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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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역사소설에 겨우 발 들인 내게 이웃들은 그의 산문집 중에서도 이 [자전거 여행]을 이구동성으로 추천하였다. 그리고 [책은 도끼다]를 보고는 가장 읽고 싶었던 책.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풍륜'이라고 이름 지어준 그의 자전거를 타고 전국의 산하를 누비며 여행한 이야기이다. 2000년 이 책이 처음 바깥으로 나왔을 때 그의 나이는 52세였다.

이야기는 여수 돌산도의 해안선 봄부터 시작한다.


-중간 생략-


2000년의 그는 자전거를 타고 산골과 어촌을 돌면서 만나는 생활인들과 나눈 대화로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게 끔 실명을 거론하며 적어놓았다.

2000년을 살고 있던 사람들 이야기가 진솔하게 드러나있어서 20년 후에 읽는 나에게도 또 먼 훗날 읽을 사람에게도 그 시대, 그 지역, 그 사람을 알게 해줄 수 있을 듯하다.

역사소설의 대부답게 어느 공간에서 어느 시간을 떠올리며 어느 인물 이야기들도 언급한다. '조광조' 이야기가 있고, '이순신'의 이야기가 있다.

역사와 여행이 콜라보 된 에세이이다.

그의 [칼의 노래]를 읽고 진도대교 밑, 울돌목을 꼭 가보고 싶다 했는데 이 책에 바로 그 이야기가 있다. 현충사를 단숨에 달려가 보게 했던 그 검 이야기도 있다.

그로부터 1년 후 그는 [칼의 노래]를 발표한 것..

그리고 진도의 눈 덮인 파밭 이야기가 잠깐 나오는데 전국 파 생산량의 20%를 차지한다는 진도, 겨울 눈 속에 무와 배추와 대파들의 노랑과 연초록의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는 않지만, 꼭 체험해 보고 싶다.

역시 책으로는 [남한 산성]을 읽었지만, 영화로는 아직 못 봤는데 (좋아하지 않는 배우가 나온다는 이유로)

그 영화의 제작자가 '김훈' 작가의 딸 '김지연'이라 한다.

그녀의 아버지도 소설가, 그녀의 할아버지도 소설가

그녀는 아버지의 책을 영화로 제작하고. [오징어 게임]의 제작도 담당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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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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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짧지만 인간 내면의 심리 작용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그의 서술 방식에 빨려 들어 읽게 된다. 근데 오스트리아인들은 체스 게임을 좋아했나,

체스는 가장 오래된 보드게임으로 인도에서 시작되었고 11세기경에 유럽 전역으로 퍼졌는데 군대와 전쟁을 본뜬 이 게임으로 자신의 전략을 미리 시험해 볼 수 있어 특별히 즐겼고, 귀족들의 게임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한다. 코로나 초창기에 우리 집은 쿠팡에서 구입한 자석으로 된 오목과 체스로 평화를 찾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이 책은 '츠바이크'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1년 전에 쓰인 책이다.

체스 이야기 자체보다는 'B 박사'의 이야기가 더 큰 맥락을 차지한다.

유대인이었던 '츠바이크'가 자신의 책들이 나치에 의해 금서로 지정되고 압박이 심해지자 영국으로 떠났고 이어 브라질로 망명한 상태에서

1941년 회고록과 함께 이 소설을 완성했고 [체스 이야기]는 그의 마지막 소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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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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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웅현'은 광고인이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잘 자 내 꿈 꿔",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생활의 중심", "사람을 향합니다"등의 광고를 만들었다고 한다.

[여덟 단어]를 통해 한번 만난 작가인데, 여러 이웃들이 이 책을 적극 추천해 주셨다. 완전 내 스타일의 책이긴 하다. ㅎㅎ

그가 어느 학교의 강독회를 진행했다는데, 그것을 말투 그대로 책으로 엮어 현장감 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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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귓속말
이승우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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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장흥 출신의 남자 소설가 세 분이 있다. '이청준(1939-2008)', '한승원(1939-, 작가 '한 강'의 부친)' 그리고 '이승우(1959-)'..

문득 책장에 놓인 읽을 책들을 둘러보다 '이 승우' 작가의 책들을 모으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에리직톤의 초상]도 어렵게 입수했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그렇다고 산문으로 분류해 놓기엔 또 그런,, 아쉬움이 있어서 그냥 귓속말로 여기며 작가가 내게 속삭이는 소리로 듣기로 했다.


