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토종 씨의 행방불명 / 신통방통 곱셈구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여우와 토종 씨의 행방불명 - 우리가 알아야 할 생물 종 다양성 이야기
박경화 지음, 박순구 그림 / 양철북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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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해보다 봄맞이가 쉽지 않은 요즘이다. 돌이켜보면, 때아닌 삼월에 내리는 눈은 서설(瑞雪)이라 하여 그 해에는 풍년이 들 것이라 반가워하였던 것도 같은데... 이는 제아무리 겨울이 늦장을 부린다하여도 삼월쯤이면 겨우내 땅 밑에서 웅크리고 있던 새싹들이 삐죽 고개를 내밀고 봄을 재촉하는 탓이리라.
또 삼월에 내리는 눈이라고 해봐야 가볍게 눈발이 날리는 정도였지, 지난 3월처럼 교통이며 농가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지난 3월에는 몇차례의 때아닌 폭설같은 눈이 내렸고 또 4월에도 몇 곳에 가볍게 날리는 정도였지만 눈이 온다는 뉴스에 화들짝 가슴부터 쓸어내렸었다. 게다가 이제 겨우 봄볕을 받아 연둣빛 새싹을 틔우던 개나리며 하얀 꽃몽오리를 맺고 있던 목련조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풍경에 절로 발이 동동 굴러졌다. 

그래서 더욱 예사롭지 않게 읽은 책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구 온난화'로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오늘날의 지구환경은 이제 어느 한 나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인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심각한 과제가 된 탓이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 환경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생태계의 현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미 '여우와 토종 씨...'란 제목이 시사하듯...... 

아이들의 옛이야기에 호랑이, 토끼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여우는 이미 자취를 감춘지 오래이고, 우리의 소중한 먹을거리인 토종 씨 또한 어느새 행방불명된지 오래다. 물론, 한때 우리가 이땅의 주인이지 못했던 그 시절에는 함부로 우리 땅을 차지하고 호랑이마저 멸종시킨 침략자들의 만행도 있었다지만, 여우가 사라지고 토종 씨가 사라진 것은 외부의 침략이 아닌 우리 스스로의 잘못때문이란 것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온갖 편리함과 발전에만 급급하여 무엇을 잃어버리고 또 무엇을 없애는지조차 몰랐던 어리석은 우리들. 날씨가 예전같지 않고 계절이 평년처럼 순조롭지 않자 이제야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환경'을 떠올리는 어리석은 우리들이다. 

몸에 좋다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야생동물을 잡아대고 산나물을 찾아 헤매는 인간의 욕심주머니는 오늘도 채워질줄 모른다. 보릿고개를 겨우 넘던 시절, 그야말로 산나물이 아니면 살아내기 힘들었던 그 시절에 그나마 먹을거리가 되어주었던 그 이치를 어찌하여 먹을 것 넘쳐나는 요즘에도 똑같이 적용하려 드는지......
한마디로, 산업은 첨단화되어 우주여행이 현실이 되고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오히려 어리석음을 더해가고 있는 셈이다. 

이미 무분별한 개발과 발전만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산과 강, 땅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함께 살아야 할 동물들을 죽음으로 치닫게 하는 것이 회자된 지도 여러 해가 되었음에도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문제의 심각성만을 더 구체화하고 있을 뿐이다. 역시나 인간의 이기심때문이렷다. 

지난 주에는 아이슬란드에서 화산이 폭발하고, 중국에서는 지진이 발생해 인명피해는 물론 비행기가 뜨고 내리지 못하니 국제적인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멀게만 느껴지는 아이슬란드의 화산폭발이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것은 그 화산재가 얼마 후면 우리 땅 한반도를 지난다고 한단다. 

자연재해 앞에서는 무력한 인간의 모습, 하지만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인한 재해에는 여전히 둔감하기만 한 우리의 모습이 몹시도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인간의 양심에 호소한 환경보호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드는 요즘이다. 그 어떤 처벌보다 강화하여 강제로라도 자연을 보호하고 생태계의 일원으로 제 의무를 다하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인간의 오만방자함은 이제 더이상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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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책의 역사
주니어김영사 지음, 정해영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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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정보 못지 않게 갖가지 내용을 담은 책들이 출판되고 있는 요즘이다. 책을 통해 다양한 정보며 지식과 휴식까지 얻는 독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없지만 한편으로는 그 많은 책들가운데 가장 나은 책을 선택해야 하는 고민을 안겨주는 일이기도 하다. 

