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오브 엠버]의 서평을 써주세요
시티 오브 엠버 - 빛의 세계를 찾아서 엠버 시리즈 1
잔 뒤프라우 지음, 신여명 옮김, 김윤한 그림 / 두레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오존층이 파괴되고, 빙하가 녹아내리고, 지각 변동이 수상하다. 지금 지구는 병을 앓고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일어난 이유는 바로 우리, 인간들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순간만을 생각하며 이기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저 가슴 밑바닥 어딘가에서는 지구를 걱정하는 마음이 아주 조금, 남아있기는 하다. 그래서일까? 영화나 소설... 등에는 지구의 종말을 이야기하는 것들이 많다. 

지구가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만큼 망가져버린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런 질문에서 시작된 생각은 상상과 더불어 모험, 판타지를 섞어 우리에게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준다. <<시티 오브 엠버>>도 그렇다. 이 소설의 시작은 "엠버시"에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을 무렵, 그 시를 건설한 건설 책임자와 부책임자의 대화에서부터 시작한다. 이것은 암시... 그리고 세월이 흘러 망가져가는 "엠버시".

시작부터가 "지구"가 아닌 "엠버시"이다. 이미 지구는 몹쓸병에 걸려 망가져버린 걸까? 그 어떤 설명도 없이 시간이 되면 되돌아올 수 있을 거란 실마리만 남기고 엠버시는 번창한다. 평생 쓰고 남을 물자들이 지하 창고에 담겨 있는 그곳. 하지만 모든 것들에는 시작과 끝이 있듯이 엠버시에도 "마지막"이 찾아오고 있다. 풍족하리라던 물자들은 동이 나고, 엠버시에 빛을 주던 발전기도 수명을 다해간다. 이런 종말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어른들은 자기 뱃속만 채우기에 급급하다. 시장이라는 자는 조금 남아있는 물자를 자기 혼자만 즐기려고 착복하고 그 주위에 그 비밀을 지켜주는 사람들도 있다. 언젠가는 영원한 어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서, "빛"을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소년과 소녀가 있다. 

이 두 소년, 소녀가 건설자들이 남겨둔 실마리를 풀고 엠버시를 탈출하여 지구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것이 <<시티 오브 엠버>>이다. 12살밖에 되지 않은 이 아이들은 뛰어난 기지와 재치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끈기와 희망을 가지고 드디어 지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발전기가 만들어내는 "가짜 빛"이 아닌 달의 은은한 빛과 태양이 주는 강렬하고 자연적인 충만한 빛을 온몸으로 받아낼 자유를 얻은 것이다. 그 과정은 녹록치 않았으나, 이 모험을 통해 이들은 "슬픔과 공포, 그리고 흥분과 함께 용기도 찾아냈다."(....299p)

<<시티 오브 엠버>>는 <엠버 시리즈> 4권의 1권이라 들었다. 과연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궁금했던 "엠버시 주민들은 모두 지구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하는 답이 2권에 들어있을지... 그 다음 권에서 둔과 리나의 모험은 어떤 것들이 될지 사뭇 궁금하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무한한 상상과 모험을 할 수 있다. 적당한 문제 제기(지구의 파괴, 대안..등등)도 있고, 인간에 대한 희망도 느낄 수 있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초등학생 고학년 이상 모험과 상상을 좋아하시는 모든 분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지금까지 인간들은 어떤 어려운 문제가 닥쳐도 어떻게든 길을 찾아 헤쳐 나왔죠."...3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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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후회남
둥시 지음, 홍순도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처음엔... 뭐 이런 캐릭터가 다 있나...싶었다. 입이 방정맞아서, 말 해야 하는 것을 하지 않아서, 생각이 없어서 그리고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어쨌든 뭘 해도 안 되는 사람이다.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거나 운이 없어서라고 하기에는 이 남자 스스로의 잘못이 너무나 크고, 그렇다고 이 사람만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또 너무 불쌍하다.

