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지식전람회 19 - 초대하지 않은 손님, 전염병의 진화 지식전람회 19
최석민 지음 / 프로네시스(웅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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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를 이은 2탄이었다. 이 책으로 인해 병원균 혹은 전염병에 대한 관심이 많던 차에 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 충동 구매했다. 충동 구매한 책들은 대체로 실패작이었는데 이번에는 나름 전문적 소양을 기를 수 있어 의미 있는 독서 활동이 되었다. 너무 깊이 있는 부분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설명에 좌절하기는 했지만 저자가 무엇을 전달하려 했는지 느낄 수 있어 만족했다.

전염병은 대체로 인류의 출현, 더 구체적으로 말해 인간이 정주 생활을 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인간이 정착하면서 동시에 동물을 가축화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동물(특히 소나 돼지)의 병원균들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인간에게 옮게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아는 많은 전염병들이 나타나게 된다. 천연두, 홍역, 콜레라 등. 이들은 원래 동물의 질병이었으나 인간에게 전염된 이후로는 그 동물들은 이 병에 걸리지 않게 되었다.

문제는 인간이 도시를 만들어 대규모 집단생활을 하면서부터다. 이로인해 병원균들의 서식환경은 매우 좋아지게 된다. 게다가 농경생활과 가축화까지 이어지면서 전염병은 더욱 심화된다. 콜레라, 티푸스, 천연두, 페스트 등이 갑자기 등장하기도 했고, 말라리아처럼 천천히 나타나 오랜 기간 사회를 위협에 빠트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 전염병들은 역사에 등장하여 큰 영향을 끼쳤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그 길을 인도했다. 로마의 멸망,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략 실패, 서양 중세의 붕괴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인류의 발전은 전염병들에게도 기회를 주었다. 즉 교통의 발달은 전염병의 전파에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되었다. 이것은 지난 2000년대 초 사스의 발병과 그 전파에서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중국 남부에서 출발한 사스는 홍콩을 경유해 전 세계에 퍼졌고 수 백 명의 피해자를 남겼다. 아시아 교통의 허브였던 홍콩이 전염병의 전파에 공헌을 했다.

또한 인간의 탐욕도 새로운 전염병의 확대에 기여했다. 무분별한 산림 벌채, 식탐, 실종된 기업 윤리 등으로 동물들의 서식 환경이 줄어들고 인간들에게 의해 남획되면서 그들의 질병이 인간에게 전해진 것이다. 즉 사스, 광우병, 조류독감, 에이즈 등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이 질병들은 동물들이 인간에게 전해준 것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이 질병들을 초대한 것이다. 소를 빨리 키우기 위해, 사향 고양이를 먹기 위해, 가금류들을 집단 사육하면서, 유인원들을 함부로 대하면서...

전염병들은 위에서 밝혔던이 인류와 출현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따라서 쉽게 그들을 물리치거나 박멸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들과 우리는 함께 가야 할 동반자일지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과욕을 부려서는 안된다. 20세기에 초래된 질병은 결국 인간의 욕심이 부른 것이기에 말이다.

책을 읽자니 주위 환경에 부쩍 신경이 쓰인다. 중국이나 아프리카 여행도 부담스럽다. ㅎㅎ 그런데 갈 수는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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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30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nulp님, 좋은밤되세요.^^

knulp 2016-01-30 21:08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 님두요~~

서니데이 2016-01-31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nulp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knulp 2016-01-31 19:31   좋아요 1 | URL
고마운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님두 평안히 쉬세요^^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책읽기를 했다.
아직 독서에 대한 열정이 큰 아이들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독서 습관을 들게 해주고 싶다.
아들은 과학 분야의 책을,
딸은 사회성 분야의 책을 읽었다.
이제 내가 아이들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늘어날 것 같다.
오래 지속할 수 있을 지 의문이지만 기대가 크다.
개학 후에도 이어지길 빈다.
그런데 알라딘에서 책 검색이 안된다.
아무래도 전집이라 그런 모양이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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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6-01-28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nulp님이 아이들에게 구연동화 해주시는 거예요..?

knulp 2016-01-28 23:52   좋아요 0 | URL
ㅎㅎ 절대 아닙니다. 큰 상에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습니다. 아울러 느낀점도 간단히 물어보죠. 가능하면 저도 애들책을 읽어보려 합니다. 시작하는 겁니다. ㅎㅎ 큰애가 책을 싫어해서요^^

bordo 2016-01-29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 보내시네요^^

knulp 2016-01-29 00:17   좋아요 0 | URL
잠시였습니다. ㅎㅎ 반갑습니다.
 

요즘 스토리텔링이란 분야가 각광받고 있다. 심지어 초등학교 저학년 수학에도 등장한다. 내가 말하려는 의도와는 조금 다르지만 내용, 즉 이야기가 있는 무언가를 만드려는 노력이다. 일종의 의미부여하기인 셈이다. 길가의 돌맹이도 의미를 부여하면 소중한 탑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유럽 축구에는 의미부여가 참 많다. 스토리텔링적 요소를 잘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팬들의 충성도를 높이고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가끔은 눈물도 나게 만든다.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면 감동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축구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축구계에서도 배워야 할 부분이다.

http://m.sports.naver.com/wfootball/news/read.nhn?oid=208&aid=00000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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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책략 범우문고 229
황준헌 지음, 김승일 옮김 / 범우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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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조선책략>과 `영남만인소`를 이제서야 읽었다. 핵심 내용은 이미 알고 있지만 본문을 제대로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 황준헌, 김홍집, 이만손 등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하다. 어디까지가 그들의 본심이고 어디가 정치적 술사인지 아직 나의 수준으로는 명확히 알기 어렵지만 그래도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 내용을 정리해 본다.

