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6부 2장(3권 초반)의 딸기잼 만드는 장면.

아가피야 미하일로브나에게는 생소한 방법, 즉 물을 넣지 않는 방법으로 잼을 끓이고 있었다. 키티가 친정집에서 하던 새로운 방법을 도입한 것이다. 아가피야 미하일로브나는 얼마 전에 이 일을 맡았지만 레빈가에서 하는 일 중 나쁜 건 없다는 생각에 딸기와 산딸기에 물을 부었다. 다르게는 할 수 없음을 확신했다. 그녀는 그렇게 하다가 걸렸고, 그래서 이번에는 모든 사람들이 보는 데서 딸기를 끓이게 되었다. 그러자 아가피야 미하일로브나는 물 없이도 잼이 잘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믿어야만 했다.

"제가 할게요." 돌리가 말하고 일어서서 조심스럽게 숟가락으로 설탕 거품을 저었다. 이따금 숟가락에 들러붙은 걸 떼어내기 위해 접시에 숟가락을 두드렸는데 접시에는 벌써 갖가지 색깔, 노랗고도 장밋빛을 띤 거품이 덮여 있고 붉은 시럽이 흘렀다. ‘애들이 차를 마시며 이걸 핥아 먹겠지!’ 그녀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이렇게 생각했다. 어린아이였을 때 어른들이 가장 맛난 부분인 거품을 먹지 않아 놀랐던 기억이 떠올랐다.

"자, 이제 다 된 것 같아요." 돌리가 숟가락에서 시럽을 떨어뜨려 보며 말했다. "끈적끈적하게 떨어져야 다 된 거지. 좀 더 끓이게, 아가피야 미하일로브나." "이 파리들이!" 아가피야 미하일로브나가 화가 나서 말하고는 덧붙였다. "어떻게 해도 똑같을 거예요."

"참, 아가피야 미하일로브나. 잼은 다 됐어?" 레빈이 아가피야 미하일로브나 기분을 풀어주려고 웃으며 물었다. "새 방법으로 하니 좋은가?" "당연히 좋죠. 우리 식으로 보자면 졸아든 거지만요.""그게 더 좋아요, 아가피야 미하일로브나, 시어지지 않으니까. 더구나 우리 집에 있는 얼음은 벌써 다 녹아서 보관할 곳도 없고."

"자, 내 말대로 하게." 노공작부인이 말했다. "잼 위에 종이를 얹고 럼주를 적시게. 그러면 얼음이 없어도 절대 곰팡이가 슬지 않을 거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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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s, c.1910 - Konstantin Korovin - WikiArt.org


[네이버 지식백과] 19세기의 러시아미술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85352&cid=40942&categoryId=33048 코로빈에 관한 설명이 들어 있다.

Still life with portrait of Pertseva, 1916 - Konstantin Korovin - WikiArt.org






미스 에밀리의 집은 한때는 흰색이었던 크고 네모난 목조가옥이었다. 1870년대의 중후하면서도 우아한 건축 양식에 따라 지붕이 둥글고 뾰족탑과 소용돌이 모양의 발코니가 있는 집이었는데, 우리 읍내에서도 한때는 제일가던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 에밀리에게 장미를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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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Deleece Cook 


히비스커스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8m0055a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 보라색 히비스커스 https://v.daum.net/v/20200131204635016 페미니스트 소설가 아디치에 인터뷰 https://v.daum.net/v/20190714175412106





놀이집 지붕은 여름 더위에 갈색으로 말라 비틀어져 얽히고설킨 노랑수선화와 히아신스로 묻혀 있다시피 했다. 멍든 보라색 히비스커스 꽃들이 지붕을 뒤덮다 못해 작은 박공들 위로 종처럼 주렁주렁 늘어졌다. 놀이집은 홉사 망각 속의 석관 같았다.

정원의 여리고 산명한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 놀이집 말고 또 있었다. 야생의 오아시스였다. 샘 안에서 솜털 같은 조가비색 덤불들이 딸기소다 거품처럼 부글부글 끓었고 연기처럼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 미스 엘라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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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의 첫 단편집 '아가씨와 철학자' 수록작 '얼음 궁전'의 내용과 연관되는 '젤리빈'이란 작품이 남편의 다른 단편집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원제 Tales of the Jazz Age)'에 실려 있는데, '얼음 궁전'의 주인공 샐리 캐롤 하퍼가 '젤리빈'에서 주인공 낸시 라마의 단짝으로 깜짝출연한다. 그 외에 주르륵 등장한 낸시의 친구들 중에 '해리엇'이란 이름이 보이는데 젤다가 쓴 '남부 아가씨'('젤다' 수록)의 주인공 이름이  해리엇이다. 위키백과를 보면 '젤리빈'의 일부는 젤다와 협업했다고 나와 있다. 


[Fitzgerald later wrote another short story, "The Jelly-Bean", which was published in the 1922 collection Tales of the Jazz Age. A sequel to "The Ice Palace", it returned to Tarleton with several references to many of the characters in the earlier work. (중략) the author also collaborated with his wife on certain scenes.https://en.wikipedia.org/wiki/The_Ice_Palace_(short_story)






제대로 구분을 하지 않는 북부에서라면 그를 거리의 놈팡이로 불렀을 것이다. 하지만 남부에서 우리는 ‘젤리빈’이라 불렀다. 나는 게으름을 피우는 중이다, 나는 게을렀다, 나는 게으를 것이다, 이렇게 평생 일인칭 주어와 게으르다라는 동사를 연결하며 산 사람을 위한 동맹이었다.

* 젤리빈: 옷을 잘 차려입은 젊은이란 뜻의 1920년대 유행어. 여기서는 건달의 의미로 사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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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젤다가 썼지만 생전에 남편과의 공저나 남편의 이름으로 세상에 공개한 단편소설들 중 '남부 아가씨'는 남편이 먼저 발표한 작품 '얼음 궁전'과 비슷하다. 미국 남부 여성과 북부 남성의 만남 - 바로 이 부부의 삶이다. 어쩌면 이 '얼음 궁전'도 젤다의 영향 아래 있을지도 모른다. 삶과 글 둘 다 말이다. '얼음 궁전'은 남편의 첫 단편집 '아가씨와 철학자' 수록작이다. 

Ice Palace, 1970 - Jeremy Moon - WikiArt.org





당시 주요한 비평가 중 한 사람인 헤이우드 브라운은 《뉴욕 트리뷴》에서 피츠제럴드의 단편 몇 편에 대해 마지못한 찬사를 보냈다. 그는 "「얼음 궁전」 같은 단편에서 그는 피츠제럴드가 "무언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그것을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알고 있다. (……) 강력한 도약판만 발견한다면, 우리가 그에 대해 했던 모든 예언들을 식언으로 만들 만한 글을 써낼 것이다."라고 했다.

「얼음 궁전」 같은 작품은 상당한 솜씨와 예술적 확신을 가지고 풀어 나간 진정으로 훌륭한 작품으로, 정체성과 장소, 역사에 대한 본질적인 탐구를 제공한다. -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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