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완서 작가 타계1주기에 나온 모음집 '기나긴 하루'에 단편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1993)'을 신경숙 작가가 고르고 선정의 변을 겸한 추모의 편지를 썼다.



사진: Unsplash의 Liana Mikah





선생님은 아시나요? 선생님의 작품 속에서 아주 자주 오빠를 향한 엄마의 광신에 가까운 애정을 바라보는 결핍에 찬 눈길이 일관되게 이어진다는 것. 흰 천에 푸른 실로 수놓인 아우트라인스티치처럼요.

어느 곁으로도 쏠리지 않고 냉정하게 통찰하는 선생님 문장 속에서 그 결핍을 발견해내는 일이 제가 선생님 작품을 읽는 은밀한 즐거움이었답니다.

마지막이 된 병상에서도 한 출판사의 젊은작가상에 올라온 작품 열다섯 편을 읽으셨다는 얘기도 전해들었습니다. 이처럼 작가로서의 당신의 삶은 강건했습니다.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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