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젤다가 썼지만 생전에 남편과의 공저나 남편의 이름으로 세상에 공개한 단편소설들 중 '남부 아가씨'는 남편이 먼저 발표한 작품 '얼음 궁전'과 비슷하다.
미국 남부 여성과 북부 남성의 만남 - 바로 이 부부의 삶이다. 어쩌면 이 '얼음 궁전'도 젤다의 영향 아래 있을지도 모른다. 삶과 글 둘 다 말이다.
'얼음 궁전'은 남편의 첫 단편집 '아가씨와 철학자' 수록작이다.
Ice Palace, 1970 - Jeremy Moon - WikiArt.org
당시 주요한 비평가 중 한 사람인 헤이우드 브라운은 《뉴욕 트리뷴》에서 피츠제럴드의 단편 몇 편에 대해 마지못한 찬사를 보냈다. 그는 "「얼음 궁전」 같은 단편에서 그는 피츠제럴드가 "무언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그것을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알고 있다. (……) 강력한 도약판만 발견한다면, 우리가 그에 대해 했던 모든 예언들을 식언으로 만들 만한 글을 써낼 것이다."라고 했다.
「얼음 궁전」 같은 작품은 상당한 솜씨와 예술적 확신을 가지고 풀어 나간 진정으로 훌륭한 작품으로, 정체성과 장소, 역사에 대한 본질적인 탐구를 제공한다. - 서문
"양키와 결혼하지 마, 샐리 캐롤. 우린 네가 여기 있었음 좋겠다.
"클락, 글쎄, 나도 내가 뭘 하게 될지 모르겠어. 그렇지만 난 세상 구경을 하고 세상 사람들과 만나고 싶어. 내 정신이 성장하길 원해. 뭔가 중요한 일들이 일어나는 곳에 살고 싶은 거야. (중략) 이곳에 매여 있으면 난 안정을 느끼지 못할 거야. 내 자신을 낭비하고 있다고 느끼게 될 테고. 내게는 두 가지 다른 면이 있어. 네가 사랑하는 오래되고 나른한 면이 있고, 또 한편으로는 활력이 넘치고 뭔가 열정적인 일들을 해보고 싶어 하는 면이 있지. 나의 그런 부분이 어디에선가는 유용할 테고, 내가 더 이상 아름답지 않게 되었을 때도 남아 있게 될 거야."
"여기 북부가 어때?" 해리가 흥분하여 물었다.
"당신 같은 남부 사람들은 가족이며 그런 것에 상당한 의미를 두지. 그건 물론 좋은 일이야. 하지만 여기에선 좀 다르다는 걸 알게 될 거야. 내 말은, 처음에는 당신에게 좀 천박하다고 비쳐지는 그런 것들이 많을 거란 뜻이야, 샐리 캐롤. 하지만 기억해 줘, 이곳은 세 세대만이 함께 사는 도시라는 걸. 모두 아버지가 있고, 우리 중 절반은 할아버지도 있어. 하지만 우리는 그 이상으로는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
"이제 축제 기간이야. 십 년 만에 처음이지. 지금 얼음 궁전을 짓고 있는데 그것도 1885년 이후 처음이고. 가장 깨끗한 얼음덩어리를 찾아내어 만든다는데 굉장한 규모야." "난 창밖의 모든 것이 조용한 것에 익숙해 있죠. 그런데 가끔씩 이곳의 창밖을 내다보면 눈발이 날리는 게 보이고, 나는 그게 마치 죽은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만 같아요."
얼음은 유령이었다. 그리고 얼음으로 만든 이 저택에는 분명 창백한 얼굴과 눈이 쌓여 흐릿해진 빛깔의 머리를 가진 80년대의 그림자들이 살고 있을 것 같았다.
샐리 캐롤에게 이것은 북부 사람들이 눈이라는 잿빛 이교의 신을 위해 위대한 제단에 희생 제물을 바치는 의식처럼 보였다.
"난 고양잇과예요. 당신도요. 그리고 남부 남자 대부분과 이곳의 여자들 대부분도 그래요.""해리는요?""해리는 분명히 갯과예요. 오늘 밤 만난 남자들은 모두 갯과인 것 같아요.""‘갯과’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 겁니까? 섬세함에 대립되는 어떤 의식적인 남성성?""그런 것 같아요. 한 번도 분석해 보진 않았어요. 그저 사람들을 보고 그 자리에서 ‘갯과’다 또는 ‘고양잇과’다 하고 말하죠. 정말 터무니없긴 해요, 내가 생각해도."
"그렇게 우울한데 왜 여기서 사시죠?""아, 저는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저는 상당히 담을 쌓고 사는 편입니다. 제겐 어쨌든 사람보다는 책이 더 의미 있으니까요.""알아요. 나는 어떤 시기가 지나면 누군가 나를 돌봐 주기를 바라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그 보살핌을 분명 받을 거라 느낀답니다.""자신이 결혼하는 이유를 아는 여자를 발견하다니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여자들 열에 아홉은 결혼을 영화 속 노을로 걸어 들어가는 것처럼 생각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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