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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도 색깔이다
그리젤리디스 레알 지음, 김효나 옮김 / 새움 / 2010년 9월
품절


검정도 색깔이다..제목 속에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누군가가 보았다면 엄청나게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라 상상했을 제목. 하지만 이 제목조차 그녀 자신이 지은 것이 아니라 그저 편집자의 생각이었을 뿐이라고 쿨하게 웃었다던 작가. 아무런 거리낌없이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그대로의 벌거벗은 자신으로 세상을 향해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저돌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했다는 그녀의 이름은 그리젤리디스 레알이라고 한다.

화가로서, 작가로서 인생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삶을 내려놓고 죽음으로 이어지는 묘비 위에서도 정작 집착스러우리만치 놓지 않았다던 창녀라는 이름을 들고 삶을 마무리한 이 책의 작가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았던 것일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변변한 직업이라 생각하지 않을 일을 자신의 평생이라 주장하는 여자. 모두가 잊어버리거나 외면하기를 바랄것 같은 일을 그녀 자신이라 말하면서도 당당할 수 있었던 그리젤리디스 레알의 검정도 색깔이다는, 그런 그녀의 삶을 담은 그녀의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한다.

책 속에 글자로 담겨져 있는 그녀의 인생은 거칠었다. 그리고 그 거칠은 인생을 표현해낸 문장과 단어, 글자의 획 하나하나까지도 거칠었다. 그녀는 그녀의 인생을 꾸미거나 다듬고자 하지 않는것 같았다. 그저 그녀가 경험했던 것들 그대로, 그 순간 그녀가 느꼈던 감정 그대로를 곱씹으로 적어내려간 듯한 느낌이 더욱 강했을 뿐이다. 지독한 가난과, 가난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겪어야만 했던 도망과 도망, 그리고 또 도망.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감정을 다듬어낼 힘이나 시간따윈 없었던 그녀의 삶 그대로를 담아내기 위해 그녀는 그렇게 거칠고도 거칠은, 그래서 그 잔인함이 더욱 처절하게 드러나는 이야기들을 그대로 이 책속에 담담히 전하고 있었다.

매춘을 일러, 인류 최초의 직업이라고도 하고, 바퀴벌레처럼 세상이 존재하는 한 절대 사라지지 않을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모습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지금의 세상에서 사람들은 매춘을 가장 본능적인 행위로 보지 않는다. 그저 경멸가득한 시선을 담아 인생의 가장 나락에서야 피할 수 없이 맞딱드려야 하는 생존의 본능 정도로 밖에 치부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을 존중하지 않는다. 경멸하고 무시하며 눈 아래로 바라볼 뿐이다. 그런 모습으로 인생을 겨우겨우 연명해온 그녀의 인생을 담은 글이기에 이 글은 절대로 아름답게 치장될 수 없었으리라


그녀는 분명, 일생의 어느 한 조각에서 남들이 모두 멸시하는 일을 하며 생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그녀는 화가로서, 또는 작가로서의 삶 역시도 살아갈 수 있었다.

작가, 화가, 창녀...
창녀라는 단어를 그녀의 인생에서 조금 가장자리로 밀어낼 수 있었음에도 그녀는 왜 그 이름을 묘지까지 끌어안고 갔던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그녀의 인생전체가 창녀로서 살아야 했던 인생의 한 토막에 의해 가장 크게 변화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창녀로 살았고, 창녀로서의 글을 써내려갔다. 창녀로서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자신들의 권리와 희망을 부르짖었고, 그렇게 그녀는 스스로를 창녀로 대중앞에 내세우며 창녀로 살았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창녀들을 위해 살았으니, 비록 그녀가 인생의 아주 짧은 순간을 창녀로 지냈다고 해도, 그녀는 온전히 온 인생을 창녀로 살았음과 다를 바 없었으리라. 그리고 바로 그런 그녀의 인생이 바로 이 책을 채워나가고 있다. 어떤 색을 덧칠해도 그냥 그대로 검정으로 남는 검정색깔처럼. 진하고 강하게, 그리고 지울수도 없게 말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도덕교과서에 나오는 말과는 다르게 분명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는 직업에 귀천을 묻는다. 적어도 세상 사람들이 눈 아래로 보는 아랫등급의 직업은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이 글을 쓴 작가 그리젤리디스 레알은 분명 세상 어느 곳에서도 가장 밑바닥이라 멸시받을 만한 일을 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는 바닥으로 바닥으로, 그리고 그 아래로 그 아래로 숨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세상을 향해 자신들 역시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달라고 외치며 생을 보냈다. 그리고 누군가는 한 없이 부끄러워하거나 경멸을 보낼 자신의 삶을 어떠한 꾸밈도 없이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나는, 그런 그녀처럼 혁명적인 사고를 하는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세상사람들이 하는 그녀들을 향한 손가락질 사이에 몰래 숨어 나 역시도 그녀들을 향해 존중이 아닌 무시와 멸시를 보내는 쪽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주장하는 만큼 매춘이 혁명적이고 예술적인 행위라는 생각도 단 한번 해본적이 없다. 찬성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잠시 해본다. 세상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지라도, 그렇게 세상을 향해 처절하게 외치고 절규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어쩌면 스스로가 살아숨쉬는 인간임을 놓치고 살았을지도 모르겠다고 말이다. 우리도 인간이다라고 그렇게 처절하게 외침이, 그녀 자신이 인간임을 잊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그렇게 고통속에 자신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울부짖음을 했던 것이라고..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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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ys200 2013-05-17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알라딘서점에서 제목이 독특해서 샀는데...단숨에 다읽고난후 .. 약간의 충격.. 그리고 검은빛 슬픔..작가에대한 존경심이듭니다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2주

