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x Who Ate Books - 책 먹는 여우 영문판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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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말 할 것도 없이 너무나 유명한 '책 먹는 여우'~ 

소금과 후추를 뿌려가며 책을 맛나게 먹는 여우 아저씨의 이야기는 엄마들 뿐만 아니라 어린 아이들에게도 재미와 즐거움 속에 책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자연스레 불러일으키니 교훈 그 자체이다.

도서관에서 몰래 책을 다 읽고나면 맛나게 먹던 여우 아저씨가 도서관 직원의 끈질긴 감시끝에 출입을 금지 당하고 고민끝에 동네 서점에 복면을 하고 들어가 두꺼운 책을 훔쳐오고, 급기야는 경찰에게 잡히고 만다. 정말 책이 그토록 맛날까?? 
하긴 소금과 후추를 적당히 뿌려가며 먹으면 색다른 맛이 날 지도 모르겠다.^^

책을 훔치고 먹다가 감옥에 갇힌 여우 아저씨에게 내려진 형벌을 다름 아닌 '독서 절대 금지'! 그보다 더 잔인한 벌은 없을 거라며 사흘 하고 반나절도 더 살지 못할 것같던 여우 아저씨는 그동안 읽었던 책때문일까??

기가 막힌 방법이 떠오르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교도관 빛나리 씨를 꾀어 종이와 연필을 얻어 직접 책을 쓰는 것! 책이 없으면 책을 만들어라~

결국, 여우 아저씨는 자신이 만든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부자가 되어 자신이 만든 책을 원없이 만나게 먹을 수 있게 된다는 무지무지 행복한 이야기~

그런 여우 아저씨의 이야기를 영어로 만나니 신기하기도 하고 좋기도 한지 딸아이는 두 권을 비교해 가며 보고 또 보았다. 

한국어판이 저학년을 위한 동화라면 영어판은 영어를 어느 정도 해야 할 것 같은 부담도 있지만, 함께 들어있는 CD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귀를 기울이며 색다른 재미에 빠져든다.

처음엔 여자 성우의 목소리로 가벼운 음악으로 페이지 넘김을 눈치챌 수 있게 진행한 후 나중에는 남자 성우가 다시 읽어주는데 그 때는 여자 성우가 페이지를 알려준다. CD로 연거푸 두 번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셈이니 반복까지 된다.

아직은 띄엄띄엄 아는 단어가 드물지만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인지 제법 집중을 하며 성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꼼꼼하게 한글판과 영문판을 비교하니 틀린 그림 찾기같은 재미도 있다. 다음은 딸아이와 함께 발견한 서로 다른 곳!

 

 
 

맨 위- 그림 속의 책내용이 영어가 아닌 독일어로 되어 있다. 아무래도 원작이 독일어로 되어 있는 탓이 아닐까??

중간 왼쪽- 한국어판에는 '몽땅 다 전당포'인데 영문판에는 'sold(팔렸음?)'. 전당포에 맡긴다는 의미로는 다른 단어가 아닐까?

중간 오른쪽- 한국어판에는 글이 없는 페이지인데 영문판 내용상 뒷장의 내용을 당겨온 것 같다. 도서관 사서가 책 먹다 들킨 여우 아저씨에게 도서관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불쌍한 여우 아저씨....

아래 왼쪽- 여우 아저씨의 책을 영화로 만든다는 부분의 그림인데 한국어판에는 '유니버셜 영화사'라고 쓰여있는데 영문판에는 아예 빠져있다. 

아래 오른쪽-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나오는 부분으로 한국어판에만 있고 영문판에는 아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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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바둑이 책귀신 3
이상배 지음,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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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읽어주는 바둑이>란 제목에 먼저 떠오른 것은 <책 먹는 여우>란 동화책이었다. 제목의 연관성(구조?)도 그렇고 개와 여우란 동물도 그렇고 내게는 내용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제목이 주는 느낌이 먼저 다가왔다.

이미 <책귀신>시리즈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권을 통해 책과 책읽기에 대한 즐거움을 깨우쳐 주려는 작가의 의도된(?) 주제를 파악해서인지 이번 책 역시 책읽기와 무관하지 않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하긴 제목부터가 '책 읽어주는 바둑이'가 아닌가......^^;;

바둑이가 책을 읽어준다. 그야말로 책에서나, 동화에서나 가능한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이상하지 않게 여겨지는 것은 책 속에는 온갖 것이 가능하고, 심지어는 불가능조차 가능하다는 작가와 독자의 무언의 합의때문이리라.