아무튼, 어느덧 무궁한 발전에 힘입어 전자책이 '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느냐 하는 추이가 본격화되고 있는 시대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자책보다는 직접적인 시각적, 촉각적인 감각을 더 즐겁게 하는 아날로그적인 '책'에 익숙한 나로서는 '책의 역사'를 알려주는 이 책이 반가울 수밖에....... 

더불어 이 책이 더 반가운 것은 전문적인 저자가 아닌 오랜동안 아이들의 책을 만들어온 출판사의 관계자(편집인?)들이 기획하고 쓴 글이라는 점이었다.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책을 만들어 오는 동안 어쩌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하게 생각되었을지도 모를 '책의 역사'에 대해 관계자로서 느끼는 필요성을 그대로 반영하였을 거라 생각하니 왠지 특별함마저 드는 책이다. 사실, 아이들 책 대다수(특히, 전문 지식 및 정보 관련 도서의 경우)가 번역서이다보니 아쉬움이 적지 않았던 터라 책의 역사를 우리들 스스로 짚어보았다니 진정 반가운 책이다.

여기에서 짚어주는 책의 역사는 문자의 기원과 함께 하고 있다. 그러니까 '책'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성질(?)이라 할 수있는 '기록'으로서의 의미를 크게 반영한 셈이다.

고대의 수메르 인들이'쐐기문자'를 만들어 내고 더불어 동굴의 벽은 물론 진흙판에 기록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던 것처럼 이집트 인을 비롯한 중국, 우리나라 등 인류의 공통적인 '기록'에의 욕구로 인해 문자와 종이가 발명되고, 또 그 산물로 책이 발명되었으리라 생각하니 '책'이야말로 온 인류가 함께 만들어낸 훌륭한 합작품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역사적인 기록에 의하면 중국의 채륜이 종이를 발명해 낸 것이 최초라고 하며, 우리의 금속활자가 유럽의 쿠텐베르크의 그것보다 2백여 년이 앞섰다고 하는 사실은 동양인으로서 자부심이 아닐 수 없다. 

한때는 한 나라의 최고 권력을 차지하고 또 세계정복을 꿈꾸는 지배자들이 책의 힘을 두려워한 나머지 책은 물론 훌륭한 학자들과 도서관까지 불태워버렸던 사건은 온 인류의 개탄을 불러일으킨다. 

오늘날, 세계가 하나되고 인류의 공동 발전을 가능케 하는 것중 하나가 바로 기록으로 인한, 책의 놀라운 힘때문이 아닐까...... 우리의 눈부신 미래 발전을 꿈꿀 수 있는 것 역시 책을 통해 전해져 오는 과거 인류의 보석같은 지식과 지혜가 있었기에 가능하리라. 

오늘도 어김없이 책은 탄생하고 또 그 책을 통해 인간의 사고는 물론 문명이 더불어 발전하는 세상이다. 어느덧 책이 없는 인간의 생활이란 상상조차 못할 일이 되었다고나 할까......
책이 있어 인간의 삶이 더욱 의미있다고 여겨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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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겨레는 수학의 달인 - 경주로 떠나는 수학 여행 수학과 친해지는 책 3
안소정 지음, 최현정 그림 / 창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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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책을 보고나면 여태까지와는 사뭇 다른 경주로의 여행을 그려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다름 아닌 수학여행(修學旅行)이 아닌 수학여행(數學旅行)을 위한 경주행을!
다시말하면, 경주하면 천 년 고도의 역사가 살아숨쉬는 뛰어난 문화재를 직접 보고 느끼기 위해 떠났던 기존의 여행과 달리 문화재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비밀과도 같은 우리 겨레의 뛰어난 수학적 재능(감각?)을 확인하러 가는 새로운 여행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레 우리의 의.식.주에는 우리 고유의 것들은 사라지고 서양의 양식이 그 자리를 당당히도 꿰차고 있다. 그로인한 폐해는 말할 것도 없는 요즘이다. 지난 반 세기동안 열강의 침략과 우리민족끼리의 큰 다툼이 끝난 후 우선 먹고사는데 급급한 나머지 소중한 것들을 알게모르게 잃어버리고 살아온 우리 민족. 그 세월의 후유증이 이제 여유를 느끼게 되는 우리의 눈에 피부에 생생하게 와닿는다. 무엇보다 심각한 우리의 먹을거리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 고유의 학문이며 지식과 생활양식까지 어느 것 하나 온전한 것이 없을 지경이다.
하긴 아직도 우리의 땅을 차지하려는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호시탐탐 뻔뻔한 과거를 아직까지도 되새기며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무리들이 있어 여전히 우리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우리 민족의 시초가 언제부터인지를 두고 근래에 들어 의견이 분분해지고는 있지만,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우리 민족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조상들이 남겨주신 것들(문화재)이 우리 땅 곳곳에 있어 우리 역사를 돌아보고 또 기억할 수 있음은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겨레는 수학의 달인'이라는 이 책 역시 문화재에 담긴 조상들의 수학적 지혜와 지식이 결코 서양의 그것에 견주어 못함이 없기는커녕 오히려 오늘날에도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와 같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니 더욱 든든한 자부심이 가슴 속에 피어오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요즘 아이들은 수학때문에 공부를 포기하고 심지어 자신의 미래까지도 바꾸게 되는 현실이 생각나 우울한 생각마저 든다.

