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세상에서 더 이상 어떤 것도 사랑하지 않아요. 나한테는 당신이 전부예요. 부자로 사는 행복을 내가 느낀다면, 그건 당신 맘에 좀 더 들기 위해서 그런 거예요. 부끄럽지만 나는 아버지의 딸이기보다는 당신의 여자예요. 왜냐고요? 나도 몰라요. 내 인생 전체가 당신에게 달려 있어요. 아버지는 내게 심장을 주셨지만, 당신은 그 심장을 쿵쿵 뛰게 했어요. 온 세상이 나를 손가락질한대도 상관없어요! 저항할 길 없는 감정 때문에 내가 저지른 죄를 당신이 받아 준다면 말이에요. 당신이 날 원망할 권리는 없어요. 당신은 나를 불효녀라고 생각하나요? 오, 아니에요. 우리 아버지같이 좋은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죠. 우리의 통탄할 만한 결혼 생활의 당연한 귀결을 아버지가 보시지 못하게 할 수 있었을까요? 아버지는 왜 딸들의 결혼을 막지 않으셨을까요? 우리를 위해 깊이 생각하는 것이 아버지가 할 일 아니었을까요? 이제는 알겠어요, 아버지도 우리만큼 고통받으신다는 것을.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었겠어요? 아버지를 위로한다고요? 우리가 무얼 어떻게 위로할 수 있겠어요. 우리가 체념하면 차라리 우리가 비난하고 한탄하는 것보다 아버지는 더욱더 괴로워하셨을 거예요. 사노라면 모든 게 쓰디쓰기만 한 그런 상황들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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