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크톤도 궁금해하는 바다상식 - 해양학자 김웅서의 바다 이야기, 2017년 제 16회 대한민국 독서토론*논술대회 (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지정도서
김웅서 지음 / 지성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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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바다에 대한 정말 기초적인 지식을 쌓고 싶다면, 꽤 괜찮은 도서.

여러 방면으로 박학다식해지고 싶어서 도서관의 과학 코너를 서성이다가 이 책을 선택했다.
과학과는 담을 쌓은 나에게는 일단 쉽고 친절한 기초 서적이 제격이다.

바다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현대의 바다와 환경 오염, 바닷속의 생물과 자원, 바다와 관련된 문화적/정치적인 상황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이해하기 어려운 파트가 없을 정도로 쉽게 잘 설명해 준다. 바다에 무지한 사람이 바다에 대한 매우 기초적인 배경지식을 얻기에 안성맞춤인 서적이다.

놀랐다. 내가 과학에 이렇게 무지할 줄이야. 삼투 현상조차 모르다니.
바다와 민물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에 대해 설명해 주는 파트에서 삼투 현상을 알게 되었다.
물속에 오래 있으면 손발이 쭈글쭈글해지는 건 알겠다. 민물 속에서는 우리 몸속의 농도가 더 높아서, 사람의 표피가 물을 흡수하면서 부피가 늘어나서 쭈글쭈글해지는 건 알겠는데, 그럼 바닷물 속에 오래 있을 때 손발이 쭈글쭈글해지는 건 다른 원리일까? (아니, 애초에 사람이 바닷물 속에 오래 있으면 손발이 쭈글쭈글해지기는 하나...?)

이 책을 통해 바다에 대한 기본 지식을 소폭 쌓았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새로운 과학 용어와 지식을 소화할 수 있었고, 중후반부에서는 바다의 현황을 알 수 있었다. (중후반부의 내용은 해양학자가 중학생을 대상으로 바다의 중요성을 강연하는 듯하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갔어도 괜찮았을 텐데!)
바다에 관심이 더 생긴다. 조만간에 바다와 관련된 다른 과학 교양서적을 읽어봐야지.

(여담) 읽다가 웃었던 글.
우리나라가 조선과 반도체 산업의 강국이 된 것은 조선 반도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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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클럽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김성균 옮김 / 까만양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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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섬뜩한 제목에 심장을 부여잡고 독서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맛을 안겨줄 것이다.

무시무시한 제목에 헉!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면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 제목만 보면 일본 공포 소설 같지만, 놀랍게도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보물섬>의 작가 ‘로버트 루이슨 스티븐슨‘의 작품이다.

3개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지만, 배경과 등장인물을 공유한다.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보헤미안 왕자 플로리즐Florizel과 제럴딘Geraldin 대령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미스터리한 분위기 속에서 이런저런 사건이 벌어지는데, 어느 순간 그 분위기가 깨지면서 전환되는 쾌감이 참 맛있다. 결말은 참 아쉽다. 내가 빅토리아 시대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더해, 악인을 왜 저렇게 처리를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소설에서 악인으로 규정되는 인물이 왜 악인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도 잘 모르겠다.)
급작스러운 결말과 약간씩 어긋나는 서술 핀트를 제외하면, 꽤 재밌게 읽은 작품이다. 해설은 어려워서 잘 모르겠다.

★★스포 있습니다★★

1부. 크림파이를 나눠주는 청년 이야기
암행을 나선 플로리즐 왕자와 제럴딘 대령은 술집에서 일명 ‘크림파이 순회봉사활동‘을 하는 한 청년을 만나게 된다. 그에게 관심을 표하면서 가까워진 그들은 <자살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목숨을 걸고 하는 간단한 도박에서 오는 안도감과 쾌감은 얼마나 대단한 것일까. (매일 밤 트럼프 카드를 돌려서, 클로버 에이스를 뽑는 사람이 스페이드 에이스를 뽑는 사람의 자살을 돕는다.) 게임 시작 전, 흡연실에서 사람들이 그토록 시끄럽게 떠들었는지는 이해가 되는 반면, 자살하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 자살에 당첨될까 봐 안절부절못하고 당첨되지 않았을 때 안도하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아.‘ 이런 건가?
왕자와 대령이 권력을 사용하여, 위기를 깨나가는 부분에서 쾌감을 느꼈다. 식상하지만, 스티븐슨의 글에서 나오는 특유의 맛이 있다.
(왜 자살클럽의 회장에게 여행을 명령한 건지 모르겠다. 기회를 노려서, 처리하려고 한 건가?)