...

우선 책의 앞부분에는 김홍집과 일본주재 청국외교관과의 필담이 실려 있다. 여기에 <조선책략>의 핵심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다. 신실하고 상대에 대한 깊은 신뢰가 깔려 있는 대화는 지나치게 격식에 치우치고 현실에 맞지 않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만, 내게는 그런 대화의 자세가 참으로 눈물겹다. 형식적이고 정감 없는 대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만하다. 그런 사람을 만나길 기다리기보다 나 자신부터 그런 시실한 자세를 견지해야겠다. ㅎㅎ

나는 개인적으로 <조선책략>의 의도를 지지한다. 물론 중국인의 입장에서 중국을 위한 정책을 내세운 책이라 비판할 수 있겠으나, 황준헌의 진심도 느껴지고 개화의 길을 걸어야 할 조선에 대한 조언이라고 생각할 여지도 많아 보인다. 조약체결이나 조세(특히 관세) 문제에 대한 자세한 조언에는 당시 조선이 잘 알지 못하던 정보가 담겨 있었다. 어쩌면 중국의 실패에서 배운 것을 조선에 전해주었을지도... 일본에서 배운 바도 컸을 것이다.

다만 왜 황준헌은 미국을 그렇게 과대하게 칭찬했는지 그리고 일본을 과소하게 평가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그는 직업 외교관으로서 나름 국제 정세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미국은 서구 세력에 대항하고 아시아 국가들을 옹호한다는 말도 안되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미국 역시 제국주의 국가일 뿐인데도 말이다. 게다가 일본은 재정도 부족하고 군사력도 약하니 조선을 침략할 가능성이 낮으니 속히 그들과 체결된 조약을 이행하고 그들과 가까이 지내라 한다. 여기에 러시아에 대한 평 역시 다소 과장된이 아닌가 싶다. 러시아의 남하가 두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연 그렇게 심각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는 지 의문이 든다.

아울러 이 <조선책략>을 비난하는 `영남만인소`는 작성자의 심정이 느껴지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극강 보수의 답답함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우리 것만이 좋은 것이니 알지 못하는 오랑캐와 교류할 수 없다는. 세상의 변화를 알지 못하고 자신의 것만 고집하는 옹고집쟁이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현재의 한국은 위와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 잘 성장해 왔다. 지금은 여기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조선책략>이 퍼졌던 후기의 조선과 비교해 우리는 우월한 위치에 있는지 자문해보고 싶다. 사대정책은 여전하고 문을 절대로 열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길이 현명한 길일까? 혼란스럽다. 안타깝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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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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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선배가 그랬다. 하루키 책들은 정말 `하루키스러워서` 이젠 재미 없다고. 공감할 수 있을 듯, 없을 듯한 얘기였지만 확실한 것은 하루키의 글에는 역시 그만의 독특함이 있다. 그것을 하루키스럽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모나고 평범하지 않은 주인공들, 세상과 담쌓고 살거나 어두운 그림자가 그리워진 인물들, 그러고 읽고나면 왠지 우울감과 무력감이 느껴지기도. 그런데도 왜 하루키의 글이 좋을까? 그건 나도 모르겠다.

이 책 역시도 하루키스럽다. 여자 없는 남자들 6명이 나온다. 각각 사별, 이혼, 독신, 개인 사유 등을 이유로 여자와 멀어진 인물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장에서는 이 여자 없는 남자들이 어떠한 상태에 있는 지 종합적으로 설명해준다. 딱히 해피엔딩도 아니고 조금은 남자로서 씁쓸하다. 그럼에도 나는 재밌게 읽었다. ㅎㅎ

...

과연 여자 없는 남자들의 삶은 어떨까? 나 역시 독신의 날은 있었고 그 기간은 길었다. 개인주의적 삶을 선호하는 내게 혼자라는 외로움보다 혼자만의 시간이 많다는 편리함이 앞서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나는 미혼자들에게 결혼하라고 성화부리는 선배가 되어 있다. 올챙이 적 생각못하는 개구리처럼.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가 불러오는 외로움은 나의 경험과 다를 것이다. 게다가 그 사람의 부정을 알았을 때는 괴로움도 크리라. 그래서 평범함을 거부하고 싶다고 자주 말하지만 평범하게 살아온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나무가 겨울을 지내며 나이테를 그리는 것처럼 나 역시도 아픔을 경험하며 인생의 나이테를 그리고 싶은데,그러자면 평범함의 굴레를 벗어야겠으나 현실의 게으름이 언제나 내 발목을 붙잡는다. 도전하는 어려운 삶보다 편안히 현실을 즐기라고.

솔직히 이 책은 물론 하루키의 나머지 책들도 나는 10대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아직 절절한 사랑과 인생에 대한 깊은 고민 혹은 성적 경험이 없는 학생들에게 그의 글이 잘 읽힐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 또한 그렇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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