Mr. 후회남. 이 남자의 이름은 쩡광셴이다. 이 사람의 청소년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당시 중국의 시대배경과 사회 분위기를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 그의 첫 실수, 아버지의 바람 현장을 목격하고 어머니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게 된 그 사건은 어찌보면 그가 신문을 열심히 읽거나 학교에서 배운 것들로 세뇌당한 여러 사상들 때문에 비롯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너무나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 후에 일어난 결과로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이 때로는 자신을 비롯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나는 불현듯 아버지가 생각났다. 내가 건달을 그리워하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사실이 아니기를 빌고 빌었으나 불행히도 사실이었다. 그 그리운 감정은 마치 목에 걸린 쇳덩어리처럼 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무게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나는 조금씩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한테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면 나에게 사기를 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76p

그가 자라고 "여자"들에 대한 감정이 생기면서부터 쩡광셴은 아버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그래도 계속되는 그의 실수들. 성(性)에 대해 무지했거나 너무 늦게 깨달아서 생긴 일들이 수두룩하다. 그의 일생을 통해 그는 미리 알게 된 사실로 현명하게 대처하는 일이 거의 없다. 모든 일을 직접 부딪치고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깨닫지 못한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야 하는 때, 오히려 입을 닫음으로써 2년이나 더 감옥에 갇혀 있을 정도로! 정말 답답할 정도로 미련하다. 

그뿐인가! 그는 귀가 얇기까지 하다. 친구의 말에 현혹되어 자신이 범죄자가 될 정도로. 정말 한숨이 푹푹 내쉬어질 정도로 이 남자 너무나 미련하고 안타깝다. 너무나 늦게 깨닫고 사고가 느린 까닭에 그는 항상 타이밍을 놓쳐버린다. 그렇게 그가 저지르게 된 실수와 그 결과들 앞에도 쩡광셴은 꿋꿋하게 보인다. 그저 지금까지 쌓인 그 경험들로 그 다음은 조금 수월하게 넘어가보려고 노력할 뿐이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이 남자에 대한 연민이 생긴다. 그리고... 어쩌면 이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남자는 또 약간은 그런 비슷한 성격을 가진 나와 닮아있지 않을까..생각했다. 쩡광셴은 모두 최대 실수의 연발이었고 나쁜 일만 가득 모아놓은 듯한 일생이었지만 우리도 어느 정도는 그런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조금 실수하고 후회하고, 또 깨달으며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위해 살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평생을 "성(性)"을 갈망했지만(그보다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를 바랐던 것도 같지만) 또한 평생 동정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이 가련한 남자는 마지막에 정말 팡~!!!하고 우리에게 웃음을 터뜨려준다. 그의 마지막이자 최대의 실수!!! 그는 정말 평생 말실수를 하고 살 수밖에 없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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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 셰익스피어 & 컴퍼니
제레미 머서 지음, 조동섭 옮김 / 시공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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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우리 동네엔 서점이 참 많기도 했다. 새 책을 팔기도 했고, 중고 서적을 팔기도 해서 엄마와 함께 그곳에 들려 이 책 저책을 구경하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이었던지... 시간이 조금 흐르자 그 서점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하고, 옷 브랜드 매장들이 생겨났다. 그때만해도 어떤 변화가 생기는건지 잘 알지 못했다. 두 군데 정도의 서점이 남아있었고 그 정도면 내가 가끔 놀러가기에 안성맞춤이라고도 생각했다. 나중에 대학생이 되어 나 스스로의 책들이 생기면 그 서점에 가서 팔기도 하고 사기도 하면 정말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입시 공부에 전념하고 있는 사이, 마지막으로 명맥을 지키던 단 하나의 서점도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내 기억 속의 서점은 아직도 그런 곳이다. 아무때나 찾아가 이곳저곳 구경하다가 마음에 딱 맞는 책 한 권을 찾으면 기쁠만한 곳. 새책 냄새가 아닌, 조금은 오래된 책 냄새도 나고 몇 십분 이상 그곳에 서 있어도 피곤하지 않고 눈치보이지 않을 그런 곳... 내 딸에겐 어떨까. 아주 어릴 때부터 서점에 데리고 다니지만, 그 아이에겐 대형 서점의 사람 많고 복잡 다단하며 엄청나게 넓은 곳으로 인식되고 있지는 않을까? 그런 곳에서는 내가 찾는 단 하나의 책을 찾기가 너무 힘들다.

그런데, 이 세상 어딘가에는 그 예전의 모습을 담은, 그런 서점이 있다고 한다. 게다가 그 서점은 묶을 곳 없는 사람들을 재워주기도 하고(자신의 자서전을 써서 내기만 한다면..) 그곳 안에서는 얼마든지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도 갖추고 있다. 많은 여행서에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홍수처럼 밀려왔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그곳에서 여러 달씩 머물거나 매일같이 그곳을 들르는 사람들도 있다.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가게를 맡겨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기도 하고, 또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주인인 "조지"는 눈 하나 꿈쩍 않는다. 

