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1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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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나이지리아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한 '치누아 아체베'는 스물여덟의 나이에 이 책을 발표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아프리카 탈 식민주의 문학의 고전이며 가장 사랑받는 아프리카 소설 중 하나라고 한다.

총 네 번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진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남자가 남자로 세상을 살수 없게 되자,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진 남자'는 비장한 선택을 한다.

'오콩고'는 무능한 아버지를 두었다. 그의 아버지 '우노카'는 빈둥대면서 악기나 연주하고 빚에 쌓여있으며, 칭호 하나 얻지 못한 실패작으로 종양에 걸려서 세상을 마감한다.

덩치가 매우 크고 숨소리조차 거친, 험상궂은 용모의 '오콩고'는 아버지를 닮은 것 같이 보일까 봐 아버지가 사랑한 것들(친절, 게으름)을 증오한다.

씨름대회에서 한 번도 등이 바닥에 닿은 적이 없다 하여 '고양이'라고 불리던 전설적인 사람을 내던진 이후 명성을 얻고 시행착오를 거쳐 얌농사를 지어내 곳간에 저장해놓고, 아내도 세명이나 얻고, 8명의 아이들과 칭호도 두 개나 가진 그는 마을에서 큰 부자이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마을에서는 죽기까지 총 네 개의 칭호를 얻을 수 있는데, 네 개의 칭호를 얻은 사람은 촌장이 된다. '오콩고의 가장 큰 열정은 부족의 촌장이 되는 것이다. 그 꿈이 그를 지치지 않게 한다.

우무오피아 마을의 여인이, 시장에 나갔다가 살해당하자 그 마을과 전쟁을 치르고자 하는데 사절로 나선 '오콩고'가 전쟁 대신 청년 하나와 처녀 하나를 데려온다. 그 처녀는 죽은 여인의 남편에게 주고, 청년은 '오콩고'의 집에서 거둔다. 이 청년 '이케메푸나'는 첫째 부인에게 보내지고 '오콩고'의 여러 자녀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아들처럼 자란다. 다른 자녀들이 그를 잘 따르고 좋아한다.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지만 '오콩고' 역시 '이케메푸나'를 매우 좋아한다.

'오콩고'는 엄격하게 집안을 단속한다. 아내들과 자녀들에게 손찌검도 한다. '은워예'는 첫 번째 부인의 아들로 집안의 장남인데 게으르고 유약함이 제 할아버지의 기질을 닮은 듯하여 잔소리와 매로 고치고자 하지만 잘 되지는 않는다.

화술(특히 농담)을 매우 중요시하고 음악이 일상인 이 마을에는 주술적인 여러 제약들이 있다. 밤에는 뱀이란 말을 하지 않는 것 혹시 뱀이 들을 수가 있다고, 쌍둥이는 대지에 대한 모독이며 불길하다 하여 갖다 버리는 것, 대지의 여신이 가장 혐오하는 병이 종양인데 이 병으로 죽으면 집안에서 죽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내다 버리고, 땅에 묻어주지 도 않는 것, 밖에서 누가 부르면 '네'하지 않는 것.. 악귀가 부르는 것일 수도 있으므로.. 달걀은 너무 맛이 있으므로 애들이 훔칠 우려가 있다 하여 애들에게 먹이는 것이 금지된다.

45세의 둘째 부인 '에퀘피'는 '오콩고'가 '고양이'와의 씨름에서 이기고 얻은 아내이다. 마을의 미인이었던 그녀는 다른 남자의 아내였었다. 그녀는 '오콩고'와의 사이에 열 명의 자식을 낳았었지만, 모두 세 살이 되기 전에 죽고 무남독녀 '에진마'만 있다. 제 엄마를 닮아 벌써부터 미인의 티가 나는 그 아이를 가장 예뻐하는 '오콩고'는 내심, 그 아이가 사내였으면 한다. 6세까지 죽지 않으면 거의 살게 된다고 하지만, '에진마'가 병치레를 할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어느 날 우무오피아의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찾아와 숲과 동굴의 신이' 이케메푸나'를 죽이라 하였다 하며, '오콩고' 더러 이 죽음에 관여하지 말라고 한다. 3년 동안 아들처럼 생각해오던 '오콩고'는 '이케메푸나'를 데려가던 일행을 따라나섰는데, 가엾은 '이케메푸나'가 호소를 하자, 두려움에 휩싸여 자신의 도끼로 그 아이를 죽인다.

[중간생략]

 

전사가 전사였던 그 좋은 옛날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을 아는 남자 '오콩고'.., 무능하고 남자답지 못했던 아버지의 기질을 닮을까 봐 평생 두려워, 성공에 집착하고 남자다움에 집착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했던 남자.. 그는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문명인이라 자처하는 우리의 잣대로 본다면 그들의 온갖 미신적인 행위와 신념들이 뭔가 우습고 엉뚱하고 바뀌어야 하는 대상같이 여겨지기도 하지만,

대대로 신과 조상님을 모시고 가르침을 따르며 공동체의 삶을 지키고자 했던 그들만의 것들을, 문명의 잣대로 평가했던 비극이 지구상 어디 어디에서, 얼마나 빈번히 일어났던가.. 그들의 가치와 관습이 외세에 의해 산산이 부서져 버린 것이구나를 깨닫게 되는 순간, 슬픔과 연민이 한없이 밀려온다.】

* 얌은, 이 부족의 주식으로 여겨지는데 사진을 검색해보니, 고구마 처럼 생겼으나, 마의 종류라 한다. 콜라 열매는 접대 음식으로 내놓는데 전에는 미량이 재료로 쓰였다 한다. 근데 약간의 코카인 성분도 들어있다고, .. 야주자를 만들어 마시고, 얌은 으깨거나, 죽을 만들고 생선과 야자유를 넣어 요리하는데 대한민국에 얌요리 먹을 수 있는곳이 있는지? 책을 읽다보면 먹고 싶어진다.

 

 https://blog.naver.com/su430

* 감히 간서치의 네이버 독서블로그

 

 

- "그대가 생전에 가난했다면 다시 태어날 때 부자로 태어나라 했을 것이야. 하지만 그대는 부자였네. 그대가 겁쟁이였다면, 용기를 가지라 얘기했을 것이야. 하지만 그대는 용감한 전사였네. 그대가 젊은 나이에 죽었다면, 되살아나라 했을 것이야. 하지만 그대는 오래 살았네. 그래서 나는 그대에게 이전에 온 길을 다시 걷도록 하겠네. 그대가 천수를 누리고 죽었다면, 편안히 가게. 하지만 사람이 그대를 죽인 것이라면 그자에겐 한시의 평안도 허락지 말게."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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