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 김용택 동시집
김용택 동시집, 이혜란 그림 / 창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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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몸 담았던 교단을 떠나면서 펴내는 시집이라는 소리에 진작부터 찜~해두었던 시집 한 권. 제목조차 궁금증이 밀려들게 하였다.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마치 내가 하루에도 몇 번씩 어린 딸아이에게 하는 소리인듯 김용택 선생님의 아이들을 향한 소리가 들리는듯하였다.

그동안 김용택 선생님의 아이들이 쓴 시들을 딸아이와 함께 때로는 웃으며 또 때로는 갸웃거리며 재미나게 읽었던 터라 김용택 선생님의 시 역시 즐거운 기대로 부풀어 올랐다.

여태껏 읽었던 아이들의 천진하고도 순수한 시와 달리 또다른 섬진강의 내음이 묻어나는 김용택 선생님의 시는 한층 잔잔하고 감동보다는 무(無)맛처럼 심심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섬진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생물이며 사람들 그리고 아이들의 삶을 구석구석 담아내는 섬세한 눈길만큼은 온전히 전해오는듯하다. 특히, 마냥 평화롭다하기에는 한 구석이 휑~하니 비어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듯 담고 있는 싯구절이 자꾸만 눈길을 붙잡는다.

아무도 안 온 학예회에 자꾸만 눈물이 나는 '나'를 꼭 안고 울어주던 선생님.
그 선생님이 이제는 아이들 곁을 떠나신다......

김용택 선생님 없는 섬진강 아이들은 무엇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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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어디서 왔을까? - 천둥거인 과학 그림책 5 길벗어린이 과학그림책 5
신동경 글, 남주현 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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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돌고 도는 것!하면 '돈'이라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 '물' 역시 돌고 도는 것 중에 하나임을 깨닫게 된다.

첨벙첨벙 물장구치며 재미나게 놀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 정말 시원하게 느껴지는 욕실풍경이 철철 넘치며 흐르는 물을 보며 '에고, 아까운 물이 흘러가네'하는 탄식이 쏟아져 나온다.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 어쩌고 하는 소리와 함께 어느새 물도 사먹는 시대가 일상처럼 도래하였으니 결코 물쓰듯 펑펑 쓴다느니 하는 소리는 정말 옛날이야기에서나 들을 수 있는 꿈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사람, 닭, 개구리, 뱀, 과일 등의 생물에 차지하고 있는 물의 양을 나타낸 그림이 '왜 물없이는 살 수 없는지'에 대한 어떠한 설명보다 더 실감나고 설득적이다.

또 지구의 모든 물을 100개의 병에 담아 표현한 것중 우리가 마시거나 쓸 수 있는 물이 딱! 한 병이라는 그림 역시 충격적이다. 언제라도 수도꼭지만 틀면 마시고 쓸 수 있는 물이 펑펑 쏟아지는데도 말이다.

비로소 드넓은 바닷물이며 남극과 북극에 엄청난 눈덩어리조차도 사실은 우리가 생각하는만큼 유용한 물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바닷물을 비롯한 온갖 물이 증발하여 하늘로 올라가다 찬공기와 만나면 다시 물방울이 된 구름이며, 떠돌던 구름속에 물방울이 커지고 무거워지면 마침내 비가 되어 내리는 것. 그렇게 돌고 도는 물은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들에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근원이 되는 이야기가 시원시원한 그림속에 자연스레 녹아있다.

물이 열을 받으면 수증기가 되고 찬공기와 만나면 다시 물이 되는 원리며, 물이 얼면 부피가 커지는 얼음이 되고, 강물을 끌어들여 찌꺼기와 먼지를 걸러내고 약품처리를 하여 생활용수로 쓰고 생활속에서 더러워진 물은 다시 하수 처리장을 거쳐 강으로 돌아가는 그림이 막연히 쓰고 있는 물의 존재를 의식하게 한다.