드라마든, 영화이든, 주인공은 언제나 고달프다. 수 없이 많은 갈등과 고뇌속에 놓이는 것도 주인공이요.  엄청난 사람들의 목숨을 책임지고 있는 것도 주인공이요, 그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여야 하는 것도 주인공이요, 결국 모든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도 주인공이니 말이다.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일생에 한번 만나기도 어려운 일들이, 정말 말도 안되게 주인공 옆에서만 터지고, 주인공과 함께 있는 친구나 주변인물들은 10분이 멀다하고(물론 러닝타임상의 시간으로..) 죽어나가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알고 있다. 주인공이 절대 죽지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적어도 영화의 러닝타임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는 말이다. 왜냐고? 주인공이니까...
 

 

 

어려서부터 알 수 없는 능력을 타고난 한 아이. 한쪽 발은 의족을 하고 사는 절름발이 신세이지만,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조종할 수 있는 신비로운 능력으로 인해 아이는, 부모에게도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버린다. 그 능력으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었지만, 그 능력으로 철저하게 홀로 살아야 했던 아이는, 부모마저도 자신을 두려워하고 죽이려했다는 사실 때문에 세상에 대한 적대만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세상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세상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아이는, 홀로 철저하게 홀로 자라야만 했고, 그 누구도 이 아이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름조차도 불리우지 못한, 귀신같은 존재로 흔적없이 살고 있을 뿐이다. 그에비해 눈에 띄는 능력하나 없이 그저 사람좋고 바보스러우리만치 순수하기만한 규남은 눈으로 모든 것들을 조종하는 이름없는 초능력자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다. 귀신같이 존재없이 살아가는 그 놈이 없었다면 규남은 어쩌면 영원이 특별할 것 없이 있으나 없으나 한 인생으로 살아가다 자신이 어떤 능력을 지녔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살다 갔을지도 모른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매일을 열심히 살아가는 규남, 그리고 규남만은 통제하지 못하는 이름없는 그놈. 그들이 만나 서로를 쫓기 시작한다.
 

 