많은 작가들이나 예술가들이 경제적으로 궁핍해서 이곳을 찾아왔다가 이 서점에서 위로를 받고 안식을 얻는다.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는 바로 그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캐나다 한 지방 도시에서 기자 생활을 하던 제레미 머서가 이 서점을 만나게 된 계기 그리고 그곳에서 지내며 만난 수많은 사람들, 그가  혹은 그 서점의 사람들이 겪은 이야기들을 마치 소설처럼 잘~ 엮어 놓았다. 책을 읽는 내내 에세이라는 생각보다는 계속해서 소설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들만큼 내용이 매우 기발하고 재미있고, 감동적이기도 했다. 이 서점의 주인인 "조지"라는 인물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느껴지지가 않아서 (86세의 너무나 정정하고 지적이며 사랑에 있어선 열정적이고 귀엽기까지 한 이 노인!!!^^) 더욱 이 작품이 소설처럼 느껴진 것 같다.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내가 이 에세이를 통해 가슴으로 느꼈던 서점이 실제로 어떤 곳인지 두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다. 지금은 어떤 사람들이 그곳에서 지내고 있는지,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지켜보고 싶다. 나이가 너무 많아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의 미래를 걱정했던 조지는 지금 90이라는 나이를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또 그 딸은 이 서점을 물려받아 잘 지켜내고 있는지 직접 가서 확인해 보고싶은 마음뿐이다. 그곳에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간은 멈추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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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사교육에 속고 있다 - 대치동 입시전문가, 대한민국 사교육 신화를 뒤집다
박재원.정수현 지음 / 스쿨라움(김영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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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의 입시전문가가 <<대한민국은 사교육에 속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건 무슨 소리?"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우리나라 교육의 중심은 모든 이들이 "대치동"이라고 말하는데, 대치동 학원가의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해도 되는걸까?

<<대한민국은 사교육에 속고 있다>>는 우리나라 교육의 현주소를 매우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바라보고 있다. 사교육 하면 대치동이 떠오르게 된 현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서부터 공부에서 성공하기 위해 우리가 믿는 여러 성공론(물론 이것은 우리의 오류다)에 대해 설명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저자가 이 책에서 밝히고 싶어하는 것은,
"공부를 잘하기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부모들은 자녀의 공부를 돕기 위해 어던 역할을 하는가? 학교와 사회는 학생들이 고웁에 열중할 수 있도록 어떤 지원과 배려를 해야 하는가?"...서문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공교육은 점점 더 신뢰가 되지 않고, 불안한 마음에 사교육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그러다보니 학생 본인이 스스로 공부할 시간이 없어지고, 피곤하니 학교 가서 휴식을 하게되는... 이런 어이없는 악순환이 우리 교육에서 일어나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작년 상반기에 나는 "초등논술 교육"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 그곳에 모인 대부분이 주부들(아이를 둔 엄마들)이었고, 실제 논술 선생님이 되겠다는 의지보다는 사교육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직접 가르치기 위해 배우러 오신 분들이 많았다. 때로 우리들은 수업보다는 대한민국 사교육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대부분이 초, 중, 고등학생을 둔 엄마들이다 보니 사교육에 대해 할 말들이 참 많았다. 그곳에 모인 분들은 가능하면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겠다는 분들이 많았음에도 아이가 고학년일수록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또 놀라웠던 사실은, 학원을 다니지 않던 아이가 모자란 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학원을 선택할 때는 이미 선행학습을 많이 하는 학원 진도를 따라가기 위해서 또다른 과외나 학원을 다니지 않을 수가 없다는 어이없는 현실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이 이렇다. 전체적인 시스템과 사회 정신이 바뀌지 않고서는 어디서도 이 고리를 끊기가 힘들다. <<대한민국은 사교육에 속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런 문제에 대한 해결안을 갖고 있을까? 아쉽게도 그렇지가 않다. 그 점이 이 책의 2% 부족한 부분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반 정도가 우리나라 교육의 현 상태이고, 나머지 반은 실제로 아이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아이의 정서이다. 무엇보다 사랑을 많이 받고 안정된 정서를 갖고 있는 아이들은 편안한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공부에 임해 더 많은 기억을 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합쳐지면 아이는 발전한다고 한다.