- 마음에 가득 찬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라고 했다. 무섭다. 내 책장에 꽂힌 내 책들을 보기가 무안해서 가끔 나는 책들을 뒤집어 놓는다. 저 책들 속의 무수히 많은, 내 안에서 튀어나온 쓸데없는 말들을 다 어떻게 해명한단 말인가. 그날, 해명을 하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쓸데없는 말을 동원해야 할까. 어떨 때는 글을 쓰는 것이 큰 벌인 것만 같다. 글쓰기를 통해(서만) 위안을 얻는 사람은 위안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쓰지 않으면 안 되는데, 쓸데없는 말을 빼고 문장을 쓸 수 없다.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62


자신이 쓴 책들을 뒤집어 놓는다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왜 이케 마음이 아픈지..그는 '이청준'의 [나무 위에서 잠자기]라는 책을 통해 쓰기에의 강렬한 충동을 얻었고 소설가로 살고 싶다는 욕망이 싹텄다 한다.그리고 '로맹가리' 같은 작가가 워낙에 특별한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데도 '에밀 아자르'라는 예명으로 [자기 앞의 생]을 발표했을 때, 프랑스인들이 미처 알아채지 못한 것이 이해가지 않는다고도 한다.


-중간생략-


- 요동치는 세계의 변화와 상관없이, 혹은 그 때문에 더욱 자기 문학을 해야 한다. 나는 이것이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용기가 아니라 욕망의 억제, 세상과의 거리 두기, 일종의 초연함일 것이다. 하기야 모든 것을 흡수해버린 시장의 한복판에 살면서 이런 것을 지킨다는 것이 용기 없이 가능한 일 같지는 않다. 204

우리나라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가 없다고 늘 아쉬워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염두에 두고 작가들이 위축되지는 않기를 바라면서, 나 역시, 오늘의 작가들이 그만의 색깔, 그만의 문학을 해나가길 응원한다.

'엔도샤쿠'의 [침묵]도 이제 용기를 낼 때,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도 다시 읽어볼 때가 되었나보다. 올해는 꼭 만나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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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탄트 메시지 - 그 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말로 모간 지음, 류시화 옮김 / 정신세계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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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탄트'란, 어떤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서 원래의 모습을 상실한 상태, 즉 '돌연변이'란 뜻이다. 호주의 원주민들이 '그녀', '문맹인'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자연치료법을 전공한 50세의 그녀가 62명의 원주민, '참사랑 부족'과 함께 호주 대륙( 호주 대사막)을 횡단한 넉 달간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호주 원주민들을 위한 몇 가지 사회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예컨대 호주 원주민들의 생활개선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포자기한 상태로 도시에 살고 있는 원주민 혼혈아들이, 함께 일하면서 삶의 목적을 일깨워주고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이었다.

그런 인연으로 그녀는 한 원주민 부족의 모임에 초대를 받았고, 그것이 그렇게 고되고, 내추럴하고 긴 여행이 될 줄은 몰랐다.

사막의 평균 기온은 40-55˚ c였고, 야영보다는 욕조에서 목욕을 즐기는 체질의 그녀는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자신을 데리러 호텔로 온, jeep에 올라타, 얼결에 따라나선 여행이었다.

호주의 도시들이 해안을 따라 발달되어 있듯이, 호주의 내륙은 90%가 메마른 황무지요, 버려진 황무지로 평평하고 건조한 곳이다.

백인들은 갈색 피부의 원주민을 재커루(캥거루 비슷한)라고 부르며 초자연적인 힘이 있다고도 보았지만, 그들 눈에는 문화가 결핍된, 목표의식을 상실한 사람으로만 보일 뿐이었으므로 미국 인디언들에게 한 짓과 마찬가지로, 호주 원주민들을 개종시켜 진정한 인종 통합을 이루고자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이들 '참사랑 부족'은 백인 정부의 지배하에 있으면서도 백인들과 타협하지 않은 마지막 원주민 집단이었다. 그들은 그녀가 진정으로 원주민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고 여겨 그녀를 초대했는데 그동안 백인과 접촉이 단 한 번도 없었고, 어떤 관계를 맺을 생각조차 안 했던 그들이었기에 이 초대는, 굉장히 특별한 일이었다.

얼결에 그들과 호주 대륙 횡단에 동행하게 된 그녀는 원주민들이 자연과 맺고 있는 특별한 관계를 알게 되고, 어느새 땅속의 식물이 잘 자라고 있는지 손바닥으로 감지할 수 있는 능력까지 발견하게 된다.


-중간생략-


문장 하나하나, 그녀의 깨달음의 단락하나하나가 와닿았지만, 가장 뇌리에 박힌 문구는 이것이었다. '바꿀수 없는것은 평화롭게 받아들이는 마음과, 바꿀수 있는 것은 과감하게 바꿀수있는 용기, 그리고 바꿀수없는것과 바꿀수 있는것을 구별할줄 아는 지혜..' 이런 기도를 마음에 품고 사는 일, 오늘 하루의 과제쯤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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