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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질문하는 책들 -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 _ 인문 교양 지식 편
이동진.김중혁 지음 / 예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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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비소설을 떠나서 이런 대화체로 이루어진 책들에 대한 반감이 있었다. 만화책이나 대화체 책들이 어쩐지 나에게는 읽혀지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을 추천받았을 때 제일 후순위로 미뤘던 것을 보게 되었는데 의외로 재미있고 두 사람의 대화가 어찌나 멋지던지, 빨간 책방이라는 무슨 팝캐스트라는데, 본 적이 없어서 그게 몬지도 모를일...


화 평론가와 소설가가 '총균쇠', '생각의 탄생','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비틀즈 앤솔로지', '작가란 무엇인가',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철학자와 늑대', '생존자',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라는 책을 가지고 이야기하는데, 한 호흡에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인문학 서적이다. 저 중에 내가 읽은 책이 하나도 없더라,, 하여 읽을 목록에 추가해본다.

 

조지 오웰이 왜 쓰는가에 대해서 정리한 것을 말씀드리죠, 아까 ‘잘나 보이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한 것은 ‘순전한 이기심‘을 쉽게 말한 거고요, 두 번째는 외부의 단어를 자신의 단어로 연결시키고픈 ‘미학적 열정‘, 세 번째는 후세에 남기고자 하는 ‘역사적 충동‘, 마지막으로 자신이 지향하는 사회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싶은 ‘정치적 목적‘

유럽인들은 일단 지적이고 상대적으로 책을 좋아하고 소형차를 몰고 오래된 마을의 작은 집에 살고 축구 좋아하고 덜 물질주의적이고 법을 준수하고 호텔방은 춥고 음식점과 술집은 따뜻하다고 말해요

이 책에서 가장 혐오를 드러내며 공격하고 있는 것은 유토피아적인 주장들이에요, 대표적인 것이 종교죠. 종교는 지금은 이렇게 고통스러운 삶을 살지만 죽음 이후에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영원불멸의 삶이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하잖아요, 일반적으로 종교와 정반대의 위치에 서 있다는 이성적인 과학조차도 사실 알고 보면 종교의 막연한 환상을 그대로 빌려와서 그 통념을 강화 하는 쪽으로 쓰이고 있다고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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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내 심장을 쏴라 -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은행나무 세계문학상 수상작 5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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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 3년 쯤 전에 '7년의 밤'을 읽으면서 엄청, 경이롭고 두렵고 잠자는 시간까지 아까워 하며 흠뻑 빠져있던 생각이 난다.

작가가 남자인줄 착각했었다. 그리고 28을 읽고- 이 작품은 좀 불편해 하며 읽었던 기억, 책을 읽을때는 내가 그때 당시 처해있는 상황과 심리적인 상태의 영향도 크기 때문에...'종의 기원'또한 그러할까봐 손 못대고 소문에 귀기울이는 중, 사서의 권유로 이 소설을 읽게 되었다.

​또 한 번 놀란다. 정유정이라고 하는 괴물 작가에 대해서, 읽는 내내 이수명에 몰입되고, 류승민에 몰입되고 작가의 유머에 또 몰입되었다. 그녀의 언어, 그리고 슬픈 유머..

작가의 말-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병동 주민들은 라이터를 사이코패스 범주에 넣는다. 사이코패스는 미친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냥 우라지게 무서운 놈이다. 우라지게 무서운 놈의 물건과 비위는 건드리지 않는 게 철칙이다. 방울뱀 소굴에 손을 넣고 휘젓는 짓은 미친놈도 안 한다는 말씀이다.

땅거미가 깔리고 있었다. 하늘도, 숲도, 수리호도 온통 먹빛이었다. 땅거미의 먹빛은 동트기 전의 먹빛과 의미가 다르다. 불안을 부르는 빛이었다. 충동을 깨우는 빛이었다. 머리를 낮추고 포복해오는 광기의 그림자였다. 크고 작은 사고, 폭력과 자살 소동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간이 바로 땅거미가 내릴 무렵이었다. 누군가는 약기운이 힘을 잃는 때라 그렇다고 했다. 어떤 이들은 다가오는 어둠에 대한 동물적 공포 때문이라고 했다. 뭐가 맞는지는 신이 나 알 일이었다. 내가 아는 건 나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뿐이다. 매일은 아니지만 자주 불안을 느꼈다. 가볍게 지나가는 날도 있었고, 습격하듯 들이닥치는 날도 있었다. 습격의 날엔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했다. 뭐든 저질러 버리거나, 숨거나, 사람들은 그걸 ‘땅거미의 주술‘이라 불렀다.