이런 내용을 부모라고 모를까? 이미 우리들은 이론적으로 모두 알고 있다. 그것을 대입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내 아이를 100% 믿어주는 것... 그리고 기다려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몸소 실천하는 데에는 많은 용기와 인내심이 필요하다. 또한 많은 부모들이 이런 실천을 하기 위해서는, 가정내에서뿐만 아니라 교육계와 사회 전체가 변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도 마음은 어둡고 한숨만 나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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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余命 : 1개월의 신부
TBS 이브닝 파이브 엮음, 권남희 옮김 / 에스비에스프로덕션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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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합검사는 잘 안 받는 내가 꼬박꼬박 잊지 않고 받는 검사가 있는데, 바로 유방암 검사이다.
20대 초반에 발견한 섬유선종 때문에 그 이후로 매년 잊지 않고 종합병원으로 향한다. 
작년 3월이었던가... 이미 검사를 받고 며칠 후 결과를 들으러 갔다.
종합병원들이 다들 그러하듯이 검사하는 데는 몇 개월이 걸리고 결과를 듣는데는 불과 3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날도 가벼운 마음으로 빨리 끝날 것을 기대하며 의사 선생님을 뵈었는데...
의외의 말을 들었다.
무언가 좋지 않은 것이 발견 되었으니, 다시 한 번 검사를 하잔다.
나는 그 좋지 않은 것...을 "암"으로 받아들였다. 
그 순간부터 다음 결과를 듣고 다시 3개월 후에 검사하고 다시 결과를 들을 때까지... 내게는 악몽의 시간이었다.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앞으로 어떻게 살지? 
뒤에 남겨지는 남편과 우리 이쁜 딸은... 끝도 없이 절망에 빠져들었다.
결국 그 좋지 않은 것은 물혹으로 밝혀졌지만, 6개월 후에 다시 검사를 해야 완전히 안심할 수 있다고 한다.
(종합병원의 이런 태도, 정말 싫다...)

내가 암에 걸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그 3~4개월동안 난 "암"에 대한 책을 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가능하면 밝고 맑게 살려고 노력했다.
"암"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렸을 때를 대비한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비슷한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영화를 보고 느낀 것보다 내가 직접 경험했던 그 순간들은 정말 너무나 달랐다.
<<여명 1개월의 신부>>의 치에처럼 살아있다는 것과 내일이 온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것인지 몸으로 직접 체험했다고나 할까?

하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물혹이라는 결과를 듣고 한 달, 두 달이 흐르자 나는 그 악몽같던 3~4개월을 잊고 다시 예전의 나태하고 흐트러진 모습으로 돌아가버렸다. 
"좋은 게 좋은거야, 좀 나태하게 살면 어때! 지금 즐거우면 되는거지.."같은 생각들.

<<여명 1개월의 신부>>를 읽으며 다시 정신이 퍼뜩! 드는 느낌이다.
난 분명 치에와 비슷한 감정 속에 있었는데, 나도 잘 알고있는 소중한 일상이었는데... 어느새 잊어버리고 이렇게 살고 있는걸까...
치에는 용감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무너뜨리는 병에 맞서려고 노력하며 매 순간 밝게, 긍정적으로 살았다.
24살의 어린 그녀에게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을까.
그녀의 곁을 지키는 아버지, 이모, 타로... 많은 친구들... 그들이 있었기에 그녀가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20대에 걸린 암이었기에 의사가 손 쓸 시간도 없이 빨리 진행되어버린 그녀의 병.
그녀는 살고자 했지만 그 병의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녀가 그동안 느낀 것들...

"내일이 온다는 건 기적이랍니다.
그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일상이 행복할 거예요."...163p

매일 병원에서 뭐 하고 있냐는 타로의 질문에 하는 그녀의 대답.
"살아 있어."(...190p)

이 말이 얼마나 가슴을 아프게 하는지...
우리에게 살아있다는 건 아무런 감흥을 일으키지 않는데, 다른 이에겐 처절한 싸움이 되곤 한다.
다시 한 번 내일이 오고, 살아있는 행복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깨달았다.
그래, 난 살아있다.
매일 사랑하는 남편과 내 아이, 가족들, 친구들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난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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