 초능력자는 강동원, 고수라는 두 멋진 남자배우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여성관객들에게 어필하는 강점을 지닌 영화이다. 그래서 11월 개봉하는 한국 영화중 아마도 가장 많은 기대를 모은 영화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영화속에서 멋진 비주얼로 여성관객들의 숨을 죽이게 만드는 초절정 꽃미남의 강동원과 고수를 기대하고 있었다면 약간은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속에서 강동원은 의족을 달고 걸음조차 제대로 걷지 못하는, 그러나 알 수 없는 힘으로 세상을 조종하며 사람들의 목숨을 종이장보다도 쉽게 던지는 신경질적인 나쁜놈으로 나오고, 고수는 태닝으로 검어진 얼굴에 시종일관 트레이닝 복이나 일명 촌빨날리는 어정쩡한 양복정도가 최고의 패션 아이템인 별볼일 없는 남자로 나오니 말이다. 하지만 초능력이라는 한국 영화에서는 다소 특이하다 할만한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소재의 특이성이 있고, 주로 고수와 강동원이 영화의 80% 이상을 채우고 있기 때문에 이 두배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어느 정도 즐거움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바로, 절대로 죽지 않는 고수이다. 초능력자 강동원이 눈에 보이는 능력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는 것에 반해, 고수는 확실하게 있는지 없는지조차 확인이 되지 않는 절대죽지 않는 불사신같은 생명력을 무기로 강동원에게 맞선다. 교통사고를 당해도 죽지 않고, 목이 졸려도 죽지않으며, 총을 맞아도 죽지 않고, 고층건물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고 살아나는 고수.-_-;;;; 슈퍼스타 K의 강승윤이 강곱등이라면, 초능력자의 임규남 역시 임곱등이라 불러도 결코 아깝지 않으리란 생각.. 보는 사람들은 다 했을 듯 하다. 아쉬운 점은, 분명, 눈으로 사람들을 조종하는 강동원의 초능력은 어느 정도 설명이 되는 것에 반해, 고수의 절대 죽지않는 곱등이 생명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이게 정말 나름 능력인지, 아님 운이 좋은 건지도 확실하지 않다는 거다. 물론, 고수가 절대 죽지 않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또 한명의 초능력자라는 것을 영화전반에 확실하게 밝혔다면 '미국 드라마 히어로즈에 나오는 치어리더 아가씨 같은거냐?'라는 생각을 하긴 했겠지만, 이런 설정 자체가 불확실하다보니 정말 그가 초능력이 있어 죽지 않는건지, 아님 그냥 주인공이라서 안죽는건지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고 할까? 때문에 전체적인 마무리가 어쩐지 개운치가 않은 영화가 되어버린 면이 분명 있는 듯 하다.
 

 

 

학교에서도 일상에서도 찌질남으로 찍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데이브, 있으나 없으나, 매일반인 그는 소심하고 찌질한 자신의 모습이 스스로도 한심하다. 그래서 그는 꿈꾼다.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가 되어보리라고 말이다. 인터넷을 통해 어이없는 올인원 슈트한장을 구입하고, 나름대로 세상을 구할 준비를 한 다음 발걸음을 내딛어 보지만, 여전히 그는 그냥 우스꽝스러운 초록색 올인원을 입은 찌질이일 뿐이다. 그리고 그러던 어느날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휴대용 통신기기 덕에 그의 치기어린 영웅심은 인터넷을 타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 킥 애스라는 이름으로 그토록 원하는 히어로가 되는 듯......하지만 사실은 여전히 별 힘없는 몽상가일 뿐이다. 그리고 그렇게 영웅놀이하던 데이브 앞에 어느날 진짜 영웅이처럼 날아다니며 악당들을 물리치는 모녀가 나타난다. 게다가 이 영웅모녀는 자신으로 인해 위험에 처하기까지 한다. 물론 그들도 개인적인 원한이 있긴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위기의 빌미의 제공하며 기어이는 소녀의 아버지를 죽음으로까지 몰고간 데이브. 이제는 소녀와 함께 소녀의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하는 길 밖에는 없다.
 

킥 애스는 여러모로 초능력자와 비슷하기도, 다르기도 한 설정들을 가지고 있다. 일단 주인공인 데이브는 초능력자의 임규남처럼 현실에서 있으나 없으나 별반 차이없는 존재이다. 오히려 보통의 사람들보다 뒤떨어지는 쪽에 가까울 지경. 게다가 돈이 되었든 조직이 되었든 혹은 초능력이 되었든 자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거대한 힘에 대항해 무언가를 해내야 하는 입장마저도 비슷하다. 하지만 상대방에 비교해볼때 뭔가 능력이 있는것 같기도 혹은 없는것 같기도 한 데이브는 초장부터 맞고 터지는 장면만을 관객들에게 선물한다. 영화 시작하자마자 차에 치여 온몸에 붕대 칭칭 감는 것도 초능력자와 비슷한 설정이다. 

