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
에밀리 정민 윤 지음, 한유주 옮김 / 열림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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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지만 한국말보다 영어가 더 편한

저자의 시는 한국말이 어느나라의 말보다

편한 내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영화 "귀향"과 "아이 캔 스피크"를 통해서

일본군의 잔혹함을 엿볼 수 있었다.

미디어보다 텍스트를 통한 그 잔혹함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잔인하고

그 잔상이 오래 남는듯 하다.

본문 제2장의 [증언들]에서는

세로 쓰기가 아닌

가로 쓰기와 문법상 맞지 않는 띄워쓰기~

마치 스페이스 키를 잘못 눌러서

한 칸이 아니라 열 칸 이상이 띄워져버린~

그래서 그 공간이 뻥 뚫린 허함.

옮긴이(한 유주님)는 단어사이들의 공백을

보이지 않는 다리가 되어 기억의 파편들을

연결함과 동시에 발화된 언어가

드러내지 않는 것들을 암시한다고 한다.

아마도 저자도, 옮긴이도 말 할 수 없는 것을

시도하려는 무게를 우리 독자들도

느껴보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를~

문법상 좀 맞지 않고 띄워쓰기가

좀 틀린들 어떠하리.

시이니깐, 시라는 장르이니깐 가능하고

우리 독자들도 저자가 마음껏

그려넣은 무늬로 공감할 수 있으면

그 시는 목적을 다 했다 볼 수 있다.

저자는 인터뷰 속에서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이분들의 이야기를 시로 옮겨도 되는지?

또, 무슨 권리로 시로 옮긴다 말인가?

하지만 그녀는 미국 백인 사회에서

유색인종의 아시아계 여성으로서

글을 쓰는 저자로서 역사를 지속해서

언어화하여 실재성과 의미를 실을 자격이

있노라 판단하였다.

(그녀의 판단은 옳았다고 본다)

황금주님의 증언부터 한 자 한 자 읽어내려가다

결국은 세 번째 강덕경님의 증언부터는

먹먹하다 못해 눈물이 터져 버리고 말았다.

진달래와 철쭉, 그리고 연산홍까지..

원예학을 전공한 나지만 나도 아직도

구분을 못한다.

진달래와 철쭉은 특히나 구분이 어렵다하는데

꽃받침을 만져 보았을 때 끈끈함임 있고

독이 묻어 있는 것이 철쭉이라 한다.

그래서 일까? 철쭉은 진달래보다

좀 더 아픔과 슬픔이 묻어나게

들리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오늘,

오늘은 앞으로의 일생에서

당신이 가장 어린 날.

오늘은 내가 여태껏 가장 늙은 날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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