우리의 조상들은 '피타고라스의 정리' 보다 훨씬 이전에 발견된 '진자의 정리'를 삼국시대부터 응용하여 첨성대며 불국사를 축조하였으며, 거리가 더 짧은 직선보다 물체를 빨리 떨어지게 하는 '사이클로이드 곡선'을 석가탑의 지붕돌과 한옥의 기와지붕에 적용하여 빗방울이 빨리 흐르게 하여 빗물로 인한 피해을 줄이게 하였다고 하니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이미 여러차례 방송과 신문지면을 통해 보았던 석굴암의 비밀과도 같은 축조기술 또한 보고 또 보아도 이해가 되기보다는 놀랍기만 할뿐. '부처의 세계를 보여 주려고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마치 수학의 세계를 보여 주기 위해 지어진 것처럼 느껴질 정도'라는 본문의 말(63쪽)에 자못 수긍이 간다.  

그밖에도 안압지에서 발견되었지만 당시의 무지함으로 전기오븐에서 한 줌 재가 되어버린 14면체 주사위 '목제주령구'의 특이한 모양새에도 불구하고 각 면이 나올 확률은 비슷하다니 그 또한 놀랍지 않을 수 없고,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계산도구인 산가지나 곱셈 계산 막대를 비롯해 세종때 도량형이 통일될 때까지 사용되었던 다양한 기구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맨 뒷장에 우리의 문화유산 복원에도 수학이 이용된다니 우리의 전통 수학 연구에도 많은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학창시절 한 번 어려운 학문으로 각인된 탓인지 이 책 역시 우리 문화재에 숨겨진(아니 미처 알지 못한) 수학을 깨닫게 하여 우리 민족이 세계 어느 민족에 견주어 결코 수학적 지식이나 활용이 못하지 않음을 또한 깨우쳐 주고 있음에도 생각만큼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겨레가 수학의 달인이라는 것에 어느새 자부심이 뻐근하게 밀려온다. 

수학의 달인이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이어받아 다시금 수학에의 생명력을 불어넣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해본다. 시험지 앞에서 끙끙대며 숫자맞추기에 급급한 우리 아이들에게 생활 속에 숨겨진 수학의 비밀을 일깨우는 좀더 재미있는 수학을 꿈꿔본다~



[국보 제31호 첨성대] 학자들마다 천문대가 아니고 '종교적 제단이다' '신라의 권력을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천문학과 수학의 원리를 담은 탑이다'라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는 첨성대.    
어떻게 관측을 했는지 역사적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첨성대가 해와 달, 별자리 등 천문과 관련이 있는 점은 분명히 알 수 있다. (본문 17쪽)

 


신라시대에 있었던 중국의 수학 책 <주비산경>에 나오는 내용: 밑변을 '구', 높이를 '고', 빗변을 '현'이라고 해서 3,4,5를 '구고현'이라고 함.
'구고현'은 중국의 진자가 발견했다고 하여 '진자의 정리'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피타고라스의 정리'보다 휠씬 앞섰으며, 가장 완벽한 증명법으로 세계 수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국보 제20호 다보탑] 몸체와 지붕, 난간, 기둥까지 팔각형 모양을 한껏 치장해 마치 화려한 팔각정을 보는 듯한 다보탑은 맨 꼭대기에서 시작하여 1층 지붕돌까지 내려오며 탑의 너비를 두 배씩 늘어나게 하여 1,2,4,8,16의 비례로 하였다. 이렇게 수를 거듭할숡 1,2,4,8,16...... 두 배씩 늘어나는 것을 '등비급수' 또는 '기하급수'라고 한다. (본문 42~43쪽)



[사이클로이드 곡선] 곡선일 때 물체가 가장 빨리 굴러 떨어지는데, 이때 자전거 바퀴가 굴러가면서 만드는 곡선과 같다고 해서 '사이클로이드 곡선'이라고 한다. 직선, 사이클로이드 곡선, 원 모양으로 미끄럼틀을 만들어 공을 동시에 굴러 떨어뜨려 보면 거리가 짧은 직선보다 사이클로이드 곡선을 따라 굴러간 공이 가장 빨리 떨어진다. 