정말 책이 지닌 능력은 대단하다. 작가는 책을 통해 현실이 될 수 없는 것도 현실인양 이야기 할 수 있고, 독자는 그러한 작가의 얼토당토 않은 거짓말같은 이야기를 실제인양 깜빡 속아주니 말이다. 아니 책을 읽는 동안에는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나 역시 '책 읽어주는 바둑이'를 읽으며 주인공 철수의 가장 친한 친구인 바둑이가 책을 읽어주고 싶어 '국어사전 한 장 뜯어 먹고' 글자를 깨우쳤다는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읽어내고, 말 안 듣는 아이들을 커다란 망태기에 아이들을 잡아가는 망태귀신의 커다란 책집도 부러움에 보고 또 본다. 심지어는 바둑이가 읽어주는 책의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망태귀신의 책집에 한 번쯤 가보고 싶기까지 한다.

초등학교 3학년인 철수가 잘 하는 것이라고는 컴퓨터 게임과 잠자기 그리고 바둑이와 뒹굴며 노는 것. 그야말로 천진난만에 대책없는 것들이지만 어쩌면 현실의 모든 아이들이 꿈꾸는 것이리라. 생각만 해도 부럽고 또 부럽다.

[이 세상의 만 가지 상식백과]를 끼고 다니는 지독한 책벌레 만복이와 대조적으로 마냥 놀기만 좋아라 하는 철수. 어느 날 망태귀신에게 끌려간 책집에서 마찬가지로 망태귀신에게 잡혀온 아이들과 마음대로 놀아보는 철수. 

그러나, 그런 철수에게 책을 읽어주고파 하는 바둑이가 있어 마침내는 책읽기의 즐거움을 깨닫게 되고 어느새 책벌레 만복이를 닮아있다.

딱 초등 3학년의 모습인 철수와 기특한 강아지 바둑이의 그림이 정겨운 이야기인데, 쉴새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과도 같은 이야기들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진다.

물론, 샘 나는 상상이지만 꿈 속인듯 펼쳐지는 이야기가 오락가락 다가오는 것은 어인 까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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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임응식 - 카메라로 진실을 말하다 예술가 이야기 3
권태균 지음 / 나무숲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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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로 진실을 말하다'라는 표지의 글귀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어느덧 '사진으로 역사를 이어주다'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누렇게 바랜 사진 한 장. 그 속엔 형들과 함께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의 어린 임응식이 그렇게 카메라와의 첫 대면을 하고 있었다. 처음 보는 카메라와 눈부신 전등빛 때문에 겁을 먹고 몸을 떠는 꼬마 임응식을 위해 버팀목삼아 목덜미에 받쳐주었다는 보이지 않는 지게 작대기가 우습기도 하였지만, 그의 가슴에 무엇보다 깊숙이 박혔다는 사진사 할아버지의 눈빛에는 잠깐 사람의 운명에 대해 생각에 잠기기도 하였다.

그림도 잘 그리고 달리기도 잘 하고 바이올린도 열심히 배우던 꿈 많던 소년이 눈 앞의 풍경이 카메라를 통해 인화지 위에 똑같이 그려지는 사진에 푹 빠지기도 하지만 그가 사진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그의 아내와의 결혼을 하면서 부터였다고 하니 한편으로 부러움이 살짝 들기도 하였다. 더구나 아내와는 든든한 사진 동료로 평생을 함께 하였다니 말이다.

책 속에 담긴 흑백사진들은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우리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었다. 해방과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와 그 고통을 담담하게 이겨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리고 작곡가 안익태, 아동문학가 이원수, 서양화가 김환기, 장욱진 등 당대 예술인들의 모습도 꾸밈없이 담아내고 있었다.

