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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놀이
크리스토프 하인 지음, 박종대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언젠가 중고서점에서 구입한 책. 아마도 제목에 끌렸던 것 같다.
★★스포 있습니다★★
(1900년대 중반~후반 배경) 자칭 놀이꾼인 주인공은 어렸을 때부터 본능적으로 ‘놀이‘를 찾고 즐겨왔다. 파란만장한 삶을 보내며 변호사가 된 그는 정치에도 발을 담그게 된다. 오로지 놀이를 위해서 한 남자를 살해하는데, 그는 이를 ‘불가피한 살해‘라고 부르며 본인의 죄를 부정한다.
이 이야기를 자신의 변호사 피아르테스에게 1인칭 독백으로 편지한다.
시작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주인공의 놀이론論이 새로웠고,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탕 공장에서 있었던 일이 어이가 없으면서도 웃겨서 기대감이 커졌다. (꼬마 주인공이 공장 여직원들의 무릎에 올라가 뒤통수로 여자들의 가슴을 부비는... 그러면서 여성들의 반응을 즐기는... ㅋㅋㅋㅋ)
하지만 흥미가 점점 감소하면서, 거의 한 달 만에 이 소설을 다 읽었다.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은 금세 바닥났고 주인공의 독백은 지루해졌다.
뛰어난 머리를 지닌 주인공은 변호사가 되어 승승장구하면서 일 속에서 놀이를 즐기다가, 더 재밌는 놀이를 위해 정치판에 스며든다. 오랫동안 재미를 느끼던 정치판에서도 흥미를 잃은 주인공은 살해를 결심한다. 단지 놀이를 위해서. 놀이로 끝낼 수 있는 대상을 탐색하다가 결국 적절한 대상을 발견하고 조사한 후 지하철에서 당구 큐대로 관자놀이를 터뜨려버린다. 미친놈. 지극히 평범하고 특색 없는, 없어져도 큰 티가 안 나는 대상을 선정했다고 하는데, 이 대목에서 쳇바퀴 돌듯 살고 있는 현대인을 저격한 듯한 기분이 든다.
놀이꾼인 주인공의 놀이론과 삶을 통해서, 작가는 독자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 노예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놀 때마저 레저 산업의 노예가 되는 사람들.
- 대조적으로 인생을 하나의 놀이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주인공.
주인공은 나폴레옹을 탁월한 놀이꾼에 비유했는데, 관련 내용은 사진으로 일부 첨부했다.
나폴레옹의 모스크바 원정의 실패와는 달리, 주인공은 베른하르트 바크날 살해 후에도 몰락하지 않는다. 출소 이후 오히려 본인의 변호사와 한 인간의 몰락을 목표로 놀이를 하려고 한다.
읽으면 읽히긴 하는데, 그다지 재미를 느낄 수는 없었다.
놀이꾼이 말하는 놀이에 대해서도 좀 더 곱씹어 봐야 할 것 같다.
한 줄 평 : 미친 놀이꾼 뵈를레 씨의 <놀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