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하고 말리는 '스타벅'과 다르게 모든 선원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이슈메일'은, '에이 헤브' 선장의 원한에 격렬하고 불가사의한 공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망망대해를 떠다니면서, 작가의 고래와 고래잡이에 대한 백과사전적인 지식들이 나열된다.
다른 포경선들을 만나면, 보트를 내려 방문하고 사교도 나누고, 편지도 전해주고 안부도 묻는데, '에이 헤브' 선장은 꼭 흰고래를 보았느냐고 묻는다. 참고래나 다른 향유고래들을 잡고, 경뇌유를 추출하면서 '모비딕'을 만났던 적도 부근으로 가는데 마침 '모비딕'에게 공격당해서, 아들이 탄 보트가 실종된 선장이 도움을 요청하지만, '에이 헤브'는 거절하고 '모비딕'을 만날 때가 왔음을 직감한다.
구멍 나서 물속으로 가라앉은 부표를 새로이 만들고
나침판도 새로 만들고
'에이 헤브'가 직접 '모비딕'을 공격할 작살도 새로 만들어 준비했지만
세 번의 추적 끝에 결국엔 '모비딕'에게 당하고, '에이 헤브'는 물밑으로 가라앉는다.
이어 그들의 배도 가라앉았으나 관으로 만든 부표에 의지해 '이슈메일'만 살아남는다.
한때 열병이 난 '퀴퀘그'를 위해 짜두었던 그 관이 더없이 훌륭한 부표가 되었다.
엄청난 여정, 엄청난 글임에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망망대해에 떠있는 포경선을 그리며 며칠간 함께 여행을 한 기분이 든다.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나 독백 등이 연극적인 요소로 느껴져 한편의 희곡 같기도 하다.
한때 '에이 헤브' 선장과 만난 영국 포경선의 선장은 '모비딕'에게 팔을 잃었지만,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더 이상 잃고 싶지 않다고, 다른 고래를 찾아 여전히 포경선의 선장이 되어, 고래잡이를 하지만, 괴짜 선장 '에이 헤브'의 격렬한 복수심은 모든 것을 다 잃게 했다.
이미 이 끝을 불길하게 내다본 일등항해사 '스타벅'은 두고 온 자신의 아내와 아이를 떠올리며 역시 처자를 두고 온 '에이 헤브'선장의 마음을 돌이키려고 애쓰지만, 그는 끝내 그 광기를 거두지 않는다.
세계적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상호가 이 소설 속 일등항해사 '스타벅'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유럽 전역에서 약탈을 일삼던 바이킹족의 일부가 이국땅에 정착해 '스타벅'이라는 부족으로 불리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고래잡이를 하게 되자, 바이킹족의 후예답게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이들의 무용담에 사로잡힌 '하먼 멜빌'이 이 소설 속에서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일등항해사의 이름을 '스타벅'이라고 지었다 한다. 그리고 [스타벅스]의 공동 설립자인 '제럴드 볼드윈'이,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소설, [모비딕]의 일등항해사의 이름을 따 [스타벅스]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고래잡이배에 오르는 젊은이들의 일부가 저 위의 내용처럼 그렇게 낭만적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실제로 고래잡이 생활은 매우 열악했다고 한다.
본문의 내용에 잠깐 언급되지만, 미루어 추측하기를 흑인과 야만인, 식인종 나이 많은 대장장이, 목수, 급사들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 삼 년을 항해하게 되는데 철저히 계급적이며 선장의 위엄은 또 어마어마했을 거라고 추측이 된다.
실제로 포경선은 엄청 비위생적이었고, 고래잡이들이 매우 저질적이고 난폭했으며, 선장은 선원들을 학대하기도 했다고 한다.
거친 풍랑만큼이나 거친 인생들이 고래잡이로 나서게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시대 포경선의 1회 여정이 3년이란 것도 매우 놀랄만한 일이다.
그런데 고래는,
동물원에서 말고
바다에서 배를 타고 다니다 만나는 고래는
어떨지를 상상하며 읽느라 한 번씩 격정에 사로잡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