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놈의 일이사 아무것도 아니고, 대국이 넘어졌이니께 이자는 왜눔하고 노국눔이 또 대가리가 터질 기다. 그눔아아들이 먼지 개멩[開明]했다고 해서 그래 상투 짜른 양반들이 업고 지고 지랄들 하는가 본데 개멩이라는 기이 대체 머꼬?"
"……."
"개멩이라는 기 별것 아니더마. 한 말로 사람 직이는 연장이 좋더라는 거고 남우 것 마구잡이로 뺏아묵는 짓이 개멩 아니가, 강약이 부동하기는 하다마는 그 도적눔을 업고 지고 하는 양반나리, 내사 무식한 놈이라서 다른 거는 다 모르지마는 옛말에 질이 아니믄 가지 말라 캤고, 제 몸 낳아주고 키워준 강산을 남 줄 수 있는 일가? 어느 세상이라고 천민인 우리네, 알뜰한 나라 덕 보지도 않았다마는…… 세상이 하도 시장스럽아서 이자는 일도 하기가 싫고 사시장철 푸른 강가에 앉아서 붕어나 낚아 묵고 살았이믄 좋겠는데 그것도 어렵게 될 긴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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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 (파우스트의 영혼을 안고서 더 높은 하늘에서 떠돌며)
영의 세계에서 고귀한 분
악으로부터 구원받았노라,
‘언제나 그침 없이 노력하는 자,
우리의 구원을 받으리라.’
하늘에서 사랑의 은총까지
받으신 분이라면
우리 복된 무리
반갑게 맞이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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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관찰해 보면, 우리는 그런 천부적 재능뿐만 아니라 무슨 능력이라도 ― 아무리 하찮은 능력이라 할지라도 모두 ― 타고난단 말입니다. 즉, 하느님께서 점지하시지 않은 능력이라곤 없지요. 다만 사람들은 우리의 모호하고 산만한 교육 때문에 불확실한 길을 가는 것뿐이지요. 우리의 교육은 본능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지는 않고 욕망만 자극하고 있어요. 그리고 진정한 소질이 싹을 틔우도록 도와주지는 않고, 그런 소질을 향해 나아가려고 애쓰는 본성에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는 대상들을 지향하도록 부추기기만 한단 말입니다. 나는 한 아이나 젊은이가 자신의 길 위에서 방황하고 있는 모습이 낯선 길 위에서 바르게 걷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전자는 자기 혼자서나 남의 안내를 통해 올바른 길, 즉 자기 천성에 알맞은 길을 한번 찾기만 하면, 다시는 그 길을 놓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후자는 낯선 굴레를 떨쳐버리고 절대적 방종의 늪에 빠져버릴 위험에 시시각각으로 봉착하게 된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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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항상 진보하고 있고 결코 퇴보하지 않는다는 사실, 제 행동이 제가 완전무결성에 관해 평소에 지녀오던 그 표상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여러 가지 일을 미처 행하지 못할 정도로 육체가 쇠약한데도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이 날로 손쉽게 느껴진다는 사실 ― 이 모든 것이 신성이 아닌 인간 본성에서 유래하는 것이라고 설명될 수 있을까요? 인간 본성의 타락상을 너무나도 깊이 통찰해 온 저로서는 결코 그렇게 설명될 수 없다고 봅니다.
저는 계명이라곤 거의 기억하고 있지 않으며, 법의 형태를 띠고 저에게 나타나는 것은 더 이상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를 다스리고 언제나 올바르게 인도하는 것은 본능입니다. 저는 자유로이 제 의향을 따르고 있지만, 조금도 속박감이나 후회를 느끼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제가 어느 분의 은총을 입어서 이와 같은 행복을 지니게 되었는지를 잘 인식하고 있으며, 제가 아주 겸허한 마음으로 이 같은 특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저는 ‘어떤 보다 높은 힘’이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면 모든 인간의 가슴속에서 얼마나 무서운 괴물이 생겨나고 자라날 수 있는가를 너무나도 분명히 인식했기 때문에, 저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자랑하는 위험에는 결코 빠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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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취미와 사고방식을 그렇게도 변화시켜서, 스물두 살이란 정말 이른 나이에 저로 하여금 이 나이 또래의 다른 사람들은 천진스럽게 즐기는 사물들에서 전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 것이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왜 그 사물들이 저에게는 천진난만하게 보이지 않았을까요? 저는 아마도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 사물들이 저에게는 천진난만하게 보이지 않았던 때문이며, 다시 말해서, 제가 제 또래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제 영혼을 모르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저절로 얻게 된 경험으로 이 세상에는 보다 고상한 느낌이 존재하며, 이 느낌이 쾌락 속에서는 도저히 찾을 수 없는 모종의 즐거움을 실제로 우리들에게 선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또, 이러한 보다 고상한 기쁨 가운데에는 동시에, 우리가 불행해졌을 경우에 우리의 마음을 굳세게 북돋우어 주는 신비롭고도 소중한 힘이 비장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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