물이란? 돌고 돌아 우리를 살게 하는 것, 바로 그것임을 정말 쉽게 깨닫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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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공예 - 나무로 빚은 예술
손영학 글 / 나무숲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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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민속박물관이나 가야 만나볼 수 있는 우리의 전통 공예품이 종류도 다양하게 담겨있는 이 책을 그저 반가운 마음에 펼쳐보다보니, 한때 아이어른을 막론하고 인기를 끌었던 광고카피같은 한 구절이 환청처럼 들려오는 것만 같아 마음 한 구석이 저려왔다.

' 너희가 진정 우리의 멋을 아느냐?'

과연 지금 우리의 생활에서 조상의 숨결이, 삶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는 것들을 하나라도 제대로 찾아볼 수나 있는지? 이런저런 생각에 우리의 삶을 돌아보려니 정신은 고사하고 생활의 모습조차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을 상실한 채, 잊어버린 채 살고 있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든다.

산이 많고 사계절이 뚜렷한 기온 차로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많은 우리나라. 그래서 나무로 만든 생활용품이며 가구며 나무를 이용한 살림살이도 많았고, 그에 더해 예술적인 아름다움이 가미된 나무 공예품도 적지 않았음을 제대로 알게 된다.

사랑방, 안방, 부엌 등의 생활공간이며, 약장, 먹통, 나막신, 장기, 거문고, 가마 등등의 우리 생활 곳곳에서 저마다의 용도와 멋스러움을 담고 있는 나무 공예품을 보며 번쩍번쩍 빛이 나는 그 어떤 귀한 보석보다도 더 멋지고 깊은 우리 조상들의 정신과 마음이 배어있는 진정한 멋이 하나둘 내 마음을 파고든다.

금방 입에 넣어 꿀떡 삼키면 그만일 떡 하나에도 그 집안 고유의 문양을 넣은 떡살로 찍어 소망을 빌었던 우리 조상들의 정성이 절절히 느껴지고, 그저 음식을 얹어 놓고 먹는 용도의 소반에도 상의 다리 모양, 운각, 중대에 등에 새겨넣고 꾸며놓은 갖가지 모양이 보이지 않는 곳의 아름다움조차 소중히 여겼던 조상들의 넓은 마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생활 속에 과연 조상들의 마음과 멋을 간직한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전해져 오고 있는 것이 있을까?

불쑥 떠오르는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던지며 집안을 돌아보니 허허로운 탄식이 절로 흘러나온다.  나무로 된 것은커녕 우리의 것이라고 하기엔 제대로 된 것 하나가 없으니........

온통 국적을 알 수 없는 생활용품들이 편리와 편의를 내세우고 우리 생활 깊숙이에 마치 우리의 것인양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네 삶의 모습.

아.......자꾸만 귓전을 맴도는 원망과 조소 섞인 한 마디.

'너희가 진정 우리의 멋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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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왕이 되는 연습노트 - 대화로 배우는 즐거운 수학 공부법
노구치 데쓰노리 지음, 황소연 옮김, 박영훈 감수 / 다산에듀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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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딸아이가 수학만큼은 재미도 느끼고 자신감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한가득 품고 보게 된 책으로, '수학왕'보다도 '연습노트'라는 말에 더 구미가 당겨 보고픈 책이기도 하다. 

사실, 모든 공부가 그렇고 학문이 그렇듯 꾸준한 연습과 노력이 없이는 결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믿기때문에도 딸아이의 평소 학습 역시 벼락치기나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과연 '연습노트'는 어떤 형식과 내용을 담고 있나 사뭇 궁금해 하며 놓아둔 책을 딸아이가 먼저 집어 들고는 '엄마, 문제 낼게 맞춰봐~'라며 하나둘 문제를 내기 시작한다.

처음엔 쉬운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어서인지 수수께끼같은 문제를 별어려움없이(사실 전에 어디선가 보거나 들었던 것이어서인지...) 척척~ 맞추니 딸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새삼 놀라워한다.ㅎㅎㅎ

이 책은 그렇게 딸아이랑 재미나게 수수께끼 풀듯, 읽기보다는 문제를 내고 맞추는 형식이 눈에 띈다. 책에서는 아빠와 아들의 대화로 엮어지는데 길이도 길지 않고 적당하고 대화의 끝엔 항상 <수학왕의 애지중지 비밀노트>코너를 통해 요점정리까지 일목요연하게 해놓으니 마음에 쏘옥~ 든다.