2부. 의사와 사라토가트렁크에 얽힌 사연
프랑스에 머무르는 ‘사일러스 스큐다머‘라는 미국 청년이 음모에 휩싸인다. 자신의 호텔 침대에 웬 시체가...
노엘 박사의 도움으로 시체를 가방에 넣고(충격이었다! ㅋㅋㅋ) 마침 프랑스에 방문한 플로리즐 왕자 일행과 영국으로 가게 된다. 시체의 정체는 자살클럽 회장의 여행에 동행하던 제럴딘 대령의 동생..!
3부에 대한 기대감, 비장함을 끌어올리는 2부. 공화주의자 스큐다머가 왕자에게 존경을 표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3부. 이륜마차를 타고 겪은 모험
퇴역 장교 ‘브래컨베리 리치‘ 대위가 인디아에서 영국으로 귀국한다. ‘모리스‘라는 의문의 인물에게 초대를 받고 그의 저택으로 향한다. 끝까지 남아있던 그와 오루크 소령은 진귀한 광경을 목격한다. 집 안이 텅 비어버린다! 그리고 모리스의 정체는 바로 제럴딘 대령이었다. 플로리즐 왕자가 자살클럽 회장에게 정의 구현을 할 때, 그를 도울 사람을 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근데 별 도움이 안 되던데... 결투는 왜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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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기이한 이야기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전승희 옮김 / 민음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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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소설 자체도 훌륭하지만, 옮긴이의 해설을 통해 느끼는 바가 많다.

현재 나의 주변 인물 중에 업앤다운이 심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을 상대하고 지켜보면서, ‘지킬 앤 하이드‘를 종종 떠올리곤 했다. 그 생각이 내가 이 책을 다시 빌려보게 된 주요한 이유인 것 같다.

먼저 작가의 글 솜씨에 칭찬을 해주고 싶다. 간단하다고 볼 수 있는 구성을 훌륭한 플롯과 묘사로 더 짜임새 있게 만든다. 지킬 박사의 오랜 친구인 어터슨 변호사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법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만들고 독자의 상상력과 추리력을 자극한다. 소설의 마지막 두 파트에서는 래년 박사와 지킬 박사의 편지로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데, 1800년대 중후반을 고려한다면 무척이나 기발하고 훌륭하다.

책을 읽으며 하이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봤다.
우리 속의 미스터 하이드는 ˝이중성˝,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보여줄 수 없는 이중성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가 평소의 나(지킬)을 벗어던지고 내가 하이드가 되는 순간은 언제일까. 괜히 뜨끔하고 부끄러워진다. 쉽사리 밝힐 수 없는 욕망과 부도덕하거나 악한 모습(하이드)를 지킬의 모습으로 가리고 있는데, 언제까지 가능할까?
(이렇게 말하니까 내가 엄청 이중적인 악한인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하이드처럼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냥 혼자...)

옮긴이의 해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지킬 = 백, 하이드 = 흑‘이라는 나의 막연했던 생각이 ‘지킬 = 회색, 하이드 = 흑‘으로 바뀌었다. (근래, 사람들은 모두 흑/백으로 나눌 수 없는 회색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긴 했다.)
해설을 읽고 보니 과연 그렇다. 지킬은 하이드가 어린 소녀를 두들겨 팼을 때 별다른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 하이드로서 저질렀던 일들에 대해 만족하기도 한다. 살인을 저지른 후에서야 하이드를 봉인하려고 했지만, 결국 욕망과 유혹에 굴복하여 하이드에게 정신과 육체의 주도권을 점점 빼앗기게 된다.
해설에서 옮긴이는 작중 화자인 어터슨에게도 비판의 화살을 돌리고 있는데, 과연 일리가 있다. (아래 사진 참고)
고귀하고 자기반성적이라고 생각했던 인물(어터슨)에 대한 옮긴이의 비판에 다소 멍해졌지만, 이내 곧 수긍이 갔다.

소설에 대해 전문성 있는 해설을 읽으면서 한층 더 깊은 독서를 한 기분이다.
‘종종 등장하는 내 안의 하이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현재의 나(지킬)에 잘 융화해서 하이드가 혼자서 튀어나오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하이드를 갱생하면 제일 좋겠지만, 지금까지 해본 결과 무척 어렵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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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시 에도의 탄생 - 도쿠가와 가문은 어떻게 원예로 한 시대를 지배했는가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조홍민 옮김 / 글항아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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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식물에 대한 얕은 지식 +1? (나의 흡수 능력 부족)

도서관에서 ‘도쿠가와‘를 검색했는데 나와서 빌렸다. 별다른 이유는 없다.

센고쿠 시대와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여러 가지 식물과 음식에 대해 알려준다. (사진은 없다!)
몇 가지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간단하게 읊어보자면... (아래에 사진으로 첨부함!)