신기한건, 역시나 주인공은 주인공이라는 거다. 온 몸의 뼈가 부서지는 교통사고에도, 고문을 당하고 폭행당하는 무시무시한 상황에서도 어쨋든 살아나는 무시무시한 생존력을 보여주는데, 그 막강 생명력으로 기어이는 영화가 끝날때까지 영웅노릇 한번 제대로 못하고도 진짜 영웅처럼 온갖 고생 다한 소녀를 구해내며 '나도 영웅일지 몰라~'분위기를 폴폴 풍긴다. 초능력자의 임규남이 끝까지 자신의 능력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은것과는 다르게, 데이브는 끝까지 능력하나 없는 평범한 찌질남으로 남는다는 점에서, 하지만 인간적으로는 조금 더 성숙한다는 점에서 임규남에게까지 어쩌면 있을지 모르는 초능력의 빌미를남겨두는 초능력자와는 조금 다른 현실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절대로 죽지 않은 주인공의 신화를 언급하자면 아마도 이 영화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제목부터 죽기도 어렵다고 말하는 바로 그 영화.다이하드. 우리에게는 추석이면 추석, 설이면 설, 한동안은 수 없이 많은 시간을 명절마다 채웠던 영화이기도 하지만, 브루스 윌리스라는 배우를 확고부동한 액션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하고 그의 대표작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총 4편의 시리즈물로 완성된 이 영화는 현재 각본을 마치고 촬영준비에 들어단다던 5편에 6편도 예정되어 있다는 소식들이 종종 들리곤 하는데, 역시나 우리의 존~맥클레인 브루스 윌리스가 그 자리를 여전히 지킬것이라고 한다. 물론 나이가 나이인만큼 살짝 걱정되기도 하지만, 브루스 윌리스의 최근작인 레드를 생각해본다면, 다이하드5,6편... 불가능하진 않을 것도 같다. 다이하드는 앞서 설명했던 초능력자와 킥 애스와는 약간의 차이를 두고 있는 영화이다. 우선 주인공인 맥클레인은 FBI요원이라는 공식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고, 주로 꽃미남과에 별볼일 없었던 초능력자와 킥 애스의 배우들보다는 몸으로 뛰고 달리는 액션에 능한 능력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통점 역시 있으니, 제목 그대로 절대로 죽지 않는다는 거다. 터지고 총을 쏘고 테러위협까지 당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절대로 죽지 않고 살아나 기필코 사건을 해결하고야 마는 맥클레인은 말 그대로 곱등이 주인공의 원조격이자 살아있는 곱등이 전설. 게다가 초능력자와 킥 애스의 배우들이 다소 소극적이고 현실에서는 그 존재감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에 반해, 맥클레인은 원래 성격이 천상 주인공 성격이다. 또, 약간은 허무맹랑한 능력을 기반으로 영웅행세를 하려는 초능력자와 킥애스의 주인공들에 비해 직접 몸으로 뛰고 달리며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액션영화의 정수라 할 수 있다는 점도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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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이야기>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육식 이야기
베르나르 키리니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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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란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유명한 누군가는 상상력이 인간이 가진 최고의 축복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실제로 인간들이 이룩해낸 대단한 발명의 대부분은 바로 이 상상력이 시작이 되어 완성까지 이루어진 것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둥그런 바퀴를 달아 조금 더 쉽고 빠르게 먼 거리를 이동하는 자동차를 만들었고, 새처럼 하늘을 날아 다니는 비행기를 만들어 국가와 국가를 이동하게 만들어주기도 했으며, 먼 곳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언제도 목소리로 서로의 안부를 전할 수 있게 하는 전화기도, 해가 져서 어둠이 지배하는 한밤에도 대낮처럼 밝은 빛을 만들어내는 전구와 전기도. 바로 그 모든 것들이 인간이 상상했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도구들이었고, 이제는 그것들이 실현되어 모두가 그것들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가끔은 정말 쓰잘데기 없거나 혹은 허무맹랑한 희망사항으로 들리는 상상력에 기반한 수 많은 생각들, 당시에는 그것이 정말 허무맹랑하고 꿈 속에서나 나올법한 말도 안되는 상상들에 지나지 않았다 할지라도, 시간이 흘러 우리의 모습들을 가장 크게 바꾸어 낸 것은 바로 그 말도 안되는 상상력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본다면, 인간이 받은 가장 큰 축복이 상상력이라는 그 누군가의 말은, 정말 틀리지 않은 말인듯 하다.

