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다면 살아난다
최은영 지음, 최정인 그림 / 우리교육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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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다면 살아난다'.... 라는 제목이 선뜻 뇌리에 들어오질 않아 몇 번을 되뇌이면서도 그 의미가 명확히 잡히지 않아 표지의 두 아이 그림만 자꾸 보았다.

병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아픔은 기본으로 삶과 죽음의 갈림길이 먼저 떠오르는 병원. 그래서인지 여간해서 병원을 찾는 일이 없는 내게 병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조촐하지만 그 역할이 명확한 등장인물들과 사건이 너무도 깔끔(?)하여 몇 장을 넘기지 않고도, 그동안 읽고 보았던 책이나 드라마 때문인지 그 결말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눈물을 찍어내며 읽었다.

때마침 옆에서 장난을 치며 나의 주의를 재촉하던 딸아이가 빨개진 나의 눈을 보고는 책표지를 조심스레 쳐다본다. 그런 딸아이의 모습에, 나의 지루할만큼 단조로운 일상에 새삼 감사함이 밀려왔다.

심장이 아파 병원에 입원한 형우곁에서 투정은커녕 기특하게 보호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어린 동우와 이른바 신기(神氣?)를 가진 703호 할머니와의 우연한 만남은 이미 필연인듯 다가오고, 자전거를 타고가다 뺑소니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근호가 동우의 형 형우와 동갑내기인 것도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결국엔 뇌사상태에 빠진 근호가 장기이식이 절실한 형우에게 자신의 심장을 남겨주며 703호 할머니의 천기누설 혹은 예언과도 같은 '살아난다면 살아난다'의 의미를 확연하게 깨우쳐 준다.

천진한 어린 동우와 오랜 동안의 병과 싸우느라 감정마저 말라버린듯한 형우, 너무도 이른 나이에 뇌사상태에 빠져 삶과 죽음 그 경계에서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던 근호.... 아직은 삶이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모를 아이들이 힘겹게 마주한 죽음과의 기로에서 703호 할머니는 물론 근호의 부모와 형우의 엄마도 아무런 도움이 될 수가 없다.

아무리 어려도 생과 사는 엄연히 본인들의 몫. 어린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없는듯하다.

처음 자신에게 닥친 죽음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던 근호가 그동안 가족들과의 관계를 되돌아보며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는 모습이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지만 근호 역시 죽음 앞에서는 진솔해지는, 이승에서의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는 인간의 마지막 의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동안 서로를 위한다며 참고 또 참았던 것이 결국엔 서로에 대한 이해의 기회마저 되지 못하고 오히려 관계만 단절시키는 결과가 되었음을 근호의 가족을 통해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아직 푸른 하늘 가득 꿈을 펼칠 아이들에게 닥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에 가슴 한 켠이 아릿하지만, 결코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닌 '가족'이란 의미와 '서로'에 대한 이해가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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