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토종 씨의 행방불명 / 신통방통 곱셈구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여우와 토종 씨의 행방불명 - 우리가 알아야 할 생물 종 다양성 이야기
박경화 지음, 박순구 그림 / 양철북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어느 해보다 봄맞이가 쉽지 않은 요즘이다. 돌이켜보면, 때아닌 삼월에 내리는 눈은 서설(瑞雪)이라 하여 그 해에는 풍년이 들 것이라 반가워하였던 것도 같은데... 이는 제아무리 겨울이 늦장을 부린다하여도 삼월쯤이면 겨우내 땅 밑에서 웅크리고 있던 새싹들이 삐죽 고개를 내밀고 봄을 재촉하는 탓이리라.
또 삼월에 내리는 눈이라고 해봐야 가볍게 눈발이 날리는 정도였지, 지난 3월처럼 교통이며 농가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지난 3월에는 몇차례의 때아닌 폭설같은 눈이 내렸고 또 4월에도 몇 곳에 가볍게 날리는 정도였지만 눈이 온다는 뉴스에 화들짝 가슴부터 쓸어내렸었다. 게다가 이제 겨우 봄볕을 받아 연둣빛 새싹을 틔우던 개나리며 하얀 꽃몽오리를 맺고 있던 목련조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풍경에 절로 발이 동동 굴러졌다. 

그래서 더욱 예사롭지 않게 읽은 책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구 온난화'로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오늘날의 지구환경은 이제 어느 한 나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인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심각한 과제가 된 탓이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 환경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생태계의 현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미 '여우와 토종 씨...'란 제목이 시사하듯...... 

아이들의 옛이야기에 호랑이, 토끼와 함께 자주 등장하는 여우는 이미 자취를 감춘지 오래이고, 우리의 소중한 먹을거리인 토종 씨 또한 어느새 행방불명된지 오래다. 물론, 한때 우리가 이땅의 주인이지 못했던 그 시절에는 함부로 우리 땅을 차지하고 호랑이마저 멸종시킨 침략자들의 만행도 있었다지만, 여우가 사라지고 토종 씨가 사라진 것은 외부의 침략이 아닌 우리 스스로의 잘못때문이란 것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온갖 편리함과 발전에만 급급하여 무엇을 잃어버리고 또 무엇을 없애는지조차 몰랐던 어리석은 우리들. 날씨가 예전같지 않고 계절이 평년처럼 순조롭지 않자 이제야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환경'을 떠올리는 어리석은 우리들이다. 

몸에 좋다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야생동물을 잡아대고 산나물을 찾아 헤매는 인간의 욕심주머니는 오늘도 채워질줄 모른다. 보릿고개를 겨우 넘던 시절, 그야말로 산나물이 아니면 살아내기 힘들었던 그 시절에 그나마 먹을거리가 되어주었던 그 이치를 어찌하여 먹을 것 넘쳐나는 요즘에도 똑같이 적용하려 드는지......
한마디로, 산업은 첨단화되어 우주여행이 현실이 되고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오히려 어리석음을 더해가고 있는 셈이다. 

이미 무분별한 개발과 발전만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산과 강, 땅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함께 살아야 할 동물들을 죽음으로 치닫게 하는 것이 회자된 지도 여러 해가 되었음에도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문제의 심각성만을 더 구체화하고 있을 뿐이다. 역시나 인간의 이기심때문이렷다. 

지난 주에는 아이슬란드에서 화산이 폭발하고, 중국에서는 지진이 발생해 인명피해는 물론 비행기가 뜨고 내리지 못하니 국제적인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멀게만 느껴지는 아이슬란드의 화산폭발이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것은 그 화산재가 얼마 후면 우리 땅 한반도를 지난다고 한단다. 

자연재해 앞에서는 무력한 인간의 모습, 하지만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인한 재해에는 여전히 둔감하기만 한 우리의 모습이 몹시도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이제는 인간의 양심에 호소한 환경보호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드는 요즘이다. 그 어떤 처벌보다 강화하여 강제로라도 자연을 보호하고 생태계의 일원으로 제 의무를 다하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인간의 오만방자함은 이제 더이상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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