그리고, 그 상상력은 꼭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인문학적 과학적 영역에서만 빛을 발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곳에나 존재하고, 어느 곳에서나 강한 힘을 발휘할 잠재력을 가진 상상력. 그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또 다른 영역은 바로 문학일 것이다. 무엇을 만들어내거나 이룩하지 않아도, 글로써 모든 것들을 완성할 수 있는 문학이라는 장르야 말로, 어쩌면 상상력이 발휘되기 정말 좋은 최적지가 아닐까?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그 허무맹랑함과 꿈같은 이야기들을 귀기울여 들어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할테고 말이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글을 통해 상상을 접하고, 함께 상상하며, 또 다른 상상을 할 수 있게 될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어쩌면 그 누군가의 글을 읽은 또 다른 누군가의 상상은 발전과 노력을 통해 우리를 또 다른 세계로 이끌지도 모를 노릇이다.

그래서 일까? 사람들은 문학적 상상력에 유난히 호의적이다. 많은 작가들이 자신만의 세계들을 구축하고 때로는 황당하고 때로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보여주며, 사람들은 미처 자신이 상상하지 못했던 그들의 세상을 향해 환호하고 즐거워 한다. 대표적인 작가를 들라고 한다면 아마도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대표적인 예가 될 듯하다.


조금은 익숙하지 않은 이름 베르나르 키리니의 육식이야기는, 바로 이런 상상력의 모음집이라 할 수 있다. 14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육식이야기는, 한명의 인물로 보이는 서술자가 자신이 살면서 경험했던 온갖 희안하고도 말도 안되는 경험들을 독자들을 향해 고백하는 형식으로 담고 있는데, 그 이야기들이라는 것이 참 허무맹랑하고도 희안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들이다. 말 그대로 상상력 이상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베르나르 키리니만의 독특한 세상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온몸이 오렌지 껍질로 뒤덮인 여인이 자신의 껍질을 벗겨달라 말하고, 다음날 메말라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고, 아주아주 먼곳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자신에 관련된 이야기는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능력자가 있기도 하다. 정신은 하나인데 몸은 두개인 신부도 있고, 대재앙에 비견될만큼 커다란 사건인 기름유출 사건을 즐거운 유희나 위대한 예술작품을 감상하듯 열광하며 바라보는 집단이 출연하기도 하는 이야기들, 다른사람들과는 조금 다르거나 약간 이상한 것이 아니라, 뭔가 근본적으로 인간과는 다른 것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마치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인생 속의 약간 특이한 기억처럼 쏟아내는 이 이야기들은, 그래서 읽는 내내 이 주인공이 이토록 많은 희안한 일을 겪었다면 나도 그런 일들 중 하나는 살면서 겪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알수없는 기대마져도 품게 할 정도이다. 자~ 이정도라면, 베르나르 키리니라는 이름의 이 작가가 구축한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가 어느 정도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육식이야기의 여러 이야기들은, 분명 표면적으로는 이 세상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그려내고 있다. 세상 어디에서 온 몸이 오렌지 껍질로 뒤덮인 여인을 만나고, 기름유출사고를 보면서 집단적으로 열광하는 이상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겠는가. 아마 만에 하나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이 그저 재미있는 상상력이기만 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육식 이야기에 담긴 모든 이야기와 그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어느 면에서는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인간들 누구에게나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은밀한 욕구나 본성들을 그저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을 뿐인지도 모르니 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무언가를 끝없이 갈망하는 욕망이 있고, 숨기고 싶은 자신만의 비밀이 있으며, 누구에게도 떳떳하지 못한 은밀한 소망을 품고 있을 수 있다. 육식이야기에 나오는 모든 주인공들은, 그저 누구나 가지고 있을 자신만의 이야기 한자락을 끝없이 추구하고 내보이는 이들일뿐일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베르나르 키리니는, 육식이야기 속 14편의 이야기 속에서 인간들이 감추고자 했던 가장 현실적이고 본래적인 모습들을, 가장 비현실적이고 황당한 이야기들로 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쩐지 이 책을 쓰고 난 후 베르나르 키리니가 독자들을 향해 '당신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잖아?'라고 되묻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입가에 살짝 비웃음같은 미소를 품은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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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1주