‘안 돼‘와 ‘안 해‘사이의 괴리가 한 인간의 성미를 어떤 식으로 건드리라는 가에 대해 설명하라면, 열 시간짜리 강의도 할 수 있다. 그냥 한마디로 하라고? 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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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 구운몽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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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청춘의 독서'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책이다. 1960년대 발표된 소설이다.

1950년 전쟁이 일어나기 이태 전, 철학과를 다니는 대학생 '이명준'은 북으로 간 아버지와 사망한 어머니로 인해, 아버지의 친구인 은행가의 집에 머물며 자유분방한 그 집의 아들 '태식'과 딸 '영미'를 통해 '윤애'라는 국문 학도와 교제하게 된다. 한창 이성과 정치에 눈뜨는 나이, 철학적인 사유로 그 둘은 한없이 헤아리며, 살피며, 관심을 둔다.

'명준'은 남한에서 북으로 간 아버지의 사상문제로 경찰서에 끌려가 몇 차례 폭행을 당하게된다. 그리고는 인천에 사는 '윤애'의 집에 머물지만, 순결을 지키려는 '윤애'와의 풋사랑으로 인해 이래저래 상심을 하고는 결국 북으로 간다. 재혼한 아버지와의 관계는 불편하지만, 노동 신문 편집 일을 주선해준 덕분에 그럭저럭 지내다가 발레리나 '은혜'를 만나고 사랑을 나누게 된다.

'명준'은 '윤애'와 '은혜'의 사랑을 비교하듯이 남과 북의 정치를 비교한다. '광장'이라는 메타포가 주를 이루는데, 정치는 인간의 광장 가운데 가장 거친 곳으로, 남한의 광장은 부정부패와 쓰레기만 있고, 북한의 광장에는 인민의 목소리와 투쟁이 없다고 부르짖으며 자신의 광장을 찾을 수 없었던 '명준'은 이곳에도, 저곳에도 속할 수 없었다. 전쟁과 함께 그는 남으로 온다.

그곳에서 간호사가 되어 그를 찾은 '은혜'와 자신이 찾은 '동굴'이란 공간에서 숨 막히는 사랑으로 불안한 청춘과 이데올로기와, 전쟁과 정치를 경멸함을 대신한다. 그리고는 '은혜'와 뱃속의 아이를 잃고, 거제도에 포로로 있다가 전쟁이 끝난 후 남과 북을 모두 버리고 중립국으로 향하는 배를 탄 '명준'은 계속 그를 지켜보던 불안한 눈빛을 의식하며 그 눈빛의 정체가 갈매기였던 것을 알게 된 이후 그 갈매기를 좇아 바다로 투신한다.

떤 이데올로기에도 관심이 없었던 '명준'은 단지 삶을 살고 싶었을 뿐이다. 그 또래에 맞게 정치를 떠들고 여자를 기웃거리던 철학과 학생이었을 뿐인 그가 그런 시대를 살수 밖에 없었던 것이 비극이다.

지금은 사장된 고어를 많이 사용하고 투박하고 거친 묘사와 장면의 과감한 전환이 몰입을 요하는 소설로서 초반부에 혼란을 느꼈으나 엄청난 필력과 지적인 자극을 주기에 충분한 독서였다. 소설의 캐릭터 중에 개인의 삶을 살지 못하고 시대의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 그중 '이명준'은 작가 자신이었고, 그시대 젊은 지식인 모두를 대변한다 하겠다.

이 작품은 독일어로도 번역이 되고, 작가가 아직 생존해 있는데 여러 번 원고를 거듭 고쳤다는 말도 있다.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를 읽고서 이 책을 발견한 것이 기쁘고 행복하나, 외국 작가의 글을 우리 언어로 번역하듯이, 현대의 언어에 맞게 과감한 번역(?)이 필요하지 않나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나름 독특하고, 우리 민족의 구성원이라서 겪었어야 할 그 청춘의 방황과 상징이 꽤나 인상 깊었기에 ..

책장을 대하면 흐뭇하고 든든한 것 같았다. 알몸뚱이를 감싸는 갑옷이나 혹은 살갗 같기도 하다. 한 권씩 늘어갈 적마다 몸속에 깨끗한 세포가 한 방씩 늘어가는 듯한. 자기와 책 사이에 걸친 살아 있는 어울림을 몸으로 느낀 무렵이었다. 두툼한 책 마지막 장을 닫은 다음, 창문을 열고 내다보는 눈에는, 깊은 밤 괴괴한 풍격이. 무언가 느긋한 이김의 빛깔로 색칠이 되곤 했다.
- P48

여자란 자기가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짐승 같다. 남들이 사랑하니까 사랑한다는 식의 허영을 그녀들의 지나가는 조잘거림에서 깨닫는 수가 적지 않다. 그녀들에겐 사랑도 치장일까. 명준의 이런 여성관은 오랫동안 그녀들의 낯빛과 말이며 움직임. 다음에 소설의 여주인공들을 뜯어본 다음에 얻어진. 찢어지게 가난한 열매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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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 2017 개정신판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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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가 한창 이어질 때 이 책을 읽고 싶어 도서관을 기웃거렸으나 나름 핫했던 책이라 보지 못하고 후불제 민주주의를 먼저 읽었더랬다.  글 쓰는 유시민에게 반한 나머지 청춘의 독서를 구입해놓고 그가 청춘시절에 읽었던 책들 몇 개를 따라 읽던 참에 후배가 이 책을 주었다. 그리고 이제사 읽게 되었다.