사진이 좋아 결국에는 사진현상소를 열고 사진연구회까지 만들고 사진 전문 주간지까지 펴내며 활발한 활동을 시작한 임응식에게 사진에 대한 '철학'을 깨우쳐 준 것은 종군기자로서 인천 상륙작전의 순간에 참여한 것이었다. 미국 국무성 소속 종군기자로 맥아더 장군이 지휘하는 군함 마운트머킨리 호에 올랐지만 새벽 3시의 캄캄한 어둠 속에서 의욕을 상실한 그와는 달리 쉴새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던 행크 워커. 유일하게 어둠 속의 인천 상륙작전의 현장을 담은 <새벽 3시의 사진>이 탄생한 순간을 목격한 임응식은 그렇게 사진에 대한 평생의 가르침을 얻게 된 것이다.

그 후, 예술 사진이 아닌 '생활주의 사진'을 주창하며 사진운동가로서의 삶을 걸으며 '기록과 진실을 담은 예술'이자 다른 예술로는 도저히 표현해 낼 수 없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담는 사진을 위해 죽는 순간까지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고 하니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져 왔다.

사진에 문외한인 내게도 전쟁과 가난한 시절의 모습조차도 극적인 순간을 담으려 하는 의도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차분하게 우리 역사의 과거를 짚어보게 하는듯하다. 고집과도 같은 그의 사진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고스란히 담아낸 사진들은 무덤덤하게 사진 속의 순간을 느끼게 한다.  바로 우리의 모습이고 우리의 역사라고.......

한국 사진계의 산 증인이라거나 한국 사진계의 대들보라는 표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사진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나 역할이 짐작조차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가 남긴 사진들을 통해 그 역시 우리의 역사를 보여주고 알려주는 또 한 사람의 역사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으로 우리의 역사를 보여주고 알려준 사진가 임응식.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었을 주요한 인물가운데 하나로 나의 기억에 새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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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마르크스 자본론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31
최성희 글, 손영목 그림, 손영운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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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선'이란 부제가 왠지 꼭~ 읽어야 할, 읽어야만 할 책이라는 부담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그에 못지 않은 거부감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오랜 시간을 흘러 인류에게 필독할 '고전'으로 손꼽히는 지식과 교양으로 가득찬 책들을 가벼운 만화로라니??

왠지 '고전'에 담긴 그 묵직함이 다소 가벼워지는듯하여 거리낌이 살짝 든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  보다 더 솔직해 지자면, 만화로라도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는 주제이면서도 감히 만화를 얕보는 나의 주제가 참 터무니없다는 생각도 해본다.

어쨌거나, 어렴풋하게 활자로 된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이야기와 더불어 자본론을 살짝 읽었던 기억이 나지만 무엇이라 짧은 설명조차 할 수 없이 수박겉핥기로 지나간 것임을 시인하며, 만화로 된 마르크스의 '자본론'만큼은 기필코 제대로 읽어보리라 작정하며 책장을 펼쳐들었다.

만화라는 다서 가벼운(부담이 적은?) 형식을 취하였음에도 제법 버거우리라 짐작했는데 그림으로 쉽게 풀어내는 설명이 마르크르와 엥겔스의 시대와  그리고 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자본주의의 역사가 재미있게 다가왔다.  이래서 만화도 무시하지 못할 장점이 있음을 새삼 깨닫기도 한다....^^;

마르크스가 조목조목 짚어낸 자본주의의 기본과 자본주의의 능동적 주체(?)라 할 수 있는 자본가들의 부와 자본에 대한 끊임없는 축적에의 욕구로 상대적인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이른바 노동자 계층. 나 역시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는 자본자가 아닌 노동을 제공하며 그에 상응하는 댓가(임금)을 받으며 살고 있으니 넓은 의미에서는 노동자로 분류될 수 있으려나??

<자본론>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자본가들이나 경제학자들로부터는 비판과 분노를, 노동자들로부터는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는 것이 읽을수록 공감이 되었다.

공산주의가 아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음이 더없는 행운으로만 여기며 살고 있을 순진한(?) 사람들은 반드시 자본주의의 실체를 제대로 알려주는 <자본론>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와 더불어 공산주의는 민주주의에 맞서는 의미가 아님을 또한 인식해야 한다. 그리하여, 국민의 순수함을 어리석음으로 악용하는 정부의 꼭두각시는 되지 말아야지......

과학이 발전하고 사회가 발달할수록 노동을 밑천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노동자들(근로자들..)에게는 노동의 가치가 하락하고, 그와 더불어 잉여노동력으로 자본가의 주머니만 날로 두둑해지는 것이 과연 당연한 일일까?