영화를 선택하여 보는데이는 각자의 취향이 큰 영향을 미친다. 누군가는 달달한 로맨트 영화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시원스러운 액션 영화를 좋아하며, 누군가는 환상적인 판타지나 SF를 좋아하는 것. 바로 그 취향에 의해 영화가 선택되니 말이다. 누군가 나에게 넌 어떤 영화를 좋아하니? 라고 물어온다면 나는 주로 잔잔한 드라마취향의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가끔,아주 가끔은 시원스레 터지고 때리는 액션영화를 선택하여 볼 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스트레스도 날리고, 현실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과감한 액션들을 화면으로 만나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퇴직한 CIA요원 프랭크는 한창 시절 현장에서 가장 잘 나가던 현장 요원 중 하나였다. 위험하고 어려운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던 그에게 붙여진 암호명은 RED. 그만큼 그는 그 자체로 위험한 요원이기도 했는데, 이제는 현직에서 물러나 연금으로 생활하며, 연금담장 직원과 연금수령을 핑계로 통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낙이 되어버린 퇴직자의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 같은 일상. 어느날 그의 집에 총을 난사하는 저격요원들이 나타나고 그는 생명의 위협을 느껴 그가 그동안 통화했던 연금담당부서의 직원 새라를 지키기위해 그녀에게로 간다. 일상이 지루했던 새라는 예기치 못하게 그와 위험한 동행을 하게 되는데,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의문의 집단은 다름아닌 그가 근무했던 CIA.. 그는 자신을 노리는 이유와 그 배후를 알아내 처단하기 위해 지난날의 친구들과 함께 이 음모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제는 모두 한물간 노인네라 불리우는 은퇴한 전직 비밀요원들의 만남, 하지만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으로 젊은 요원들 못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며 시원스러운 액션을 구사하는 영화 레드는 현직에서 물러나 은퇴자로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에게 여전한 실력과 경험으로 얻은 지혜라는 특별한 능력을 부여하면서 그들이 은퇴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그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액션과 모험이라는 과정을 통해 보여준다. 단순한 액션오락 영화 이상의 생각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관람포인트를 제공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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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이 나오는 히어로 무비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시작하는 영화 킥 애스. 이 영화에는 젊고 잘 생긴 남자 배우가 처음부터 특별한 능력을 가진 히어로로 완성되어 출연하지 않는다. 오히려 젊고 잘생긴 매력적인 배우는 그저 히어로가 되고 싶은 소망을 가진, 그러나 현실에서는 한 없이 찌질한 평범한 소년에 지나지 않는다. 영웅이 없는 세상에 스스로 영웅이 되고 싶었던 소년은 좌충우돌 사고만 치지만 어찌어찌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진짜 영웅의 힘을 가진 소녀와 소녀의 아버지를 마주치게 된다. 아직은 너무 어려 어린애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은 힛걸 민디와 개인적인 원한으로 어린 딸을 무지막지한 살인병기로 만든 무섭지만 애정 넘치는 아버지 빅대디 데이먼, 영웅이 되고 싶었던 찌질남 데이브는 이 부녀를 만나 비로소 진짜 영웅이 될 기회를 얻게 되는데..  

 

 