석가탑의 지붕돌, 한옥의 기와지붕, 지붕을 오목하게 덮고 있는 암키와 끝에 얹은 암막새의 곡선이 바로 사이클로이드 곡선 모양이다. (본문 46~47쪽)



[목제주령구] 안압지에서 발견된 주사위로 높이가 4.8cm로 손에 잡히는 크기의 14개의 면을 가졌다. 6개의 정사각형과 8개의 육각형 면으로 된 14면체로, 놀이를 하는데 사용했다.

면의 모양이 같지 않은데도 확률이 같은 것은 정사각형과 육각형의 넓이가 6.25cm에 가까운 값이 된다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즉, 모양은 다르지만 넓이를 비슷하게 하여 확률을 비슷하도록 만든 것!

수학에서 확률이론이 나온 것이 17세기무렵이었음을 고려한다면, 이미 신라 시대에 확률을 이해하고 놀이기구를 만든 신라인의 수학실력이 놀랍다~ (본문 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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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수근 - 공간을 디자인하다 예술가 이야기 4
황두진 지음 / 나무숲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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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숲이 들려주는 '예술가이야기'시리즈 네 번째 권이다. 느낌부터 말하자면 역시나 이번에도 나무숲의 나무향에 흠뻑~ 취한 셈이다. 우리나라 건축의 굵직굵직한 작품들을 남기고 간 한국의 건축가 김수근을 비로소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서울 종로구 계동에 가면 우리나라 최고의 건설사 현대건설사옥이 엄청난 높이로 자리하고 있다. 그 옆에는 한때 비원으로 불리며 아픈 역사를 간직한 창덕궁이 있다. 그리고 현대건설사옥과 창덕궁 사이에 눈에 띄는 건물 하나가 있다. 왠지 어울리지 않은 것 같기도 한 그리 크지 않은 건물의 이름이 '공간'이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기는 하였지만, 그 건물이 바로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명한 건축가 김수근의 '공간'이라는 것은 전혀 몰랐던, 건축에는 문외한인 셈이다. 

왜 그 건물 '공간'이 거기에 자리하고 있는지, 그 이유는 간단하게 고향이 함경북도 청진임에도 '나의 집은 서울의 북촌'이라고 할 정도로 북촌을 사랑했던 김수근이었기에 당연하리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짐작해 본다. 더불어 '공간'의 내부는 밖에서만 보는 이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 운치있는 마당하며 오래된 석탑이 있어 작은 마을 같은 흥미로운 공간도 있고, 계단으로 연결된 작은 마당들이 막힘없이 열리고 끊임없이 이어진다니 언제 한 번 찾아가고픈 마음조차 들게한다.
정말 그런 공간들이 있는가 확인이라도 하듯 말이다.^^; 

부유하게 자라는 외아들 김수근을 엄격하게 가르친 어머니를 자신의 일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김수근이 흑백사진에서 어머니와 함께 한 사진이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우연히 만난 미군 병사 밥을 통해 건축가와 건축에 대해 알게 된 중학생 김수근이 건축이야말로 자신이 가야 할 길이라고 느낀 것은 그에게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필연이었을까? 

자신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건축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만큼이나 이미 그는 독창적이었던듯, 일본으로의 밀항이 참 의외다. 아버지의 악어가죽 가방을 판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어머니에게조차 알리지 않았다니 말이다. 젊은 날의 패기인지 호기인지... 아무튼 그런 그였기에 우리나라 건축사에 한 획을 긋지 않았을까.....

본문을 통해 알게 된 그가 설계한 많은 건축물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건축계를 이끌었던 인물이라 아니 할 수가 없을 듯....

어쩌면 그의 설계대로 지어졌을지모를 국회의사당(5.16혁명으로 중단된)이며 독특한 모양의 힐탑 바(워커힐 호텔의 레스토랑), 지금은 녹지계획으로 철거된 세운상가를 비롯하여 초기의 여의도 도시계획까지(실제 개발에서는 상당 부분 바뀌었다고), 한국의 건축가라 아니할 수 없겠다.  

