽었다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이 바로 <체 게바라 평전>이다. 그래서 나도 좀 있어 보이려고 그 책을 읽고 싶었다. 그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붉은색 표지에 강렬하게 그의 얼굴이 새겨진 예뻐보이는 책을 "아~ 나도 그 책 읽었어!!" 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 그럴 기회는 없었다. 다른, 내가 좋아하는 책들의 순위에 계속 밀려났다.
그러던 중 작년에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보게 되었는데, 바로 그의 청년시절을 그린 영화인 줄도 모르고 그저 여행 영화려니~ 라는 생각으로 보다가... 쿵!!!..... 했다. 그 책이다. 내가 언젠가 보려던 바로 그 책. 그 책의 주인공이 영화 속에서 모터사이클을 타고 라틴아메리카를 누비고 있다. 그 나라 그 지역 사람들의 고통받는 처절한 삶에 같이 고통을 느끼며 아파한다. 그의 여행 속에서 그는 고뇌하고 번뇌한다. 앞으로 무얼 하고 살아야 하는지 생각한다. 그리고 나서 그는 혁명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그리고 난 또 한 번 <체, 회상>을 만났다. 그가 혁명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 만난 여인, 그의 마지막 사랑이며 그가 평생을 꿈꿔왔던 가정이라는 둥지를 만들어준 여인, 알레이다 마치를 통해 그가 회상된다. 알레이다 마치는 가능한 객관적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어떤 전투에서 어떤 준비를 해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자세히 서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가 얼마나 인간적인 사람인지, 그녀와 아이들을 얼마만큼 사랑하는 사람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체가 알레이다에게 보낸 수많은 편지와 시가 있기 때문이다. 알레이다 마치가 그와 같은 혁명 동지였기 때문에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와 함께 하기 위해 알레이다는 더 많은 훈련과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규칙과 규율을 중시하는 체이기 때문에, 예외는 없었고 알레이다도 그것을 인정했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했다.
다른 나라의 슬픔과 고통을 이해하고 그 나라를 위해 그나라의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제국주의를 없애고자 맞서 싸웠던 사람. 한 나라가 안정되자 또다른 나라의 배고프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떠난 사람, 체. 조국 아니면 죽음!을 달라던 그 사람을 더욱 빛나게 해 주는 사람이 그의 곁에 있었던 알레이다 마치일 것이다. 그녀의 회고를 통해 진정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자, 이제야말로 <체 게바라 평전>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