유시민 그는 감옥에서 항소이유서를 쓰다가 글쓰기에 재능이 있음을 처음 발견했다고 밝힌다. 경상북도 경주 사람으로 누나는 소설가이고 여동생은 번역가로 삼 남매가 모두 명문대 출신이다.  서문에서 그의 책을 평범한 독자의 눈으로 날카롭고도 따뜻한 격려를 주었던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는 글귀가 다른 때와는 다르게, 격하게 와닿은 것은,

읽기 시작한 때가 지방선거를 앞둔 날이었다. 이미 나는 사전투표를 했지만.., 작년 촛불집회 때 언론을 장식하던 잠룡들, 그중의 하나는 미투 때문에, 그중 하나는 이혼과 개성 강한 자식들 때문에, 그중 하나는 바로 전에 불거진 여배우와의 스캔들... 자신들에게 주어진 과제를 현명하게, 성실하게 해결하고, 정치가로서의 역량들을 다시 발휘하길 바란다.

플라톤과 아리스토 텔레스부터 현대의 철학자까지 정치에 관한, 국가에 관한 이론들을 들추며 국가와 정치가  어때야 하는지를 논한다.

톨스토이에 관한 부분과 베른슈타인에 관한 부분이 개인적으론 가장 관심이 갔으며 사람들의  진보와 보수의 성향에 대한 부분은 다시 봐도 웃음 짓게 하는 대목이다. 훌륭한 국가의 시민이 되고 싶은 바램은 전 세계 모든 이들의 소망일 것이다. 국민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는 국가, 국민이기 이전에 인간으로 존중하는 국가에서 살고 싶다고 맺음말을 하는데,

이 책의 발행연도는 촛불집회의 이전이었는데, 정치와 정치가에 대한 글을 접하면서 내내 촛불집회를 떠올렸다. 진정한 민주주의 승리였다는 것으로 여기며 지금의 정부나 정치가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선한 정치를 펼치기를 소망해 본다.

마지막으로 유시민님의 오래된,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다시 발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은 가장 훌륭한 사람을 권력자로 선출하여 많은 선을 행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사악하거나 거짓말을 잘하거나 권력을 남용하거나 지극히 무능하거나 또는 그 모든 결점을 지닌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나쁜 짓을 많이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이며 강점이다 - P106

인간은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사랑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 사랑하는 마음을 느끼면서 타인과 정서적으로 교류하지 못하는 삶은 너무나 고독하고 적막하다. 우리는 기쁨, 즐거움, 안타까움 등 갖가지 감정을 실어 교감할 수 있는 온갖 것들을 사랑한다. - P116

풍요로운 사람들은 오늘의 상황에 불만을 느낄 기회가 적어서 보수적인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 보수적인 것이다. 생활환경 변화에 적당한 압력을 느끼면서도 학습하고 사유할 여유가 있는 중산증에서 주로 가장 뚜렷한 진보주의 성향이 형성되고 표출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 P191

젊은이들은 기존의 제도와 사유 습성에 노출된 기간이 짧으며 지적 활동이 상대적으로 왕성하다. 기존의 사유 습성에 대한 집착이 덜하고 그것을 바꾸는 데 쓸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가 풍부하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기존의 사유 습성은 더욱 강력한 지속성을 지니며 그것을 바꾸는 데 쓸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는 부족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생물학적 필연이다 - P191

진보의 힘이 ‘순수‘에서 나올까? 그렇지 않다. 진보의 힘은 ‘섞임‘에서 나온다. 진보를 추동하는 근본적인 힘은 인간이 보편적 이성이다. 사회의 진보는 인간 이성의 발전과 함게 이루어진다. 하나의 이념이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사회에서 이성이 성장할 수 없는 것처럼, 하나의 이념이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정치조직에서도 이성의 힘이 자라기는 어렵다고 믿는다. 다양성을 내포하지 않고서는 정당도 정치도 국가도 인간도 성장하지 못한다. 이념과 정치 문화의 ‘섞임‘을 통해 진보의 힘을 키우는 것이 연합정치이다. 연합정치가 지지를 받는 것은 국민들이 그 속에서 정치인의 책임의식을 보기 때문이다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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