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클럽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김성균 옮김 / 까만양 / 201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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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섬뜩한 제목에 심장을 부여잡고 독서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맛을 안겨줄 것이다.

무시무시한 제목에 헉!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면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 제목만 보면 일본 공포 소설 같지만, 놀랍게도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보물섬>의 작가 ‘로버트 루이슨 스티븐슨‘의 작품이다.

3개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지만, 배경과 등장인물을 공유한다.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보헤미안 왕자 플로리즐Florizel과 제럴딘Geraldin 대령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미스터리한 분위기 속에서 이런저런 사건이 벌어지는데, 어느 순간 그 분위기가 깨지면서 전환되는 쾌감이 참 맛있다. 결말은 참 아쉽다. 내가 빅토리아 시대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더해, 악인을 왜 저렇게 처리를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소설에서 악인으로 규정되는 인물이 왜 악인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도 잘 모르겠다.)
급작스러운 결말과 약간씩 어긋나는 서술 핀트를 제외하면, 꽤 재밌게 읽은 작품이다. 해설은 어려워서 잘 모르겠다.

★★스포 있습니다★★

1부. 크림파이를 나눠주는 청년 이야기
암행을 나선 플로리즐 왕자와 제럴딘 대령은 술집에서 일명 ‘크림파이 순회봉사활동‘을 하는 한 청년을 만나게 된다. 그에게 관심을 표하면서 가까워진 그들은 <자살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목숨을 걸고 하는 간단한 도박에서 오는 안도감과 쾌감은 얼마나 대단한 것일까. (매일 밤 트럼프 카드를 돌려서, 클로버 에이스를 뽑는 사람이 스페이드 에이스를 뽑는 사람의 자살을 돕는다.) 게임 시작 전, 흡연실에서 사람들이 그토록 시끄럽게 떠들었는지는 이해가 되는 반면, 자살하고 싶어서 온 사람들이 자살에 당첨될까 봐 안절부절못하고 당첨되지 않았을 때 안도하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아.‘ 이런 건가?
왕자와 대령이 권력을 사용하여, 위기를 깨나가는 부분에서 쾌감을 느꼈다. 식상하지만, 스티븐슨의 글에서 나오는 특유의 맛이 있다.
(왜 자살클럽의 회장에게 여행을 명령한 건지 모르겠다. 기회를 노려서, 처리하려고 한 건가?)

2부. 의사와 사라토가트렁크에 얽힌 사연
프랑스에 머무르는 ‘사일러스 스큐다머‘라는 미국 청년이 음모에 휩싸인다. 자신의 호텔 침대에 웬 시체가...
노엘 박사의 도움으로 시체를 가방에 넣고(충격이었다! ㅋㅋㅋ) 마침 프랑스에 방문한 플로리즐 왕자 일행과 영국으로 가게 된다. 시체의 정체는 자살클럽 회장의 여행에 동행하던 제럴딘 대령의 동생..!
3부에 대한 기대감, 비장함을 끌어올리는 2부. 공화주의자 스큐다머가 왕자에게 존경을 표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3부. 이륜마차를 타고 겪은 모험
퇴역 장교 ‘브래컨베리 리치‘ 대위가 인디아에서 영국으로 귀국한다. ‘모리스‘라는 의문의 인물에게 초대를 받고 그의 저택으로 향한다. 끝까지 남아있던 그와 오루크 소령은 진귀한 광경을 목격한다. 집 안이 텅 비어버린다! 그리고 모리스의 정체는 바로 제럴딘 대령이었다. 플로리즐 왕자가 자살클럽 회장에게 정의 구현을 할 때, 그를 도울 사람을 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근데 별 도움이 안 되던데... 결투는 왜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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