킥 애스는 보통의 히어로 무비들이 영웅은 뭔가 멋지고 특별하다라는 식의 공식을 이용하는 것과는 전혀다르게 주인공 데이브에게 아무런 능력도 주지 않은 채로 영화를 시작한다. 오히려 사회적으로는 가장 약자의 위치에 놓이게 되는 여자, 그것도 아주 어린 소녀에게 특별한 능력을 부여해, 실제적으로 영화를 주도하는 액션연기를 모두 이 소녀가 해내도록 구성하는 특이성을 보여준다. 영웅이 되고 싶은 데이브는 그저 그 소녀를 따라다니며 약간의 도움을 줄 뿐, 영화 내내 주로 사고를 치고 망가지는 모습만을 보여는 쪽에 가깝다. 하지만 오히려 이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 동안은 약자의 위치에서 배려받거나 혹은 억울한 일을 당하기만 하는 어린 아이가, 못된 어른들을 혼내주는 바로 그 희열감이 굉장히 시원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여러보이기만 하는 어린 소녀의 시원스런 액션연기만으로 꽤 재미있었던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주로 액션을 담당하는 힛걸 민디를 맡은 클로에 모레츠는 얼마 후 개봉할 렛미인에서도 흡혈소녀의 역을 맡았다고 한다. 굉장히 강한 캐릭터를 선호하는 소녀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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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보스 찰리와 그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3인의 여인들 나탈리와 알렉스 그리고 딜런. 천사라고 불리우는 비밀요원이면서 동시에 가장 절친한 친구들인 그녀들은 언제나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찰리의 목소리가 전달하는 임무를 받고 위험하고 어려운 일들을 완벽하게 수행해내는 일종의 정예요원들이다. 어느날 그녀들에게 사라진 과학자를 구해내라는 임무가 떨어지고 이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낸 천사들은 뒤늦게 구해낸 과학자가 또 다른 음모를 꾸미는 단계에서 자신들을 이용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자신들에게 늘 임무를 전달하는 찰리를 해하기 위한 것. 그녀들은 자신들이 구해낸 과학자를 상대로 이번에는 찰리를 구해내야하는 또 다른 임무를 수행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아름다운 미모와 지성을 동시에 겸비하고 누구에게나 호감어린 눈빛을 받을만큼 매력적인 여성들이 그 아름다움처럼 여성 특유의 연약함을 내세우는 대신 남성들도 해내기 어려운 액션과 위험한 일들을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은, 사실 대부분의 여성들이 많은 영웅영화들이나 액션 영화에서 그동안 가졌던 의문. "왜 액션 영화에서는 여자만! 영웅일 수 없는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었다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남자 혼자 온갖 어려움을 극복해내고 영웅이 되었던 액션 영화들은 즐비한 것에 비해 여자들은 영웅도 흔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꼭 남자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그 동안의 영화들에 비교해 볼때 '미녀삼총사'는 오히려 남자들이 책상에 앉아 임무를 전달하는 정도의 일들을 하고 위험한 일들은 모두 여자들이 수행하니 말이다. 영웅=남자라는 조금은 식상한 공식을 깨뜨리고 보호받아야 하는 약자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여자들도 멋질 수 있다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1편에 이어 2편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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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TV를 잘 보지 않는 나도, 요즘엔 일주일에 딱 2일, 월,화요일엔 밤 10시만 기다린다. 
나도 내가 이렇게 이런 로맨스극을 좋아하는 줄은 몰랐다. 
그래도 어쩌랴.. 걸오가 멋있는걸...ㅠㅜ
매주 성균관 스캔들을 보다가, 문득 이 작품이 원작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원작의 걸오는 어떤 모습일까? 진짜진짜 궁금해졌다.
그래서 바로 어제 책을 주문했다.
인터넷을 통해 원작을 먼저 읽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원작의 주인공들과 현재의 드라마속 주인공들은 사뭇 다른 느낌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 모두 나름의 재미가 있다고 한다. 책이 도착하면 빛의 속도로 읽어내려간 후 아마도 후속편이라고 알려진 바로 이 작품.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을 또 보게 되리라.

드라마나 영화로 각색이 새롭게 이루어진 작품들은 책 속의 내용들과 캐릭터들이 얼마나 현실감 있게 그리고 제대로 반영되느냐에 따라 그 작품의 성패가 갈린다고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하고, 이 두 작품이 모두 각자 나름의 성공을 거두고 있으니~ 그들의 뒷 이야기를 상상하며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을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박민규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꽤 많다. 
아마도 박민규 작가만의 독특함 속에 뭔가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로 전작이었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역시, 너무 무겁지 않게, 그리고 너무 심각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언제나 진중하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해내가는 박민규작가 특유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 앉은 자리에서 모두 휙휙 읽어내려갔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더블은 바로 그 박민규 작가의 신작이라고 한다. 소설집이라고 하니 아마도 긴 호흡은 아닌 단편들이 묶인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박민규 작가만이 할 수 있을 것 같은 독특한 표지 디자인에서 부터 그 포스를 폴폴 날리는 이 책.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감도 못잡겠지만 그저 막연히 기대된다. 

 

  

“그리고 마침내 소년은 자신의 이야기보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세상 저편 누군가의 이야기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 
 

책을 소개하는 글 첫 문장이 어쩐지 가슴을 휙.하고 가로지르는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문장 하나만으로 이 이야기가 참 궁금해졌다.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세상 저편이 누군가의 이야기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누구나 세상의 그 어떤 것들보다 바로 자기자신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이 이야기의 소년은 그렇지 않게 되었다는 바로 그 한 문장이, 어쩐지 나를 겨냥해 눈길을 보내는 것 같은 부끄러움을 느끼게 했다고 해야할까? 

그냥 내 앞에 던져진 시간들을 살아가는 것도 버거워 언제나 전전긍긍하던 나에게, '다른 사람들 삶도 다 이런거 아니겠어?'라고 궁색한 변명을 앞세우던 나에게 아닐수도 있다고 말하는 한줄의 문구. 그리고 그저 다른 사람의 인생에는 구경꾼으로 남아있던 나에게 어쩌면 이 이야기가 변화를 던져줄 수 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하는 이야기라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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