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란 무엇인가 - 2017 개정신판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촛불집회가 한창 이어질 때 이 책을 읽고 싶어 도서관을 기웃거렸으나 나름 핫했던 책이라 보지 못하고 후불제 민주주의를 먼저 읽었더랬다.  글 쓰는 유시민에게 반한 나머지 청춘의 독서를 구입해놓고 그가 청춘시절에 읽었던 책들 몇 개를 따라 읽던 참에 후배가 이 책을 주었다. 그리고 이제사 읽게 되었다.

유시민 그는 감옥에서 항소이유서를 쓰다가 글쓰기에 재능이 있음을 처음 발견했다고 밝힌다. 경상북도 경주 사람으로 누나는 소설가이고 여동생은 번역가로 삼 남매가 모두 명문대 출신이다.  서문에서 그의 책을 평범한 독자의 눈으로 날카롭고도 따뜻한 격려를 주었던 아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는 글귀가 다른 때와는 다르게, 격하게 와닿은 것은,

읽기 시작한 때가 지방선거를 앞둔 날이었다. 이미 나는 사전투표를 했지만.., 작년 촛불집회 때 언론을 장식하던 잠룡들, 그중의 하나는 미투 때문에, 그중 하나는 이혼과 개성 강한 자식들 때문에, 그중 하나는 바로 전에 불거진 여배우와의 스캔들... 자신들에게 주어진 과제를 현명하게, 성실하게 해결하고, 정치가로서의 역량들을 다시 발휘하길 바란다.

플라톤과 아리스토 텔레스부터 현대의 철학자까지 정치에 관한, 국가에 관한 이론들을 들추며 국가와 정치가  어때야 하는지를 논한다.

톨스토이에 관한 부분과 베른슈타인에 관한 부분이 개인적으론 가장 관심이 갔으며 사람들의  진보와 보수의 성향에 대한 부분은 다시 봐도 웃음 짓게 하는 대목이다. 훌륭한 국가의 시민이 되고 싶은 바램은 전 세계 모든 이들의 소망일 것이다. 국민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는 국가, 국민이기 이전에 인간으로 존중하는 국가에서 살고 싶다고 맺음말을 하는데,

이 책의 발행연도는 촛불집회의 이전이었는데, 정치와 정치가에 대한 글을 접하면서 내내 촛불집회를 떠올렸다. 진정한 민주주의 승리였다는 것으로 여기며 지금의 정부나 정치가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선한 정치를 펼치기를 소망해 본다.

마지막으로 유시민님의 오래된,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다시 발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은 가장 훌륭한 사람을 권력자로 선출하여 많은 선을 행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사악하거나 거짓말을 잘하거나 권력을 남용하거나 지극히 무능하거나 또는 그 모든 결점을 지닌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나쁜 짓을 많이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이며 강점이다 - P106

인간은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사랑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 사랑하는 마음을 느끼면서 타인과 정서적으로 교류하지 못하는 삶은 너무나 고독하고 적막하다. 우리는 기쁨, 즐거움, 안타까움 등 갖가지 감정을 실어 교감할 수 있는 온갖 것들을 사랑한다. - P116

풍요로운 사람들은 오늘의 상황에 불만을 느낄 기회가 적어서 보수적인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내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서 보수적인 것이다. 생활환경 변화에 적당한 압력을 느끼면서도 학습하고 사유할 여유가 있는 중산증에서 주로 가장 뚜렷한 진보주의 성향이 형성되고 표출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 P191

젊은이들은 기존의 제도와 사유 습성에 노출된 기간이 짧으며 지적 활동이 상대적으로 왕성하다. 기존의 사유 습성에 대한 집착이 덜하고 그것을 바꾸는 데 쓸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가 풍부하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기존의 사유 습성은 더욱 강력한 지속성을 지니며 그것을 바꾸는 데 쓸 수 있는 정신적 에너지는 부족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생물학적 필연이다 - P191

진보의 힘이 ‘순수‘에서 나올까? 그렇지 않다. 진보의 힘은 ‘섞임‘에서 나온다. 진보를 추동하는 근본적인 힘은 인간이 보편적 이성이다. 사회의 진보는 인간 이성의 발전과 함게 이루어진다. 하나의 이념이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사회에서 이성이 성장할 수 없는 것처럼, 하나의 이념이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정치조직에서도 이성의 힘이 자라기는 어렵다고 믿는다. 다양성을 내포하지 않고서는 정당도 정치도 국가도 인간도 성장하지 못한다. 이념과 정치 문화의 ‘섞임‘을 통해 진보의 힘을 키우는 것이 연합정치이다. 연합정치가 지지를 받는 것은 국민들이 그 속에서 정치인의 책임의식을 보기 때문이다 - P2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