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놈의 일이사 아무것도 아니고, 대국이 넘어졌이니께 이자는 왜눔하고 노국눔이 또 대가리가 터질 기다. 그눔아아들이 먼지 개멩[開明]했다고 해서 그래 상투 짜른 양반들이 업고 지고 지랄들 하는가 본데 개멩이라는 기이 대체 머꼬?"
"……."
"개멩이라는 기 별것 아니더마. 한 말로 사람 직이는 연장이 좋더라는 거고 남우 것 마구잡이로 뺏아묵는 짓이 개멩 아니가, 강약이 부동하기는 하다마는 그 도적눔을 업고 지고 하는 양반나리, 내사 무식한 놈이라서 다른 거는 다 모르지마는 옛말에 질이 아니믄 가지 말라 캤고, 제 몸 낳아주고 키워준 강산을 남 줄 수 있는 일가? 어느 세상이라고 천민인 우리네, 알뜰한 나라 덕 보지도 않았다마는…… 세상이 하도 시장스럽아서 이자는 일도 하기가 싫고 사시장철 푸른 강가에 앉아서 붕어나 낚아 묵고 살았이믄 좋겠는데 그것도 어렵게 될 긴갑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