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뿡! 방귀 뀌는 나무 ㅣ 어린이 자연 학교 1
리오넬 이냐르 외 글, 얀 르브리 그림, 김보경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5월
평점 :
'뿡! 방귀 뀌는 나무'라는 제목이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조차 귀를 쫑끗 세울 것 같아 흥미롭게 다가온다.
흠.. 방귀를 뀌는 나무라니? 그러고보니 어렸을 때 부르던 노래중에 '뽕나무가 뽕~하고 방귀를 뀌니 대나무가 떼끼놈(떽! 이놈?) 야단을 쳤네~'라던 노래가 떠올라 혹시 뽕나무??...하고 짚어도 보지만 노래 속에 뽕나무는 그저 이름이 뽕~나무가 아니던가.
방귀를 뀐다는 나무라고 하니 분명 뽕나무는 아닐텐데...과연 어떤 나무인지, 마음부터 바빠 앞에서 차례대로 보기 못하고 얼른 <목차>부터 찾아서 궁금증을 확인하니 방귀를 뀌는 것은 나무가 아니라 버섯이란다. 이름하여 '말불버섯'~
프랑스어로 '베스 드 루'라고 하는데 '이리의 방귀'라는 뜻이란다. '베스'가 바로 소리없이 뀌는 방귀라는 뜻!
소리없이 뀌는 방귀처럼 약간 묵직한 회색연기가 피어오른다는 말불버섯의 모습에 재작년엔가 우리집 아파트 뒷산에 올랐다가 자그맣게 생긴 버섯을 건드리니 윗부분으로 연기처럼 날리던 모습이 생각나 혹시 그것이 말불버섯이었을까? 새삼 반가웠다.
혹시나 하고 그때 찍었던 사진파일을 찾아보니 아쉽게도 그 버섯은 찍지 않았는지 찾을 수가 없고 거미랑 지렁이 그리고 다른 버섯들만 담겨있다.
언젠가 다시 뒷산에 올라 그 버섯의 실체를 밝히고픈 마음까지 생겨난다.
그러고보니, 책 속에 소개된 나무며 풀들이 자라는 곳(지역)에 대한 정보가 없어 아쉽다.
'뚝뚝! 피 흘리는 식물' 코너에 소개된 애기 똥처럼 노란색의 유액을 흘리는 애기똥풀이나 우유처럼 하얀 유액을 흘리는 민들레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어 반갑지만 이름도 낯선 속수자는 식물의 아래 위가 잎의 모양이 사뭇 달라 신기하다.
그밖에도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식물, 끈적이는 식물, 침 뱉고 눈물 흘리는 식물, 달라붙는 식물, 찌르는 식물, 할퀴는 식물, 상처를 내는 식물 등... 얼핏 목차만 보아도 식물들의 생존에 관련된 나름의 보호법이 아닐까 짐작케 한다. 내용 역시 동물이나 위험으로부터 자신들을 지키려는 식물들의 치열한 생존법임을 알게 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각 주제마다 세 가지 식물을 소개하고 있는데 좀더 다양한 식물들을 담았더라면 하는 것과 그림으로만 그려놓아 실제 생긴 모양을 볼 수 있는 사진이 아쉽고, 식물의 원산지와 우리나라에 분포하는지의 여부, 크기, 꽃이 피는 시기나 열매를 맺는 시기 등과 같이 식물을 볼 수 있는 시기 등에 대한 정보가 무엇보다 아쉬웠다.
사실, 자연관찰에 관련한 책들이 과거에 비해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는데 번역서의 경우 위와 같은 점의 미비로 인해 그다지 주의(흥미)를 끌지 못하기도 한다. 더구나 요즘처럼 활동 위주의 책읽기가 보편화되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마음같아서는, 이왕이면 아이들의 호기심과 주의를 충족할 수 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에 대한 책들을 우리 작가들이 많이 만들어주었으면 싶은데...... 그것이 쉽지 않다면, 번역서라도 우리 아이들의 눈높이를 좀더 염두에 두고 편집하면 어떨까 싶다.

<차례> 궁금증이 피어나게 하는 다양한 식물들~

위에서부터,
똥색 유액이 나오는 애기똥풀- 아기 똥 색깔과 비슷하다고 해서 애기똥풀이라고 불리게 되었는데, 진노랑의 유액은 독성이 강하고 불쾌한 냄새를 풍긴다.
줄기 속에 들어있는 라텍스를 이용해 초식동물이나 곤충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한다.
고양이를 유혹하는 쥐오줌풀- 땅속에서 캐내면, 고약한 발 냄새나 쥐오줌 냄새 같은 특이한 냄새가 난다. 이 냄새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쥐오줌풀이라고 부르고, 프랑스에서는 고양이풀이라고 부른다.
주사 바늘을 단 쐐기풀- 톱니를 닮은 잎 둘레에는 가시들이 많이 나 있는데, 이 가시는 독성이 담긴 작은 주사 바늘 같다. 쐐기풀이 우리 몸에 닿으면 이 주사 바늘 끝이 떨어지면서 독성이 우리 피부 속에 퍼진다. 대부분의 곤충들은 쐐기풀 침에 별로 민감하지 않아 이 잎을 먹고 산다.

부록으로 책 속에 붙어있는 식물 포스터와 스티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