물론, 자신의 자본을 바탕으로 공장을 세우고 투자하여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자본가의 당연한 권리라면, 자신의 노동을 바탕으로 먹고사는 노동자들에게도 그에 합당한 임금을 받을 권리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노동자의 노동을 기계와 같이 취급하는 자본가들의 이기적이다 못해 냉혈적인 태도가 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

단순히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를 자본가에게만 있다고 할 수도 없겠지만, 어쨌든 자본가의 부를 축적해주는 주요한 노동을 제공하는 주체로서, 노동(자)없는 자본주의란 있을 수 없듯이 자신의 노동에 대한 가치와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한 번쯤 주의깊게 생각케 하는 책이다.

자본주의가 여러가지 모순과 병폐로 몰락될 것이란 마르크스의 예언이 아직까지는 예언으로 남아있지만, 나날이 빈부의 격차가 커지고 노동자계급의 권리를 향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은 마르크스의 예언이 전혀 틀린 것도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 어떤 과학서보다도 과학적으로 자본주의에 대해, 자본과 노동에 대해, 자본가와 노동자에 대해 꼼꼼하게 분석하고 짚어낸 마르크스의 혜안이 놀랍기만 하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이라면, 더우기 그가 노동자로 살고 있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교양서이자 자신을 돌아보게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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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다면 살아난다
최은영 지음, 최정인 그림 / 우리교육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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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다면 살아난다'.... 라는 제목이 선뜻 뇌리에 들어오질 않아 몇 번을 되뇌이면서도 그 의미가 명확히 잡히지 않아 표지의 두 아이 그림만 자꾸 보았다.

병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아픔은 기본으로 삶과 죽음의 갈림길이 먼저 떠오르는 병원. 그래서인지 여간해서 병원을 찾는 일이 없는 내게 병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조촐하지만 그 역할이 명확한 등장인물들과 사건이 너무도 깔끔(?)하여 몇 장을 넘기지 않고도, 그동안 읽고 보았던 책이나 드라마 때문인지 그 결말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눈물을 찍어내며 읽었다.

때마침 옆에서 장난을 치며 나의 주의를 재촉하던 딸아이가 빨개진 나의 눈을 보고는 책표지를 조심스레 쳐다본다. 그런 딸아이의 모습에, 나의 지루할만큼 단조로운 일상에 새삼 감사함이 밀려왔다.

심장이 아파 병원에 입원한 형우곁에서 투정은커녕 기특하게 보호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어린 동우와 이른바 신기(神氣?)를 가진 703호 할머니와의 우연한 만남은 이미 필연인듯 다가오고, 자전거를 타고가다 뺑소니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근호가 동우의 형 형우와 동갑내기인 것도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결국엔 뇌사상태에 빠진 근호가 장기이식이 절실한 형우에게 자신의 심장을 남겨주며 703호 할머니의 천기누설 혹은 예언과도 같은 '살아난다면 살아난다'의 의미를 확연하게 깨우쳐 준다.

천진한 어린 동우와 오랜 동안의 병과 싸우느라 감정마저 말라버린듯한 형우, 너무도 이른 나이에 뇌사상태에 빠져 삶과 죽음 그 경계에서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던 근호.... 아직은 삶이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모를 아이들이 힘겹게 마주한 죽음과의 기로에서 703호 할머니는 물론 근호의 부모와 형우의 엄마도 아무런 도움이 될 수가 없다.

아무리 어려도 생과 사는 엄연히 본인들의 몫. 어린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없는듯하다.

처음 자신에게 닥친 죽음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던 근호가 그동안 가족들과의 관계를 되돌아보며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는 모습이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지만 근호 역시 죽음 앞에서는 진솔해지는, 이승에서의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는 인간의 마지막 의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동안 서로를 위한다며 참고 또 참았던 것이 결국엔 서로에 대한 이해의 기회마저 되지 못하고 오히려 관계만 단절시키는 결과가 되었음을 근호의 가족을 통해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아직 푸른 하늘 가득 꿈을 펼칠 아이들에게 닥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에 가슴 한 켠이 아릿하지만, 결코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닌 '가족'이란 의미와 '서로'에 대한 이해가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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