풍부하게 담긴 사진자료들 덕분에 몇년 전 춘천인형극제를 보러 찾았던 춘천의 어린이회관도 그의 작품이며, 공연을 보러 다녔던 올림픽 경기장들과 동숭동의 문예회관과 샘터 사옥, 한계령 휴계소 등도 그의 공간사랑이 빚어낸 작품들이라니 새삼스레 반가웠다. 

솔직히, 아직까지 '엄청나게 큰' 성공이란 것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로서는 얼만큼의 열정과 노력이 있어야 그처럼 대단한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 짐작조차 못할 일이지만, 그가 남긴 스케치와 노트 기록과 일정표들을 통해 막연하게 나마 쉼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아직도 공간 사옥에 놓여 있다는 그의 책상은 살아생전 그의 대단한 열정이 아직도 그 열기를 잃지 않고 있는 듯, 더불어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애틋함까지 느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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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똥 만들기 - 비타민 박사의 의학 그림책
기무라 유이치 외 글, 이장선 옮김, 나카치 사토시 그림, 사토우 타카오 외 감수 / 소담주니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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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어쩌면 건강의 징표라고도 하는 '똥'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똥'으로 알아보는 우리 몸의 소화기관에 관련된 책이 많다.
이 책 역시 아이들에게 '소화'의 이해를 도와주려는듯 우리 몸 구석구석 소화기관을 지나는 동안 변화되는 음식물의 형태와 마지막 생성물인 '똥'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변화를 다양한 캐릭터와 큼직한 그림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큼직한 판형과 다양한 편집 형태이다. 등장하는 캐릭터는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의 주인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정말 그럴까??
초등고학년인 딸아이는 약간 캐릭터들에 불만인듯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수영복을 입고 등장하는 펩신레인저가 가장 거슬린단다. 왜 그럴까?? 

날개책 형태로 큼지막하게 펼치면 '몸섬'그림이 가득한데 정말 우리 몸의 모양을 한 섬이다. 머리 반도도 있고 뇌시티도 있고 심장 메가펌프센터, 폐 가스탱크, 간 센터 등 재미있는 이름의 건물들이 있고, 턱 만-식도 천- 위 호수-십이지장 천-소장 천-대장 천- 항문 게이트로 연결되는 구불구불한 강이 흐르고 있는데, 약간의 재치가 있다면 금새 '아하~' 소리가 나올듯하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똥 만들기, 즉 소화에 대한 초대형(?)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비타민 박사와 취재 나온 루니 기자~ 

초등저학년의 개구쟁이들이 좋아할 그림과 이야기로 엮어내는 똥 만들기는 음식물대신 화물선에 실린 나무상자가 입술 게이트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화물을 빼앗으려는듯 해적선에 탄 박테리몬들이 뒤쫓아오는 통에 긴박감이 더해져 왠지 모험이야기같다. 아슬아슬 긴장감마저 느껴지는~ 

침 잠수부들의 도움을 이빨 크레인, 혀 세관을 거쳐 꿀꺽 댐을 지나면 다음 단계인 식도 천으로 흘러내려가는 화물들~ 정말 아이디어 기발하다! 식도 천을 지나 도착한 곳은? 그거야 위 호수~ 뒤쫓아온 박테리몬들을 물리치기 위해 짠~하고 나타난 펩신레인저가 그야말로 어린이영화인듯 착각마저 들게 한다. 도끼를 들고 설쳐대는 펩신레인저는 얌전한 펩선생들이 염산 샤워를 받고 변신한 것! 한마디로 짠~ 하고 변신한 것이다.
그렇다면 위벽을 둘러싸고 있는 매력적인 알카라들은 혹시 여주인공들? 

나무상자에 담긴 화물들이 안전하게 항문 게이트를 통과할 때까지 박테리몬들의 공격으로부터 지켜내는 과정을 통해 한편의 만화영화를 보는듯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한창 영웅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영화에 익숙한 아이들이 더욱 환영할 책이 아닐까... 

한 가지, 뒷부분에 마련된 <해설>의 각 부분을 나타내는 그림이 좀더 컸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제외한다면 아이들이 우리 몸의 '소화'를 인상적으로 배우는 책이라 생각된다.
 

다음은 딸아이의 독후활동: 내 방식대로 '소화' 정리해보기~





만화캐릭터 같은 그림들이 왠지 정신없다는 딸아이는  제 방식대로 간단하게 그림과 각 소화기관 그리고 소화의 순서와 관련용어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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