1. 센고쿠 시대 석고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얻게 되었다.
2. 동아시아의 높은 인구 밀도는 쌀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3. 한국의 육식 문화는 원나라의 식민지 시대에 크게 발전했다. (일본과의 차이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적은 아니다. 일본의 특정 지역과 일본어 어원 이야기가 나오면 먼 산을 보게 된다. 가몬에 대한 이야기도 반 정도 못 알아먹었다. 센고쿠 시대에 대한 배경지식을 드문드문 가지고 있는 나라서, 그나마 특정 부분에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센고쿠 시대에 이미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더 폭넓은 지식을 원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읽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더 즐길 수 있는 서적이다. 그래도 조금만 더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었더라면 하는 개미만 한 아쉬움은 있다.
책 속에 있는 흥미로운 글을 하나 발췌하면서 리뷰를 마친다.

<센고쿠 시대 무장들은 어떻게 초식만 먹고도 계속 싸울 수 있었나>
(초략) 세계를 둘러보면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파푸아뉴기니인들은 바나나와 타로 토란 등 식물밖에 먹지 않는데도 잘 발달된 울퉁불퉁한 근육을 자랑한다. 이들은 고기를 먹지 않는데 어째서 근육질일까.
파푸아뉴기니 사람들의 장내 세균을 조사해본 결과 질소를 고정하는 세균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고기를 먹지 않아도 공기 중의 질소를 흡수해 체내에서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것이다.
에도 시대의 우키요에를 보면 목수 등의 장인들은 근육이 울퉁불퉁하게 묘사되어 있다. 히캬쿠는 하루에 100~200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달렸다고 한다. 센고쿠 시대 무사들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즉, 옛날 일본인들은 쌀과 야채밖에 먹지 않았지만, 장내 세균으로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체질이 아니었나 추측된다. 장내 세균의 구조가 오늘날의 사람들과는 전혀 달랐을 것이다.
- 진짜로 가능해...?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추론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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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차일드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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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7개의 단편보다 2개의 에세이가 더 좋았던... 옥타비아 버틀러 특유의 바이브는 조금 알겠다!

독서모임을 통해 처음 만나보는 SF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
7편의 단편들과 2편의 에세이를 통해 그녀와 만났다.

작가의 불우하고 어두운 과거가 단편소설들 속에 녹아들어 있어서 그런지, 음울하고 진지한 편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새로운 설정들을 첨가하는데, 기존의 이야기 흐름을 망치지 않고 매끄럽게 녹아든다. 각각의 이야기가 끝난 이후에 작가가 해당 글을 쓴 이유와 동기와 영감을 알려주는데, 해당 이야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줘서 참 좋았다.

마음에 들었던 2개의 단편에 대해 리뷰하겠다.

<블러드 차일드> 다소 불친절하여, 처음 읽을 때는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다. 인간의 몸에 알을 낳는 강력한 존재가 있다는 것 정도만 캐치했는데, 나무위키와 작가의 후기를 읽고 나서 소설을 재독하니 이해도가 확 올라갔다. (엄마가 알을 먹지 않으려고 했던 이유, 갑자기 나타난 남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건지...)
‘이거 이거~ 꽤나 잘 쓴 탄탄한 단편인걸!‘하며 엄지손가락을 반쯤 치켜들었다. 남성의 임신에 대해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지만, 여전히 상상이 되지는 않는다.

<특사> 지구로 온 외계인들과 인류와의 관계가 마치 일제강점기의 일본과 한국, 식민자와 피식민자, 인간과 애완동물 같은 상황이다. 주인공 노아는 생존하기 위해 커뮤니티(외계인)을 위해 일한다. 노아는 면접을 주관하게 되는데, 면접자들 중 일부가 커뮤니티를 위해 일하는 노아를 비판한다. 하지만 노아의 과거를 알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독서모임의 한 멤버가 영화 <색계>와 비슷하다면서 줄거리를 설명해 주었는데, 흥미가 생긴다. 노아가 앞잡이와 비슷한 포지션인데, 동일한 상황에 처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노아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나 포함!)

장애와 유전을 소재로 한 <저녁과 아침과 밤>, 근친상간을 소재로 한 <가까운 친척>, 말과 글을 잃어버리는 전염병을 다루는 <말과 소리>도 괜찮았다. <가까운 친척>은 문체와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글을 읽으면서 특유의 포근함을 느꼈다.

내 취향은 아닌 나쁘지 않았던 단편들보다, 에세이 두 편이 더 좋았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글쓰기 인생과 글쓰기에 대한 조언 둘 다 잘 읽었다.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정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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