이제 막 4학년 2학기를 시작한 딸아이가 분수의 덧셈과 뺄셈을 한창 배우고 있는데 곧이어 배울 소수를 비롯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배운 수학에 관한 내용들이 술술~ 쉽게도 풀어놓으니 딸아이가 마치 이야기책이나 퀴즈책을 보듯 읽고 또 읽는다.

학창시절 수학을 어렵게 배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딸아이에게만큼은 말랑말랑한 수학을 경험하게 하고파 제법 다양한 수학동화책들을 어려서부터 보여주고는 하였는데, 이 책은 이제 수학이 막연한 동화가 아닌 배움의 대상으로 알아버린 딸아이에게도 그리고 재미있는 수학을 알게하고픈 나에게도 정말 필요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재미로 읽고 또 읽으며 연습하면 수학에 자신감을 얻으리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두근 설레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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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연구가 황혜성 - 한국의 손맛을 잇다 예술가 이야기 5
안혜령 지음 / 나무숲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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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연구가란 조금은 생소한 직업(?)에도 불구하고 '황혜성'이란 이름만큼은 반갑기만하여, 후덕한 미소를 짓고 계시는 표지사진에 자꾸만 눈길이 가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언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TV화면을 통해 희끗한 머리칼을 단정히 쪽진 모습에 말씀도 자분자분하시던 살아생전 그분의 목소리가 아직도 내 기억 한 켠에 남아있음이 새삼스럽다. 그러다 몇 년전인가 그 분이 별세하셨다는 뉴스기사에 왠지모를 섭섭함과 안타까움을 느꼈던 기억도 남아있는 것이 또한 새삼스럽다.

특별히 황혜성 선생님의 요리 프로를 챙겨보았다거나 요리에 특별한 아니 조금의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분의 목소리며 단아한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다니 참 별스럽다 생각하면서도 그리 싫지가 않다.

 그분에 대한 것이라고는 한때(?) 요리의 대가였다는 참으로 막연한 수식어에 불과한 한토막을 알고 있었음을 이 책을 읽는 동안 깨닫게 되었다. 또, 그분의 일대기와 업적을 화려하거나 과장됨없이 서술한 내용을 읽으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다름아닌 '만약에.....'라는 가정이었다.

'만약에 그분이 안 계셨더라면.......'

'만약에 그분이 충남 천안의 오천 석지기 부잣집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그분에게 당시로서는 쉽지 않았던 딸아이의 공부에 대한 신념을 가진 어머니가 없었더라면.......'

'만약에 그분이 조선 음식을 가르치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그분이 평생의 스승이 될 한희순 상궁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만약에......'

.............

정말 끝도 없이 '만약에......'라는 가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마지막 왕조가 스러져가는 시대에 과연 궁중의 음식인들 제대로 전해질 수 있었을까?

그러나, 얼마나 다행인가! 황혜성이란 인물로 인하여 우리의 소중한 음식문화가 굳건히 자리매김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고 생각하니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도 고마운 분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당시로서는 전무한 궁중음식에 대한 것을 자료화하고 후대에 길이 남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진정한 요리연구가 황혜성. 남부러울 것없는 부잣집에서 응석받이로 자랐을 법한데도 쉽지않은 길을 꿋꿋이 헤쳐나간 열정과 정신에 새삼 고개가 숙여진다.

평생의 스승으로 모셨던 한희순 상궁에게서 궁중음식을 배우며 빼곡히 적어나간 노트들이며 배우고 익힌 것들을 바탕으로 엮어낸 우리나라 최초의 궁중음식 요리책인 <이조궁정요리통고>의 바랜 사진과 전국을 돌며 각 지역의 향토음식을 정리한 노트들이 그분의 열정과 노고를 보여주는 듯하다.

평생을 궁중요리 연구와 전수에 바친 음식연구가 황혜성.

표지사진으로 뵙는 그분의 미소가 마침내 최선을 다하여 부족함없이 이루어낸 이의 편안함이 전해오는듯 보고만 있어도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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