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세계 고양이의 날이었건만, 이렇게 비가 많이 내렸으니 길고양이들은 어찌 했을까나. 다니려면 진짜 장화라도 신어야......

Pixabay로부터 입수된 Sadie님의 이미지






"형들은 함께 어울리며 번듯하게 살겠지만, 나는 고양이 고기를 먹고 나면 그 털로 토시나 만들 거야. 그러면 난 굶어 죽게 되는 거지 뭐."

주인님, 주인님, 조금도 걱정하지 마세요. 제게 자루 하나만 가져다주세요. 장화 한 켤레도 만들어 주시고요. 가시덤불 속으로 들어가야 하니까요. 그러면 주인님은 곧 알게 될 거예요. 주인님이 보잘것없다고 생각하시는 그 몫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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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완서 작가 타계1주기에 나온 모음집 '기나긴 하루'에 단편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1993)'을 신경숙 작가가 고르고 선정의 변을 겸한 추모의 편지를 썼다.

사진: Unsplash의 Liana Mikah


박완서 선생이 김 작가의 등을 떠밀고 가셨으니...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9835 고 박완서 작가가 타계한 2011년 초의 젊은작가 대상은 김애란 작가가 탔다.






선생님은 아시나요? 선생님의 작품 속에서 아주 자주 오빠를 향한 엄마의 광신에 가까운 애정을 바라보는 결핍에 찬 눈길이 일관되게 이어진다는 것. 흰 천에 푸른 실로 수놓인 아우트라인스티치처럼요.

어느 곁으로도 쏠리지 않고 냉정하게 통찰하는 선생님 문장 속에서 그 결핍을 발견해내는 일이 제가 선생님 작품을 읽는 은밀한 즐거움이었답니다.

마지막이 된 병상에서도 한 출판사의 젊은작가상에 올라온 작품 열다섯 편을 읽으셨다는 얘기도 전해들었습니다. 이처럼 작가로서의 당신의 삶은 강건했습니다.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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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소르본 철학 수업 - 세상을 바꾸기엔 벅차지만 자신을 바꾸기엔 충분한 나에게
전진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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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쩌다가 프랑스에서 철학 공부하기로 한 거야? 프랑스에서는 어떻게 지냈어?"라고 묻는다면 대답 대신 자, 이걸 읽어, 하려고 저자는 이 책을 쓴 것 같다. 


속사정까지 포함하여 솔직히 구구절절 다 썼다. 저 질문에 간단히 짧게 답할 수 없었던 저자는 선택에 이른 과정과 결과까지 낱낱이 드러내려고 시도한다. 책을 보면 고등학생 시절의 저자에게 누가 하이데거를 읽어보라고 권한다. 이 충고는 결정적 한 마디가 된 듯하다. 저자는 철학이란 동아줄을 붙들기로 마음을 정한다. 썩은 동아줄일지 아닐지는 붙들어봐야 아는 일, 주사위는 던져졌고 강을 건너야 하니 저자는 학비를 벌기 위해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욕본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라지만, 부디 그 청춘의 고생이 결실을 맺길 바란다. 지금 하는 공부를 어느 정도 마무리하면 책을 또 쓸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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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22-06-24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이름도 전진. 뭐든 하긴 할것같은.ㅎ

서곡 2022-06-24 08:12   좋아요 0 | URL
필명 또는 개명한 것 같더라고요...네 진취적이에요~ㅋ
 


Image by Stones Gucci from Pixabay






이제는 질적인 시간을 살아보려 한다. 초, 분, 시로 흐르는 기계적 시간이 아니라 베르그손이 제안하는 지속으로서의 시간을. 그런데 얄궂게도 지속이 뭔지 딱 잘라 얘기하기는 어렵다. 소금이 물에 녹는 시간이라고 얘기하면 되려나?

혹은 창고에 쌓인 감자를 생각해보자. 빛이 가느다랗게 새어드는 창고에서 감자가 싹을 틔운다. 놀랍게도 가냘픈 줄기가 빛이 스며드는 방향으로 점점 자란다. 생명이 갖는 방향성, 생의 약동!

이때 인간의 기계적 시간을 갖다 붙이는 건 싹 튼 감자에게 못할 짓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방향성이란 감자처럼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의식적 활동은 과거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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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록작 '네 번의 만남'은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유럽에서 주로 살았던 헨리 제임스가 쓸 수 있고 쓸 만한 주제와 소재의 단편이다. 


화자와 주인공은 친밀하거나 가깝지는 않지만 특별한 지인-친구 관계이다. 


[그는 천성이 다정하고 사교적이기까지 한 사람이었지만, 사교모임이나 자신의 문학세계 내에서는 적극적인 관찰자이며 참가자였던 반면, 중년 말기까지 사람들과의 관계에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었고 '연루되는 것'을 조심스럽게 기피했다.] 출처: 헨리 제임스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9j1883b


위의 백과사전에 나온 헨리 제임스의 성격을 감안하면 이 소설 속 화자는 최대한 특별한 친구 노릇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제목처럼 '네 번의 만남'으로 이 작품은 끝난다. 한 번 더 만남이 이루어져 주인공의 그 다음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소설은 깔끔하게 종결된다. 


피천득이 수필 '인연'에서 아사코와의 마지막 세번째 만남은 없는 게 나았을 거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 이 작품은 뒷일이 궁금한 마음만 접어두면 네 번의 만남이 충분한 것 같다. 

Portrait of a Woman, 1901 - Stefan Luchian - WikiArt.org






그녀는 잠시 부채질을 하더니 부드럽고 나지막한 목소리에, 확신에 찬 표정으로 시의 나머지 부분을 암송했다. 다 끝내고 나서는 얼굴을 살짝 붉혔다. 나는 그녀를 칭찬하면서 그 정도면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내가 진담을 하는지 살피려고 나를 비스듬히 쳐다보았고, 나는 바이런의 시구를 직접 확인하려면 한시바삐 해외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슬프게도 유럽에서는 점점 바이런의 낭만적 정신이 사라져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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