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꽃을 심다 - 흰벌의 들꽃 탐행기
백승훈 지음, 장예령 캘리그래피 / 매직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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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소명은 사람을 위해 피어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꽃들로 인하여 많은 기쁨들을

선물 받고 산다.(참으로 고맙게도^^)

누군가 말했다.

sns에서 온갖 꽃들이 가득하면~

꽃 옆에서 사진찍기를 좋아하면~

나이가 들었다고...

코로나19로 개강이 연기되면서 집에서

강제휴가를 즐기고 있는 나는 요즘

새봄맞이를 허브와 관엽식물들로 하고 있다.

저자 백승훈님의 책을 대략 10여년전쯤에 만나고

올해 다시 만나게 되었다.

2011년 "꽃에게 말을 걸다"는 노란 복수초가

2020년 "마음에 꽃을 심다"는 새깃유홍초가

참, 대단하신 분이다.

꽃에 대한 학명과 사진은 물론이거니와

꽃말과 전설 뿐만 아니라

그 꽃을 대하는 자세로 자작시까지.

정말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도 꽃을 참 사랑한다.

여자치고 꽃을 사랑하지 않는

여자가 누가 있으랴만은...

부끄럽지만 원예학을 전공했고

한 번 피기로 결정했으면 피어나고야 마는

그리고 열매를 맺어 자기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꽃의 소명이 맘에 들기도 해서이다.

그리고 나의 유년은 시골에서 보냈고,

꽃복을 많이 받고 자란탓이기도 하다.

어릴적 우리집 화단엔 꽃나무와 꽃들이 아주 많았다.

잎과 꽃이 절대 함께 나지 않는 상사화를 비롯하여,

봄이 되면 제일 먼저 화단을 장식하는

새하얀 목련과 자목련, 천리까지 향이 가는

천리향과 만리향~

화단 맨 앞자리는 언제나 채송화,

그 뒤로는 봉숭아와 맨드라미.

그 뒤로는 금잔화와 나리~

화단 맨 뒤쪽은 키 큰 해바라기

무화과와 대추나무는 내게 맛있는

간식을 제공하였고,

대문과 담벼락을 이어서는 장미가

문을 열고 나가면 치자꽃과 연산홍.

그리고 쭉 우리집 골목을 따라 피는 접시꽃까지

그러고 보니 나는 참으로 꽃복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였구나.

(새삼 꽃을 좋아하셨던 엄마에게 감사)

그만큼 꽃들은 아름답지 않은 꽃은 없다.

(단지, 아름답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있을뿐~)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세상에 피는 꽃치고

어여쁘지 않은 꽃은 없다.

어여쁜 꽃이란 어느 특별한 꽃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지금 눈길 닿는 곳에 피어 있는 꽃이다.

그리고, 꽃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그 꽃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아름다움은 더욱 빛을 발한다.

꽃의 향기도 마찬가지다.

간혹보면, 향기롭지 않은 꽃들도 있는데

기분 나빠 할 필요도 없다.

본디 꽃의 향기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니깐.

이 모든 외로움을 다 이겨내었으므로

꽃보다 사람이 예쁘다고 말하는 가수 안치환님,

꽃향기는 바람을 거스르지 못하나

덕이 있는 사람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풍기기때문에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저자 백승훈님은 꽃이 사람보다

아름답다고 말한다.

꽃들이 화려한 색으로 향기로운 냄새로

곤충을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자신이 지닌 장점을 드러내어

목적하는 바를 이루되

자신의 수분을 도와준 벌들에게는

반드시 달콤한 꼴로 보상하는 꽃이기에~

그에 비하면 화려한 거짓말로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사람들의 이기심에 비하면.

그래서 꽃이 사람보다 아름다운 법.

꽃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화려한 색으로, 매혹적인 향기로,

때로는 가짜 꽃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꽃 피는 때를 조절해서라도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선택하여

기필코 열매를 맺는다.

'민들레'란 이름은 본디 문 들레에 핀다하여

문들레라 부르다 민들레가 되었고~

선덕여왕의 일화로 향기가 없다고 알고 있는

모란꽃에는 분명 향기가 있다는 걸~

때죽나무 과피를 빻아서 물에 풀면 그 독성으로

물고기가 떼로 죽는다하여 떼죽나무에서~

신이 가장 먼저 만들었다는 코스모스~

신이 가장 나중에 만들었다는 국화~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꽃에 대한 잡다한 지식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듯이,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어서 봄이 온다.

그렇게 우리곁에 봄이 성큼 다가오지만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바이러스때문에

제대로 봄을 만끽하지 못하고 있다.

꽃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하고 있다.

꽃을 보고 걸으면 가시밭길도 꽃길이 되듯

우리도 잠깐이라도 꽃을 보기로 해요.

꽃을 보듯 사람을 대하고

꽃을 생각하듯 누군가를 생각하면

코로나19로 뒤숭숭한 우리 마음이

더 따뜻하고 향기로워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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