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추분인데 오늘 낮도 더웠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아름답다더라, 여름아! 무지하게 덥던 어느 여름 날에 읽은, 근 백년전 소설인 이효석 단편 '도시와 유령'(1928)이 아래 글의 출처이다.


Summer #3, 1957 - Richards Ruben - WikiArt.org
도시와 유령(幽靈) https://gongu.copyright.or.kr/gongu/wrt/wrt/view.do?wrtSn=9001181&menuNo=200019 (전문)
그러나 장안의 여름밤을 아름다운 꿈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큰 실수이다. 거기에는 생활의 무거운 짐이 있다. 잔칫집 마당같이 들볶아치는 야시에는 하루면 스물네 시간의 끊임없는 생활의 지긋지긋한 그림이 벌어져 있었다. 거기에는 낮과 다름없이 역시 부르짖음이 있고, 싸움이 있고, 땀이 있었다.
독자여, 뭐? 그래도 유령이라고? 그래 그럼 유령이라고 해두자. 그렇게 말하면 사실 유령일 것이다. - 살기는 살았어도 기실 죽어 있는 셈이니!
어떻든 유령이라고 해두고 독자여 생각하여 보아라. 이 서울 안에 그런 유령이 얼마나 많이 늘어 가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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